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비티디 님의 서재입니다.

교주가 되자 세상이 멸망하고 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비티디
작품등록일 :
2023.12.22 09:39
최근연재일 :
2024.02.16 19:2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882
추천수 :
2
글자수 :
88,512

작성
24.01.26 21:20
조회
14
추천
0
글자
9쪽

17.재회

DUMMY

“알았어요. 나중에 또 해요. 우리 일 얘기나 해요. 다음 컨택트 때 ‘중개’로 나를 호출해요. 그럼 내가 다 알아서 할게요. 그리고..”


“네?”


“시스템에 매니저가 강제로 내 아이템을 빼앗아 갔다. 뭐 이런 고자질 할 생각도 하지 말고요. 해도 소용없어요. 오케이?”


“네. 근데 이제 파트너도 됐는데, 저주는 어떻게 좀 해결 안 돼요? 나한테는 정말 중요한 문제예요.”


“아. 그거.”

뭐? 아 그거?


“그거 별거 아니에요.”

발기부전이 별거 아니면 뭐가 별건데?


“내 저주가 아직 미완성이라 효과가 강력하진 않아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풀려요.”


“얼마나 지나야 하는데요?”


“음. 한 일 년쯤?”


“네?”

내 표정이 절망으로 물들자, 유니가 내 어깨를 토닥였다.


“아! 다른 방법도 있어요. 이게 더 빠르겠네요. 명한 씨 레벨이 올라도 자동으로 풀려요. 한 30레벨 되면 무조건 풀리고, 빠르면 그 전에 20레벨 대에도 풀려요. 내가 안 그래도 앞으로 명한 씨 레벨을 최대한 빨리 올릴 수 있도록 해 줄 거예요.”


“...”


“우리 명한 씨가 이렇게 내 말을 잘 들을 줄 알았으면 안 거는 건데! 그러게, 왜 그동안 고집 부렸어요?

그럼 다 됐죠? 우리 명한 씨는 앞으로 나만 믿으면 돼요. 그럼 컨택트까지 몸 상태 최선으로 회복해 놔요.”


유니는 나를 무슨 오래 사귀어온 연인처럼 부담스럽게 쳐다보더니, 다시 내 볼에 입을 맞추고 병실 밖으로 나갔다.


저 빌어먹을 스킨십은 왜 자꾸 하는 거야?

사람이 돌변해도 정도껏 해야지. 아차, 사람은 아니지. 근데 설마 진짜 저 악마가 나와 결혼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덜덜덜.

나도 모르게 입술이 떨렸다.


일단 저주를 빨리 풀 생각부터 하자.


내가 지금 몇 랩이지?

두 번째 미션을 하기 전에 5레벨이다가 2레벨 업을 했으니 이제 7레벨이군.


최초 컨텍트를 하고 10일 만에 7레벨이 됐다. 30레벨이 되려면 얼마나 더 걸릴까? 앞으로는 더 레벨업 속도가 느려질 것이고.


감도 잡을 수는 없지만, 1년까지는 안 걸리겠지. 더 빨리 레벨업을 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잠시 뒤 혜리 씨가 들어왔다.

“오늘 원장님 무슨 기분 좋은 일 있으신가 봐요. 저런 모습 처음 봐요.”

“흠.”


목숨은 매니저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렇게 갖고 싶은 거였다면 처음부터 제안하지. 나로서는 어쩔 수 없으니 결론은 똑같았을 것이다.


웅카르의 말대로라면 미션 실패해도 매니저가 벌칙을 주는 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

그렇다면 유니는 왜 나에게 저주를?


아무튼 저주에 걸린 생각 하면 기분이 더러워졌다.

아무래도 단순히 협박용, 가스라이팅 용도로 나에게 저주를 걸었단 생각이 든다.


뭐. 어쨌든 큰 위기는 넘겼다는 생각이 들자, 피로가 다시 몰려오기 시작했다. 한동안 계속 잠만 잤고, 때가 되면 혜리 씨가 깨워서 밥을 먹으러 갔다.


그 뒤로는 헬스장에 가서 조금씩 운동도 했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된 건지 예전보다 힘이 더 세진 것 같았다. 레벨업으로 힘 속성수치가 높아진 게 현실에서 영향을 미쳐서 그런 걸까?


혜리 씨와도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 하긴 종일 둘이 같이 있으니 편해지게 됐다. 혜리 씨는 자신의 이야기도 잘 털어놨는데, 지금은 학비를 벌기 위해 간호학과 휴학 중이라고 했다.

대화할수록 성격도 밝고 착한 것 같았다. 그래도 혜리 씨가 있어서 정신 안정에는 많이 도움을 받은 것 같다.


5일째 되는 날은 전화와 인터넷 사용을 허락받아 엄마한테 전화도 드렸다.

그리고 커뮤니티에 접속해 봤다.

제일 먼저 사용자 아이디 아기 곰돌이 뀨우를 검색해서 쪽지를 보냈다.


「브라이튼 성에서 도움 고마웠습니다.」


응? 쪽지를 보낸 지 1분도 안 되서 답장이 왔다.


「무사하게 돌아와서 다행이네요.」

웅카르가 여기서는 존대를 하네.

야만족이 정중하니까 적응이 안된다.

이곳은 현실이라 이건가?


「무사하지는 못했습니다. 선물로 준 대거를 잃어버렸어요.」


「살아 있으면 된 거죠^^」


음. 한번 만나자고 하면 까이려나?

안 그래도 세 번째 컨택트를 앞두자 좀 싱숭생숭했다. 유니와의 일도 결정은 했지만 신경 쓰였고.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었다.


「나중에 한 번 만나 볼 수 있어요?」


「왜요? 정보라면 커뮤니티에서 찾아보세요.」

역시나 싫어하는 것 같다.


「그냥 외로워서요. 같은 접속자와 만나서 대화해 보고 싶어서요. 불편하시면 실례했습니다.」


답장이 10분 동안 오지 않았다.

역시 괜한 말을 한 것 같다.

이런 사람일수록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게 좋은데,

너무 깊게 다가가면 오히려 멀어질지도.


「어디에 사는데요?」

갑자기 답장이 왔다.

설마 만날 의사가 조금이라도 있나?


「경기도 부천에서 사는데, 지금은 사정이 있어서 남양주에 있어요.」


「저는 서울 노원구예요. 남양주라면 그리 멀지는 않네요.」

응? 긍정적인 대답이네.


「그럼 잠깐이라도 차 한잔 할래요?」


「네. 서로 선만 지킨다면 괜찮습니다.」


「혹시 내일 오전에 가능하세요?」


「네.」


「고마워요. 제가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바로, 유니를 찾아가 물었다.

“유니, 내일 오전에 잠깐 외출 갔다 와도 되요?”


유니의 표정이 시큰둥하다. 뭐 이럴 거라 예상은 했다.


“왜요? 전화도 허락해 줬잖아요.”


“이틀 뒤에 컨택트 해야 하는데, 좀 마음이 안 잡혀서, 잠깐 지인과 차 한잔 하려고요. 부탁해요.”


“말도 안 돼는 부탁인거 스스로도 잘 알죠?”


“도망 갈까봐 그래요?”


“명한 씨가 도망가는 건 불가능해요. 이건 그냥 기분의 문제요.”

뭐 기본이 아니라 기분?


“유니, 제가 한 번만 부탁할게요. 우리 이제 파트너라면서요?”


“그럼, 내 부탁도 들어줘요.”


“어떤 거요?”


“음. 나한테 ‘수민아 사랑해’ 하면서 진심을 담아서 키스해줘요.”


“네?”


진짜로 200% 당황했다. 저 괴랄한 요구는 뭐지? 또 내 예전 여자 친구 이름은 어떻게 알지?


“명한 씨 외출하기 싫은가 보죠?”


유니는 자신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원한다.

나도 이제 적응이 다 됐나 보다.

보기에 따라선 별거 아닌 요구라는 생각도 들었다.

키스한다고 뭐 죽는 것도 아니고.

그래. 하자! 이미 두 번 죽어봤는데, 이딴 게 대수냐.


“아뇨. 해.. 해볼게요.”


“자! 명한 씨 액션!”


“수. 수민아. 사랑해.”

아! 진짜 정신이 오그라든다.

내가 왜 저 괴물에게? 여기는 또 어디인가?


“틀렸어요! 얼굴이 완전 굳었잖아!”


“사랑의 감정이 없잖아요!”


“다시! 눈 뜨고!”


“다시! 혀 쓰라고!”


“후훗! 좀 부족하지만, 성의를 봐서 오늘은 허락해 줄게요. 그리고 수행원을 붙여줄게요.”

유니는 마침내 만족했는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어딘가로 전화를 해서 “마 이사 들어오라고 해요.”라고 했다.


잠시 뒤, 포마드 스타일로 뒤로 넘긴 머리, 금테 안경에 검은색 정장을 입은 사람이 들어왔다.


“서로 인사해요. 이쪽은 파라다이스 병원의 외부영업 책임자인 마호성 이사님. 그리고 이쪽은 한 달 뒤부터 파라다이스 병원의 부원장이 될 예정인 강명한 씨.”


“원장님으로부터 말씀 들었습니다. 마호성입니다.”

이 남자, 인상이 날카롭다.

조폭이라기엔 좀 샤프한 것 같고, 그렇다고 보통 회사원이라기에는 눈매가 너무 매섭다.

나 같은 접속자일 가능성 99%겠지?


“네. 강명한입니다.”


둘의 인사가 끝나고 어색한 분위기가 되자, 유니가 끼어들었다.

“두 분이 앞으로 파라다이스 병원의 실세가 될 테니까 앞으로 친하게 잘 지내봐요.”


다음날 오전이 되어 마침내 지긋지긋한 병원을 벗어나 외출을 하게 됐다.


수행원은 마 이사와 귀에 이어폰을 낀 사람들(아마 병원에서 경비원으로 불리는 자들이겠지)로 총 6명이다. 차는 2대로 움직였는데, 나는 마이사와 함께 벤츠 S 400을 탔다.

수행이 무슨. 내가 뭐라도 되나?

도망갈까 봐 이러는 거겠지?


뀨우와 약속한 남양주의 커피숍으로 도착했다.


“그럼 편하게 얘기 나누십시오. 멀리 떨어져 있을 테니 무슨 일 있거든 손을 들어 주십시오.”


약속한 시간 30분이나 지났지만 뀨우는 나타나지 않았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나 싶은 그때 눈앞에 누군가 나타났다.


“랜스 님?”


예상 외로 젊은 남자다. 키는 180 중반, 나이는 20대 중후반, 균형 잡힌 탄탄한 몸매, 얼굴은 깔끔하게 생겼다? 잘 생긴 편인 것 같다.

외모로 봤을 때 웅카르의 개썅마초 같은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뀨우 님?”


“네. 늦어서 죄송합니다.”


뀨우는 자신의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두 개 꺼내 나에게 하나를 건네주고 매시지를 보냈다.


「여기 다른 접속자들이 있어요. 적어도 넷. 알고 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교주가 되자 세상이 멸망하고 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21.추파충권 24.02.16 12 0 9쪽
20 20.악마와 소통하다 24.02.16 10 0 9쪽
19 19.가만히 있는데 레벨 업 24.01.28 12 0 9쪽
18 18. 모든 게 문제 24.01.27 12 0 9쪽
» 17.재회 24.01.26 15 0 9쪽
16 16.두개의 선택지, 하나의 결론 24.01.21 21 0 9쪽
15 15. 세상을 사는 기쁨이 뭔가요. 24.01.20 19 0 10쪽
14 14.약자에겐 선택권 따윈 없다 24.01.19 19 0 9쪽
13 13.인연과 인연 24.01.14 17 0 9쪽
12 12.내 남동생 같아서 그래 24.01.13 21 0 10쪽
11 11.우리는 모두 친구 24.01.11 24 0 10쪽
10 10.야만전사의 포스 24.01.10 32 0 9쪽
9 9.기사 시종으로 살아남기 24.01.08 33 0 9쪽
8 8.그녀의 교태는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24.01.07 44 0 10쪽
7 7. 우리 둘 중 누가 ‘갑’인거 같아요? 24.01.06 43 0 10쪽
6 6. 잊혀진 유물로 S급 능력을 얻다 24.01.01 47 0 10쪽
5 5.왕자로 다시 태어난다면? 23.12.31 48 0 9쪽
4 4. 매니저가 좀 사이코패스 같다. 23.12.31 64 0 9쪽
3 3.황당한 설문조사는 침대로 이어진다. 23.12.30 105 0 10쪽
2 2.(프롤로그) 200억짜리 제안, 받아들일 것인가? 23.12.22 128 1 17쪽
1 1.(프롤로그)신은 실존하는가? 23.12.22 157 1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