제271화 - 세번째 재회
청명스님과 해원이 있는 곳에 연하스님과 암부들이 뒤늦게 발견하고 두 명의 남자들을 제압하고 그들을 사로잡아 선암사로 데려왔다.
"정보부장님! 마스터께서 수상한 놈들에게 납치를 당하신 것 같습니다.”
손혁권과 암부들이 정자가 있는 곳으로 뛰어왔다.
영주는 이수가 실종되고 나서 충격이 큰지 실의에 빠진 멍한 표정으로 털썩 주저 앉아 있다.
정자 안에 있던 현판에 칼에 꽂혀 있는 투서를 윈턴스가 진지하게 보고 있다.
“현재 원술과 무영이 그들을 미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현상금 헌터들인가?”
“청명스님 말씀으로는 사찰을 구경하러온 관광객으로 위장했다고 합니다.”
“밤이라 어두워서 여자인지 남자인지 식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스터를 류태양 원장으로 오해를 하고 데려 간 것 같습니다.”
“이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야. 현재 재무국장님이 유엔에서 손을 쓰고 있지만 폐하의 이목과 파급력이 워낙 커서 수습하기에는 시간이 꾀 걸릴 거야. 폐하의 정체와 신원이 공개 된 지금.. 돈 냄새를 맡은 수 많은 무장단체세력들이 벌떼처럼 대한민국으로 몰려 들 거야.”
“이번에도 김복남이 꾸민 계책 같습니다.”
“진짜 간이 배밖으로 튀어나온 대범한 놈들이구만.. 우리가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고민하고 자시고 할게 뭐가 있어! 이참에 김복남 사냥하면 되지? 너희 세 명! 날 따라와!”
윈턴스는 담배를 한모금 피우다가 벽에 사정없이 짓눌러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고 버리고 중급암부들을 데리고 간다.
“옛설!”
“지금 그 해충이 우리한테 대놓고 죽여달라고 설치고 다니는데 소원 들어줘야지?”
윈턴스는 전략을 세우기 보다 행동파라서 시간을 질질 끄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우리 암부 현재 근황이 어떻게 되죠?”
“저희가 미국과 동맹을 맺는다는 것을 알고 적대세력이었던 중국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죠. 쿠데타를 일으킬 증거를 모두 입수했습니다. 우리 아군 측 공수부대가 지금쯤 책임자를 만나 교섭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이드가 말했다.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은 모두 제 부찰입니다. 제가 윤태석을 만나 다시 한 번 협상을 시도 해보겠습니다.”
시종일관 한마디도 하지 않던 영주가 굳게 다문 입술을 열었다.
“그 친구는 저를 어떻게서든.. 글로벌그룹 오너 권좌에 올릴려고 수단방법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다른 누구보다 제가 그곳에 꼭 가야 합니다.”
“형님은 아직 몸이 깨끗이 회복된 게 아닙니다. 무리하시면 절대 안됩니다.”
강우는 서글픈 표정으로 영주 옆에서 말했다.
영주는 눈시울을 붉히며
“더이상 지체 할 수 없습니다. 건강한 사람도 아니고 하루가 다르게 눈도 안 좋아지고 건강이 나빠지는 것 같더군요. 잠깐 돌아서면 저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헤매는 데.. 자신이 납치 된 것을 알게 되면 얼마나 무섭겠어요. 사실 지독한 겁쟁이 대마왕인데.. 그런 약한 모습을 남한테 숨기고 싶어하죠. 오히려 그럴때 더 명랑하고 옆에 있는 사람을 참 편안하게 해주죠. 정말 그렇게 순수하고 맑고 낙천적인 사람 처음 봤어요. 제가 그 모습에 반했나보네요. 저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영주는 그렇게 말하고 얼른 그곳을 벗어났다.
“지금 즉시 마스터 호위부 직속 부대는 속히 윤태석 부회장이 있는 피에르호텔에서 잠복대기 한다.”
손혁권은 날카롭고 진중한 모습으로 다시 언급했다.
“안돼! 다친다고! 내 딸이 다쳐! 이놈아!”
옆에서 자초지종을 들었는지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앨런이 언성을 높이며 다짜고짜 안으로 들어와 손혁권 정보부장의 멱살을 잡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
“사내놈들이라고 다 하나같이 어떻게 생각이 극단적이고 사람 쏴죽일 궁리만 하고 있어! 내 딸한테 손끝 하나 다치기라도 한다면 내가 절대 당신들을 가만 두지 않아!”
마리아수녀가 기력도 없는 앨런을 재빨리 부축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여사님.. 너무 심려 마십시오. 윈턴스 소령님? 이번 작전에 제가 투입하겠습니다.”
네오가 드디어 머리 붕대를 풀고 상급암부 별정직 부서인 머큐리의 에이스, 정보부팀장으로 돌아와 그가 임무 작전시 즐겨입는 진검 세자루를 어깨에 들쳐 매고 중절모에 블랙 턱시도를 입고 인기척도 없이 그곳에 살포시 모습을 드러냈다.
“네오?”
암부들의 시선이 모두 네오에게 쏠린다.
네오는 과묵하고 구슬픈 눈동자로 등을 돌린 채 성큼성큼 밖으로 나간다.
“이 찝찝한 기분.. 진짜 최악이야.. 내 판단이 맞는지 아무래도 내가 직접 엠브리 로이를 만나서 그것을 확인해 봐야겠어.”
네오는 뭔가 새로운 단서를 찾았는지 상념의 젖은 표정으로 선암사를 재빨리 벗어난다.
이 소식이 세계 곳곳에 체류 하고 있는 암부들에게 소식이 광속 네트워크처럼 일파만파로 빠르게 전달 된다.
승합차에 4명의 남자들이 탑승했고 조금 뒤 목적지에 도달했는지 차가 멈추었다. 조직원들이 총기로 인질을 위협하며 바짝 뒤에서 쫓아오며 미행하는 원술과 무영이 함부로 총기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저녀석들 무슨 생각이지?”
무영이 찝찝한 표정으로 절대 한눈 팔지 않고 표적을 눈에서 떼지 않았다.
남자들이 검은색 자루에 집어 넣은 인질을 차밖으로 끄집어 낸 뒤 행동대장이 한쪽 어깨에 들쳐 매고 호텔 안으로 진입한다.
복남이 행동대장을 따로 만나는 상황이 포착되고 느닷없이 수하의 뺨을 인정 사정 없이 날린다.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꼬여 버린 것 같다.
“사람이 바뀌었다고? 류태양이라는 놈을 잡아 오라고 했더니... 넌 무슨 일처리를 이 따위로 해! 나 엿 먹일려고 작정한거야?”
“저희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초록색 옷을 입고 있다고 해서 그 말만 믿고 납치했는데.. 일단 약을 먹여서 재웠습니다.”
“아! 진짜 이런 한심한....”
복남은 검은색 자루를 열어서 보쌈해온 사람을 확인 하는데 예전에 청해수산에서 구면이 있던 이수가 잠들어 있었다. 복남은 식겁하며 한 눈에 알아본다. 인생 최대 복병 중에 엄청난 복병이 나타났다.
“누님이 왜 여기서 나와? 언론에서 항간에 엄청 떠들어댄 수천억대 몸값.. 그 귀하신 분 아니야? 이거 부회장님께 득이 되는 일이야? 아니면 해가 되는 거야?”
복남은 고민이 많아 진다.
**
“영주야? 몸은 괜찮아? 그꼴로 병원을 나서면 어떻게 내가 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응, 난 잘 있어.”
“잘 있다니.. 이제야 마음이 놓이네.”
“이수씨 지금 어디 있니?”
태석이 영문을 몰라서 의아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귀에 가만히 대고만 있다.
“원하는 게 뭐야?”
오랜만에 들려오는 영주의 목소리는 반가워서 눈물이 나올 정도인데 영주의 목소리는 어딘가 차갑고 매정했다.
“어?”
태석은 당황하고
“이수씨만 원래 위치에 무사히 돌려 보내줘.. 그럼 너의 제안 받아들일게...”
영주는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야.. 하기는 싫은데.. 네가 좋아하는 여자 하나 때문에 내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거냐?”
예전처럼 친구와 수다 떨듯 태석이 다정한 목소리로 영주에게 말했다.
태석은 원하는 대답이 아니라서 야속한지 눈가에 눈물이 핑글 돌지만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어서 저절로 실소가 터져 나온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뭔가 일이 복잡하게 꼬인 것 같았다.
“난 어떤 조건이든.. 크게 신경 쓰지 않아. 난 좋아? 콜?”
돗자리 깔아도 될 정도로 촉이 예리한 태석은 평이한 목소리로 말했다.
“영주야? 지금 네가 약간 불리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난 너와 싸우기 위해 모든 것이 다 갖춰 있거든.. 네 말대로 네가 오랫동안 마음을 주었던 이수씨가 내 손아귀에 있다는 사실을 절대 부정해서는 안돼.. 너 답게 해동하되.. 너무 허술하게는 나오지마라.. 어쩌면 박영주 너한테 매우 크게 실망 할지도 모르니까.”
영주는 눈시울을 붉히며 차분하게 핸드폰을 내려 놓는다.
태석은 영주와 핸드폰 통화를 끝마치고 온화했던 표정이 바로 180도로 차갑게 굳어지며 김복남을 찾는다.
“그럼 엠브리 로이.. 그 대단하신 분을 어디 맞이하러 가 볼까?”
태석이 심오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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