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61장: 갈등의 발생
이 작품은 트립물도 아니고 환생물도 아닙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크, 큰일났습니다!"
"무슨 일이냐?!"
"태완섬 북부지역을 정찰하러 갔다온 우리 부여 수군의 정찰선들의 보고에 의하면······."
오늘도 태완섬 북부 일대를 장악한 옛 후당의 이주민들과 친(親) 중원파 원주민들을 상대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태완갈문왕부의 관청에서 한창 논의가 진행되던 와중에 태완섬 북부를 정찰하러 갔다온 정찰선들이 급보를 전하였다.
"강남에서 대량의 선박들이 태완섬 북부에 정박을 했다고?!"
"예, 그렇사옵니다. 갈문왕 전하!"
태완섬 북부에서 강남에서 출발한 대량의 선박들이 정박했다는 소식에 태완갈문왕 김경신을 포함한 태완갈문왕부 소속 관료들은 크게 놀라는 반응들을 숨기지 않았다.
"설마 곽주가?!"
"하, 하지만 현재 곽주는 바다쪽 수군에 경우 재건 중이라고 들었는데?!"
이에 당연하게도 태완갈문왕부 소속 관료들은 곽주가 태완섬 북부의 있는 옛 후당의 백성들과 친(親) 중원파 원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직접 나선 것이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곽주가 직접 지원한 것 치고는 선박들의 모양이 일정하지가 않았습니다."
"선박들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았다니?"
"그것이······ 정찰선들의 보고에 의하면 태완섬 북부에 정박한 대량의 선박들 하나하나가 형태가 일정하지 않았다고 하며, 북부에 정박한 선박들에서 하선한 사람들은 군인들이라기 보다는 개척단에 가까웠다고 하옵니다."
병사의 그 보고를 듣게 된 태완갈문왕 김경신은 자신의 턱을 스스로 쓰다듬으면서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군인들이 아니라 개척단에 가까웠다고?!"
"예, 전하."
"그렇다면······ 곽주가 직접적으로 태완섬에 개입하려고 한다기 보다는 강남에 살던 중원 백성들이 여기서 살려고 왔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어떠한 관점에서 보면 그렇게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장악한 태완섬 남부 지역이 아닌 북부 지역에 정박했습니다."
"이는 우리들의 지배를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관료들의 그러한 말이 끝난 후에 태완갈문왕 김경신은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다.
"일단 조정에 이 소식을 보고하기로 하고······ 태완섬 북부를 토벌할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듯 싶군."
"이번에도 놈들이 산속으로 숨을 가능성이 큽니다."
"똑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겠지.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강남에서 이곳으로 이주해온 중원백성들이 우리보다 더 많이 늘어나게 될 경우 그때에는 어찌하겠는가? 애초에 한지(漢地)가 예로부터 사람이 많이 나는 곳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 놈들이 숫적 우위를 앞세워서 우리들의 지배를 거절할 경우······ 우리들은 이곳 태완섬에서 영향력을 상실하고 쫒겨나게 될 것이 분명하네."
김경신의 입에서 위와 같은 말이 나오자, 관료들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곳 태완섬은 앞으로 우리가 중원 뿐만 아니라 월남과도 교역을 하고 더 나아가 천축(天竺)으로 가는 항해로를 개척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아울러 이곳은 사당(砂糖)이 나는 지역이기도 하지!"
부여는 태완섬을 절대로 중원에게 넘겨줄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오국전쟁 시절에 후당으로부터 태완섬에 대한 점유권을 그렇게도 확실하게 손에 넣으려고 했던 이유가 바로 위에서 김경신이 말한 태완섬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중요성 때문이었다.
태완섬은 김씨부여에게 있어서 해상교역의 요충지였고, 특산품으로 사탕수수가 나는 곳이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김씨부여는 어떻게든간에 태완섬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손에 넣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던 것이다.
* * *
"현재 병력으로 태완섬 북부에 정박한 중원의 개척단들을 얼마나 쓸어버릴 수가 있지?"
"가, 갈문왕 전하! 혹시 싸우실 생각이십니까?!"
"당연히 싸워야하지 않겠는가?! 이곳 태완섬이 우리 부여국에게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잊었는가!!"
김경신의 일갈과 함께 태완갈문왕부에서는 전투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적어도 놈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선박이란 선박들은 모조리 불태워버리던가 하지 않으면 아니될 것이다!"
"아직 놈들은 태완섬 북부 일대에 정박한지 얼마 안된 상황이옵니다. 이 때를 잘 이용만 한다면 녀석들에게 대대적인 타격을 입힐 수가 있을 것입니다."
"좋아! 즉시 수군 함대를 움직여라!"
이윽고 김경신의 명령 하에 태완갈문왕부 소속 수군 장수들이 재빠르게 행동에 돌입했다.
"작전 시간은 어두컴컴한 밤이다. 그 때를 노려서 놈들의 배들이란 배들은 모조리 불태운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동이 틀 무렵에 후퇴한다. 알겠나?!"
"""""존명!!"""""
태완섬 남부 일대에 주둔한 부여수군은 모두가 피곤해 하고 앞이 잘 보이지 않은 어두컴컴한 밤 시간대를 이용하여 기습적으로 태완섬 북부 일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타격을 가하였다.
"전군! 불화살을 쏴라!!"
"궁수 부대와 노포병들은 저들의 배! 혹은 저들의 선박들이 정박한 항구를 모조리 불살라버려라!!"
이 당시 아직 화약무기가 대중화된 시대도 아니었기에 부여수군은 화공(火攻)으로 적들에게 대대적인 타격을 입혔다.
"부, 불이야~~~!"
"불이 번진다!! 불이 점점 육지쪽으로 번지고 있다!!"
"어서 불을 꺼!! 어서!!!"
"배들은?!! 우리가 타고온 배들은?!!"
"이미 너무 늦었어!! 우리가 타고 온 배들은 전부 다 불타버렸어!!"
"우선 보급물자들을 보관한 창고에 더 이상 불이 붙는 것을 막아야해!!"
너무나도 피곤하기 그지 없었던 밤중에서 벌어진 부여수군의 기습적인 공격은 태완섬 북부에서 항전하고 있는 옛 후당 백성들과 친(親) 중원파 원주민들 그리고 그들을 돕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태완섬 북부에 상륙한 곽주의 개척단 및 의용군들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이, 이런! 너무 늦었어!! 보급품을 보관한 창고에 불이!!"
"아직 늦지 않았어!! 보급품이 완전히 불타 사라지기 전에 어서 불을 끄고 몇개라도 건져야 해!!"
그 아수라장과 같은 상황은 대혼란을 일으켰고, 불을 끄려고 하는 속도보다 불이 더 번지는 속도가 훨씬 빨랐다는 것이 그들에게 있어서 크나큰 패착이었다.
"어서 섬안으로 후퇴해!!"
"항구는 더 이상 사용할 수가 없어!!"
"이 빌어먹을 왜구놈들이 우리들이 태완섬을 탈출하지 못하도록 선박들이란 선박들은 모조리 불태워버린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항구까지!!"
분기탱천한 그들이었으나, 불행하게도 그들이 입은 피해는 보통이 아니었다.
우선 곽주에서 자발적(?)으로 온 개척단과 의용군이 타고 온 배들은 제각각 형태가 다르기는 했으나, 외부와 교류 혹은 지원요청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그 선박들이 모조리 불탔을 뿐만 아니라 태완섬 북부 일대에서 그들보다 먼저 거주하고 있었던 옛 후당의 백성들과 친(親) 중원파 원주민들이 만든 소형 선박들까지 모조리 부여수군의 화공으로 인하여 불살라져버렸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심대한 타격은 앞으로 태완섬 남부 일대를 장악한 김씨부여 소속 태완갈문왕부의 군대와 싸우기 위한 보급물자들을 대거 상실했다는 것······!
"큰일이구나. 보급물자들을 대거 상실하는 바람에 왜구들과 싸우기가 힘들어졌어!"
"이제는 어쩌면 좋지?!"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자, 결국 그들은 산속에서 당분간 저항한다는 선택지를 고를 수 밖에 없었다.
"안타깝지만 당분간 바다는 포기하자. 이런 상황에서 왜놈들과 싸우는 것은 무리야!"
"하, 하지만 바다를 포기할 경우······."
"조정에게 연락하는 것은 어렵게 되겠지. 그렇지만 지금은 생존이 우선이야."
결국 그들은 산속에서 항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을 수 밖에 없었다.
* * *
"갈문왕 전하께 보고드립니다. 놈들의 항구를 불살라버렸고, 더 나아가 놈들의 선박들이란 선박들은 모조리 불살라버렸사옵니다!"
"이제 놈들은 섬안에서 항전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옵니다!"
태완섬 북부 해안가를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타격을 가하는데 성공한 부여수군은 태완갈문왕 김경신에게 위와 같은 보고를 올렸다.
"흠······ 이번에 우리 수군이 화공으로 놈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타격을 입힌 소식은 실로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또다시 중원에서 개척단 같은 무리들이 올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서 우리들은 마땅히 방비를 해둬야 할 것이다."
"그 말씀은 이번에 태완섬 북부 일대에 개척단 말고도 또다른 개척단들이 올 수도 있다는 소리이옵니까?!"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 더군다나 사람을 땅에서 파낸다는 이야기가 있는 중원땅이 아니던가? 당장 이번에 태완섬 북부에 정박한 개척단들이 타고온 선박들의 규모도 수십척은 되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건 그렇사옵니다."
"그러면 다시 한번 수십척 규모의 선박들이 태완섬 북부에 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현재 우리가 장악한 태완섬 남부 일대에 주둔한 우리 부여수군 함대의 규모는 대선(大船)급 선박이 20척, 중선(中船)급 선박이 66척 마지막으로 소선(小船)급 선박이 105척이다. 이 중에서 전투에 사용할 수가 있는 선박은 대선급과 중선급 뿐이지."
그러면서 김경신의 입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었다.
"이렇게 된 이상······! 놈들 같은 무리들이 다시 한번 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놈들을 공격하는 것이 어떠한가?!"
""""예?!!""""
김경신의 입에서 그 같은 소리가 나오자마자 태완갈문왕부 소속 관료들은 크게 놀라는 반응들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가 있는 이곳 태완섬과 가까운 강남 해안가들에 위치한 여러 항구들에서 필시 또다른 개척단들을 태우는 선박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들은 그걸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 그 항구들을 기습적으로 타격하는 것이다!!"
그말에 몇몇 관료들이 걱정스러워하는 표정으로 이리 말했다.
"그러다가 자칫 잘못해서 아국과 곽주간의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사옵니다."
이에 김경신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이리 말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해적으로 위장해서 타격을 입히면 저들도 뭐라 하지는 못하겠지. 그러나 되도록 정체가 들통나는 것을 방지해야 하니······ 우리가 놈들의 항구를 타격할 때에 우리말을 사용하지 않고 월남의 언어를 사용한다면 저들도 누가 타격을 한 것인지 헷갈려 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이말을 들은 몇몇 관료들은 '과연 잘될까?' 혹은 '과연 들키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김경신을 바라보았다.
* * *
탁-! 탁-! 탁-! 탁-!
어느 날 곽주의 수도 장안에 위치한 궁궐 안에서 급보가 전해졌다.
"뭐라고?!! 항구들이 타격을?!!"
"예, 폐하!"
"게다가 타격을 입은 항구들 중에서 이주섬으로 갈 의용군들과 개척단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하옵니다!"
"지금 올라온 장계내용에 의하면 성읍이 도륙되었고, 많은 사상자들과 함께 현재 이주섬과 가까운 강남 해안가에 위치한 항구들과 항구들이 파탄이 났다고 하옵니다."
그러자 신료들에게 그 같은 보고를 들은 곽요는 크게 동요할 수 밖에 없었다.
시대 배경은 7세기 중후반 부터 시작하며, 주필산 전투에서 고구려가 승리하는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걸어가게 되는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