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52장: 주당전쟁(周唐戰爭)
이 작품은 트립물도 아니고 환생물도 아닙니다.
"급보요!! 급보요!!"
후당의 수도 금릉에서는 지금 궁궐로 향하는 길거리 위에 어느 한 파발꾼이 말을 타고 달린 채로 급보를 전하고 있었다.
"이보시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리 급히 가시오? 그리고 어디에서 온 급보요?!"
마침 파발꾼이 지나가는 길거리 근처에 10여명의 후당군 병졸들과 함께 거리를 순찰하러 나온 순찰대 지휘관이 파발꾼과 마주쳤다.
"나는 서쪽 방면에서 온 파발꾼이외다. 궁궐에서 한시라도 빨리 서쪽에서 벌어진 초대형 사태에 대해서 알려줘야 하오!"
"서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아니 그보다도 초대형 사태라니?!"
순찰대 지휘관의 물음에 파발꾼은 다급한 표정으로 답하였다.
"주나라가 침공해왔소!"
"뭐요?!"
"게다가 주나라의 황제가 직접 친정을 했다고 하오이다!"
"아니 주나라의 황제가 직접 친정을?!"
"그렇소."
"그게 말이 되오? 주나라의 황제는 이제 나이가 80대인 것으로 아는데?!"
"믿어지지 않겠지만 사실이외다!"
파발꾼의 그말을 들은 순찰대 지휘관은 이번에는 이런 말을 하였다.
"그러면 지금 아국의 군대는 주나라의 군대와 맞서 싸우고 있겠구려?"
"그게······."
"아니, 갑자기 왜 뜸을 들이시오? 어서 말해보시오! 도대체 서부 전선! 그러니까······ 곽주와의 싸움에서 아국의 군대가 열심히 맞서 싸우고 있는지 말이오!"
순찰대 지휘관이 재촉하자, 파발꾼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실은 여기가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길거리라서 큰 소리로 답하기가 곤란하오. 그러니 조용히 말해주자면, 현재 주나라의 군대가 신속하게 동진하고 있소이다."
"아니 뭐욧?!"
"당신이나 나나 서쪽 전선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있어서 미리 알려드리는 것 뿐이오. 그러면 나는 이만 궁궐로 가봐야되겠으니 그만 길을 비켜주시오. 이럇!!"
그렇게 어안벙벙한 채로 순찰하러 나온 병졸들이 파발꾼이 가는 길을 비켜준 후에 병졸들은 자신들의 지휘관에게 물었다.
"우, 우린 이제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설마 주나라의 군대와 맞서 싸워야 하는 것입니까?"
"아니, 그보다도 주나라의 군대가 신속하게 동진하고 있다니?! 도대체 서쪽 전선을 담당하는 절도사들은 뭘 하고 있답니까?!"
병졸들의 그 같은 외침에 지휘관은 크게 당황하면서 병졸들의 입을 다물게 하였다.
"쉿! 목소리 낮춰라! 여기에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것을 잊었느냐?! 서쪽 전선 관련된 소식이 일파만파 퍼지게 되면 수도 민심이 크게 흔들린단 말이다! 가득이나 지금 조정과 황실 내부가 크게 혼란에 빠진 상황이거늘······!"
그러나 지휘관이 병졸들의 입을 다물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실이라는 것은 오래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소식 들었소이까? 이릉 일대를 지키던 성주가 주나라 군대가 처들어오자마자 성문을 활짝! 열어서 항복했다는구려!"
"아니 뭐요?!"
"게다가 주나라의 황제가 직접 친정을 했다 하던데?!"
"80이 된 노인이 직접 친정을 했다는 것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데?!"
"그렇지만 요즘 거리에서 나도는 소문을 보면 주나라 황제가 직접 친정한 것은 사실로 보이오이다. 그리고 주나라 황제는 이릉을 시작으로 해서 8개의 성을 점령했고 하더이다."
"아니 그 무슨! 우리 군사들은 뭘 하고 있길래 주나라 군대의 진력을 못 막는거야?!!"
어느샌가 후당의 수도 금릉에서는 서서히 전쟁에 대한 불안감히 크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 * *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아군의 군대가 계속해서 연전연패 했다니?!!"
후당조정은 곽주의 군대가 거침없이 후당군을 유린하고 계속해서 패전시키고 있다는 소식에 누구보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주나라의 황제 곽자의가 직접 친정을 했다는 소식도 믿기지 않은데, 우리 군대가 연젼연패하고 있다는 소식은 더더욱 믿기지가 않는군!!"
"우리 군대는 과거 오국전쟁에서 전쟁경험을 충분히 쌓지 않았는가?!!"
조정 대신들의 위와 같은 말에 군부에 소속되어 있는 일부 신료들이 말했다.
"그건 어디까지나 오국전쟁에 참전한 절도사들과 아국의 중앙군에 한정될 뿐입니다."
"서부 전선을 담당하는 절도사들의 군대는 오국 전쟁에 참전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전쟁 도중에 용화국이 허를 찌르 듯이 침공할까봐 크게 우려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결과 다른 절도사들의 군대와 아국의 중앙군과는 달리 서쪽 방면 절도사들의 군대는 다른 군대와 비교하면 전투경험이 부족한 편이었기 때문에 패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군부 소속 신료들의 말에 조정 대소신료들은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제 답은 하나로군. 전투경험이 풍부한 군대를 보내어 주나라 황제 곽자의가 직접 이끄는 군대를 격파하는 것!"
"현재 아국을 침공한 곽주의 군대는 15만! 그리고 병법에 의하면 적의 병력보다 많아야 필승을 보장하는 법이니 우리들은 주나라의 군대보다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해야할 것이오."
"맞는 말이오. 게다가 아국은 기병의 숫자가 적소. 애초에 기병을 위한 전마(戰馬)를 수급하기가 어려운 땅이니 말이외다. 반대로 곽주는 전조인 용화국 시절부터 서부초원과의 교역을 통해서 품질 좋은 말들을 구할 수가 있기 때문에 기병전력으로는 우리보다 우월하오."
"결과적으로 우리가 적군의 침공을 격퇴하려면 최소 적의 3배 병력은 필요할지도 모르오. 왜냐하면 우리 군대는 보병 중심이니 말이외다."
이윽고 이번 후당 조정에서 열린 긴급대책 회의에서 후당은 곽자의가 직접 이끄는 주나라의 군대 15만에 대항하기 위해서 무려 45만의 대병력을 동원하여 곽주의 침공에 대응하기로 결정하였다.
* * *
"황상께 보고드립니다. 현재 세작들의 보고에 의하면 가당(假唐: 가짜 당나라 라는 뜻, 여기 후당의 멸칭이기도 함)이 아군의 동진을 저지하기 위해서 약 40만 이상에 달하는 대병력을 동원한다고 하옵니다."
"호오? 그러하느냐?! 그나저나 지금 그대가 가지고 온 정보가 사실인가?"
"만일 정보가 잘못된 것이라면 기꺼이 저의 목을 걸겠사옵니다.
곽자의는 비록 늙었다지만 여전히 그는 뛰어난 지휘관이었다.
그는 언제나 정보전을 중시하였고, 제대로된 정보를 수집한 자에게는 큰 포상을 내렸으나, 반대로 잘못된 정보를 수집한 자에게는 벌을 내렸다.
때때로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온 자를 참하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군사작전이 엉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곽자의의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대가 그렇게까지 말하는 것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사실인 것이 분명하구나."
"아마도 이번에 닥쳐올 전투는 힘이들지도 모르옵니다."
"어째서 그리 생각하는가?"
"왜냐하면 이번에 가당 녀석들이 동원하는 병력들 대다수가 지난 오국전쟁에서 무수히 많은 전투경험을 쌓은 병졸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옵니다."
"호오, 그러한가?!"
"지금까지 아군이 계속해서 승리할 수가 있었던 이유는 가당 녀석들의 서부 전선을 담당하는 병력들이 하나같이 전투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가 침공한 지역을 다스리는 절도사가 워낙 군재도 형편없고, 민심도 잘 다스리지 못한 이유도 있었지만 말이옵니다."
이에 몇몇 장수들이 곽자의에게 이런 제안을 하였다.
"만일 적국이 전투경험이 풍부한 병력을 보낼 뿐만 아니라 우리군대보다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해서 보낸다면 그건 우리로서도 큰일이라고 할 수가 있사옵니다."
"폐하! 일단은 더 이상 동진하지 말고, 점령지를 굳게 지키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을 듯 싶사옵니다."
"그렇사옵니다. 우리가 수성전에 집중하게 될 경우 저들의 피해는 더더욱 커질 것이옵니다."
"병법에 의하면 공성전을 위해서는 최소 수성하는 병력에 6배에 달하는 병력이 필요하다고 하니······ 그 점을 이용하여 저들이 피해가 나게끔 하심이 어떠신지요?"
이러한 장수들의 주장에 오히려 곽자의는 이리 말했다.
"짐은 점령지를 지키는 것보다는 적과 직접 맞서 싸울 것이다!"
"폐, 폐하?!"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직접 맞부딛히겠다니요?!!"
"화, 황상께옵서는 연세가 있으십니다. 어찌 그런 무모한?!!"
장수들의 놀란 반응에 곽자의는 그들을 진정시키면서 말했다.
"설령 놈들이 우리보다 많다고 해도······ 놈들은 통합되어진 군대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우리에게 패전할 것이니라."
"통합되어진 군대가 아니라니요?"
"적들이 45만이나 되는 대병력을 동원한다는 것은 사실상 대부분의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그 말은 적들의 중앙군 뿐만 아니라 절도사들의 군대 역시 동원된다는 소리지!"
그러면서 곽자의는 미소를 지었다.
"오랫동안 절도사들은 저들에게 있어서 변방을 지키는 제후들이면서 동시에 번왕들이었다. 자신들이 지배하는 번진을 왕 처럼 지배한 경험이 있는 절도사들이 과연 중앙에서 파견된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통제를 받고 우리 군대와 싸울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
곽자의의 그 같은 말을 들은 장수들은 크게 탄복해 하면서 비록 이제는 젊은 날 처럼 마음껏 날뛰지는 않게 되었으나, 세월이 흘러서 그만큼 지혜로워진 자신들의 황제를 크게 찬양하였다.
* * *
"그게 무슨 소리요?! 전부 다 모일때까지 진군을 하지 말라니!"
"이는 조정의 명을 받아 총사로 임명된 나의 명령이오. 국법에 의하면 절도사들이 조정에게 임명된 장수의 명령을 받드는 것으로 되어 있지 않소이까?"
그리고 과연 곽자의의 예상대로 후당조정이 파견한 지휘관과 절도사들의 갈등은 벌어지고 있었다.
"지금 곽주의 군대가 계속해서 수도를 향해 진군해오고 있는데, 여기서 병력이 다 모일때까지 기다리라니!!"
"곽주의 군대는 우리보다 기병이 많소. 반대로 우리들은 보병 위주의 군대요. 기병 1명이 보병 10명을 당해낼 수가 있는데, 현재 곽주의 기병전력이 대단히 많다고 하오이다. 그러니 기병이 부족한 우리들로서는 더 많은 병력으로 적들과 맞서 싸울 수 밖에 없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다가는 주나라의 군대가 계속해서 진군해올 것이오!"
절도사들에 경우 지금이라도 당장 진격해서 곽주군의 진군을 저지해야한다고 주장하였으나, 후당조정이 임명한 지휘관에 경우 다 모인 후에 진군하자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절도사들과 지휘관이 서로 자신들의 주장을 도무지 굽히지를 않으니, 곽자의를 대상으로 싸울 예정인 후당의 군대 내부에서 조금씩 조금씩 불만이 쌓이고 파열음이 서서히 들리기 시작했다.
"쳇! 중앙 조정에서 보낸 사람이라고 해서 나름 유능할 줄 알았거늘!"
"이래도 기다리기만 하다가는 금세 곽자의에게 공격받을 것이 분명하외다!"
"어떻게든 곽자의를 막아야 하오!"
"우리끼리라도 군대를 이끌고 출발합시다!"
그렇게 절도사들이 후당조정이 보낸 지휘관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전쟁의 향방은 결정나고 말았다.
시대 배경은 7세기 중후반 부터 시작하며, 주필산 전투에서 고구려가 승리하는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걸어가게 되는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