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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ddywhack 님의 서재입니다.

먼지 대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Q현
작품등록일 :
2016.03.15 20:10
최근연재일 :
2016.05.07 20:03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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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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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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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10. 철야 (상)

DUMMY

1. 나비 (19)


검은 비행차 세 대는 막 비가 그친 한적한 밤거리에 도착했다.


그곳은 과거에 한때 흥했으나 지금은 쇠락한 철공소들이 즐비한 곳이었다.


가운데 차의 문을 연 현산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흰 정장의 남자가 그를 호위하였다.


“지금까지도 입을 열지 않는답니다. 회장님.”


“골치 아프군. 바한. 결국 내가 이걸 직접 해야 하다니. 수색국 놈들의 동태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두 남자는 호위를 뒤로 하고 어느 폐업한 철공소를 들어갔다.


내부에는 약품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그들이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음향 흡수재를 덕지덕지 박은 지하실이 나타났다.


현산과 맞먹는 덩치를 한 아첸인 갱단원들이 가운데 한 남자를 노려보았다.


그 남자는 체인블록(쇠사슬로 된 도르래)에 양팔이 묶인 채 매달려 있었다.


상의가 벗겨지고 피투성이었다. 반 삭발의 아첸 갱단원이 사납게 머리를 끄잡으며 그를 취조했다.


“빨리 입으로 불어라. 엉? 살아서 부모님 만나고 싶으면.”


“잠깐 내려놔 보게. 그러니까 이놈이 우리 ‘벨리아’에게 사이버 테러를 주도했단 말이지?”


반 삭발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놈이 가지고 있던 컴퓨터에서 증거는 나왔나?”


“그 노트북은 박살 났습니다. 하드 디스크는 찾았지만 암호가 걸려있습니다.


이민자 수색국 놈들이 완력과 돈만 있는 줄 알았더니, 제법 머리를 썼습니다.


그나마 제일 만만한 조직원을 희생양으로 쓰고 꼬리를 자른 걸 보면 말입니다.


몇 시간 동안 물어봤지만 신입이라 아는 놈이 없답니다. 나머진 예상대로 다 도망쳤고요.”


반 삭발 사내는 뜸을 들이다가 고용주에게 물었다.


“대장, 혹 상태를 여쭤봐도 괜찮습니까? 벨리아는···”


“보도가 나온 그대로야. 자살시도는 미수였어. 하지만, 애가 그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한동안 무대에 서는 일은 없을 것 같아··· 망했지.”


-----


현산은 아침부터 영 좋지 않은 전화로 하루를 시작했다.


전화를 받은 그는 바한에게 벽걸이 대형 TV며 인터넷을 모두 켜라고 했다.


두 사람은 미모의 아첸인 여성이 나체로 음란한 행위를 하는 사진을 보고 경악했다.


그 다음에는 그녀가 검은 복면에 총기까지 든 사람들과 포즈를 취한 사진들이 쏟아졌다.


그 아래에는 ‘자칭 개념돌 벨리아의 뜨거운 민낯 – 창녀와 테러지지자 사이’라는 자막이 있었다.


“이런 시불! 어떤 새끼야?”


초인종이 울렸다.


“언론사 놈들이 들이닥친다 했더니 벌써? 당장 못 들어오게 막아!”


보안경으로 보던 바한이 침착하게 말했다.


“하우스키퍼 셋과 동족 관리인이 왔습니다. 뒤에 다른 건 없는데요?”


현산은 ‘아침 청소가 있습니다.’라고 어색하게 말하는 소리를 몇 번이나 듣다가 겨우 문을 열었다.


“오늘은 청소 대충하고 나가요.”


초희는 늘 여유로워 보이던 현산이 초조한 걸 처음 보았다.


“그럼 리쉴트만 들여보내겠습니다.”


안절부절 못하던 아첸 족 사업가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기자? 당신 내 번호를 어떻게 안 거지? 매니저한테 비밀로 해라 했는데···


벨리아는 그럴 애가 아냐. 이 작자들아! 뭐? 불리한 여론을 얻고 싶지 않으면 협조?


우리도 이거 녹음하고 있어, 어디서 협박이야? 진실을 정 알고 싶으면 기획사를 가야지! 이런 병···”


전화 신호가 폭주하자, 현산은 결국 휴대전화에서 배터리를 거칠게 뽑아버렸다.


현산은 서둘러 초희를 내보내려 하는데,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사실이었군요.“


“뭐가요? 우리 벨리아가 방금 그 X파일에 나오는 갈보에 테러범 지지자라고 믿는 건 아니겠죠?”


“그럴 리가 있겠어요? 지금 저 1층 로비는 벨리아 X파일 취재 기자들 때문에 난리가 아니에요.


로저 팬에게 잠시 막아달라고 부탁했지만, 저 벌떼 같은 사람들이 계속 우리 레지던스 건물과 입주민들을 피해보게 놔 둘 수 없어요.”


현산은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을 쳤다.


“당신도 당신 일에만 참 너무하시군. 벨리아, 미타 설만(본명)이 그냥 아이돌 인줄 압니까?


그 아이는 망국의 아첸 족의 얼굴이자 우리에게 희망 같은 가수에요.”


“그 아이가 당신이 투자한 돈으로 2집 컴백 활동을 막 시작하는데 날벼락 맞은 것도 있잖아요?


저희도 요즘 우주로 도피하는 VVIP 마음 돌리는 게 저희 직장생명이 걸린 일이에요. 그러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초희는 자기가 시비를 걸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러나 현산이 언성을 높였다.


“이런 상황에 기름 붓기만 일삼깁니까? 초희 씨, 당신은 일과 돈밖에 모릅니까?


그래요. 그 애는 내가 야심차게 4년 동안 투자해 왔소.


하지만 그건 정말 우리 종족이 단순 노무자란 인식을 깨는데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 알아요?


젠장, 내가 맘에 안 든다고 해도, 당신 동족들의 일까지 이런 식으로 대하기야?”


초희는 별로 물러설 마음이 없었다.


“말씀 잘 하셨습니다. 전 돈에 눈이 멀고 민족 의식 같은 거 없네요.


아첸 족들이 전쟁으로 망해갈 때, 제일 동족을 괴롭힌 게 누구였는지 아세요?


당신처럼 민족 운운하면서 후방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자신은 방공호로 들어간 자들이에요.


더 기가 막힌 건 그들이 난민으로 도망쳐서는 여기서 독립 운동하는 척 하며 범죄를 일삼았어요.


제 친구 리야는 그런 동족에게 속아서 홍등가에 팔려가 지금까지 연락이 없어요.


전 그런 꼴 보기 싫어 동생들을 어떻게든 대학에 보내려고 그 돈 벌고 다녔죠. 됐나요?”


바한과 경호원들은 ‘이 여자가 입이 뚫렸다고 막 말하네.’하는 표정으로 초희를 쳐다보았다.


리쉴트는 긴장감이 감도는 그들을 잠깐 주목하다가 청소기를 놓쳤다.


현산이 입을 열었다.


“더는 못 들어 주겠소. 이것만은 기억했으면 좋겠어.


모든 아첸 족 민족 운동가들이 그 지랄 맞은 징병 감시관들 같은 사람은 아냐.


코사 노스트라 (시칠리아의 마피아 조직)의 시작은 통일 이탈리아를 위한 비밀 결사였어.


우린 마피아 놈들보다 더 양지에서 일하는데 그것까지 뭐라고 하는 당신에게 내가 뭘 더 바라.


당신은 오후에 하는 그 ‘석사 과정’이라는 거나 잘 받도록 해요.


기자들에게 전하시오. ‘무단합성과 음해에 법적 대응하겠다.’ 이만 나가요.”


초희는 알겠다고 하고 리쉴트를 먼저 내보냈다. 나가기 전 그녀가 말했다.


“저도 벨리아가 그런 애가 아니라는 거 알아요. 장님 엄마의 둘도 없는 효녀라는 걸.


업무상 마찰을 빚는 점은 사과하지요.”


기계적으로 문이 닫혔다. 그 사이 바한이 전화통화를 마쳤다.


“우리 쪽 전산 업체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 벨리아를 비방하는 사이버 공격으로 기획사 홈페이지와 서버가 마비되었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비난 댓글 만 45만 건, 사이버 공격횟수가 3천만 건입니다.


현지인 기획사 사장은 법적 대응만 강조했지 나머지는 노코멘트입니다.


공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면 우리가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현산은 갑자기 멍 때리고 있었다.


그의 참모는 현산이 멍 때리는 이유를 TV화면을 통해 보고 있었다.


‘속보: 스캔들 의혹 벨리아. 자택에서 유서 남기고 자해··· 상태 불명.’


현산은 반산스 경찰당국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그들의 대답은 더 기가 막혔다.


“네마 현산씨. 작금의 상황은 저희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만.


앨범 제작 과정에서 벨리아 양이 마리나도 국가 중립성에 위험한 표현이 있는 노래가사를 썼고,


그녀를 기획 투자하는 당신이 마리나도 외부 행성들의 아첸 족 해방세력과 연계 되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양쪽 다 조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명심하십쇼.”


일이 참 잘 풀려가는군. 현산은 바다만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지금 우리 중에 경찰 감시에서 제일 안전한 애들이 누가 있지?”


“계열사 중에 민성수산이라고 용역이 있습니다.


작업 경험자들로 편성되어 있고, 비밀 보안시설과 AIF와 연계된 시설도 갖추었습니다.”


AIF라는 말에 현산이 급히 보안 전화 수화기를 들었다.


옆에 밝게 웃는 벨리아의 2집 앨범 자켓이 툭 떨어졌다.


청순한 아이돌은 무수한 나비모양 장식들 가운데 제일 큰 줄무늬 나비 날개 앞에 앉아있었다.


“회장이다.”


-----


현산은 정장 상의를 벗어 던졌다.


그리고 셔츠의 팔 단추를 풀어 거대한 근육을 드러냈다.


“여기가 어딘지는 말할 수 있겠지? 이민자 수색국 깍두기?”


깨지고 부은 고문자는 들어올 때부터 안대를 둘러서 알리 만무했다.


“내가 답하지. 여긴 과거 개척자들이 고용한 청부 폭력배, 시쿠리타타Securitata의 ‘고문 철공소’야.


다시 말해 네놈들 선조들이 10년 전, 경찰 대신 네 자리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고문하던 곳이지.


요즘은 너희 수색국들이 밉보이는 난민들을 이렇게 한다고 들었다.


그 죗값을 이렇게 치른다고 생각해라. 할말 없지?”


고문자는 꼼짝도 않았다. 현산이 손짓하자 반삭발과 부하가 밀차를 끌고 왔다.


그 위에는 때가 묻은 쇠붙이와 약병들이 가득했다.


“좋아. 그럼 거래를 하자고. 나부터 내 사실을 말해주지. 그럼 너도 사실을 말하는 거야.


난 의대를 중퇴했다. 넌 지금쯤이라면 상상하겠지, 내가 스칼펠(메스)로 네 갈빗대를 도려내거나, 아님 눈알을 파낼 거라고.


하지만 난 치유하러 왔어. 왤까?”


고문자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현산은 주사기와 약병을 하나 집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수색국 놈들 한테 평화 제의를 하거나 너한테 싸구려 관용을 베풀 거라고 생각지 마라.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이야기 해줄까? 거기 놈들은 자기 조직원들을 죽게 하거나 체포하게 만든 밀정들, 그리고 수사관들을 이렇게 다뤄.


먼저 거의 죽을 만큼 고문하다가 의사를 데려와서 치료를 시키지.


그래야 그 다음도, 그 다음날도 고문할 수 있거든. 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는 거야.


오셀로, 이게 네 해커 ID였던가? 정보가 양질이 아니면 계속 치료받으면서 이러고 있을 거야.


그게 언제 끝날 거냐면, 자네 동료들이 다 버리고 가서 나도 장담 못하겠군···


아, 모르겠어. 근데 여긴 의학 장구가 별로 없어서 보험도 없는 치료를 받을 걸 각오해.


일단 진통 주사부터 맞자···. 아 이런, 공기를 빼질 못했네. 주사기 하나밖에 없는데.


아 근데, 내가 전쟁 중에 의료 사고를 좀 많이 쳤거든··· 그래서 의대 나왔고···”


고문자가 부들부들 떨었다.


오셀로는 오줌을 지리고 있었다. 그러더니 혀가 꼬부라진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La cripto cleva dul resono computino ··· hepte-pente-dine-quite··· ‘C’ dosena ‘stratuiro’

Ji nega voli moure···. Nega voli moure!”


마리나도 어였다. 현산은 반 삭발에게 손짓을 했다..


“암호해독을 시작하지, 이놈의 하드디스크를 줘봐.”


많이 구겨진 하드디스크를 건네 받은 현산은 볼펜을 꺼내 암호를 적어 바한에게 건넸다.


‘7524, C의 ‘구조체’ 폴더’


바한은 자신의 소형 태블릿과 하드디스크를 연결한 뒤 접속암호를 입력했다.


“명단이 나옵니다. 갱단 이름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에 가담한 수색국 지지 네티즌들도 있습니다.


벨리아 안티 카페 사용자 이름은 거의 ··· 이게 뭐야?”


“뭐가?”


“20% 파일만 사람 이름이 제대로 나옵니다. 접속기록 나머지 80%는 글자 깨짐이 일어납니다.”


“녀석이 하드디스크를 박살내서 그런 것 같은데?”


전산에 능한 바한의 답은 달랐다.


“놈의 디스크는 유연 소재를 써서 디스크가 구겨져도 심지어 물이 들어와도 메모리가 보존됩니다.


그런데 이건··· 고도로 암호화된 이름들입니다. 아님 이 자체가 암호인지도 모르겠군요.”


현산이 다가와서 보자 그의 참모 말대로 해괴한 언어로 무언가 계속 입력되고 있었다.


“이런 언어를 본 적이 있나? 인류 연합 국가들에서··· 아님 인간과 동맹인 외계인들에게서?”


“그건 번역자를 대동해봐야 알겠지요. 최소한 지금은 ‘없습니다.’”


“Vora? Noto nega foros cite to pomba···. Resta ··· Ji nega savore ito···”


오셀로의 말이었다.


“개소리 하지마! 니들이 올린 증거가 계속 나오는 걸 모를 줄 알아?”


반 삭발이 고문자의 배를 주먹으로 후려쳤다. 현산이 추가 공격을 말렸다.


“이민자 수색국 측 해커 놈들의 이름이 보이니 성과가 없진 않아.


이들 중에 분명 벨리아에 음란, 테러 사진을 엮은 놈들이 있을 거야. 그 놈들을 찾자.”


“제일 골치 아픈 것이 이 암호화된 대량의 접속자들입니다.


수색국 놈들 IP는 방화벽이 안정화되면서 공격빈도가 줄었지만, 이놈들은 지금도 넷 상에 벨리아 음해파일을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벨리아 사진이 있는 블로그나 홈페이지도 공격했구요.


무인공격 프로그램인 매크로 봇이나 악성코드로 감염시킨 컴퓨터로 일제 공격한 것 같습니다.”


“그 용의자를 찾아서 경찰에 넘기거나 경찰이 우리 편을 안 든다면··· 우리가 해야겠군.”


“문제가 그것입니다. 지금 이 암호 체계는 다른 해커를 동원하지 않고서는 풀 수가 없습니다.”


“저 놈은 이제 어쩔까요?”


반 삭발 갱단의 말에 현산은 골치 아픈 일에서 벗어나듯이 고문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약병을 집더니 밀차 위의 주사기로 그 안의 내용물을 빨아들였다.


“Desora poro tui. Ji savori tota suffimente···”


그렇게 말하며 현산이 그에게 다가가자, 앞 못 보는 고문자가 몸부림 쳤다.


“Pleta··· pleta nega turoga mui!”


아첸족 갱단 둘이 그런 오셀로를 붙들어 매자, 현산이 주입했다.


곧바로 고문자가 축 늘어져 버렸다.


“죽었습니까?”


“잠 재웠지··· 오늘자 기억상실은 덤으로. 휴. 마리나도의 독성 조개는 이럴 때 요긴하군.”


“엥?”


바한의 대꾸에 일동이 일제히 그를 쳐다보았다.


“암호화 매크로의 공격 타겟이 벨리아 말고 하나 더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여긴 왜 공격했을까요?”


“그 ‘여기’가 대체 어디야, 바한?”


참모는 대답대신 태블릿 디스플레이를 홀로그램으로 전환해 일동에게 보여주었다.


‘반산스 자연사 박물관 나비 특별 전시회 홈페이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일동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한참 보던 현산이 무슨 생각이 들었다.


“혹시 공격받은 홈페이지나 블로그, 기사는 벨리아 2집 앨범 사진을 올린 것만 그렇지? 찾아봐.”


얼마 후 바한이 말했다.


“과연 대장이시군요. 매크로는 오직 2집 앨범 사진이 실린 곳만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 외 벨리아의 사진이나 앨범 사진 없는 스캔들 기사는 멀쩡하구요. 그걸 어떻게?”


현산은 대답대신 전화를 눌러 기획사를 연결했다.


“2집 앨범 사진을 올린 곳이 있으면 당장 내려요. 그리고 당신도 이번 대응이 미숙하면 법정 의자에 앉힐 수도 있으니 제대로 일하라구.”


그리고 그는 현장에서 전원 철수를 명령했다. 그는 바한에게 말했다.


“나비모양 혐오증이 있는 해커 놈, 그리고 그 놈이 쓰는 서버장비를 찾아봐야겠어.”


참모는 상사의 엉뚱한 제의보다 현실적인 일이 급했다.


“저 수색국 해커는 어떻게 처리 할까요? 잘못 버리면 그 놈들과 전쟁을 치를 수도···”


“아무 지하철 역 노숙자들 옆에 던져 놔.


지금 기억이 사라져서 자기도 그냥 술주정하다가 그리 된 줄 알걸?


그리고 당분간 우리 애들은 음지에서 준비하라고 해야겠군.”


바한이 지시하자 오셀로는 자루에 실려 밴에 들어갔다.


“대장 제가 몰랐던 게··· 대장은 의대생이셨습니까?”


“반은 맞아. 정신의학과였거든.”


-----


휘트리아의 펜트하우스로 돌아온 현산은 검은 밤바다를 무기력하게 바라보았다.


아침의 초희가 한 말이 맞았다.


벨리아, 미타 설만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키우던 아이돌 가수였다.


하지만 현산에게 설만은 돈 이상의 존재였다.


홀어머니를 위해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가수를 꿈꾸던 그녀를 키워주고 싶었다.


그것이 그의 사업활동의 동기가 되었고 몰래 그녀를 위해 후원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청순한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선 현산은 가까이 있을 수 없었다.


그걸 스스로 깨달은 현산이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던 곳은 투자사였다.


그런데 오늘 그녀가 음해를 당한 것도 모자라서 사이버 테러를 당했다.


지금까지 쌓아놓은 성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한숨을 내쉰 현산은 칵테일 바 냉동실에서 얼음을 꺼낸 뒤 위스키 전용 냉장고를 찾았다.


그런데 냉장고가 예전에 꺼졌는지, 뜨겁다고 느껴질 정도로 따뜻했다.


“젠장. 아침 그 난리통 때문에 수리 맡기는 걸 잊었지.”


고장 난 냉장고는 오래 전부터 쓴 것이었지만, 고급이라 차마 버리지 못한 물건이었다.


“그 쌈닭 여자도 어지간히 바쁘군. 지금 뭘 하려나···”


현산은 냉장고 앞에 주저앉고는 맥주캔을 대신 땄다.


시계가 새벽 2시를 지나고 있었다.


(계속)




-----------마리나도 어 대화-------------------


Othelo: La cripto cleva dul resono computino ··· hepte-pente-dine-quite··· ‘C’ dosena ‘stratuiro’ Puta!

Ji nega voli moure···. Nega voli moure!

오셀로: ‘서버 컴퓨터 비밀번호는 7- 5-2-4··· C-폴더‘구조물’. 망할! 나 죽기 싫다. 죽기 싫다고!’


Othelo: Vora? Noto nega foros cite to pomba···. Resta ··· Ji nega savore ito···

오셀로: ‘거봐라, 우린 그렇게 문제 일으킨 거 얼마 되지 않는다. 나머진 나도 모른다.’


HyeonSan: Desora poro tui. Ji savori tota suffimente···

현산: ‘미안하게 됐군. 내가 알만큼 알아서 말이지.’


Othelo: Pleta··· pleta nega turoga mui!

오셀로: ‘제발 죽이지 마라!’


작가의말

마리나도 어는 로망스 언어들 패러디 한 것입니다... 현존 하는 언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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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철야 (상) 16.04.30 152 0 18쪽
26 9. 휴일 (하) 16.04.28 141 0 16쪽
25 9. 휴일 (중) 16.04.26 139 0 18쪽
24 9. 휴일 (상) +1 16.04.23 139 1 14쪽
23 8. D데이 (4/4) +1 16.04.21 169 1 13쪽
22 8. D데이 (3/4) +1 16.04.19 134 1 14쪽
21 8. D데이 (2/4) +1 16.04.16 132 1 14쪽
20 8. D데이 (1/4) +1 16.04.15 156 1 11쪽
19 7. 막간 (하) +1 16.04.14 114 1 11쪽
18 7. 막간 (중) +1 16.04.12 129 1 11쪽
17 7. 막간 (상) +1 16.04.09 82 1 13쪽
16 6. 비번非番 (하) +1 16.04.07 129 1 12쪽
15 6. 비번非番 (중) +1 16.04.05 131 1 15쪽
14 6. 비번非番 (상) +1 16.04.01 148 1 11쪽
13 5. 일상 (하) +1 16.03.31 130 1 13쪽
12 5. 일상 (중) +1 16.03.30 13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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