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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pus Tenebris

확보, 격리,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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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ebris
작품등록일 :
2020.08.18 03:51
최근연재일 :
2021.01.27 06:00
연재수 :
80 회
조회수 :
9,553
추천수 :
346
글자수 :
356,098

작성
20.11.20 06:00
조회
97
추천
4
글자
10쪽

51. 늙은이-8

DUMMY

사이렌 소리가 사방에서 울렸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달렸다.


입과 코를 막은 사람들이 대로에 모여들며, 경찰과 군대가 이들을 도시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안내했다.


모든 건물과 길목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일반인의 접근이 차단되었으며, 방독면을 쓴 군인들이 길목을 지켰다.


[현재 화학공장에서 유독가스가 유출되었으니 시민 여러분은 당황하지 말고 질서를 유지하여······.]


도시 전체에 울리는 안내방송이 바로 이 혼란의 원인이었다.


이미 도시의 곳곳에는 누런 가스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사람들은 가스를 흡입하지 않기 위해 마스크나 물에 적신 천 등으로 입을 가리고 달렸다.


[도시 외곽에 방역시설이 설치되어있으니 모든 시민들께서는 개인 짐과 의복을 소독하고······.]


방역시설로 사람들이 모여들어, 샤워실같은 공간에서 소독제로 사람들을 소독한 뒤 절차에 따라 도시 밖으로 내보냈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두 도시 밖으로 빠져나간 탓에, 내부는 차소리 하나 없이 고요했다.


마치 유령도시처럼 전단지나 신문지가 누런 가스와 섞여 휘날리는 적막한 도시 내부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이 사태의 진상을 아는 자들이었다.


SCP-106 격리 실패 발생 후 8시간 경과.


첫 재격리 시도가 실패로 끝났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조슈아 요원과 프란시스 요원을 제외한 다른 인원 손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저격수 배치 완료.]


[대 SCP용 IRM탄환 준비 완료.]


[대 SCP 포획용 현실 고정 함정 설치 완료.]


배치된 대원들이 하나씩 보고를 올리고, 탱크 위에서 적막한 도시를 바라보던 밀렌도르프 대령에게 부관이 보고를 전했다.


“도시 인구가 95%정도 빠져나갔습니다.”


“방송은?”


“80%가 넘어서면서 중지했고, CCTV에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도시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는 건 이상하지. 수고했다.”


도시 곳곳에서 피어오른 노란색 연막탄이 시야를 가렸다.


화학공장으로부터의 유해물질 유출이라는 거짓말로 도시를 완벽하게 비운 SCP-106 포획 작전팀이 재차 목표를 확인했다.


“4번가에서 모습 확인됐습니다. 현재 데이나 요원이 유인중입니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CCTV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사복 차림의 데이나 요원의 모습이 보였다.


대충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민’에 어울리는 복장으로 대로를 내달리자, SCP-106이 데이나 요원의 경로 중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데이나 요원인 만큼 피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작전 초기부터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바로 106이 유인에 걸려드느냐는 것이다.


-아직까진 별 이상이 없는 것 같군.


현재 준비된 포획팀은 총 3개.


밀렌도르프 대령이 지휘하는 A팀은 도시 중앙부를.


미하엘 소령이 지휘하는 B팀은 시민들과 가까운 동남부를.


마크 소령이 지휘하는 C팀은 그 반대편인 서부를 각각 맡아 덫을 설치하고 대기 중이다.


106이 어디에서 나타날지 알 수 없었으므로, 미끼를 맡은 요원이 106을 유인하여 가장 가까이에 있는 포획팀으로 이끌고, 다른 곳에 있던 포획팀들이 이를 지원한다.


만약 덫에 걸려들 경우, 지체 없이 곧바로 포획 작전에 들어간다.


조슈아 요원과 프란시스 요원이 주머니 차원 내부에 갇혀있는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외부에서 주머니 차원 내에 간섭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빠져나오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작전은 수정 없이 진행된다.


옥상에서 저격용 스코프로 도시를 내려다보던 라미레즈 소령이 데이나 요원을 찾아 스코프로 동선을 좇았다.


달려가는 데이나 요원의 앞쪽 건물에서 검은 색 액체가 흘러나오는가 싶더니, 이내 106의 머리로 보이는 것이 나타났다.


“데이나 요원 전방 30m 부근에 출현.”


라미레즈 소령의 말에 옆에 있던 관측사수가 무전을 켜고 말을 옮겼다.


[데이나 요원 전방 30m 부근에 106 출현!! 방향 163, 좌표는······.]


무전을 받은 밀렌도르프 대령이 지도를 펼쳐 좌표를 확인했다.


“B팀에게 연락해.”


[여긴 포획 A팀. B팀에게 전달한다. 현재 B팀 북쪽 160m 부근에서 106 출현. 작전 대기하라.]


보고를 받은 미하엘 소령이 쌍안경으로 주변을 훑자, 부식의 흔적과 함께 이쪽으로 달려오는 데이나 요원이 보였다.


“너무 대놓고 달려오는데.”


육상선수라고 해도 될 정도로 훌륭한 폼과 호흡을 유지한 채 직선으로 달려오고 있는 데이나 요원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106이 어떻게 눈치 채지 않았는지도 미스테리였지만, 어쨌든 작전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좋은 신호였다.


아직까지는.


“모두 작전 준비.”


작전은 이전과 동일하게 기습으로 진행된다.


장소는 SCP-106이 출현 및 차원으로 복귀하는데 상당한 제약이 걸리는 공터.


“함정을 작동시키면 최소 1분은 작동할 거다.”


거기에 이번엔 여분까지 있으니 무조건 성공한다.


“데이나 요원 접근합니다!”

데이나 요원이 대로에서 이어지는 골목길 입구로 들어섰다.


좁은 곳이라 106이 앞에서 출현한다면 빠져나가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골목의 길이가 그리 길지 않아 데이나 요원의 속도라면 충분히 주파할 수 있는 거리다.


그러나 역시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작전이다.


“106 골목 내부에 출현!!”


골목 벽에서 출현한 106이 데이나 요원의 앞을 가로막았다.


꺾이거나 복잡하게 꼬여있지 않은 단순한 직선 골목이라 피할 곳은 없었다.


피할 생각도 없었다.


106의 정면으로 돌진한 데이나 요원이 방향을 틀어, 벽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역시 느려.


고개를 돌려 데이나 요원의 움직임을 좇을 수는 있지만, 이에 대응할 정도의 속도는 아니었다.


-애초에 부식액과 순간이동을 제외하면 별 볼 일 없는 놈이다.


좌우 벽면을 박차고 도약한 데이나 요원이 그대로 106의 머리 위를 넘어 공터 안쪽으로 들어갔다.


대로에서 짧은 골목을 지나면 나오는 넓은 공터가 작전 장소로는 제격이었다.


장소를 이곳으로 선정한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SCP-106의 출현 예상 범위가 함정의 가동 범위보다 좁기 때문이고, 나머지 하나는.


-데이나 요원이 골목으로 들어오면 완전히 출현한다.


막다른 길이기 때문이다.


전속력으로 달린 데이나 요원이 공터를 가로질러 벽에 부딪혔다.


데이나 요원을 가로막은 106이 뒤돌아 공터 안쪽을 바라봤다.


들어오는 길은 있지만, 나가는 길은 없는 공터 특성상 106은 데이나 요원을 궁지에 몰았다고 판단하여 완전히 출현한 뒤, 천천히 다가가며 공터 안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럼 그때가 기회다.


SCP-106이 천천히 공터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대기.”


당연하지만 함정의 강도는 중심으로 갈수록 강해진다.


변두리에 있으면 106이 힘으로 함정을 깨고 나올 가능성도 있으니, 조금 더 기다리는 편이 옳았다.


SCP-106이 공터 안으로 완전히 들어왔다.


데이나 요원과의 거리는 약 5m.


“대기.”


벽에 몸을 바짝 붙이고 있는 데이나 요원이 106의 얼굴을 정면으로 노려봤다.


어쩐지 웃고 있는 것 같았다.


SCP-106이 공터의 정 중앙까지 다가왔다.


“지금!”

공터를 둘러싼 건물에 숨어있던 대원들이 포획용 함정을 작동시켰다.


그러나.


“뭐 하는 거야?! 빨리 작동시켜!!”


철컥. 철컥.


장비를 담당하던 대원이 당황한 목소리로 미하엘 소령에게 말했다.


“작동이 안됩니다.”


“뭐?”




-왜 아무런 반응도 없지?


공터에서 구석에 몰린 데이나 요원이 주변을 둘러봤다.


분명 106이 공터 중앙까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함정이 작동되지 않았다.


-설마, 고장인가?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2개 조에 여분의 함정이 있지만, 그들이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 전에 106이 눈치 챌 가능성도 있었다.


데이나 요원이 주변을 둘러보는 것을 보고 106 역시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행히 아직 들키진 않았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서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데이나 요원이 다리의 홀더에 숨겨둔 권총을 향해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러나, 106은 중앙에 가만히 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


-저건 또 왜 안 움직여?


본래 공격할 의도가 있었더라면 손을 뻗는다던가, 다가온다던가 하는 위협을 보이는 게 정상이었다.


그러나 106은 공터 중앙에 가만히 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입을 벌렸다.


-뭐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공격은 아니라고 판단한 데이나 요원이 총에서 손을 떨어뜨렸다.


입에서 갑자기 불이라도 뿜지 않는 이상 이 거리에서 하는 모든 동작은 반응이 가능하다.


잠시 후, 106이 입에서 무언가를 뱉어냈다.


하얀 물체들 한 두 개가 바닥으로 툭툭 떨어졌다.


그것이 무엇인가 싶어 가만히 살펴보니, 그것은,


사람의 뼈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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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 요원-4 20.10.30 62 4 10쪽
42 41. 요원-3 20.10.29 69 5 10쪽
41 40. 요원-2 20.10.28 64 5 9쪽
40 39. 요원-1 20.10.27 75 4 10쪽
39 38. 휴식 20.10.26 79 6 10쪽
38 37. D계급-10 20.10.23 82 4 9쪽
37 36. D계급-9 +1 20.10.22 73 4 10쪽
36 35. D계급-8 20.10.21 68 4 10쪽
35 34. D계급-7 20.10.20 77 4 9쪽
34 33.D계급-6 20.10.19 80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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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 D계급-2 20.10.13 112 5 10쪽
29 28. D계급-1 20.10.12 137 5 9쪽
28 27. 판도라의 상자-2 20.10.09 99 6 10쪽
27 26. 판도라의 상자-1 +1 20.10.08 111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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