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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pus Tenebris

확보, 격리,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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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ebris
작품등록일 :
2020.08.18 03:51
최근연재일 :
2021.01.27 06:00
연재수 :
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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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3
추천수 :
346
글자수 :
356,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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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4 06:00
조회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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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0. D계급-3

DUMMY

“기동특무부대 카이-13 제54전초기지 현장 지휘관 빌 에반 중위입니다. 환영합니다. 소령님.”


부관들을 대동한 채 전초기지를 둘러보던 라미레즈 소령이 물었다.


“생각보다 깨끗하군. 습격은 잘 없는 건가?”


“있긴 합니다만 682같은 녀석들과는 조금 다른 부류입니다. 조용한 편이죠.”


SCP-1983-2는 자체적인 완력을 이용해 주변을 파괴하는 SCP는 아니었다.


오컬트적인 SCP들을 담당하는 기동특무부대인 만큼 관련 물자와 정보는 풍부했고, 그에 따라 대원들 역시 훈련도가 높고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었다.


다만 그럼에도 매 격리 실패마다 사상자가 무조건적으로 발생한다는 것.


그 점이 그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파괴를 위한 탐사를 시도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그런데 소령님께서도 종교가 있으셨다는 것은 조금 의외로군요. 상당히 자기 능력 중심적이라고 들었는데 말입니다.”


라미레즈는 굳이 따지자면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믿는 편이다. 오히려 타인에 대한 불신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고 봐도 좋았다.


때문에 스스로에게 한없이 엄격하고, 그 밑에는 지속적으로 동료를 잃었던 일종의 트라우마가 깔려있었다.


“카이-13 규정 때문이라면 들어서 알고 있어. 이쪽 현장 지휘관은 미하엘 대위고, 나는 사령부 소속이야.”


애초에 1983-2를 처치하기 위한 조건에는 은탄 뿐만이 아니라 기도 역시 포함된다.


카이-13은 불필요한 인원 손실을 막기 위해 내부에 접근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했고, 탐사대를 비롯한 접근 인가 인원들은 종교인이나 신실한 믿음을 가진 자로 국한되었다.


죽음과 맞닿아있는 임무를 수행하는 기동특무부대 특성상 그런 사상을 가진 인원들은 많았고, 미하엘 대위 역시 그 중 하나였다.


미하엘 대위가 물었다.


“내부 상황에 대해 알려진 게 있습니까?”


“아뇨, 아직 없습니다.”


그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아도 될 터였다.


작전 브리핑 당시에도 말했듯이, 여러 번 진행되었던 탐사의 생환자는 없었다.


물론 거기엔 D계급도 포함되어있었고, 아무도 사망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가지고 간 식량의 양을 고려해보았을 때, 1983-2에게 당하지 않았더라도 아사했을 터였다.


공식으로는 총 3번의 탐색이 있었고, 비공식 진입까지 합하면 수십 번이 넘는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모조리 집어삼켜졌다면, 이번 작전 역시 예외가 아닐 가능성이 컸다.


물론 모두 각오는 하고 왔다.


“이번 역시 D계급 인원들에게 카메라를 장착하고 내부의 탐사와 파괴를 목적으로 진입할 겁니다. 인원은 얼마나 준비되어있습니까?”


“D계급 3명 포함 총 21명입니다.”


물론 라미레즈 소령을 비롯한 사령부 및 비 진입 인원을 제외한 숫자였다.


7명이 한 조가 되어 약 6시간 간격으로 투입될 예정이고, 각 조에는 관찰을 담당할 D계급 인원이 한 명씩 포함되어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점은, 건물 내부로 진입해야 함에도 내부 구조를 비롯한 정보가 단 하나도 없다는 것.


“안쪽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거군.”


다른 것은 둘째치더라도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언제는 안 그런 적 있었나. 군소리 하지 말고 작전이나 준비해. 유서 써두고.”


“진작 끝내놨습니다.”


“이번에 가면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


“매일 듣는 말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가 많이 받는 거고.”


미하엘은 이미 죽음 같은 것은 관심 없다는 것처럼 말했다. 실제로 그럴지도 모른다.


“가기나 합시다.”


미하엘이 대원들을 이끌고 장소로 향했다.




SCP-1983-1


폐공장으로 위장한 더미 건물의 문을 열자, 평범하게 생긴 농가가 나타났다.


바깥에서부터 보이던 커다란 건물은 그저 사람들에게 1983의 존재를 숨기고 접근을 막기 위한 일종의 성벽에 불과했고, 진짜 1983은 건물의 내부에 존재하는 농가 건물이었다.


다른 농가에 비해 크기가 조금 크다는 것만 제외하면 그다지 특별한 점은 없었으나, 문과 창문을 비롯한 진입로가 모두 바리케이드로 막혀있었다.


위장용 폐공장 주변에는 카이-13 부대원들이 총을 들고 경계를 서고 있었지만, 정작 1983 주변에는 카메라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위장용 폐공장 더미가 외부로부터의 모든 빛을 차단하고 있어 스산한 느낌이 한층 더했다.


“이 안으로 들어간 인원이 얼마나 된다고 했지?”


“적어도 백 명은 넘을 겁니다.”


제법 커다랗긴 했지만 아무리 봐도 100명 정도의 사람을 수용할 만한 건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바보가 아니라면 갇혔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에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을 테고, 내부에서 총을 발사했다면 바리케이드가 부서지는 일도 있었을 것이다.


대충 6명 정도가 살 법한 집에 들어가 갇힌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SCP 재단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저 문들은 일종의 다른 차원들과 연결된 곳이고, SCP-1983-2라고 명명된 존재들만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라고 생각하면 모두 설명이 가능하다.


“가장 최근에 들어간 요원입니다.”


에반 중위가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가죽 점퍼를 입은 젊은 남성의 모습이었다.


“일주일 전에 저희 측에서 보낸 탐사대장입니다. 이름은 밀 버클레이. 식량 분배를 잘 했다면 아직 아사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살아있다면 정보를 가지고 있으려나?”


“그럴 가능성이 높죠. 어쨌든 생환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미 각오한 일이야. 일단 D계급을 먼저 보내서 통신이 되는지 확인하고, 그다음에 직접 진입해야겠군.”


미하엘 대위가 손짓하자 뉴-7 부대원 둘이 D계급 인원 한 명을 데려왔다.


카메라를 장착한 헬멧을 씌우고, 손에 채워진 수갑을 풀었다.


“무선 통신 시도는 이전에 시도해봤습니다만. 전부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유선으로 시도해보는 겁니다.”


헬멧에 연결된 케이블의 총 길이는 30m. 많이 길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둘러보기엔 충분한 길이다.


외부에서 내부를 들여다볼 때는 빛 한 점 들지 않는 칠흑 속이었기에 플래시 카메라, 적외선 카메라, 열 감지 센서 등 가능한 모든 장비들을 총동원했다.


장비를 착용한 D계급이 문 앞에 서자, 대원들이 현관문으로 보이는 문을 열었다.


바깥에 조명 등의 광원이 있었음에도 현관과 집안이 마치 무언가로 나뉘어있기라도 한 듯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만이 끝없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케이블과 헬멧의 연결 상태를 확인하고, D계급이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현관문을 지난 순간 그의 몸이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분명 어둠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것이었지만, 그 정도가 심해 마치 먹물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자. D계급. 뭐가 보이나?”


[······평범······장소들]


케이블 길이는 5m를 가리키고 있었다.


다시 말해 5m밖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통신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차단되어있다는 뜻이었다.


“영상은 어떻습니까?”


“먹통이에요.”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가 고장난 것인지, 아니면 그것 역시 전송이 되지 않는 것인지 모니터에는 노이즈만 가득할 뿐이었다.


그나마 들려오는 음성을 수 차례 돌려 들어보며 단어를 유추해냈지만, 그마저도 완전하지 못했다.


“그래도 안은 평범한 장소라는 것 같은데.”


“어둡기만 한 건가? 아니면 안에 들어가면 밝아지나?”


“잘 모르겠습니다. 바깥에선 플래시의 빛이 닿지 않으니······.”


그때, 갑자기 케이블이 급속도로 풀리며 1983-1의 안쪽으로 빠르게 빨려들어갔다.


“D계급!! 대답해라!! 무슨 일이야?!”


통신병이 계속 무전을 보냈지만 들려오는 것은 잡음뿐이었다.


마침내 케이블이 한계까지 달했고, 케이블을 풀던 도르래를 뽑아내기라도 할 것처럼 팽팽해졌다.


“안에서 뭔가 잡아당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겨봐!!”


대원 몇이 달라붙어 케이블을 당겼지만, 성인 남성 몇 명의 힘으로도 케이블이 끌려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쪽에서 딸려들어갈 것만 같은 힘이었다.


“야!! 차 가져와!!”


잠시 후, 대원들을 수송하는 트럭이 공장 내부로 들어왔다.


케이블 도르래를 트럭에 연결하여 트럭의 악셀을 밟자, 케이블이 조금씩 끌어당겨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뚝.


탄성 한계를 넘어버린 케이블이 끊어지고, 급발진한 트럭이 쌓여있던 잡동사니와 충돌했다.


다행히 트럭에 치인 사람은 없었지만, D계급과 연결돼있던 케이블이 순식간에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것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이런······, 문을 너무 오래 열어놨어.”


안쪽을 가득 채우고 있던 어둠이 스멀스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이내, 어둠 속에서 칠흑색의 팔뚝 하나가 바깥으로 튀어나왔다.


“놈들이 나옵니다!!”


SCP-1983-2의 격리 실패가 발생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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