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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호 님의 서재입니다.

나무로 전생한 나는 세계에 뿌리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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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릿호
작품등록일 :
2024.05.08 12:57
최근연재일 :
2024.05.26 13:0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15
추천수 :
8
글자수 :
108,068

작성
24.05.13 22:05
조회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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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2화 아단

DUMMY


"호오..."


전해 들은 보고와는 깊이가 다른 이야기를 통해 아놀드는 그 누구보다 흥미롭다는 듯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있었다


"그래서 명령 받은 저는 저기 있는 저 소년에게 기습을 감행하였습니다"


삼일 전의 그 날, 가주를 눈 앞에 둔 콘라드는 평상시 보여준 태도와는 다르게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였고 또 어떤 목적을 가졌는지


"그렇게 제가 그에게 보고 느낀 것은 저도 처음 느껴보는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였습니다"


그동안 수 많은 아이들을 보면서 느껴진 직감과는 다른 모종의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떠오르며 그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저는 천재를 알아보는 눈을 가졌습니다, 그 능력을 통해 이곳에 들어왔고 또한 윌든 경의 명령을 받게 되었죠"


콘라드의 말에 옆에 있던 윌든이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하지만 저는 어디까지나 천재를 알아볼 뿐"


그러곤 그는 나를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괴물은 알아볼 수 없습니다"


충격을 나타내는 그의 말에 나 또한 그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괴물이라는 난폭하면서도 흉측한 그 칭호에 나는 할 말을 잃고 서 있자 그는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제 역량이 미치지 못하여 파악하지 못한 아이를 그렇게 그대로 놓아줄 순 없었습니다"


기사라는 이름을 가진 강자를 앞에 두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단련된 감각을 가진 두 사람의 직감을 벗어났으며


또 무엇보다 그를 보고 있는 이 눈이 위험한 경종을 울리고 있었기에


"그러니 가주님, 그를 반드시 그란벨에 들이기를 간절히 간곡히 부탁하는 바입니다"


깊이 숙인 고개에 콘라드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음에도


그는 어떠한 확신을 담은 것 같은 눈빛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기껏해야 사용인이 되지 않을까 싶었던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는 제대로 나를 바라봐주는 듯 했다


"기울여진 가문의 기세를 바로 세울 때입니다"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이곳에서 무언가 바뀌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


조용한 침묵이 흐르는 집무실 한 가운데


잠시간 동안 말이 없는 가주의 눈치를 살피는 나의 시선이 그와 마주치고 말았다


처음 볼 때의 인자한 모습과 딸 바보의 친근한 모습과는 다른


가문의 중대한 결정을 내리려는 그의 눈빛은 그 어느 귀족보다 깊어 보였다


그렇게 잠시 동안 입을 닫고 있던 아놀드의 입이 열렸다


"콘라드 경"


"예, 가주님"


"자네가 이 아이를 적극 추천하는 이유와 그 배경을 내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네"


"그..말씀은?"


"하지만 이 가주라는 자리가 말이야, 기세가 꺾이고 있다고 해도 쉽게 정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서 말이네"


어찌보면 가문의 외부자인 두 사람의 부탁은 어디까지나 부탁에 불과한 말들이었다


그 사실을 이해했는지 콘라드와 윌든은 뺨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


"자네들이 나를 위해, 그리고 가문을 위해 이러한 말을 전한 것은 알고 있다네"


"..."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네들의 말 만을 듣고 결정을 내리기엔 아직 많이 부족해"


아놀드가 말하는 바는 하나를 뜻하였다


그들의 입을 통한 그의 재능을 믿지 못한 것은 아니였으나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선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정식으로 가문에 입단하여 그 자격을 증명하라고 그는 말하고 있었다


"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겠나?"


"예, 가주님"


가주의 뜻이 내려진 순간 그들은 더 이상의 반론을 하지 않은 채 그의 뜻을 따랐다


가주라는 이름의 무게를 지닌 그가 어쩐지 매우 커다랗게 보이는 것 같았다


차가 담긴 빈 주전자와 더불어 김이 나지 않은 찻잔을 바라보고 있자니 시간이 꽤 지난 듯 보였다


짧은 찰나의 시간인 것처럼 느껴지면서도 한 편으론 긴 시간을 보낸 것 같은 이 시간도 어느덧 끝을 향해 나아갔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주의 말을 끝으로 볼일을 마친 윌든과 콘라드가 조용히 인사를 건내었다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들을 따라 나도 자리에 일어나자


"잠깐"


자리에 앉던 아놀드가 세 사람을 불렀다


"가주님..?"


볼일을 마쳤음에도 다시 세 사람을 부른 아놀드에게 윌든이 의아함을 비치며 가주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긴 생각을 마친 것으로 보인 아놀드는 천천히 자리에 다가서며 말했다


"내 그래도, 무거운 마음으로 이곳을 찾아온 자네들에게 기회는 줘야 할 듯 싶어서 말이야"


"가주님..."


앉힌 좌석에 일어난 아놀드는 그대로 나에게 다가섰다


불과 1미터의 거리를 좁힌 그는 나를 유심히 바라보며 말했다


"증명해보게"


"네?"


"저들이 그렇게 칭찬한 자네의 자격을 지금 이곳에서 증명해보란 소리일세"


그들의 입이 아닌 자신의 두 눈으로 바라본 자격을 그는 묻고 있었다


다름 아닌 이 집무실에서 말이다


"......"


가주의 물음에 나뿐만이 아닌 윌든과 콘라드도 할 말을 잃고 있었다


기사로서 증명을 다름 아닌 가주의 집무실에서 증명하라니


검을 휘두를 수도, 그렇다고 검법을 보일 수 도 없는 이곳에서 그 말이 시사하는 바는 너무 나도 터무니 없었다


하지만 소년은 아놀드의 말의 진의나 그 속셈보단 그가 뱉은 그 말에 집중했다


"증명 말입니까?"


"그래, 검을 휘둘러도 좋고 저들과 대련을 펼쳐도 좋네, 자네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자네의 모든 것을 내게 보여줘 보게"


나를 바라보며 묻는 그 말이 담긴 뜻에 윌든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가주님, 그건...."


윌든의 놀란 반응에 아놀드는 자신의 검지를 입에 다 갖다 대었다


그 행동의 뜻을 모를 수 없던 윌든은 입을 꾹 닫은 채 두 사람을 바라봤다


가주와 그 가문의 일원들이 지내는 론델 성


그곳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검을 뽑아서는 안되는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한다


기사만이 소유를 허락 받은 검이 이곳에서 뽑힌다는 것은 외부의 습격 혹은 전쟁을 제외하곤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이례적인 그 선택에 윌든은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저 아이는 검에 대한 배움이 없다'


자신과 콘라드가 곁에 있다고 하여도 자택 내부에서 가주의 면전에서 검을 휘두른 다는 것은 엄청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자칫하다 가주님이 저 아이의 실수에 휘말리고 만다면...'


자신과 콘라드가 결코 그렇게 두지 않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있을 거지만 세상에는 만약에 라는 것이 존재한다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항상 고려해야 하는 기사인 만큼 그는 저 아이가 검을 휘두르는 그런 최악의 우행만을 하지 않기를 바랬다


그런 윌든을 뒤로 하고 나는 눈 앞의 가주의 시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이자 새로운 앞날에 대한 시험에 나는 멈추지 않고 나아갔다


마덴 왕국의 균형을 수호하는 기사 가문


그 중 가장 높은 자이자 지금 자신의 증명을 지켜봐 주는 그에게로 다가갔다


'설마....'


아놀드에게 다가가는 소년의 등 뒤로 윌든의 걱정스러워하는 시선이 향하였다


하지만 윌든이 염려하던 순간은 찾아 오지 않은 채 나는 아놀드의 옆을 지나 고풍스럽게 생긴 선반 앞에 섰다


닫혀있던 선반을 천천히 여니 그곳엔 아놀드가 자주 애용하는 것인지 다양한 찻잎이 담겨진 병이 있었다


놓여진 병 중 하나를 집어 뚜껑을 열고 다른 선반에 있던 주전자와 잔을 들고 테이블로 향하였다


'무얼 하는 거지?'


마치 차를 마시기 위하는 것으로 보이는 그의 모습에 윌든과 콘라드는 의아함을 내비쳤다


하지만 주변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캐모마일이 담겨진 찻잎으로 두 개의 잔에 차를 타기 시작했다


쪼르르르르


그렇게 두 개의 찻잔이 완성 시킨 나는 어느 한 테이블에 조용히 놓아두고는 아놀드를 향해 인사를 건내고 그대로 집무실을 나섰다


"--!!?"


그런 나의 돌발 행동에 윌든과 콘라드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할 말을 잃었다


증명을 보이라 했건 만 그저 차를 타고 나가버린 그의 행동에 가주의 기분이 염려되어 두 사람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그 순간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놀드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런 자신들의 주인의 모습에 두 사람은 어안이 벙벙한 채로 어떤 말을 건낼지 갈피를 못 잡는 그때 웃음을 그친 아놀드가 그들을 보며 말했다


"증명은 끝났네, 그러니 자네들도 이만 나가보게"


"예...?"


"이만 나가보라고 말했네"


갑작스러운 퇴장 권고에 두 기사는 당황하며 그의 명을 따랐다


"...예, 가주님"


그렇게 소년을 이어 두 기사까지, 순식간에 세 사람이 사라지자 집무실엔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허....."


그렇게 홀로 남은 아놀드는 터벅터벅 걷더니 그 소년이 따랐던 찻잔 앞에 섰다


"이거...뭘 하나 싶었더니 나를 아주 놀래키는군"


막 따른 두 개의 찻잔이 놓여진 테이블 앞에 아놀드가 앉자 보이지 않던 공간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내며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게 말일세, 나도 오랜만에 크게 당황했다네"


아무것도 없던 허공 속에서 드러난 남성은 아놀드와 친한 듯 그는 눈 앞의 남성에게 서슴없이 다가갔다


마법이라 불리우는 현상을 이용해 몸을 숨긴 남성은 찻잔이 놓여진 테이블 앞에 나아가 앉았다


50대로 보이는 그 남성은 검은 눈동자와 함께 검은 머리칼을 가진 그는 테이블 앞에 놓인 찻 잔을 들어올렸다


풍겨지는 기세로 보아 범상치 않을 것 같던 그의 등장에도 아놀드는 놀라지 않은 채 말을 이어나갔다


"아마도 그 아이가 자네를 느낀 것 같던데, 맞는가?"


"솔직한 본심으로는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다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난처하군"


테이블 앞에 놓인 찻잔은 마치 두 사람을 위해 준비해둔 것처럼 놓여져 있었다


"그래서 어땠는가?"


"그 소년 말인가?"


"그래...마법사, 그것도 마도 가문을 이끌고 있는 자네가 보기엔 그 소년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내 의견이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다만... 내 솔직한 심정으로는 지금 당장이라도 우리 가문에 데려가고 싶을 정도라네"


"호오, 그 정도인가?"


"그거야 그렇지 않겠나?, 아직 솜털도 나지 않은 꼬마가 나의 장막을 간파했단 사실은 결코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야"


그만큼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을 보이는 그는 현 써클 8성을 달성할 인물로 대마법사라고 칭할 정도의 인물로 세간에 알려진 존재였다


"게다가 그 소년은 뭔가 묘했네"


"묘하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자세한 것은 더 살펴봐야 알 수 있지만 내 느낌 상 그 소년은 크게 될 걸세"


"망신 당한 탓에 그 소년을 치켜세우는 것은 아니고?"


"이 나를 무슨 좀생이로 보는가... 아놀드 자네 두 기사들도 그를 추천하지 않았는가"


"그거야 그랬지..."


"그러니 믿어보게, 내가 아닌 자네를 한걸음에 달려온 그 두 사람의 선택을"


"그거야, 나도 알고 있다네"


증명을 보인 소년은 가치를 인정 받았다


그저 차를 탄 행위로 보일 수 있으나 두 사람에게는 결코 그런 간단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란벨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겠군...."


남성은 남은 차를 홀짝이며 나간 소년을 떠올렸다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표정을 짓는 소년


그가 문 너머로 들어온 순간부터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남성은 이름 없는 소년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윌든 그리고 콘라드가 처음 이야기를 꺼냈을 때만 해도 그는 말도 안된다며 비웃음을 치고 있었지만 순간 어느 시점부터 그는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그 소년과 눈을 몇 번이고 마주친 것을


그리고 그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에 말이다


남성의 이름은 아단 헤이그


역사 깊은 가문의 지배자이자 왕국을 대표하는 마법사


입안에 남는 향을 머금으며 그는 창 밖을 바라봤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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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화 다짐 24.05.26 11 0 9쪽
26 25화 두 개의 길 24.05.25 10 0 9쪽
25 24화 마나 24.05.23 17 0 9쪽
24 23화 형제 24.05.21 14 0 10쪽
23 22화 마법 24.05.20 17 0 9쪽
22 21화 볼터 24.05.19 18 0 11쪽
21 20화 성벽 24.05.19 18 0 10쪽
20 19화 루노 24.05.18 17 0 12쪽
19 18화 입양 24.05.18 16 0 11쪽
18 17화 만찬 24.05.17 17 0 9쪽
17 16화 로완 24.05.16 18 0 11쪽
16 15화 알프레드 24.05.15 18 0 11쪽
15 14화 대련 24.05.15 24 0 10쪽
14 13화 앨런 +1 24.05.14 29 0 9쪽
» 12화 아단 24.05.13 28 0 12쪽
12 12화 아놀드 24.05.12 31 0 10쪽
11 11화 가주 24.05.12 36 0 10쪽
10 10화 기사 24.05.11 43 0 10쪽
9 9화 가족 24.05.11 46 0 12쪽
8 8화 제안 24.05.10 49 1 9쪽
7 7화 기습 24.05.09 47 1 10쪽
6 6화 애송이 24.05.09 48 1 9쪽
5 5화 기사 24.05.08 55 1 11쪽
4 4화 만남 +1 24.05.08 66 1 9쪽
3 3화 성지 24.05.08 69 1 9쪽
2 2화 삶 24.05.08 73 1 11쪽
1 1화 죽음 24.05.08 77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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