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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머큐리 [추억편]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19.12.26 20:08
최근연재일 :
2020.09.12 15:27
연재수 :
320 회
조회수 :
19,522
추천수 :
321
글자수 :
2,632,291

작성
20.08.04 16:09
조회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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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8쪽

제265화 - 사랑하는 가족

DUMMY

"아빠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영주가 철수의 등의 업힌 채로 잔잔한 목소리로 이수가 자주 불렀던 애창곡 자장가송을 부른다.


“잠깐.. 그 동요 가사가 엄마가 섬그늘 아니에요? 작곡가 빡치게 왜 자꾸 엉뚱하게 개사해서 불러요?”


“싫어! 내 마음이야! 우리 이수씨가 맨날 그렇게 불러.”


영주가 철수 등쪽에서 불쑥 짜증을 내고


“하기사 2절에 아빠가 섬그늘에~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빠 은따 시키는 것도 아니고 엄마면 어떻고 아빠면 어때요? 저도 엄마가 3살때 돌아가셔서 기억이 잘 안나요. 그 가사 구절처럼 아기가 혼자 놀면서 아빠가 집나가서 언제 오는지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잠이 든다는 정말 슬픈 노래에요.”


철수는 피식 웃으며 말을 계속 이었다.


“그렇지?”


"아저씨는 형제가 어떻게 되요? 부모님은 살아계세요?”


영주가 말하기 조금 곤란했는지 뜸을 들인다.


“에잇? 뭐야? 이 반응은 다음은 아저씨 차례? 얼른 말해요!”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는 내가 태어나자마자 살해 당했거든...”


철수가 걷다가 당혹스러워서 걸음을 멈췄다.


“사.. 살해요? 그랬구나.. 몰랐어요 그런 사연이 있는지. 아저씨.. 죄송해요.”


철수는 순간 찔렸는지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범인은 잡혔어요?”


영주가 오히려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철수야? 이건 너한테만 알려줄 게.. 너 혼자만 꼭 알고 있어”


영주가 몸을 더 붙이고 철수 오른쪽 뺨, 귀에 소곤소곤 거리며 말했다. 영주가 말을 마치고나서 철수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아.. 버지라고?”


영주의 생부 브라이어가 희대의 악당 중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었다. 아무런 죄가 없는 영주는 여전히 6년전에 장례식을 치른 고인이 된 박영주로 모든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다. 영주가 대청도 섬에 은신한 채 유배생활 하는 이유는 자신의 아버지가 저지른 극악무도한 죄상들을 브라이어의 혈육인 자신이 조금이라도 속죄하고 참회 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난 어떤 계기로 2살에 할아버지 댁에서 살게 됐지. 5살에 혈액공포증이라는 난치병을 오래 앓았어. 그 병을 고치기 위해서 할아버지 할머니.. 내 친구 윤태석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백방으로 뛰어 다니며 무던히 공을 들였지. 혈액공포증을 치료하기 위해 들어간 돈이 자그만치 100억 이상이 들었으니까.. 절대 포기를 안 하더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치가 안 됐어. 난 트라우마가 심해서 종이에 살짝 손가락에 배인 피 한 방울 보고 패닉에 빠지거든..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되었지. 난 절대 미운오리새끼가 아닌 진짜 사랑받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어.”


영주가 눈시울 붉히며 수줍게 웃는다.


“100억? 100만원이 아니고? 노숙자 아니었어? 내가 그 말을 믿으라고?”


박영주의 진짜 신분과 정체를 정확히 모르는 철수는 아까부터 너무 이해가 안 가는지 한참을 머릿속으로 셈을 하며 고민했다.


“그럼 지금은 괜찮아진거에요?”

“응?”


“아까.. 출혈이 그렇게 심했는데.. 속이 울렁거린다거나.. 증상이 있을 거 아니에요?”


“너무 추워서 그랬나? 심하게 무감각했어.”


영주는 순진한 표정으로


“음~ 그럼 혈액공포병이 이제 호전된 거나 다름없겠네요.”


철수가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장.. 잠시만요.”


철수가 힘이 들었는지 걸음을 멈추고 자세를 고쳐 잡았다. 영주는 어린 철수에게 너무 짐이 되는 것 같아 자꾸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나 잠깐만 내려줘.”


“네? 이제 선암사까지 진짜 얼마 안 남아서 저는 괜찮아요?”


철수는 곤란한 표정을 짓다가 영주의 고집을 못 당하겠는지 한쪽 보도블록 있는 곳에 부상입은 허리와 다리를 건들지 않고 조심스럽게 앉혔다.


영주는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가방에서 필요없는 것은 버리기로 했다.


“대장?”


“찾았다?”


영주는 해맑게 웃으며 네이비색 머플러와 핫팩을 꺼냈고 다이어리에 꽂혀 있는 9명의 고아들 사진만 빼서 자켓 안 주머니에 집어 넣는다. 나머지 소지품들을 공터에 쏟아 버린다.


“그걸 왜 아깝게 버려요?”


“곧 있으면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모두 모여있는 선암사에 도착 하니깐...”


영주는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머플러를 철수에게 준다.


“아? 전 됐어요 필요없어요!”


철수는 조금 부담스러웠는지 과감하게 사양을 한다.


“누가 모를 줄 알고 며칠째 안 빨고 아저씨 침 묻은 거 그대로 쑤셔 박은 거 제가 모를 줄 알죠?”


영주의 눈빛이 독이 바짝 오르며 기선제압한다.


“여기서 찬밥 더운밥 가릴 때야? 싫으면 그냥 버리고!”


“아! 누가 싫대요! 왜 꼭 한 번씩만 물어봐! 두 세번 씩 물어보면 덧나? 성격 참 특이하네! 그거.. 줘봐요?”


철수는 영주의 머플러를 잡아 당긴다.


자상하고 덕망이 높은 영주는 남을 무엇보다 배려하는 따뜻한 사람이다. 철수의 목에 바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몇 번 둘러준다.


“내 조수가 감기 걸리지 않도록 내가 책임져야지.”


그말에 철수가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진다.


“고마워요. 줬다 뺐기 없기에요. 나 이거 정말 가져도 되요.”


“그래.”


철수가 좋아서 이게 왠 떡이냐하고 입이 귀까지 걸렸다.


“아저씨가 목도리 직접 짠 거에요? 솜씨가 장난 아니네? 흠~ 그리고 이거 빨래 하고 난 직후에 나는 좋은 냄새인데.. 아저씨가 뭘 좀 아는구나? 섬유유연제 뭐 써요? 다우니? 피죤?”


철수가 다시 살았는지 또 말이 많아졌다.

영주는 일부러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몸상태가 많이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자기 안위보다 철수에게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그것은 영주의 본성이라 도저히 막을 수 없다.


달랑 2개밖에 없던 핫팩을 과감하게 양보했다.


아까부터 손을 조물딱거리고 있던 핫팩을 철수의 손에 쥐어 주고 하나는 오렌지색 후드티 안에 입은 내의 겉면에 접착용 핫팩을 붙였다.


철수가 감동을 받았는지 어느새 눈시울을 붉혔고 티를 안내려고 자꾸 시선을 피하고 다른 곳을 보며 말했다.


“따뜻하네요. 이제 저만 믿어요! 아저씨 업고 달려도 되겠네.”


식은땀을 흘리며 안색이 어두운 영주는 그제야 안도하며 잔잔하게 미소 짓다가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지 그대로 눈을 감고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의식을 잃는다.


철수는 경악을 하며


“대장!”


철수가 지혈했던 영주의 다리쪽에서 출혈이 다시금 번져 줄줄 새어 나오고 있었다.


철수는 겁을 먹은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재빨리 영주를 일으켜 자신의 등에 업으려 하는데 저멀리서 누군가 뛰어오는 발 소리를 듣고 정색을 한다.


원술이 자동소총을 겨누며 철수를 향해 경고했다.


“멈춰.. 당신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그대로 이쪽 벽에 몸을 붙이고 신원을 밝힌다.”


원술이 산탄총으로 위협하며


“잠깐!”


윈턴스가 숲 안쪽에서 기척을 숨기채로 매복하고 있었는지 그 주변에서 피 냄새를 맡고 자연스럽게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나와 철수와 함께 있던 일행을 유심히 살핀다. 윈턴스의 눈빛이 민첩하게 빠르게 동요한다. 러시안블루 요리가 영주의 야상자켓 속안에서 꿈틀거리며 기어나와 몸을 푸르르 떨며 기지개를 폈다.


“나비야? 너 거기서 뭐하니?”


윈턴스는 영주를 한눈에 알아 봤는지 부상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한다. 원술과 무영도 그제야 긴장을 풀고 총기를 내린다.


“맙소사.. 원술? 이쪽으로 와서 나 좀 거들어?”


“네. 소령님.”


"내상이 깊은데요. 하퇴부 경골입니다.”


무영은 진지한 어투로 바로 알아챘다.


철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왠지 영주와 구면이 있는 것 같아 그 세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했다.


“저 애송이는 왠지 수상해보이니까.. 일단 연행해.”


원턴스의 관심은 영주에게 쏠려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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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제287화 - 미션완수 +5 20.08.19 49 3 12쪽
287 제286화 - 형사는 이제 그만 +2 20.08.18 50 3 7쪽
286 제285화 - 막상막하 +4 20.08.16 58 2 15쪽
285 제284화 - 돌아온 박영주 +1 20.08.15 40 1 12쪽
284 제283화 - 몸살 +3 20.08.15 43 1 12쪽
283 제282화 - 영주의 고통 +1 20.08.14 42 1 12쪽
282 제281화 - 특별한 승객 +2 20.08.13 35 2 14쪽
281 제280화 - 자살폭탄테러 +2 20.08.13 35 2 10쪽
280 제279화 - 복남vs가영 (중) +3 20.08.12 40 2 14쪽
279 제278화 - 복남vs가영 (상) +2 20.08.11 38 1 14쪽
278 제277화 - 참회의 대가 +5 20.08.11 48 3 10쪽
277 제276호 - 기적 +2 20.08.10 35 2 14쪽
276 제275화 - 협력자 찾기 +2 20.08.10 34 2 7쪽
275 제274화 - 하이에나 등장 +2 20.08.09 35 2 15쪽
274 제273화 - 만찬 +2 20.08.08 39 2 8쪽
273 제272화 - 진실을 밝히다 +2 20.08.08 45 2 13쪽
272 제271화 - 세번째 재회 +5 20.08.07 37 2 9쪽
271 제270화 - 위기 +2 20.08.07 46 2 14쪽
270 제269화 - 선우의 고변 +7 20.08.06 48 3 8쪽
269 제268화 - 프로젝트 +2 20.08.06 40 2 12쪽
268 제267화 - 용서하라 +2 20.08.05 49 2 8쪽
267 제266화 - 영접하라 +3 20.08.05 58 2 13쪽
» 제265화 - 사랑하는 가족 +2 20.08.04 47 2 8쪽
265 제264화 - 브로맨스 +2 20.08.04 47 2 14쪽
264 제263화 - 독안에 든 검객 +2 20.08.03 45 2 8쪽
263 제262화 - 노숙자가 된 영주 +2 20.08.03 57 2 9쪽
262 제261화 - 숨바꼭질 +4 20.08.02 55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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