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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자, 고려에서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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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록
작품등록일 :
2024.09.02 16:23
최근연재일 :
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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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9.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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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화

DUMMY

O Fortuna velut luna statu variabilis

오 운명이여, 너는 달처럼 늘 변하는구나

semper crescis aut decrescis

달이 언제나 차올랐다가 다시 작아지듯이,

vita detestabilis nunc obdurat

증오스러운 삶은 처음에는 모질게 굴다가도

et tunc curat ludo mentis aciem,

제멋대로 또 나를 달래 주니

egestatem, potestatem dissolvit ut glaciem.

빈한(貧寒)함도 부귀(富貴)도 모두 얼음처럼 녹이는구나

Hac in hora sine mora

그러니 더 늦기 전에, 바로 지금

corde pulsum tangite

맥동(脈動)하는 현(弦)을 뜯으시오

quod per sortem sternit fortem,

운명은 어느 강한 이라도 무너뜨리니

mecum omnes plangite!

모두 나와 함께 통곡하라!


- 서기 13세기,

보이에른(Beuern)의 어느 이름 없는 가인(歌人)




***




마천루 사이로 또다시 눈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눈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떨어져 녹은 눈이 내 눈에서 흘러나오는 눈물과 섞여 그 흔적을 감춰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조용히 울었다.

내 어린 여자아이. 이제 고작 다섯 살밖에 되지 않은 내 소중한 아이가 눈을 감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이의 눈을 감기고 최대한 평온하게 이 모진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배웅해 주는 것밖에 없었다.


“지아야······.”


한때는 가족들과 연인들이 함께 손을 잡고 오고 갔을 이 공원에는 더는 아무런 자취도 없었다.

오직 어린 지아만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토끼 인형을 품에 안고 누워 있을 뿐이었다.


「얘는 이름이 두끼야. 토낀데 귀가 두 개 펄럭이니까 이름이 두끼야. 두끼야 어서 인사해! 안녕하세요!?」


나는 아이를 묻어 주기 위한 마지막 삽을 차마 들지 못했다.

아이가 차가운 바닥에서 얼마나 추워할까 마음 한 구석이 아려 왔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지독할 정도로 가슴을 저리는 아픔에 숨을 토해 내지 못하고 바닥에 그저 주저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아 엄마랑 아빠는 모두 멀리멀리 하늘나라로 가 버렸어. 멀리서 폭탄이 붐! 붐! 하고 지아는 무서워서 울고 있는데 엄마랑 아빠가 지아를 안고 뛰었어. 그런데 나쁜 병이 엄마랑 아빠를 데려갔어. 그래도 지아는 괜찮아. 아저씨도 있고 두끼도 있으니까! 엄마랑 아빠가 하늘나라에서 지아를 지켜보고 있을 거니까 지아는 힘내야 해!」


녀석은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도 작달막한 손으로 자신이 두끼라고 이름 붙인 인형을 품에 꼭 끌어안고 있었다.

나는 차마 그 조그만 토끼 인형을 아이의 품에서 가져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것마저 없으면 아이가 떠나가는 길에 얼마나 외로울까 싶었기에······.

끔찍하고 고통스럽기 그지없던 세상에서도 늘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나와 두끼가 있어서 괜찮다고 하던 아이였다.

나는 녀석을 따라가지 못하니 두끼라도 있어 주어야 외롭지 않을 것이다.


“지아야······. 두끼와 함께 하늘나라에 가거든, 거기서 꼭 엄마랑 아빠랑 다시 만나고, 다 같이 손잡고 행복하게 소풍을 가. 꼭. 아저씨랑 약속한 거다. 꼭 그러기로 말이야. 그러기로······ 꼭 약속한 거야. 알았지?”


나는 대답해 줄 리 없는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울음을 억지로 삼켰다.

같이 지낸 날은 고작 여섯 달에 불과했지만, 아이는 내 인생에서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남겼다.

세상이 멸망한 날 이후로 내게 단 하나 있었던 좋은 일을 꼽자면, 바로 녀석을 만난 것이었다.

지아를 만난 덕분에 나는 오늘까지 이 끔찍한 세상을 오직 그 아이를 위해서 버티고 살아 올 수 있었다.


「지아가 엄마랑 아빠랑 같이 손잡고 여기서 놀고, 산책도 하고! 우리 집 멍뭉이도 같이 뛰어놀고 그랬어! 우리 멍뭉이가 너무 좋아서 지아랑 막 뺑글뺑글 돌면서 솜사탕도 먹고 그랬는데.」


내가 지아를 누인 곳은 내가 지아와 만난 곳 근처였다.

신도시 한복판에 있는 이 공원에서 지아는 엄마 아빠와 함께 산책을 자주 했었던 모양이다.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맑고 예쁜 아이를 낳고 길렀으니 지아의 부모님들은 좋은 분들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국가 기능이 완전히 붕괴한 이후 피난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쉘터에서 내가 지아를 만났을 때, 이미 그녀의 부모님은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그런데도, 아이는 어디 하나 슬프거나 힘들거나 외로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늘 천진난만하게 웃고, 떠들고, 그리고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었다.

갑작스러운 핵전쟁이 시작되고, 세계의 대도시들은 원자탄의 섬광 아래에서 기화(氣化) 해 버렸다.

그렇게 핵겨울이 찾아오고, 그다음에는 알 수 없는 전염병이 휩쓸고 지나갔다.

수도 없이 많은 이들이 전쟁 가운데에 죽었고, 그보다 많은 이들이 전쟁 뒤에 죽었다.

고작 1년이 되지 않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지나간 뒤에 남은 것은 문명의 종말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언젠간 모여서 문명을 재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 조그만 아이가 다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한때는 그런 희망을 가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병은 사람들이 서로 모이지 않더라도 퍼져 나가기를 그치지 않았고, 결국 지아의 작고 또랑또랑한 눈에서 생기를 앗아 가고 말았다.


“잘 가렴······. 그곳에서는 정말로 행복해야 한다.”


나는 사후세계를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것이 존재함을 강하게 믿는다. 나는 지아가 하늘나라에서 부모님과 만날 수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반드시, 하늘나라는 존재해야만 했다.

나는 이 아이가 다시는 자기 부모님과도, 누구와도 만날 수 없는 머나먼 여행을 홀로 외롭게 떠난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것이 이제 내게 유일하게 남은 믿음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세상, 끝나지 않는 겨울 속에서, 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믿음이 필요했다.


“······.”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삽으로 흙을 퍼서 아이의 주검 위로 뿌리기 시작했다.

내가 딱딱하게 얼은 땅을 깨서 아이를 묻을 힘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하나, 아이가 이 차가운 겨울, 눈을 맞으면서,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가 마지막으로 지아의 얼굴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마 잠시 정신이 나가 있었던 것 같다. 기억나는 것은 오직 아이를 이대로 거친 바람 아래에 놓아 둘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던 것뿐이다.


「있잖아, 나중에 엄마랑 아빠랑 또 만나면, 내가 진짜 멋진 친구가 생겼다고 아저씨를 소개해 줄 거야! 그리고 우리 다 같이 손잡고 놀러 갈 거야! 지아랑, 엄마랑, 아빠랑, 아저씨랑, 두끼랑, 우리 멍뭉이랑 다 같이!」


멸망의 시대가 찾아온 뒤로, 나는 이제 슬픔과 고통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어떻게 해도 지울 수 없는 슬픔과 고통도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녀석이 묻힌 곳에 돌들을 동그랗게 둘러서 표시를 해 놓은 다음, 나는 한참을 그 자리에서 멍하게 눈을 맞으면서 앉아 있었다.

살을 에는 찬바람조차도 피부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내 몸이 모두 식어서 움직일 수 없게 될 때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날 마천루 사이로 눈은 속절없이 내렸다.

마치 모든 것의 끝을 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


나는 꿈을 꾸었다.

내게도 지아처럼 어린 시절이 있었다.

꿈속에서 나는 딱 그 나이의 어린아이였다.

그 어린 나이의 나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처음으로 서울 구경을 갔다.

나는 잔뜩 들떠 있었다. 처음 보는 높은 건물들,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 그리고 활기찬 사람들과 가게에서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럴. 도시의 겨울밤은 유난히 반짝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황급하게 어디론가 뛰어가기 시작했다.

부모님도 잔뜩 긴장한 얼굴로, 내 손을 꼭 붙잡고 사람들과 함께 뛰기 시작했다.

나는 그 손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잔뜩 썼다. 그러나 몰려드는 인파 속에서 그 손을 놓치지 않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애를 쓰고 또 애를 써 보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남아 있었다.

지긋지긋한 사이렌 소리가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서울에 핵폭탄이 떨어지던 날 미친 듯이 울리던 바로 그 사이렌 소리였다.


***


“······!”


호흡이 가빴다. 눈이 번뜩 뜨여서 잠에서 깼지만, 한동안 나는 현실로 돌아올 수가 없었다.

행복한 꿈이 사이렌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며 이 모든 건 그저 꿈일 뿐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자각했음에도 현실은 더한 지옥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꿈이라는 걸 받아들일 용기조차 없었다.

그 때문인지 내가 지아를 묻었던 공원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깨어났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한참이 지나서의 일이었다.

차분하고 조용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 다음에야 말이다.


「아이야, 꿈에서 깨어났느냐.」


그 목소리는 마치 이 세상 사람의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만약 목소리에 신비로움이 묻어나올 수 있다면 바로 그녀의 목소리 같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나는 황급히 목소리가 어디서 들려오는지 그 방향을 가늠해 보려고 애썼지만, 내 눈에 보이는 것은 흑과 백의 돌로 쌓아 올린 거대한 공간뿐,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목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놀랄 것 없다. 아이야. 죽어 쓰러질 너를 내가 이곳에 불러온 것일 뿐이란다.」


나를 아이라고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에는 어딘지 모르게 안쓰러움이 담겨 있었다. 아마 마음의 위안을 바라고 있던 내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


나는 여기가 어딘지, 또 당신은 누구인지, 큰소리로 외쳐 묻고 싶었지만, 그런 마음과는 달리 내 입에서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심장을 멎게 할 정도의 심정적 고통을 겪었기 때문일까, 나는 제대로 생각하고, 제대로 말할 수 없었다. 그저 혼란과 슬픔, 고통과 괴로움이 한 데 뒤섞인 감정 속에 빠져서 허우적대며 꺽꺽거리는 울음도 외침도 아닌 소리만을 뱉어 내고 있을 뿐이었다.


「아이야. 네 고통이 내게도 절절히 느껴지는구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비록 필멸자에게 피해 갈 수 없는 고통일지라도, 어느 누가 그런 고통을 느끼기를 원하겠느냐.」

“······누구십니까, 대체······. 당신이 이 세상을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제발······. 도대체 왜······, 아무것도 모르는 다섯 살 어린 여자 아이가 그런 고통을 겪어야만 했는지. 왜 그렇게 눈을 감아야 했는지······. 당신이 알고 계신다면 뭐라도 말씀해 주십시오.”


겨우 말문이 트였을 때, 내 입에서는 저주와 원망의 감정이 뒤섞인 말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어쩐지 직관적으로 그녀가 이 세상의 법칙을 뛰어넘는 존재일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는 무언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떠오른 가능성에 나는 조그만 희망을 느꼈다.

만약 그녀가 신과 같은 존재라면, 정말로 그런 존재가 실재한다면, 그렇다면 사후세계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럼 지아도 두끼와 함께 지금쯤 엄마와 아빠를 만나지 않았을까? 그것이 내게 오로지 남은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아이야. 네가 혼란스러워 하는 것은 내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줄 수 없구나. 다만 이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었으며, 그것을 피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다는 것만은 알아 두렴. 너의 잘못이 아니란다. 그리고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란다. 오직 역사의 섭리가 세상을 여기까지 이끌어 왔을 뿐이란다.」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 세상의 이런 참혹한 멸망이 그저 예정된 것이라니요······. 모든 게 구원도 없이 그렇게 멸망의 구렁텅이로 내던져지는 겁니까? 모든 문명과 역사가, 사람과 민족이, 그리고 그 조그만 다섯 살짜리 지아까지도요? 지아가 무슨 죄입니까? 그 아이가, 그 조그만 아이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다고······.”


나는 미친놈처럼 울부짖으며 물었다. 내 처절한 울부짖음에 여자는 잠시 침묵했다.

내가 조금 진정이 된 것처럼 보인 뒤에야, 그 목소리는 다시 나를 어루만지듯이 입을 열었다.


「아이야. 나 또한 그런 고통을 겪은 적이 있느니라. 내가 말하건대, 네 고통을 누구도 감히 헤아릴 수 없듯이, 내가 겪은 고통 또한 세상 누구도 감히 헤아릴 수 없는 것이었다.」

“······.”


그렇게 나를 진정시킨 목소리는 제안을 해 왔다.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유일한 기회가 네게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아이야. 처음부터 역사와 대적하여 파멸로 흘러가는 물줄기를 틀어 버릴 수 있다면 말이다.」


그것은 내가 거부할 수 있는 종류의 제안이 아니었다.

나는 이 끔찍한 멸망을 거부하고 싶었다. 그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의 제안은 의문투성이였다.

도대체 어떻게? 그리고 내가 무슨 방법으로?

그러나 모든 주저함과 고민에 앞서서 내 감정은 그녀의 말을 따르라고 강하게 추동하고 있었다.


“하겠습니다. 그게 뭐든, 이 지옥 같은 멸망을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역사와 대적하기 위해 천년의 세월을 거슬러 오게 된 계기였다.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해서.

예정된 멸망을 피하기 위해서.

지아를 차갑게 얼어붙은 땅에 다시 묻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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