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비티디 님의 서재입니다.

교주가 되자 세상이 멸망하고 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비티디
작품등록일 :
2023.12.22 09:39
최근연재일 :
2024.02.16 19:2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751
추천수 :
2
글자수 :
88,512

작성
24.01.01 13:30
조회
40
추천
0
글자
10쪽

6. 잊혀진 유물로 S급 능력을 얻다

DUMMY

갑자기 뜬 상태 창. 아무리 베가에서라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게 눈앞에 나타나니 당황스럽고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게임과 차이가 있다면 이게 어떤 게임보다 정교하고, 여기에 내 ‘목숨’이 걸려있다는 것 정도?


그래. 매니저가 말한 높은 아이템 잠재력 속성이란 게 유산을 말하는 거로구나.


대단한 아이템이라는 건 확실했지만, 어떻게 찾는다?

유산에 대해 가장 지식이 많은 네미클로스도 몇십 년을 그렇게 찾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그래. 가끔은 네미클로스도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산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하다.

어쩌면 저 현자가 우리 가문을 도와주는 척하는 것도 단지 유산을 찾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유산을 찾으면? 과연 주인인 나에게 순순히 줄까? 15살의 디오라면 그가 무뚝뚝하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을지 몰라도, 30살의 지구인 강명한은 다르다.


인간은 마냥 선하지는 않다. 그리고 약자에게는 더욱더 본색을 드러내기 마련. 그건 베가 인도 마찬가지겠지.


그건 그렇고, 네미클로스의 말도 좀 신경이 쓰인다. 마지막 기회? 왜 갑자기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썼지? 내가 너무 과민 반응하는 건가?


아니 고민만 해봐야 해결되는 건 없지. 지금부터 한번 보물찾기를 해보자. 나는 창고로 향했다.


가문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고서와 오만가지 물건, 잡동사니가 많았는데 이걸 모아 놓은 창고가 있었다.


이곳에 유산이 있을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가문에 유산이 남아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겠지.

아니고서는 오랜 시간 동안 못 찾았을 수가 없을 것이다. 오래전에 누군가 훔쳐 갔을지도.


하지만 유산은 분명히 있다! 왜냐하면 미션이 발생했으니까. 아예 찾을 수 없는 거라면, 상식적으로 미션이 발생하지도 않았겠지.


온종일 먼지를 마시면서 창고를 뒤지다가 의문이 들었다.


‘근데 내가 지금 뭘 찾고 있는 거지? 뭘 알아야 찾지.’


말로는 유산이지만, 구체적으로 우리 가문의 유산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유산에 대한 각종 이야기가 적힌 고서가 있었는데, 그게 가문의 중요한 보물이었다.


고서에는 암호가 적혀 있는데, 그건 유물의 이름이었다. 유물의 봉인을 해제하려면 가문의 직계가 유물의 이름을 불러야 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물론 네미클로스도 그 책을 봤고, 비밀을 알려주진 알았지만 스스로 이미 암호를 풀어서 유물의 이름을 다 알지도 모른다.


그리고 네미클로스는 이미 이 창고를 벌써 수백 번은 뒤졌을 것이다. 현자인 그가 몇십 년 동안 그토록 노력해도 못 찾았는데, 과연 내가 가능할까?


이대로는 너무 막연하다. 나는 방으로 돌아와 어머니와 가장 오래 함께한 시녀 ‘제이아’를 불렀다.


“제이아. 우리 어머니가 아끼던 물건이 뭐였지?”


“또 유산 얘기인가요? 왕자님?”


역시 이 시녀는 우리와 오랫동안 함께 한 만큼 모르는 게 없었다.


“응 맞아. 제이아는 어떻게 생각해?”


“미천한 제가 어떻게 그런 걸 알겠어요.”


“그래도 짐작 가는 게 있을 수 있잖아. 제이아만큼 우리 어머니를 잘 아는 사람도 없고.”


“음.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책들이 있잖아요. 그게 보물이라면서요?”


“그거 말고”


“아니면 예전부터 내려오던 귀금속 같은 거요? 그거보다 귀한 게 있으려고요? 아가씨가 특히 아끼는 목걸이가 있었는데.”


“그거도 이미 다 아는 거니. 좋아. 그럼 어머니의 유품이 가득한 이 방에서 한번 골라봐.”


“음...”


제이아는 한참 고민 끝에 청동거울을 가리켰다.


“왕자님. 저 거울은 어때요?”


그것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오래되고 커다란 거울이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매일 닦고 열심히 관리하기는 하였다. 그거야 모습을 비춰보기 위해 그랬을 테지.


확실히 거울 자체가 이쪽 기준으로 예전부터 귀한 것이긴 했다. 하지만 이계의 기술력도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여 이제는 지구 기준에서는 아직 조잡하지만 대충 유리 거울을 만드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어머니도 유리 거울을 주로 썼지만, 청동거울도 창고로 보내지 않고 보조로 쓰긴 하셨다.


그렇다고 유산과 관련 있을 확률은 없어 보였다. 나도 책에서 유산 중에 ‘진실을 비추는 거울’이란 아티팩트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건 이미 진짜가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다. 따라서 저게 그것일 리는 없다.


제이아가 계속 이것저것 찍어주고, 같이 얘기하기는 했지만, 역시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이렇게 쉽게 찾을 리가 없지.


“왕자님. 너무 고민만 하지 마시고, 일단 저녁 식사부터 하세요.”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안 그래도 배가 출출했는데.


“잠깐만요 왕자님. 시음부터 해야죠.”


역시 이곳은 독특한 관례가 있다. 궁중 내에 독살로 의심되는 사건이 종종 일어나고, 특히 나는 왕위계승자로 위험 요소가 있어서, 먼저 시종이 음식을 먹어서 안전한지 검증하고 나서야 내가 먹을 수 있었다.


역시 음식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있을 리가 없지. 후보 서열 마지막으로 아무런 존재감도 없는 나를 해칠만한 이유는 없을 테니.


“하아~ 하아~”

그날 밤, 나는 엄청난 복통에 잠을 깼다. 침대가 나의 땀으로 다 젖어 있었다. 자면서 나도 모르게 음식을 토했는지 토사물 범벅이다.


이게 무슨 일이지? 위에서 나는 통증인가? 찌릿찌릿하면서 뜨거운 통증이 느껴진다.


안에 불덩어리라도 있는지 나의 내부가 모조리 녹는 것 같았다. 아마 잠에서 깨지 못했다면, 아무것도 모르고 자면서 죽었을 것 같다.


“시이이~ 종!”

다급히 시종을 불렀으나, 목이 다 타 버렸는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 쿵


침대를 내려오다 바닥에 처박고 말았다. 손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정말 큰일 났다! 또다시 찾아온 위기감에 머리털이 곤두서는 것 같다.


‘설마 독? 아까 저녁 식사 때 독이 있었나?’


순간 옛날에 읽었던 만화가 생각났다. 독살할 때 음식에 독을 넣는 게 아니라, 도구에 독을 바르는 방법이 있다. 그릇이나 포크, 나이프 등에 독을 바르는 수법 말이다.


특히 나이프 같은 경우 한쪽 면에만 독을 발라서 빵을 자르더라도 처음 조각을 시음할 때는 괜찮으나, 독이 묻어있는 나이프 면에 직접 닿은 두 번째 조각에는 독이 묻어 나오게 할 수도 있었다.


순간 네미클로스가 낮에 뜬금없이 제1 왕자에 대해 말했던 기억이 났다. 설마 그들이 내가 3 왕자 편이라고 생각해서 독살하려 했을까?

아님 3 왕자 측에 그냥 경고를 날리기 위해 아무 죄 없는 나를 죽이려는 건가?


나 따위는 죽어도 여파가 크지는 않을 테니, 자신들의 싸움에 아무런 관련도 없는 나를 이용하는 건가?


“우욱~”


또다시 참지 못하고 뭔가 토하고 말았다. 희미한 촛불 아래에서도 내 안에서 뭐가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이건 시뻘건 피다! 이렇게 많은 피를 쏟다니. 나는 곧 죽는다!


‘안 돼!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는 없어!’


나는 온 힘을 다해서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얼굴이 시꺼멓다. 누가 봐도 독에 중독당한 사람 같다.


“푸우우~”

또다시 나는 입에서 앞을 향해 피를 뿜어댔다.


그 순간!


[잊혀진 유물을 발견했습니다.]


청동거울에 내 피가 묻자 상태 창이 뜬 것이다.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도 청동거울로 손을 내밀었다. 거울에서 내 피가 묻은 부분이 마치 물처럼 쓱~ 손가락이 들어가지는 게 느껴졌다.


‘이게 바로 마법인가? 고대 가문의 후손만이 봉인을 풀 수 있다는 게 직계의 피를 말하는 것이었나?’


거울 속 이면의 공간에 손에 잡히는 게 있었다. 꺼내 보니 그것은 나무로 만든 듯한 낡고 작은 술잔이었다. 이렇게 초라하게 생긴 것이 아티팩트라니.


그리고 다행히도 나는 이 유물이 뭔지 이미 알고 있다. 나무 재질의 성배라면 비슷한 설명을 이미 고서에서 봤기 때문에.


이건 윤회의 성배라 불리는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제 숨겨진 이름을 불러 봉인을 풀어야 한다.


“아스트룩티오 카릭스”


순간 성배에 새겨진 이상한 글씨와 도형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 꿈틀거렸다.


끝났나? 아니, 더 이상의 반응이 없다. 아니 더해야 할 게 또 있단 말인가?


천장이 빙글빙글 돈다. 어지럽다. 이제 정말 남은 시간이 없다.


그 순간 장식장에 포도주가 보였다. 어머니가 예전에 즐겨 드시다가 남긴 것들이다. 그래! 원래 기독교 최후의 만찬에서도 성배에 포도주를 담지 않았던가! 포도주를 성배에 부어 마셔야 한다.


나는 사력을 다해 장식장을 향해 걸어가다,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고 말았다.


때마침 소란과 함께 시종들이 들어왔다.


“아! 왕자님! 무슨 일이세요?”

“포호호~ 도오~ 주를.. 우욱~ 어~ 어서..”

“네?”


목이 타버려선 지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질 않고 피만 토한다. 성배를 시종에게 내밀었지만, 다들 당황해서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을 뿐이었다.


당연히 누구라도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도 없을 거다. 그리고 알아들어도 이 와중에 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포도주를 따러 줄 미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제는 시야까지 흐려지고 있었다. 앞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절망이다! 여기가 정말 끝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교주가 되자 세상이 멸망하고 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21.추파충권 24.02.16 2 0 9쪽
20 20.악마와 소통하다 24.02.16 5 0 9쪽
19 19.가만히 있는데 레벨 업 24.01.28 5 0 9쪽
18 18. 모든 게 문제 24.01.27 7 0 9쪽
17 17.재회 24.01.26 7 0 9쪽
16 16.두개의 선택지, 하나의 결론 24.01.21 14 0 9쪽
15 15. 세상을 사는 기쁨이 뭔가요. 24.01.20 12 0 10쪽
14 14.약자에겐 선택권 따윈 없다 24.01.19 12 0 9쪽
13 13.인연과 인연 24.01.14 14 0 9쪽
12 12.내 남동생 같아서 그래 24.01.13 17 0 10쪽
11 11.우리는 모두 친구 24.01.11 18 0 10쪽
10 10.야만전사의 포스 24.01.10 27 0 9쪽
9 9.기사 시종으로 살아남기 24.01.08 28 0 9쪽
8 8.그녀의 교태는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24.01.07 35 0 10쪽
7 7. 우리 둘 중 누가 ‘갑’인거 같아요? 24.01.06 39 0 10쪽
» 6. 잊혀진 유물로 S급 능력을 얻다 24.01.01 41 0 10쪽
5 5.왕자로 다시 태어난다면? 23.12.31 43 0 9쪽
4 4. 매니저가 좀 사이코패스 같다. 23.12.31 59 0 9쪽
3 3.황당한 설문조사는 침대로 이어진다. 23.12.30 98 0 10쪽
2 2.(프롤로그) 200억짜리 제안, 받아들일 것인가? 23.12.22 122 1 17쪽
1 1.(프롤로그)신은 실존하는가? 23.12.22 147 1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