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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ddywhack 님의 서재입니다.

먼지 대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Q현
작품등록일 :
2016.03.15 20:10
최근연재일 :
2016.05.07 20:03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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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8
추천수 :
30
글자수 :
161,096

작성
16.03.1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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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 달밤 (하)

DUMMY

항해사 호킨스의 목격담은 다음과 같다.


에클렉이 제드에게 말했던, 기관실에서 벌레에 물렸다던 세 사람이 첫 희생자들이었다.


그들은 기관실에 교대근무 전 광물 가공실에 몰래 출입했다.


그들은 비싼 소마나이트를 ‘슬쩍’하러 들어갔다.


감시가 소홀한 불법 선박의 선원들에게 종종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광물 덩어리를 집은 세 사람 모두 갑자기 손에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게다가 가공실이 어두워서 그들은 무엇에 물린 지도 몰랐다.


하지만 통증이 심해지자 기관실에서 구조 요청이 있었고, 렉슬러가 교대 가던 중 대신 갔다.


에클렉이 제드가 준 손전등으로 확인했을 때, 그들의 손에서 검은 물이 피와 함께 솟구쳤다.


희생자를 의무실로 옮기는 동안, 검은 물은 에클렉에게 그리고 조금이지만 렉슬러에게도 튀었다.


그것이 재앙의 시작이었다.




제드가 한숨을 쉬었다. 그는 운 좋게 렉슬러가 ‘놈’이 되기 전에 헤어졌다.


“그리고 선장이 괴물에게 끌려가다가 의무실 문을 붙잡는 순간 내가 그를 밀어내고 닫아버렸지.”


이트마가 거들었다.


“내가 항해사님을 도와 의무실을 닫았고.”


일동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호킨스가 이었다.


“잠깐 버틸 수 있었군.”


문을 밀치는 것이 갈수록 거칠어졌다. 벌써 여기저기 패인 강철 문에 경첩이 떨어지려 했다.


제드가 결국 말했다.


“해경에 알리세요.”


“너무 늦었어.”


항해사가 가리키는 무전기는 잡음만 들렸다.


“그럼 해상 조난 신호는 되나요?”


항해사는 그것까지 말리지는 않았다. 제드가 두 세 번 눌렀으나 전자음만 몇 번 울렸다.


“이것도 완전 고물이군요.”


“그래서 눌러보라고 한 거야.”


드디어 유리 파편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이트마는 미리 사제 로켓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쉬이익! 꽝!”


로켓포는 그들 코앞에서 괴수에 명중했다. 놈은 선교 절벽에서 추락했다.


하지만 다음 로켓포가 불발이었다. 뒤따라 들어온 좀비 괴수는 순식간에 이트마의 얼굴에 검은 물을 뿌렸다.


“으아아아!”


그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싸 쥐었다.


괴수는 이트마를 붙잡고 더 많은 검은 물을 뿌렸다.


호킨스가 곧바로 조명용 권총을 발사했다. 괴수와 이트마가 함께 불덩이가 되어 버렸다.


제드는 불덩이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날카로운 쇠파이프로 그들을 찍었다.


“크으으으!”


제드가 가까스로 발악 할 때, 선실 문이 열렸다.


그런데 선실 문 경첩이 떨어지면서 문짝이 그대로 로켓포가 있던 탁자로 날아들었다.


세 발의 사제 로켓은 아무 방향으로 나뒹굴었다.


그들 모두 도화선에 불이 들어온 상태였다.


“쾅! 쾅! 쾅!”


로켓이 조타실에서 연달아 폭발했다.


폭발에 선실 생존자들은 후폭풍으로 일제히 뒤로 밀려났다.


카보르는 죽은 것 같았다. 제드는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는 양 손이 매우 고통스러웠다.


맨손으로 불덩이에 달궈진 쇠파이프를 잡은 탓이었다.


그때, 멀리 지직 거리던 조난 수신기에서 가느다란 소리가 들렸다.


“마리나도 해경이다. 귀선의 조난 신고를 접수했다. 상황 보고하라.”


제드가 고개를 들었다. 코 앞에서 호킨스 항해사가 두 동강이 났다.


그와 괴수가 정면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괴수는 심하게 찢어졌지만 흰 재킷을 입었다.


그리고 검게 변한 손에 무전기가 들려있었다.


제드는 렉슬러의 재킷을 알아보고는 어둠 속에 본 옷의 검은 얼룩이 피였음을 알았다.


“자식, 바다에 뛰어든 줄 알았더니.”


그러는 제드는 가까스로 항해사가 들었던 조명 권총을 잡았다.


수신기는 계속 뭐라고 하고 있었지만, 제드에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미안하다, 임마. 1시간 안에 돌아온다고 약속 했는데…“


괴수가 달려들었다. 방아쇠가 당겨졌다.


카이호 488호의 조타실에서 불이 번쩍였다.


마리나도의 반달이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



마리나도 해경은 제드의 마지막 조난 신호를 접수했다.


그들은 미등록 선박으로부터 신호를 받아서 그것이 불법 채굴선임을 알았다.


대충 조난 선박의 위치를 파악한 해경은 이상한 명령을 내렸다.


근처에 지나가는 선박에게 구조는커녕, 얼씬도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다음날, 대대적인 수색작전이 시작되었다.


다섯 척의 대형 함정과 세 대의 헬기로 구성되었다.


헬기 한대가 마침내 선교가 아직 불타고 있는 카이호 488호를 발견했다.


작전 지휘관은 헬기로 하여금 배에서 멀어지도록 명령했다.


그리고 함포 네 발을 조난선을 향해 발사했다.


처음 두 발은 배에 상공에 이르자 폭발해 막대한 양의 가루를 뿜었다.


나머지 두 발은 소화탄으로 선교와 다른 화재 부분에 명중해 불을 껐다.


사격이 끝난 후에 헬기와 작은 보트에 탄 사람들이 배에 접근 했다.


그들은 해경이 아닌 군 소속이었다.


해군 헬기에서 강하한 특수 부대원들은 순식간에 갑판에 올랐다.


그들은 모두 두꺼운 장갑 옷과 방독면을 착용했다.


대원들은 어떤 생존자도 찾지 못했다.


이윽고 보트의 대원들이 합세했다. 여기에는 민간용 방역복도 다수 있었다.


한 대원이 신호를 보냈다. 군인도 민간인도 그곳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제드를 공격했던 것과 같은 형태의 괴수가 널 부러져 있었다.


놈은 꼼짝 않고 있었다.


금빛 모래알 같은 것이 계속 놈을 부식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래알은 아까 첫 두발의 포탄에서 뿌려진 것이었다.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괴수의 살점을 메스로 잘라 용기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검은 연기가 뿜어지고 있는 선교로 향했다.


거의 전소된 조타실에서 인간 시신 네 구와 괴수 사체 세 구가 발견 되었다.


권총을 들고 있던 큰 사람 시신은 특이하게도 괴수를 껴안는 것 같은 자세를 취했다.


검시관이 그 현장을 찍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었다.


일행은 현장에서 자기들끼리 추가 소독을 마치고 배에서 도망치듯 철수했다.


버려진 카이호 488를 향해 세 척의 군함들이 함포를 여러 발 발사 했다.


실탄이었다.


카이호 488호는 큰 폭음을 내며 물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배에 오른 민간인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판명되자, 드디어 무거운 방역복을 벗었다.


그는 기진맥진했다.


“마주첼리 교수님.”


누군가 지친 민간인의 이름을 불렀다.


쟈코모 마주첼리 교수가 고개를 돌리자, 아까 검역에 참여했던 군인이 들어와 있었다.


“리비에르 중령, 보고할 게 있소?”


프랑수아 리비에르 중령은 단도직입적인 사람이었다.


“일단, 박사가 사용한 제독장비 나노파지 M3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장교는 괴수를 부식하던 그 금빛 모래알을 얘기하고 있었다.


“그건 저도 현장에서 본 내용이군요. 다른 건 없소?”


“해운청 수사 결과 그 배엔 106명 가량 타고 있었더군요. 아마 ‘검은 물’에 의한 역대 최악의 희생으로 남을 것입니다.”


“비공식적인 것이오?”


교수의 질문에 중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는요. 하지만 희생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당신의 예언이 맞다 는 뜻이죠.”


교수는 세수를 하고는 수건으로 거칠게 얼굴을 문질렀다.


“그 사람들은 아무런 보상도 못 받겠군요.”


“유감스럽지만, 그들은 불법 소마나이트 채굴업자들입니다. 교수님 연구에는 도움이 되겠지요.”


그 말에 마주첼리의 눈이 번뜩였다.


“정부 당국도 이제 이 사실을 공표해야 하지 않겠소?”


“이번 사고를 말씀하십니까 아니면 당신의 이론을 말씀하십니까?”


“둘 다요.”


리비에르 중령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교수,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저희 마리나도 방위군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가 어렵다고 했을 텐데요?”


“왜 그렇습니까?”


“지금까지와 똑 같은 폐쇄적인 연구 방식으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요.”


중령은 전혀 납득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 나노파지의 성공이…”


“그건 수명이 20분 밖에 되지 않소. 8년 동안 연구한 것인데!


게다가 군은 시급성을 알면서 나노파지에 대한 연구 예산을 대폭 삭감했잖소?”


아픈 곳을 찔린 중령이 항의했다.


“국방예산이란 게 실험 무기 사업에만 쓸 순 없잖습니까?


요즘 같은 우주 정세에 마리나도가 중립국으로 있기가 얼마나 버거운지 아십니까?”


마주첼리 교수는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이 ‘행성의 공격’이 다가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오.


보다 향상된 성과를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자들과 연합이 중요하지.”


“각 주 정부에 연구소가 있습니다만, 그곳 모두가 군과 마찬가지로 공개를 꺼리고 있습니다.”


“딱 한 곳은 다르다는 걸로 알고 있소.”


교수의 정보력에 리비에르는 당황했다.


“하지만, 과니타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정말 실망하실 겁니다. 온통 비전문가 출신 뿐이라…”


“연구지원이 상당하고, 우주 최강의 천재, 안시르 족 교수가 프로젝트를 지도하고 있다던데.”


“지도자가 그러면 뭐합니까? 아래 연구진들이 오합지졸입니다.”


“군도 민간과 연계된 연구소를 찾고 있다지요? 그 친구들은 진입장벽이 낮지 않을까요?”


교수의 마지막 말은 중령과 관련당국만 아는 내용이었다.


리비에르가 졌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일단 상부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선택이 틀리지 않다는 걸 증명하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성과라면 걱정하지 마시오.”


그들의 함대가 항구에 가까워졌다.


(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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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4. 저녁 (하) +1 16.03.25 138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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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 아침 (하) +1 16.03.18 17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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