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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티디 님의 서재입니다.

교주가 되자 세상이 멸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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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티디
작품등록일 :
2023.12.22 09:39
최근연재일 :
2024.02.16 19:2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753
추천수 :
2
글자수 :
88,512

작성
24.01.28 16:40
조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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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9.가만히 있는데 레벨 업

DUMMY

컨택트가 일어난 이 순간도 악몽으로 깜짝 놀라 잠에서 깨고 말았다.


“쿠에엑! 치! 마. 마.. 마스터. 용. 용서를!”


‘또 그 꿈이다.’

스렉이 왼손으로 식은땀을 닦았다.


어! 완전연결에 실패했다는 게 이렇게 된다는 건가?

지금까지 디오나 랜스의 경우 원래 신체의 주인인 영혼이 잠들고, 내가 그러니까 강명한이 신체를 완전히 지배했었다.


지금은?

스렉의 영혼이 잠들지 않았다! 그가 지금 신체를 지배하고 있다. 그럼 나는 뭐지? 그냥 관중인가?


오른 손가락을 한번 움직여 볼까?

꿈틀.


움직인다! 오른 손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볼까?

잘 움직인다!


“크악!”

스렉이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손이, 손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스렉은 다급히 주위를 살폈다.


“누. 누구냐?”


스렉은 자신의 타나카이 부족의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져 조용한 곳에서 혼자 살고 있다. 당연히 대답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마인드컨트롤? 인형조정 흑마법? 신체강탈자?”

스렉은 의심 가는 데로 혼자 막 떠들어댔다.


마인드 컨트롤? 그런 게 다 뭔데?

스렉아. 이건 그냥 ‘컨택트’란다.

하긴 컨택트를 아예 모르겠지.


내가 마음속으로 하는 생각이 아예 전달이 안 되나 본데?

야!!!

진짜 안 들려?


“츅! 누군지는 몰라도 상대를 잘못 골랐다!”


스렉은 내 목소리를 아예 못 들었는지, 혼자 흥분해서 떠들어 대더니 옆에 있는 쌍봉을 집어 들었다.


저 검은색 금속봉은 스렉의 주 무기로 길이는 70센티 정도 되고 꽤 좋은 아이템인데, 이름이 뭐였더라?


음. 딱히 없었던 거 같다. 스렉은 이름 같은 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대충 몽둥이로 부르고 신경 쓰면 쌍봉이라 했다.


-콰쾅!


스렉이 쌍봉을 맞부딪치자 광음과 함께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스킬 습득에 실패했습니다. 아이템 특성입니다.]


아! 시끄러!

상태 창은 뭐지?

어쨌든 앞으로 이왕 한 집 살림하는 거라면 나의 존재감을 보여 줄 필요가 있겠어.


나는 양손을 움직여 쌍봉을 집어던져 버렸다.

당연히 스렉은 많이 놀랐다.


“츠컥! 설.. 설마 마. 마. 마스터가 보냈냐?”


아! 그런게 아니라고!


어느새 스렉은 바닥에 엎드린 채 흐느끼기 시작했다.

“취이! 춥! 잘못했습니다. 마스터! 죽이지만 말아 주십시오!”


학대의 기억이 그리 컸나?

의사 전달이 안 되니까 너무 불편하다. 스렉의 생각은 어느 정도 내게 전달되는데, 문제는 내 생각이 스렉에게 전혀 전달이 안됐다.


그래 이러면 되겠다!

나는 손가락을 움직여 바닥에 동그라미와 엑스 표시를 계속 그렸다.

그래, 오 엑스로 의사를 전달하는 거야!


“쾍! 내 손가락이 주술을 쓴다!”

스렉이 벌떡 일어나 집밖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거 뭐 지능 수준이 맞아야 대화가 통하지.

매칭이 선물이라며? 뭐 이래?


근데, 이거 달리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평평하지도 않은 숲길인데, 얼굴에서 느껴지는 풍압과 바람 소리가 장난이 아니고, 눈앞에서 나무가 휙휙 지나가서 정신이 없다.


장애를 입고 난 뒤로 맘껏 뛰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세계에서 오크의 몸으로 이렇게 이뤄보다니.


그건 그렇고 시속 몇 키로 정도 될까?

확실한 건 지구상의 어떠한 인간보다도 빠른 것 같다.

아니 비교 조차 안 된다!


최대한 비슷한 느낌이 예전에 헬멧을 안 쓰고 바이크를 탔을 때 속도감인데.

그때보다 훨씬 더 빠른 것 같다.

그리고 울퉁불퉁한 숲길이라 그런지 심하게 흔들린다. 이거 내 달리기에 내가 멀미를 하겠다.


십분 쯤 정신없이 달렸을까?

마침내 스렉이 달리기를 멈췄다.


“크어. 크어.”

거친 숨소리와 터질듯한 심장박동이 느껴졌다.


갑자기 뜬 상태창!

[현재 레벨에서 불가능한 속도의 달리기를 성공했습니다.]

[기초 속성 수치를 보정합니다.]

[민첩 5 증가]

[체력 3 증가]

[근력 2 증가]

[내구 2 증가]

[“광풍 질주(B)”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이거 뭐지!!

가만히 있는데 기초 속성 수치가 막 향상되고, 처음 보는 스킬을 습득했다. 이게 언발란스 매칭의 힘인가?


실제로는 스렉의 영혼, 스렉의 몸이 다 한 건데, 어찌된 일인지 시스템은 내가 이걸 한 걸로 이해한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말도 안 되는 포상을 퍼 준 거고!


이거 진짜 대박인데!


이번에는 내가 신체를 컨트롤해서 한 번 달려볼까?

내가 직접 달려보고 싶다.


“쿠헉!”

스렉이 비명을 질렀지만, 신경 쓰지 않고 팔, 다리를 움직여서 한번 달려 봤다.

이상하게도 속도가 전혀 안 났다.

스렉이 방해해서 그런가? 뭐가 문제지?


“췍!”

다시 이번에는 스렉이 기압을 넣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또다시 정신없는 질주!

이번에는 집중해서 스렉이 어떻게 몸을 움직이는 지 최대한 느껴봤다.


다르다. 뭔가 다르다.

이건 그냥 무턱대고 손과 발을 빠르게 움직이는 게 아니다. 스렉은 지금 달리는 기술을 쓰고 있다.


그게 다인가? 아니다. 이건 더 묘하다.

이건 처음 경험해 보는 미지의 것이다.

자연의 법칙으로는 불가능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 이건 ‘마나’다!


스렉이 질주를 마침내 멈췄다!


[몸 안의 마나를 느끼고, 움직임에 최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마력 3 증가]

[민첩 2 증가]

[체력 1 증가]

[“마나 운용(B)”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광풍 질주(B)” 스킬이 LV.2로 향상됐습니다.]

[레벨 업!]


기초 속성 수치가 향상되니까 갑자기 레벨 업까지 돼버렸다. 미션이고 뭐고 간에 스렉을 자극해서 굴리기만 해도 레벨 업이 거저 되고 있다.


스렉은 곧장 타나카이 부족의 최고 주술사 ‘캄파무’의 집으로 찾아갔다.


“캄파무!”


캄파무는 암컷 오크들과 뒹굴고 있다가, 갑자기 이름을 부르며 안으로 들어온 스렉에게 깜짝 놀랐다.


“캄파무! 큰 일 났다.”

“뭔 일이냐? 스렉. 누가 쳐들어 왔냐?”

“치익! 그게 아니고!”


캄파무는 타나카이 부족에서 제사장으로 부족 서열 2위이자, 가장 신비스러운 인물로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특히 그가 살고 있는 집은 오크의 주신을 모시고, 온갖 저주가 서려 있는 곳으로 부족 내 누구라도(심지어 부족장조차도) 그의 허락 없이는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장소였다.


근데 스렉이 다짜고짜 쳐들어 온 것이다. 그것도 암컷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때에.

캄파무가 막 호통을 치려는 때, 스렉이 다급한 표정으로 외쳤다.


“내 안에 악마가 들어왔다!”


“꾸에엑!”

암컷 오크들이 놀라 비명을 질렀다.


캄파무는 암컷들을 내보내고, 차분하게 스렉을 진찰했다.

“지금도 손이 막 움직이나?”


“아니. 대주술사의 앞이라서 악마 놈이 겁을 먹었는지 지금은 괜찮다.”


사실 내가 좀 겁을 먹긴 했다. 캄파무의 집은 벽에 온통 해골에 뼈다귀가 걸려있고, 음산한 기운이 가득했다. 끈적끈적한 기분 나쁜 무언가가 피부에 와 닿고 있는 것 같다. 근데 스렉은 이거 못 느끼나?


“누군가 너에게 저주나 흑마법을 걸었다면, 내가 어둠의 기운을 느끼지 못할 리가 없다. 뭔가 악마나 잡귀 같은 게 들어와도, 내가 열에 여덟은 알아 볼 텐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음. 그렇다면..”


“칙! 그럼 뭐라고?”

스렉의 누런 눈이 똥그래졌다.


“마음의 병으로 정신이 이상해 진 걸 수도 있지. 네 녀석은 변태 취향이라 원래부터 정신이 좀 이상했잖아. 그리고 스승이 찾아올까 무서워하기도 하고. 뭐 그런 비슷한 이유로 그럴 수도 있지.”


“내가 미쳤다고?”


나는 주술사라고 해서 뭐 주문외우고 할 줄 알았더니, 점이나 칠 줄 알았더니, 의외로 과학적이잖아? 이건 마치 의사 같잖아?


“일단 맘에 안정을 취해라. 뭔가에 열중하는 것도 좋아. 니가 잘하는 무술이라던지. 뭐 그런거.”


“알았다. 또 찾아오겠다.”


무술이라면 딱 내가 얻고자 하는 거네.

단련할 때는 어차피 건들 생각도 없었는데.

그러고 보면 처방이 정확하다.

이거 완전 대단한 정신과 의사 납셨네.


스렉이 주술사의 집을 나오자, 어느새 소문을 듣고 온 오크들이 주위를 둘러쌌다.

무리를 뚫고, 화려한 갑옷을 입은 거구의 오크, 타나카이 부족장이 나타났다.

“스렉! 네가 부족 최고의 전사라면, 마땅히 훌륭한 후손을 남겨야 한다. 전에 했던 약속 오늘 지켜라!”


동화율이 떨어져서 그런가? 전에 스렉이 무슨 약속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이어서 부족장의 뒤에서 오크들이 나타났다. 생김새로 봐서 음.. 암컷이다. 근데 스렉보다 훨씬 큰데?

분위기상 족장의 딸들인 것 같다.


“췌에엑! 쓰렉, 어서 씨앗을 다오!”

“칙! 치! 동굴로 가자!”


오크들은 구강 구조가 특이해서 그런지 칙, 촙, 췝 뭐 이런 잡소리를 원래 많이 낸다.


스렉은 이런 잡소리를 싫어했는데(물론 자기도 흥분하면 낸다!), 제일 질색하는 게 잡소리 많이 내고, 기 쌔고, 냄새 심하고, 덩치 큰 암컷 오크였다. 그리고 부족장의 딸들은 이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었다.


이건 내가 봐도 아닌 것 같다.

도망쳐! 스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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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추파충권 24.02.16 2 0 9쪽
20 20.악마와 소통하다 24.02.16 5 0 9쪽
» 19.가만히 있는데 레벨 업 24.01.28 6 0 9쪽
18 18. 모든 게 문제 24.01.27 7 0 9쪽
17 17.재회 24.01.26 7 0 9쪽
16 16.두개의 선택지, 하나의 결론 24.01.21 14 0 9쪽
15 15. 세상을 사는 기쁨이 뭔가요. 24.01.20 12 0 10쪽
14 14.약자에겐 선택권 따윈 없다 24.01.19 12 0 9쪽
13 13.인연과 인연 24.01.14 14 0 9쪽
12 12.내 남동생 같아서 그래 24.01.13 17 0 10쪽
11 11.우리는 모두 친구 24.01.11 18 0 10쪽
10 10.야만전사의 포스 24.01.10 27 0 9쪽
9 9.기사 시종으로 살아남기 24.01.08 28 0 9쪽
8 8.그녀의 교태는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24.01.07 35 0 10쪽
7 7. 우리 둘 중 누가 ‘갑’인거 같아요? 24.01.06 39 0 10쪽
6 6. 잊혀진 유물로 S급 능력을 얻다 24.01.01 41 0 10쪽
5 5.왕자로 다시 태어난다면? 23.12.31 43 0 9쪽
4 4. 매니저가 좀 사이코패스 같다. 23.12.31 59 0 9쪽
3 3.황당한 설문조사는 침대로 이어진다. 23.12.30 98 0 10쪽
2 2.(프롤로그) 200억짜리 제안, 받아들일 것인가? 23.12.22 122 1 17쪽
1 1.(프롤로그)신은 실존하는가? 23.12.22 148 1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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