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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호 님의 서재입니다.

나무로 전생한 나는 세계에 뿌리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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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릿호
작품등록일 :
2024.05.08 12:57
최근연재일 :
2024.05.26 13:0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18
추천수 :
8
글자수 :
108,068

작성
24.05.26 13:05
조회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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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26화 다짐

DUMMY

루노의 하루는 많은 시간들이 스친다


24시간


하루라고 불리는 그 시간 속에서 온전한 시간을 보내는 이는 몇 이나 될까?


평균적으로 하루의 3분의 1을 수면 시간으로 보내는 이들 사이로 압도적인 밀도의 시간을 보낸다면 그들보다 더 값진 하루를 보낼 것이다


물론 힘들고 지쳐 쓰러진다고 하여도 말이다


하지만 현재 여기 한 소년은 늦은 밤임에도 두꺼운 서적 몇 개를 연이어 읽고 있었다


견습생으로서 일과를 마치고 간단한 요깃거리로 저녁 식사를 마친 이후로 계속하여 자리에 앉아 하나의 책 만을 보는 지금 나른하고도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것만 같았으나


루노는 의외로 책을 한껏 즐기며 그 지식을 머리 속에 집어 넣는 중 이였다


한 평생 한 자리에서 긴 여생을 보냈던 루노이다


그에 반해 지식을 덧씌울 수 많은 정보의 서적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마법의 이론들을 접한 지금


생전 처음 알게 되는 지식에 의해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로완 경에게 마법을 배운 지 벌써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당장에라도 마법을 알려줄 것 같았던 루노의 생각과는 다르게 로완은 고지식했고 완고하였다


그녀는 마법을 배우기 앞서 마법사로서의 자세부터 만들어 가야 한다며 실전보다 이론을 앞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마나의 역사


연소 마법의 운용과 대처법


현자의 길


영창을 뱉기 위한 마음가짐 등


그녀의 추천 서적을 모조리 읽고 학습한 루노는 더 나아가 스스로 마법에 관한 학문들을 배우고 깨달으며 지식을 쌓아갔다


그렇게 새벽 그리고 오전과 오후에는 무예를


저녁과 밤에는 마법 이론과 지식을 쌓은지 벌써 일주일


로완은 그런 루노를 최대한 관여하지 않은 채 서적 만을 사람을 보내어 루노에게 전달했고 제대로 학습하는지 마법으로 이루어진 시험지를 내놓곤 했다


직접적인 가르침은 아직까지는 존재하지 않아 왠지 모르게 서운했던 루노이지만 지금은 다 그녀의 뜻이 있으리라 믿고 루노는 그저 그녀가 전달한 책을 읽고 또 읽을 뿐 이였다


똑똑 -


아무도 발걸음이 닿지 않는 도서관 안에 있는 작은 방에서 한 껏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들어오세요"


마치 소리가 세상에서 없어진 것만 같은 고요함 속에서 한 소년의 말소리가 들리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쭈뼛거리며 문을 열었다


"저...책..을 전달하러 왔는데요..."


커다랗다 못해 거대한 꼬깔 모자를 깊게 눌러 쓰고 둥근 안경을 쓴 주황 머리를 땋은 여성이 조심스럽게 방에 들어섰다


"아, 엠마 양, 오늘도 오셨군요"


로완 경, 아니 스승과 만나기 이전에 나에게 편지를 건네준 그녀는 스승의 명에 의해 오늘도 끙끙거리며 몇 개나 되는 책을 내 앞에 놓았다


마법사에 걸 맞는 이미지의 그녀


누가 보아도 병약하다고 할 수 있는 체격을 지닌 그녀에게 이러한 심부름을 시킨 다는 것에 묘한 죄책감을 느낀 루노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다음에는 제가 직접 가져와도 되는데..."


스스로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루노도 예전과 달리 단련을 통해 기사에 걸 맞는 신체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빈약한 팔뚝도 이젠 결코 빈약하다고 할 순 없었다


다른 견습생들과 비교하자면 아직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만 엠마가 들고 온 저 책 정도는 얼마든지 들고 오고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나의 배려에도 엠마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아뇨, 이건 로완님께서 저에게 명한 일이니깐요, 제가 해야죠"


몇 번의 안면을 튼 탓 이였을까? 그녀는 처음 봤을 때보다 몰라볼 정도로 말을 더듬지 않고 나와 대화를 이어갔다


"그래도..."


"아뇨, 괜찮아요 무엇보다 로완님께서 너는 좀 체력을 단련해야 필요성이 있다며 이런 일을 시킨 것도 있고....."


괜찮다면서 한사코 거절하는 그녀의 팔은 지금도 여전히 사시나무처럼 후들거리고 있었다


"그러니 걱정 마세요, 제 일은 제가 어떻게든 할게요"


그녀는 로브에 쌓인 팔뚝을 걷으며 괜찮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평소 그녀 답지 않은 모습에 루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


어쩐지 귀여운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 질려는 찰나 그녀는 자신과 맞지 않은 행동을 했단 것을 뒤늦게 깨달았고 엄청난 속도로 얼굴이 빨게 지기 시작했다


"아...아무튼 오늘 전해드릴 것은 이게 전부예요, 그...그럼 저는..이만..."


부끄러운지 횡설수설하며 손짓을 파닥 거린 그녀는 나에게서 점점 뒷걸음질을 하더니 인사를 건네곤 쏜살같이 사라졌다


그렇게 혼자가 되어버린 루노는 그녀가 떠난 문을 잠자코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잠시


"풋..."


루노의 참지 못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하하하하....참... 엠마 양도 참 귀엽다니깐"


굳이 따지자면 루노의 한참 선배이자 연장자인 그녀이지만 귀여운 것은 귀여운 거다


잠 시간 엠마의 여운에 잠겼던 루노는 웃음을 그쳤고 자연스럽게 그녀가 가져다 준 서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나저나 오늘은 꽤 두꺼운 것들이 많네"


그간 읽었던 서적들에 비하면 두껍다고 할 수 있는 책들이 루노를 찾아왔지만 루노에겐 걱정은 없었다


오히려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흥분감이 솟아 오를 뿐 이였다


"그보다 흥미로운 주제인 걸"


오늘은 무슨 일인지 마법과 관련된 것이 아닌 새로운 것들이었다


"엘프라......"


엠마가 가져다준 6개의 책에는 하나같이 그들에 관련된 내용의 책이었다


"오늘 밤도 빠르게 지나가겠네"


사라락


고요 속에서 종이 스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모두가 잠에 든 이 시간


루노는 오늘도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조용히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



"하아아아아아아아암"


그 어떤 것이라도 삼킬 듯한 입을 본 적이 있는가?


만약 본 적이 없다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지금 앨런은 그러한 마음이었다


"꽤 늦게 잤나 봐?"


이른 아침 단련을 위해 일찍이 나온 앨런은 크게 하품하고 있는 루노를 향해 잔잔한 어조로 물었다


무도(武道)와 마법(魔法)


두 가지를 병행하며 배움에 정진하고 있는 루노가 얼마나 고되고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잘 아는 앨런


그럼에도 그는 물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간 한번도 피곤한 표정을 짓지 않던 그가 저렇게나 피곤해 하는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아, 그 보던 책들이 재밌어서 말이야"


"책? 아...요즘 공부한다고 했었지?"


"응..."


루노는 반쯤 감긴 눈으로 답했다


"몇 시에 잤는데?"


시간이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는 것이지만 그 시간 속 자신을 잘 조율한다면 얼마든지 그 시간들을 지배할 수 있다


물론 컨디션 조절이란 명목의 조율을 말이다


하지만 루노의 입에선 앨런의 예상과는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안 잤어"


"......뭐?"


"한참 읽다가 바로 나온 거야, 아 그래도 걱정하진 마 훈련은 제대로 받을테니깐"


다시금 하품을 시작하는 그를 앨런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너 어제도 밤 샜다고 하지 않았냐?"


"으음...정확히는 그 전날에도 샜지만......"


"......."


"뭐, 땀 좀 흘리고 밥 먹다 보면 괜찮아지겠지...너무 걱정하지 마"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동생을 바라보며 앨런은 한숨을 푹 쉬었다


"나도 주변에서 독종이란 소리 꽤 나 듣고 자랐다만......"


뒷말은 구태여 말하지 않았다


굳이 내뱉지 않더라도 몰려오는 무력감이 그 뒤의 말을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그 뒷말이 무엇인지는 앨런의 표정을 통해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항상 남들보다 일찍 나오면서도 항상 늦게 까지 남아있던 자신도 눈 앞의 동생을 보자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두 개의 길을 모두 걷고자 하는 루노는 자신이 뱉은 말대로 그 고된 길을 걷고 있었다


기사로서 그리고 마법사로서


'이러면 형으로서 모범을 보일 수 없잖냐......'


남들보다 배는 노력한다고 생각한 자신이 부끄러워진 앨런은 동생을 통해 패배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력감을 선사하는 패배감은 그에게 잠시 지나가는 느슨한 바람과도 같은 것


그의 온전한 마음을 꺾을 순 없었다


"좋아, 결정했어"


하늘을 바라보며 무언가 다짐한 듯한 표정을 보이는 앨런에게 루노가 무엇이냐고 묻는 찰나 그가 달빛을 등지며 말했다


"나도 내 스스로가 만족해지려면 계속 이렇게 있을 수 만은 없겠지"


무언가를 다잡은 듯한 그는 루노를 바라보며 말했다


"루노, 약속하마"


비장한 모습의 그의 눈이 나와 닿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의지를 담으며 말했다


반드시 네 게 걸 맞는 형이 되어 준다고


하지만 루노는 앨런과 생각을 달리했다


오히려 앨런이 자신에게 분에 넘치는 존재라는 것을 언제나 생각하고 또 그리 여겼다


하지만 그 위로의 말을, 자신의 본심을 루노는 구태여 말하지 않았다


타오르는 듯한 그의 눈을 본 순간 이미 모든 것이 정해졌기 때문이였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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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화 다짐 24.05.26 12 0 9쪽
26 25화 두 개의 길 24.05.25 10 0 9쪽
25 24화 마나 24.05.23 17 0 9쪽
24 23화 형제 24.05.21 15 0 10쪽
23 22화 마법 24.05.20 17 0 9쪽
22 21화 볼터 24.05.19 18 0 11쪽
21 20화 성벽 24.05.19 18 0 10쪽
20 19화 루노 24.05.18 17 0 12쪽
19 18화 입양 24.05.18 16 0 11쪽
18 17화 만찬 24.05.17 17 0 9쪽
17 16화 로완 24.05.16 18 0 11쪽
16 15화 알프레드 24.05.15 18 0 11쪽
15 14화 대련 24.05.15 24 0 10쪽
14 13화 앨런 +1 24.05.14 29 0 9쪽
13 12화 아단 24.05.13 28 0 12쪽
12 12화 아놀드 24.05.12 31 0 10쪽
11 11화 가주 24.05.12 36 0 10쪽
10 10화 기사 24.05.11 43 0 10쪽
9 9화 가족 24.05.11 46 0 12쪽
8 8화 제안 24.05.10 49 1 9쪽
7 7화 기습 24.05.09 47 1 10쪽
6 6화 애송이 24.05.09 48 1 9쪽
5 5화 기사 24.05.08 55 1 11쪽
4 4화 만남 +1 24.05.08 66 1 9쪽
3 3화 성지 24.05.08 69 1 9쪽
2 2화 삶 24.05.08 73 1 11쪽
1 1화 죽음 24.05.08 78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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