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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티디 님의 서재입니다.

교주가 되자 세상이 멸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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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티디
작품등록일 :
2023.12.22 09:39
최근연재일 :
2024.02.16 19:2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747
추천수 :
2
글자수 :
88,512

작성
24.01.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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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8. 모든 게 문제

DUMMY

저를 수행한다고 같이 온 사람이 여섯이고, 접속자일 수 있습니다.」


「지금 위험한 상황인가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저는 단지 얘기를 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뀨우는 말없이 가만히 나의 눈을 쳐다봤다.

안 그래도 예민한 사람인데, 상황이 이렇게 돼버리니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나도 이런 걸 원한 건 아닌데.


그냥 사실대로 전부 얘기해버렸다. 아이템에 대해 얘기하면 또 시스템의 경고가 뜰까봐 그것만 빼고. 하긴 그게 유니와의 계약도 그렇고 이야기의 핵심이긴 한데.


어쨌든 뀨우는 차분하게 내 얘기를 듣고는 조언해줬다.


「매니저의 성향이나 개성이 각각 다르다는 건 커뮤니티에 많이 봤지만. 그 쪽 매니저는 정도를 넘는 것 같네요.

경비원이나 환자 모두 접속자일 겁니다. 환자 중에서 레벨이 높아지고 자신의 말을 잘 들으면 경비원으로 뽑는 지도 모르겠네요.

플레이어를 최대한 많이 생산하고 관리하려는 것 같군요. 무슨 목적인지는 몰라도.」


「그렇다면 앞으로 저는 어떻게 하죠?」


「확실한 건 이길 수 없는 상대와는 절대 싸워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그 쪽에서 당신을 원한다면, 그럴 수밖에 없죠. 저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매니저도 결국 시스템의 재제를 받기 때문에 함부로 거짓말을 하지는 못해요. 매니저가 당신을 도와주기로 약속했다면, 그건 믿어도 됩니다.」


웅카르 또는 뀨우와 대화하자 맘속에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가 풀린 것 같았다. 오늘 왜 나왔냐고 하니까, 외롭다는 말이 와 닿아서 나왔다나?

아무튼 그는 이계에서도 현계에서도 나에겐 정말 고마운 사람이었다.


병원으로 가는 차안에서 마 이사가 물었다.

“아까 그 사람 접속자에요?”


“네. 파라다이스 병원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사람입니다.”

접속자끼리는 말 안 해도 포스를 보면 서로 알아보는 것인가?


“명한 씨는 아직은 부원장이 아니고 환자예요. 원래 환자가 허락 없이 다른 접속자를 만나는 건 중징계 대상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요.”

최악이라 하면, 자신이나 다른 경비원들이 죽이겠다는 얘기인가? 엄청나게 민감한 부분이구나.


“아~ 네. 죄송합니다. 환자와 대화 금지라고 들어서 병원 외부의 사람은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네. 이번 한번은 넘어가겠습니다. 부원장이 되셔도 그런 부분은 원장님 허락을 받으셔야 해요.”


마이사의 표정이 차갑다.

마이사가 유니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면 또 어떻게 될는지. 그래도 지금은 사이가 좋으니까 별일 없겠지?


병원으로 복귀 이후로는 별일이 없이 지나갔고, 마침내 컨택트를 할 시간이 되었다.

이제 세 번째.

이번은 특히 유니가 간절히 기다렸던 컨택트다.


“명한 씨는 내가 하란 대로만 해요. 알았죠? 자~ 접속할게요.”


[시스템에 접속을 시도 중...]


또다시 찾아온 빌어먹을 두통.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기만 빌면서 견딘다.


[시스템에 접속 성공했습니다.]


[접속자의 고유 특성 확인 중...]

[지구 – 한국 – 강명한]

[고유 특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중개로 유니를 호출하였다.


“우리 명한 씨. 이제 약속한 대로 하는 거예요. 알았죠?”


“네. 50개 빼고 837개 전부 인도할게요. 유니도 앞으로 저를 도와준다는 약속 지켜야 해요.”


“에이~ 그건 건 걱정 마세용~”


[매니저 유니가 시스템 포트를 호출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유니님. 저는 시스템 포트 85139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저의 이용자 강명한 고객님께서 자신의 윤회 스킬에 있는 생명 837개를 저에게 인도하고 싶어 하십니다. 강명한 님 순수 자의에 의한 것이고, 저는 대가로 앞으로 그를 최우선 순위로 돕기로 약속했습니다. 이것은 정당한 거래이니 승인하여 주십시오.”


“이용자 강명한님께 묻겠습니다. 이것은 순수한 본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 것이 맞습니까?”

보이지도 않지만, 유니의 긴장이 느껴졌다.


“네, 맞습니다.”

부인한다면 현실 세계에서 유니가 어떤 보복을 할지 뻔하여서 모험할 수는 없었다.


[시스템 연산 중...]

[이용자와 매니저의 거래를 조건부 승인합니다.]


“생명의 1회 거래 한도는 최대 99개로 초기 설정돼 있어서 이번에 가능한 거래는 99개가 최대치입니다. 99개를 이전하기를 원합니까?”


“네.”


“자동 이전 신청 시 거래 한도를 풀고 잔여 생명 738개를 한 달 뒤 이전할 수 있습니다. 신청을 원합니까?”


“네.”


[이용자 강명한의 윤회 99개의 생명을 매니저 유니에게 이전하였습니다.]

[한 달 뒤 잔여 생명 738개가 자동 이전 예약되었습니다.]

[시스템 포트 연결 해제]


어차피 약속한 대로 주려고 했다. 그래도 전부 이전에 한 달은 걸리네.


“명한 씨, 정말 고마워요.”

요즘 저 여자 안 어울리게 자꾸 고맙다고 하네.

이게 파트너 대접인가?


“음.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이전 제약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네요. 그래도 한 달 뒤에는 계획대로 이전되는 거니까. 명한 씨 그렇죠?”


“네. 약속했잖아요. 이제 컨택트 해요?”


“네. 이번에는 내가 정말 특별한 상대로 매칭 해드릴게요. 내가 꼼수를 써서 시스템이 금지한 언발란스 매칭을 해 줄게요.

이거 나도 손해도 보고, 위험부담 안고 하는 거예요. 이게 왜 대박인지는 해보면 바로 알 거예요. 더 궁금한 거 있어요?”


우리가 정말 파트너가 된 것인가?

세상에 질문도 하라고 하고!


“미션은 부담 안 가져도 돼요? 그리고 접속이 너무 길어지면 지구의 신체가 부담되지 않을까요?”


“그런 거 걱정하지 마요. 우리 명한 씨는 이제 페널티 아예 없어요. 맘대로 하면 돼요. 그리고 지구에 신체 상태가 안 좋으면, 제가 보고 자동으로 연결 끊어 줄게요.”


하! 이렇게도 쉬운걸.


“그럼 이제 갈게요. 내 선물 마음껏 즐겨요!”


[예약된 매칭상대로 결정]

[베가로 영혼 이동]


또다시 정보 주입의 괴로운 시간.

이게 컨택트 과정 중에서 가장 괴롭다.

이번에 주입되는 정보는 더 황당하고 역겹다.


오크라니!

이제는 몬스터가 되고 말았다.

유니 이 썅ㄴ%$^#^#$!


[동화율 43.235933%]

[매칭 상대와 레벨 차이가 너무 큽니다. 완전 연결에 실패했습니다.]


내 이름은 스렉.

부족민들은 발음이 새서 쓰렉이라고 많이 부른다.

일단 이름부터가 문제다.

왠지 쓰레기라는 단어가 연상되지 않나?


종족은 더 문제다.

녹색의 피부, 발달된 하관, 누런 눈, 툭 튀어나온 송곳니. 같은 동족보다 덩치도 유난히 작은 편이다. 키가 한 150은 되려나?

무슨 외모가 이따위야?


오크의 기준으로 봤을 때 가장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성적 취향!

그래서 오크들 사이에는 변태로 유명하다.


말하고 나니 많이 이상한 것 같지만, 사실 인간의 관점으로는 지극히 정상적이다.

순수하게 ‘아름다운 이성’을 좋아한다는 것!


일단 ‘동성’이 아닌 ‘이성’이라는 점을 칭찬한다.

랜스 시절 게이한테 당한 더러운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특히 이점을 높게 평가한다.


‘아름다운’을 따지다 보니 같은 암컷 오크를 질색하고, 인간이나 엘프 같은 다른 종족을 좋아하는 취향인데, 이게 다른 오크 입장에서 보면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오크에게 다른 종족은 ‘먹이’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물론 오크도 타 종족의 이성에게 성욕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건 다 순간적인 것이고, 정복과 식욕의 대상일 뿐이다.


하지만, 스렉은 아니다. 진정한 사랑을 갈망하는 것 같다. 여러 번 이종족의 이성들을 납치해서 살아봤지만, 아무도 스렉을 사랑하진 않았다.


그래서 지치고 빨리 사랑이 식어 버리기는 했다. 사실 상대의 입장에서는 역겹게 생기고, 냄새나는 오크를 사랑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래도 그는 불가능을 꿈꾼다.

꿈은 예쁘고 착한 금발의 엘프 마누라를 얻는 것!

스렉의 꿈은 잘못이 없다.

그는 단지 종족을 잘못 타고 난 로맨티스트일 뿐.


또 특이한 점은 강하다는 것!

이것 때문에 언발란스 매칭이 돼버렸나 보다.


어렸을 때 정체를 모르는 조직에 납치를 당했다. 그 곳에는 스렉 말고도 다양한 종족이 잡혀와 ‘선별 과정’이라 불리는 훈련을 강제로 해야 했다. 그 때 너무 혹독한 단련을 했는지 성장이 멈췄고, 지금의 키가 돼버렸다.


마정석의 에너지를 신체로 흡수하여 온전한 마나로 변환시키는 것이 그 훈련의 목적이었다. 아니 훈련이라기보다는 실험 혹은 고문에 가까웠다. 대부분은 실패했고, 고통스럽게 죽어 버렸으니.


스렉은 운 좋게 선별 과정을 통과했고, 마스터의 제자가 되었으나 여차저차해서 지금은 그곳을 도망 나와 그의 고향으로 돌아왔다. 벌써 3년도 넘었는데 아직도 마스터가 자신을 잡으러 오는 악몽을 종종 꾸곤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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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추파충권 24.02.16 2 0 9쪽
20 20.악마와 소통하다 24.02.16 5 0 9쪽
19 19.가만히 있는데 레벨 업 24.01.28 5 0 9쪽
» 18. 모든 게 문제 24.01.27 7 0 9쪽
17 17.재회 24.01.26 7 0 9쪽
16 16.두개의 선택지, 하나의 결론 24.01.21 14 0 9쪽
15 15. 세상을 사는 기쁨이 뭔가요. 24.01.20 12 0 10쪽
14 14.약자에겐 선택권 따윈 없다 24.01.19 12 0 9쪽
13 13.인연과 인연 24.01.14 14 0 9쪽
12 12.내 남동생 같아서 그래 24.01.13 17 0 10쪽
11 11.우리는 모두 친구 24.01.11 18 0 10쪽
10 10.야만전사의 포스 24.01.10 27 0 9쪽
9 9.기사 시종으로 살아남기 24.01.08 27 0 9쪽
8 8.그녀의 교태는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24.01.07 35 0 10쪽
7 7. 우리 둘 중 누가 ‘갑’인거 같아요? 24.01.06 38 0 10쪽
6 6. 잊혀진 유물로 S급 능력을 얻다 24.01.01 40 0 10쪽
5 5.왕자로 다시 태어난다면? 23.12.31 43 0 9쪽
4 4. 매니저가 좀 사이코패스 같다. 23.12.31 58 0 9쪽
3 3.황당한 설문조사는 침대로 이어진다. 23.12.30 98 0 10쪽
2 2.(프롤로그) 200억짜리 제안, 받아들일 것인가? 23.12.22 122 1 17쪽
1 1.(프롤로그)신은 실존하는가? 23.12.22 147 1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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