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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머큐리 [추억편]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19.12.26 20:08
최근연재일 :
2020.09.12 15:27
연재수 :
320 회
조회수 :
19,510
추천수 :
321
글자수 :
2,632,291

작성
20.08.11 08:56
조회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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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0쪽

제277화 - 참회의 대가

DUMMY

마치 자신이 무슨 커다란 대역죄를 지은 것 마냥 그녀와 얼굴 마주치는 것조차 힘이 들었는지 그는 시선을 자꾸만 피하게 되고 족쇄가 발에 묵인 듯 한발 한발 떼기 조차 무겁게 느껴진다.


드디어 때가 왔다는 것을 암시하고 영주는 그녀 앞에 가까이 다가와 두 무릎을 꿇고 이유불문하고 어떠한 변명도 없이 허리부터 넙죽 숙인다.


그렇게 1시간 2시간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다.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는지 두 사람말고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이수는 영주에게서 지난 브라이어의 행적들을 숨김없이 일목요연하게 언급했다. 이수의 부친 장우가 왜 브라이어에게 표적이 되고 말레이시아로 출장을 가는 도중 항공기에 이슬람 팔레스타인 무장테러범과 피랍 사건에 연류 된다.


장우는 상대가 피를 보지 않는 쪽으로 협상을 주도했다. 그런데 한국에 브라이어의 추종하는 세력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정부요청 승인은 안 떨어지고 백지더미로 그들을 우롱하여 화를 자초했다.


144명 승무원, 탑승객 전원 인명을 안전하게 구했으나 마지막 그들이 뒤통수 맞았다는 것을 짐작하고 장우는 비행기 안에서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진다. 다이너마이트와 전기 뇌관 등 40톤의 고성능 폭발물을 실고 있던 비행기가 미얀마 인근에 추락해 매몰되고만다.


뒤늦게 알아챈 세혁이 F-15기를 절도하여 그곳으로 달려갔지만 폭발한 연후에 잔해물과 함께 뒤섞여 매몰 되었다. 장우는 그렇게 불의의 사고를 당해 아직 엄마 자궁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을 어리고 작은 생명,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딸의 이름 석자, ‘강이수’ 이름만 지어주고 사랑하는 아내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식물인간이 되고 만 것이다.


장우가 안타깝게 타계해야만 했는 지 그 진실을 모두 알 수 있었다. USA국방부 차관 브라이어는 야심과 탐욕 밖에 모르는 집요한 괴물이었다. 미국 젊은층들에 각광받고 지지율과 인지도 가장 높은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면서 아주 쉽게 상원의원에 당선된다. 그런 브라이어가 미연방국에 가입한 51개 한국을 포함한 국가를 상대로 강력한 도발, 쿠데타(핵전쟁)를 일으킬 모사를 오랫동안 치밀하게 차질없이 계획한 고단수였다.


철수는 문밖에 서 있는데 영주의 심정이 어떨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자신이 더욱 쩔쩔매며 어찌할바를 몰라 한곳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정신사납게 문 옆을 왔다갔다하며 서성거린다.


시종일관 묵묵히 호위하는 아인과 무영과 원술이 자꾸 기분나쁘게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철수가 바짝 쫄아서 영주 방으로 홀연히 들어간다.


“아저씨 전 믿어요 아저씨 분명 해낼 수 있을 거에요. 자신감을 가져요. 화이팅!”


어느새 국민 빠돌이, 사생팬이 된 것마냥 철수는 영주를 열렬히 적극 지지한다.


“미야아~!”


강우도 초조한 기색으로 러시안블루 회색고양이 요리와 사이좋게 마루에 얌전히 앉아서 영주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타계하셨지만 제 부친이 저에게 부탁했던 이수씨에게 남긴 편지 입니다. 돌아가시기전에 저 한테 이 편지를 부탁하셨습니다."


고맙게도 영주는 이수를 위해 특별히 한 자, 한 자 정성껏 점자로 번역해 놨다.

이수는 마음이 뭉클해진다. 이미 6년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이미 그 대가는 완불했다.


이수도 눈물이 핑글 돌며 영주의 뜻하지 않은 정성에 감복했는지 편지를 읽어보기도 전에 테이블 한쪽 서랍 귀퉁이에 얌전하게 넣어둔다.


“굳이 이러실 필요 없었는데...”


“이수씨를 런던에서 처음 보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제 마음은 변하지 않더라구요. 제가 이런 마음 갖는 게 사치로 보여질 수 있고 너무 염치없고 뻔뻔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나방보다 징그러울 수 있겠지만 제가 처음 설레였던 그 감정은 진심이었고 지금 이수씨 앞에 앉아 있는 이 시간까지 따라 왔습니다. 그래서 정말 마지막입니다. 여기서 이수씨가 제 마음을 거절한다면 깨끗히 단념하겠습니다. 제가 답답한 새장 안에서 그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게 해준 유일한 안식처가 이수씨였으니까요. 이수씨가 저에게 새장 밖으로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게 해주셨거든요.”


영주가 깊이 심호흡을 한번하고 자켓 주머니에서 세혁이 영주에게 맡겨던 반지보석케이스를 꺼내 이수쪽으로 밀어준다. 이수가 천천히 손을 더듬거리더니 보석케이스가 잡힌다. 이수가 잔잔하게 미소 짓다가 보석케이스를 앞으로 밀어낸다.


영주가 안색이 하얗게 질린다.


“그럴 수 없어요. 박영주씨는 진심이었는지 몰라도 전 박영주씨에게 일말에 조금도 마음을 준 일이 없습니다. 저한테는 그런 여유를 찾는 시간이 없었어요.”


영주는 눈시울 붉힌다.


“내게 계획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수씨가 포기가 되지 않았어요. 물론 뉴펀들랜드 바다에 빠진 제 생명을 구해주면서 제 의심은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영위와 명예를 두고 내려올 때도 어렵지 않았죠. 아버지를 설득해서 저와 같이 이수씨에게 찾아와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싶었어요.”


이수는 다시 덧붙였다.


“아뇨. 그건 순전히 제가 의도 했어요. 박영주씨 마음을 흔들어 놓기 위해서요. 당신의 아킬레스건, 인간의 순수함, 선심을 기만하고 전략적 전술로 이용하려 했구요. 브라이어가 야심과 탐욕을 위해 윤태석씨와 제 아버지를 장기판의 말로 세운 것처럼요. 저도 결국 박영주씨께 용서 받을 수 없는 큰 죄를 지은 셈입니다.”


그런 말을 내뱉으면서도 이수는 느긋하고 초연했다. 누가봐도 존엄한 존재, 선과 악을 레벨에 맞게 눈높이를 맞추는 천사도 악마도 행복하게 잘 살게 만드는 솔로몬처럼 지혜로운 현자 마스터 답다.


“이수씨...”


영주가 맥 빠진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인다.


“전 미래가 없습니다. 내일이 지나면 해가 뜨는 것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그 힘든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류태양이라는 삶 속에 거침없이 뛰어 들어와 스스로 그 해답을 찾으신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전 그것으로도 만족합니다. 전 늘 항상 박영주씨께 받기만 했으니까요. 저한테 보내준 그 귀한 마음을 당신께 다시 그대로 돌려드릴게요. 이 마음을 더욱 밝혀서 글로벌그룹도 되찾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베푸시면 됩니다. 수천명을 거느려야 만하는 한 그룹의 오너의 어깨에 저까지 짐이 되어 드릴 수 없어요. 저에 대한 애착, 연민 입니다. 동정할 필요도 없고 죄책감 갖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지분 7% 밖에 안되는데 박영주씨에게 힘이 될지 모르겠네요.”


이수는 덤덤하게 미소지으며


영주는 당황한다. 어떻게 영주 본인 밖에 모르는 내적 심정을 그녀는 아주 기가 막히게 적중 했고 정말 돗자리 깔아도 될 정도로 소름끼치는 소유자다.


“편지 읽으셨죠. 아주 오래전에 아빠가 글로벌그룹의 7%에 해당하는 주식을 매입한 적이 있어요. 글로벌그룹이 정말 빙산의 일각이 되어 이대로 무너지도록 놔두실건가요. 윤태석 부회장은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당신을 도우려고 하는 거에요. 윤태석의 도발을 멈출 수있는 것도 박영주씨 뿐이에요. 윤태석씨는 지금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라스트 지점에 섰어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여기까지 입니다. 그럼 행운을 빌어요.”


“원망스럽지 않았어요? 철천지 원수의 자식 놈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내 목숨도 여러번 구해주고 왜 이렇게 잘해줘요?”


영주는 점점 피해자로 몰리는 느낌을 받으며 비참해지며 지금까지 눌러 놓은 애절한 감정과 억울한 심정을 이제서야 토해내며 하염없이 눈물만 주르륵 흘러내린다.


“저는 당신께 수차례 말을 했어요. 하지만 당신이 내 경고를 언제나 귀담아 듣지 않더군요.”


이수가 단아하게 미소지으며 영주를 설득했다.


그리고 이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몸이 안 좋은지 몸을 비틀거리며 휘청거리는데 영주가 겁을 먹고 얼른 일어나 이수를 부축했다.


영주는 자신도 모르게 이수의 손을 잡고 말았다. 이수는 가만히 있는데 영주는 그녀의 표정으로 이미 마음을 읽었다. 영주가 눈시울 붉히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있던 손을 가만히 뺀다.


“내가 괜찮다고 말했잖아.. 그러니 전혀 미안해 할 필요 없어.. 전 억만장자 재벌가 회장님 소리 백번 듣는 것 보다 주위 사람들 의식 안하고 아무데나 들어가서 따뜻한 설렁탕 한그릇 주문 해 놓고 마음 편히 밥 먹을 때가 제일 포만감을 느끼고 행복한 남자거든요.”


그대로 우두커니 서 있는 영주가 몹시 측은해보이고 애처로워 보인다. 이수가 단아하게 미소 짓더니 영주를 놔두고 홀연히 문 밖으로 걸어나간다.


“예비신랑.. 그거 사랑 아니라니까?”


이수는 작은 소리로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정말 그럴까요?”


영주가 처연한 눈빛으로 등을 돌린 채로 말했다.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영주씨에게 유명으로 전한 말씀이 있을 거에요. 아마도 혼자 남게 될 제 처지를 염려하시고 영주씨에게 저를 부탁한 것 같아요.”


"왜 나한테 짐이 될 거라고 생각하죠? 내 생각은 반대인데...”


영주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당신과 나 사이에 서로 가슴 속에 깊이 박힌 아픈 상처의 씨앗이 아직 남아 있으니까.. 참 미안하네. 나 같은 사람 좋아해 줘서 고마워요. 류태양씨.”


이수가 애잔하게 눈시울을 붉히며 수줍게 미소 지으며 방을 나선다.


영주는 하체가 풀리고 그대로 철퍼덕 소리를 내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방에 주저 앉고 가슴에 응어리가 맺힌 듯 허리를 숙인 채로 반지케이스를 손에 쥐고 울음을 흐느끼며 아프게 오열한다.


창룡과 케인과 강우도 영주가 매우 안타깝고 딱해 보였는지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문밖에서 방해 하지 않고 지켜봤다.


작가의말

두 연인은 이렇게 헤어지는 걸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99 다오랑
    작성일
    20.08.11 08:58
    No. 1

    추천꾹 잘 읽었어요 화이팅!!!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5 [탈퇴계정]
    작성일
    20.08.11 13:48
    No. 2

    잘 읽었습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0 돈복사
    작성일
    20.08.11 14:23
    No. 3

    드라마판으로 가야할 글인데 정말 읽을 때마다 아쉽네요.
    이번화에서 영주와 이수를 보다가 피델 카스트로와 CIA 암살자가 사랑에 빠졌던 일화가 생각났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7 이루크
    작성일
    20.08.11 14:41
    No. 4

    과찬이십니다^^ 단역과 조연이 비중이 큰 드라마 ㅋ 머큐리 시즌 1부작에서 복선이 많아서 2부작을 준비 하게 됐어요 원수의 은인이 되는 발전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0 돈복사
    작성일
    20.08.11 14:53
    No. 5

    이렇게 짜임새 있는 글이 묻히는 게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ㅜ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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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제278화 - 복남vs가영 (상) +2 20.08.11 3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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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제276호 - 기적 +2 20.08.10 35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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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제274화 - 하이에나 등장 +2 20.08.09 35 2 15쪽
274 제273화 - 만찬 +2 20.08.08 38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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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제271화 - 세번째 재회 +5 20.08.07 3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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