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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머큐리 [추억편]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19.12.26 20:08
최근연재일 :
2020.09.12 15:27
연재수 :
3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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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9
추천수 :
321
글자수 :
2,632,291

작성
20.08.1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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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283화 - 몸살

DUMMY

철수는 전화를 해도 영주가 연락이 되지 않아 초저녁 때 시간에 불쑥 그가 혼자 살고 있는 빌라로 침입했다. 유일하게 철수가 현관 비밀번호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철수가 문을 열고 영주 방으로 뛰어 들어간다.


“뭐야? 이 아저씨.. 내일 일생일대 로또당첨 보다 중요한 날에 자빠져 자는 사람이 어디 있어? 대장 일어나봐!"


철수는 벙찐 표정으로


"대장! 얼레? 이 아저씨.. 왜 이래?"


영주가 이불을 뒤집고 누워 있는데 기진맥진한 안색으로 무의식적으로 오한이 밀려와 추워서 그런지 전신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게 철수의 눈에도 보였다.


주주총회로 인한 부담과 영주 본인이 자기 몸을 잘 돌보지 못하는 어릴 때 배인 습관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영주의 특유의 고질병이다. 그도 나이를 먹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건강이 나빠지기 일 수다.


태석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영주의 호흡소리가 매우 가냘프고 얼굴에 식은땀이 흠뻑 젖어있는데 고열이 심해서 의식을 잃은 지 오래다.


철수는 매우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도로 현관 밖으로 나온다. 신분 노출을 최대한 피해야 하는 영주를 병원에 데리고 갈 수 없어서 선암사에서 구면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의무부소속인 아인을 억지로 끌고 왔다.


“이제 알겠다? 이것 때문에 아까 그 호들갑을 떤 거야?”


아인이 한국말을 하자 철수는 전혀 몰랐는지 당황한다. 그가 외국인인줄 알고 철판깔고 육두문자를 날릴 뻔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말을 왜 이렇게 잘해?”


“철수야? 가서 대야에 찬물 좀 떠와라.. 마른 수건 하고...”


이수에게 사랑을 독차지 하고 싶은 욕심 많은 아부꾼이라 죽기살기로 한국어를 공부 했다. 암부들에게 한국어 과외를 전담 맡고 있으며 청해수산에서 여전히 장사를 하면서 꽃제비로 활약하고 있는 아인이 철수를 보고 아주 어처구니 없는지 실소를 터트린다.


아인은 초췌한 안색으로 죽은 시체와도 같아 보이는 영주의 머리맡에 가까이 다가와 자연스럽게 상체를 낮추고 체온계로 열을 측정하고 손으로 진맥을 한다. 침착하고 의연하게 대응하며 가방에서 해열제 링겔과 수액을 꺼내 준비한다. 영주의 머리를 만져 보면 매우 심하게 열이 펄펄 끓었다.


“네! 알겠습니다.”


불안한 표정으로 철수가 바로 욕실로 뛰어가서 준비한다.


“이 몸 상태로는 주주총회는 아마 불가능하겠지?”


아인은 베테랑 군의관 답게 자연스럽게 영주의 땀에 젖은 셔츠를 벗기고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를 시도해본다.


“얼마나 안 좋은데요?”


“고열이 41도야.. 예전에 강우형이 말해줬거든.. 류태양 원장은 어릴때부터 상열하한증이 있어서 한번 열이 오르면 끝도없이 오르고 일반 해열제로는 어림도 없다고 그게 이 사람 핸디캡이라 열이 떨어질 때까지 방심을 할 수 없어.”


철수는 속상한지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다.


“그 일 한다고 했을 때, 말릴 걸 그랬어요. 나도 그렇지만 하기 싫은 걸 사람이 억지로 하게 되면 병이 안 생기고 배겨요! 그것보다 한심하고 어리석은 게 없다구요!”


“어? 말린다고 이 인간이 네 말을 순순히 들었을까?”


아인은 심드렁한 어투로 잔소리를 하며 영주의 팔소매를 걷어 신속하게 정맥혈관을 찾아 해열제 링겔 주사바늘을 연결한다.


“고집이 장난 아니라.. 쉽지 않겠죠.”


아인은 불친절한 척 보이면서 싹싹하게 영주를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 해준다.


“하~ 그 새끼.. 옆에 붙어서 참 징그럽게 말많네.. 이 약이 다 떨어지면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리거든.. 이것과 동시에 다른 수동적으로 방법으로 열을 내려야해.”


“어디가세요?”


“네가 이유도 달지 않고 밑도끝도 없이 나를 끌고 오길래! 난 무슨 엄청난 큰 재앙이 터진 줄 알고 나도 당황해서 부랴부랴 달려오게 만들었어! 올 때 집들이 선물을 빠트렸어. 이 사람 정신 차리면 요기 채울 만한 것 좀 사올려고 이게 사람 몰골이냐? 몸집도 삐적 꼬라서 요즘 시대에 영양실조가 뭐야!”


철수는 씩 웃으며 아인이 좋은 사람인 것 같아서 그제서야 아인에게 편하게 의지한다.


“저는 영어 울렁증이 있어서 아까는 외국인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주 환장하겠더라구요! 아! 이 사람이 저 사람 같고 막 헷갈리고 그렇다니까요!”


철수는 순진하게 배시시 웃으며


“혼혈이라서 진심으로 미안하다. 근데 이 머리는 내가 탈색한거야.. 우리 암부들은 특히 뭔 헛소리를 지껄여도 한국말은 귀신같이 잘 들어먹으니까?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도움을 청해?”


아인은 장난스럽지 않고 심오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저씨 잘못 되지 않겠죠? 나 자신 없으니까? 대강 아무거나 사서 빨리 오세요! 저는 태어나서 단 한번도 환자를 간호 해 본 적이 없어요!”


철수가 울상을 지으며 겁을 먹은 모습으로 아인에게 말했다.


철수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특히 외국인이라면 치를 떨고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해 쉽게 마음을 열거나 정을 주지 못했다. 신비로운 애쉬그레이색 머리결을 가진 흰 피부의 검은 눈을 가진 아인은 누가봐도 백인 특유의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아인이 나가고 철수가 뒷정리를 했고 아인이 준 쪽지를 보면서 몸이 분주해진다. 수건 두 개와 미지근한 물, 얼음 주머니도 챙겨온다. 그는 식은땀으로 샤워한듯 두상부터 상체까지 모두 축축하고 흥건했다. 온 몸 전체가 형광등에 반사 되어 매우 번들거리며 울긋불긋했다.


아플때 주위에 정말 아무도 없으면 그것만큼 서러운게 없다. 철수도 겪어봐서 매우 잘 안다.


영주는 머리가 깨질듯이 아픈지 괴로운 신음소리를 호소했고 미세하게 온몸을 사시나무처럼 퍼르르 떨었다. 도자기처럼 매끈했던 미간이 천천히 꿈틀거리며 흉곽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영주의 얼굴과 목 주변, 손등이며 식은땀을 꼼꼼하게 닦아준다.


**


앨런과 이수를 호위하는 사람들은 국왕을 지키는 근위대로 제로엘 준장과 무영, 원술, 그리고 그림자사단 비밀병기, 소드마스터, 알랜과 네오까지 동참하였고 그들은 암부 복장이 아닌 사복 차림으로 두 사람을 호위하며 미행했다.


불시의 어떤 습격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삼엄했고 웃는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냉혹한 기류가 흐를 정도인데 시종일관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녀들과 몇 미터 거리를 둔 채로 패션의 또 다른 일가견이 있는 블랙 버버리 롱코트에 중절모로 커버한 네오가 진검을 얇은 코트 사이에 가린채로 사뿐사뿐 걸어갔다.


앨런은 세혁과 이수 두 부녀가 함께 의지하고 행복하게 살았던 집에 놀러왔는지 세간살이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살펴본다.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이수와 세혁이 비운 이 집을 자기 집으로 관리해준 것처럼 새집처럼 깔끔하고 정결했다. 삽살개 복실이도 다시 원래 집으로 돌아왔다.


“여기가 우리 이수가 잠을 자던 방이네? 느껴져.. 우리 딸 냄새가 나.”


앨런이 환한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맞아요.”


이수는 옅게 미소 지으며 바닥에 앉았다.


“피곤해 보여... 어디 몸이 안 좋니?”


앨런이 근심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네, 한숨 자고 싶어요.”


“혹시 필요한 거 없니?”


“전, 괜찮아요. 이모하고 이렇게 함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이수가 몹시 피곤한 듯 졸려서 눈을 가늘게 뜬채로 고개를 양쪽으로 살래살래 저으며


“알았어.. 우리 딸, 빈속이라.. 뭣 좀 먹어야 될 텐데.. 이모가 따뜻한 물이라도 가져올게 물 한컵 마시고 자.”


앨런은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이수를 다독이며 장롱 위에 있던 이불을 꺼내 넓게 펼쳐서 덮어준다.


“내일은 오전에 선우가 오기로 했어. 기쁘지...”


“음..”


“나 외국에 가지 말까?”


“이수 너의 생각은 어떤대?”


“나야 앞으로도 계속 이모랑 쭉 같이 살고 싶지.”


“그게 너의 마음이 편하다면 그렇게 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앨런은 이수의 안색으로 기분 상태를 매우 잘 파악할 만큼 도가 텄다. 입술 표면이 거친 것을 보고 한눈에 몸상태를 알아 챘다.


“쉬고 있어.”


앨런은 이수가 기억이 돌아와서 기쁘기도 하지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태어나서 그녀는 악몽같은 시간을 걸어왔기 때문에 기억 자체가 삶의 고통이었다. 앨런은 이수가 이제 그만 아파 했으면 바랬다. 엄마로서 이수가 편안한 안식을 가질 때까지 행복하고 좋은 기억만 빼곡빼곡 채워주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


가영이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는데 낯선 인테리어의 풍경에 당황해서 이불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여기가 어디지?”


“무리하면 안돼.. 유 경사는 지금 환자야.”


남일주는 피식 웃으며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고 있었다.


“과장님? 제가 왜 이곳에...”


가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곳은 산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초원과 상록수가 매력적인 춘천에 있는 일주의 개인 콘도다.


“사건 당일 기억은 나?”


“아! 지하철폭발사고? 제가 여자 아이는 구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PTSD가 오면 곤란한데.. 아무것도 묻지 않을 테니까.. 사건의 대해서 나한테 일일히 보고 할 필요 없어.. 몸을 좀 추스리고 난 뒤에 업무보고 하도록해.. 유 경사가 구한 여자 아이는 무사해. 손끝 하나 다치지 않았어.”


남일주는 날이 뾰족하게 선 눈빛으로 심오한 표정으로 손끝으로 턱을 매만진다.


“하하.. 다행이다.”


가영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새초롬하게 웃는다.


“요양 하러 왔다 생각하고 푹 쉬어..”


남일주은 침통한 표정으로


“요양은 무슨... 제가 얼마나 용가리 통뼈인데요.”


가영이 넉살좋게 웃으며 말했다.


“유 경사는 이제 앞으로 현장에 나가지마.. 자네의 덜 떨어진 어리석은 판단으로 동료 파트너인 하 경장을 위험에 빠트렸어! 김복남도 못 잡고 넌 프라이드가 강해서 그게 탈이야? 상부의 룰을 어긴게 한 두 번이 아니었고 그건 만용이다! 유 경사는 형사로서 자격미달인 셈이지. 조상두 반장이 자네 때문에 징계를 먹을 수 있으니까... 알아서 판단 잘 해.. 거기서 제명 당하기전에 간부면 간부답게 처신을 똑바로 하고 알겠나! 자네가 퇴원하면 아마 지방 경찰청으로 발령이 떨어질거야. 미리 알아 두고 있어.”


남일주는 냉철하고 까칠한 눈빛으로 가영을 꾸짖는다.


가영은 눈시울을 붉히며 잔뜩 주눅이 들며 의기소침해진다.


“하마터면 두 다리가 불구가 되어 버릴 뻔 했다. 경찰이 무슨 독립투사나 열사야? 자네가 유독 사명감이 남다른 것은 알겠지만 절대 목숨 걸고 하지마!”


남일주는 상사로서 가영을 누구보다 아끼기 때문에 경각심과 질책을 주기도 하지만 과거에 그는 가영과 인연이 매우 깊은 사이다. 남일주의 정체가 바로 가영의 부모님을 죽였던 가해자였기 때문이다.


가영이 붕대를 감은 다리를 침울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며 바라본다.


“유가영 1년 정직이다. 내 말 듣고 몸이 회복 할 때까지 밖에 나다니지 말고 여기서 재활치료 받으면서 몸추스리고 난 다음에 보고서 올려.. 푹 쉬어.”


“네.. 알겠습니다. 저.. 하진서는..”


“고비는 잘 넘겼어.. 하 경장은 괜찮아.. 지금 경찰병원에 있어.”


“과장님이 저를 구해주신 건가요?”


남일주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아니.. 난 유 경사를 구한 적이 없다.”


남일주는 예전으로 돌아와 여전히 과묵하고 쌀쌀맞게 몰인정하게 대하며 가영에게 모진 쓴소리를 하고 밖을 나온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40 돈복사
    작성일
    20.08.15 00:57
    No. 1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7 이루크
    작성일
    20.08.15 01:17
    No. 2

    제가 본업이 있어서 오늘은 뭔가 한편 채우기가
    조금 힘들었는데 다시 의욕이 생기네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 건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돈복사
    작성일
    20.08.15 01:30
    No. 3

    이루크님도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부업이신데, 이런 열정을 보여주셔서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존경심도 생기고 제 생활에 대해서 반성도 하고 있습니다.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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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제290화 - 수호천사 +3 20.08.21 49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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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제288화 - 태석의 미소 +3 20.08.19 40 3 10쪽
288 제287화 - 미션완수 +5 20.08.19 4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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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제285화 - 막상막하 +4 20.08.16 58 2 15쪽
285 제284화 - 돌아온 박영주 +1 20.08.15 40 1 12쪽
» 제283화 - 몸살 +3 20.08.15 43 1 12쪽
283 제282화 - 영주의 고통 +1 20.08.14 42 1 12쪽
282 제281화 - 특별한 승객 +2 20.08.13 35 2 14쪽
281 제280화 - 자살폭탄테러 +2 20.08.13 35 2 10쪽
280 제279화 - 복남vs가영 (중) +3 20.08.12 40 2 14쪽
279 제278화 - 복남vs가영 (상) +2 20.08.11 38 1 14쪽
278 제277화 - 참회의 대가 +5 20.08.11 48 3 10쪽
277 제276호 - 기적 +2 20.08.10 35 2 14쪽
276 제275화 - 협력자 찾기 +2 20.08.10 34 2 7쪽
275 제274화 - 하이에나 등장 +2 20.08.09 35 2 15쪽
274 제273화 - 만찬 +2 20.08.08 39 2 8쪽
273 제272화 - 진실을 밝히다 +2 20.08.08 44 2 13쪽
272 제271화 - 세번째 재회 +5 20.08.07 37 2 9쪽
271 제270화 - 위기 +2 20.08.07 46 2 14쪽
270 제269화 - 선우의 고변 +7 20.08.06 48 3 8쪽
269 제268화 - 프로젝트 +2 20.08.06 40 2 12쪽
268 제267화 - 용서하라 +2 20.08.05 49 2 8쪽
267 제266화 - 영접하라 +3 20.08.05 58 2 13쪽
266 제265화 - 사랑하는 가족 +2 20.08.04 46 2 8쪽
265 제264화 - 브로맨스 +2 20.08.04 47 2 14쪽
264 제263화 - 독안에 든 검객 +2 20.08.03 45 2 8쪽
263 제262화 - 노숙자가 된 영주 +2 20.08.03 57 2 9쪽
262 제261화 - 숨바꼭질 +4 20.08.02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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