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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호 님의 서재입니다.

나무로 전생한 나는 세계에 뿌리를 내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릿호
작품등록일 :
2024.05.08 12:57
최근연재일 :
2024.05.26 13:0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13
추천수 :
8
글자수 :
108,068

작성
24.05.12 13:20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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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0쪽

11화 가주

DUMMY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아래


콘라드의 이끌림에 의해 이곳에 찾아 온 지 어느덧 3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도착한 이후 무언가 진전이 있을 거라는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두 기사는 나를 어느 별채에 남겨두고 때가 되면 찾아온다는 말 만을 남기고 내 곁을 떠났다


그렇게 혼자 남아 있게 되었지만 산속에 혼자 있을 때와 다르게 외롭지 않았다


텅 빈 객실, 덩그러니 놓여 있는 소년은 현재 창가에 귀를 활짝 기울였다


사람들의 분주한 발소리와 그리고 훈련에 임하는 기사들의 기합 소리


그리고 오르락내리락하는 사용인들의 이야기 거리는 오늘도 나의 흥미를 이끌었고 귀를 향하게 만들었다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가려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이곳은 그야말로 사람 냄새가 난다고 불리우는 장소였다


새소리와 물줄기 소리만이 번창하던 산속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렇게 오늘도 창문 너머로 귀를 기울이자 이야기를 나누는 사용인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저기 들었어?"


"뭐가?"


"글쎄, 윌든 경과 콘라드 경이 사람을 데려왔다네"


"그 윌든 경이 말야?"


"그렇다니깐, 벌써 소문 쫙 났어"


창가 너머로 비추는 화려한 정원


그 커다란 정원을 관리하는 인물들로 보이는 두 남성이 서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아무래도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내 소식이 들려오는 소문에 소년은 호기심에 더욱 귀를 가져다 대었다


"그런데 왜 데리고 온 거래?"


"기사분들이 데려왔으면 하나밖에 더 있겠나?, 당연히 견습 기사를 데려옴이지"


"하지만 그란벨 가문이 뭐가 부족하다고...도련님도 어린 나이에 왕성하게 성장하고 있지 않는가?"


"그거야 그렇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가문을 지탱하는 존재가 이곳엔 없지 않나,,,"


"아..."


"그러니 외부에서 인재를 데려올 수 밖에 없는 거 아니겠나?"


"그 말은 즉 도련님으론 부족하다고 전하는 셈일텐데, 허..."


두 사람은 안타까워 하는 목소리를 내며 론델 성을 바라봤다


"그래도 도련님 이상의 재능을 가졌을진 모르는 거 아닌가?, 우린 그냥 그 분의 성장을 뒤에서 돕기만 하면 된다네"


"그거야 그렇지만..."


그들의 대화를 통해서 두 사용인에 대한 가문을 향한 맹목적인 믿음과 현재 가문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다른 가문에 비해 유일하게 부족한 것은 다름 아닌 절대 강자의 부재


전 가주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기세가 꺾인 그란벨은 현재 예전의 명성과 기세를 펼치지 못한 상태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데려온 한 명의 소년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좋은 아니든 크고 큰 파장을 몰아오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오면 안되는 곳에 온 것이 아닐까?'


가족이란 이름에 무심코 찾아온 이곳에 생각 이상으로 복잡하고 깊은 사정들이 얽혀 있었다


'엘리샤도 그러한 걸까?'


거대한 저택을 박차 나온 한 명의 소녀


꽃 만을 바라본 그녀는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이곳에서 나온 것인지 아직 아무것도 모르지만 어쩐지 전과 다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이곳 어딘가에 있을 그녀를 떠올리자니 어느새 사용인들은 자리를 떠나있었다


그렇게 혼자 방에 덩그러니 남겨진 나는 조용히 방을 둘러봤다


이제는 익숙한 접객실, 혼자 사용하기엔 너무 나도 넓은 이곳의 유일한 문을 바라보자니 덜컥하고 갑작스럽게 문이 열렸다


"여, 오래 기다렸지?, 이야 이것 참 절차가 좀 복잡해서말야"


3일만에 찾아온 콘라드는 태평하게 웃음을 지으며 접객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콘라드?"


"저택 생활은 충분히 즐겼나?, 그러면 이제 가보자고"


"네?, 그보다 어딜요?"


"당연히 고용인을 만나러 가야지, 아.. 이거 이야기 안 해줬나?"


"안 해줬어요..."


설명도 없이 그냥 무턱대고 데리고만 왔으면서 뭐가 그리 태평한지 기사와 어울리지 않는 웃음에 나도 모르게 쥐어 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당한 표정과 함께 문 쪽에 인기척이 나기에 그쪽을 바라보자 익숙한 얼굴의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너가 이해해라, 원래 저런 놈이니깐"


"윌든 경..."


"어서 준비를 마쳐라, 귀중한 자리가 될 터이니"


"네, 그게 무슨...?"


"이것도 말해주지 않은 건가...저 바보는..."


윌든이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으로 콘라드를 째려보았다


그런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웃음을 지어 보이는 그를 뒤로 하고 윌든이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가주님을 뵈러 갈 거다"


"......예?"


"못 들었나?, 그럼 다시 한번 말하지, 이곳의 가장 높은 분이자 가문의 주인"


"..."


"아놀드 그란벨님을 말이다"



*



긴 복도를 지나 몇 개의 계단을 오르고 내리고를 몇 번이고 반복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성 내부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가문의 사람들이나 외부에서 찾아온 내객들 그리고 그들의 수발을 들어줄 사용인들까지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현재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듯 보였다


넓은 홀 가운데 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자니 세삼 그란벨 가문이 얼마나 거대한 가문인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느낄 새도 없이 현재 나는 왼쪽엔 콘라드를 그리고 오른쪽엔 윌든을 둔 채로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사람들 사이를 잘도 해쳐나가며 나아간 곳을 바라보며 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콘라드...정말 괜찮을까요?"


"괜찮아, 나를 믿어"


"그치만, 이건 좀 아닌 거 같아요..."


"설마 죽기라도 하겠어? 괜찮다니깐"


"아니...그래도....."


그런 나를 무작정 이끄는 그가 향한 방향은 이곳의 중심이자 가장 높은 층에 도달한 나는 작게 외쳤다


"이곳의 가주님을 만난다니요..."


복도 한 가운데 선 나는 하나의 문을 앞에 두고 소리쳤다




긴 복도를 지나 도착한 곳의 앞에는 처음 보는 고급진 거대한 문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저택에 있으면서 입구를 제외한 가장 큰 문은 이곳을 제외하곤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가문에서 가주가 지닌 영향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문 앞에 서자니 아까 전까지만 해도 의기양양하던 콘라드조차 어쩐치 긴장됐는지 연이어 헛기침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윌든도 마찬가지였는지 들어가기 앞서 자신의 옷가지를 정돈하며 자신들의 주인에게 예를 갖추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의 긴장하는 모습에 나 또한 침을 꼴깍 삼켰지만 내가 긴장할 새도 없이 문 앞에 선 윌든이 수 차례 문을 두드렸다


"3번대 부대장, 윌든 바센 가주님의 부름으로 이곳에 찾아왔습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완벽한 그의 행동에 감탄하던 사이 문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게"


묵직하면서도 한편으론 가벼운 듯한 중저음의 목소리에 윌든은 천천히 가주실의 문을 열었다


열린 문 사이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수 많은 책들이 놓인 책장과 함께 양피지 냄새가 내 코를 찌르기 시작했다


퀘퀘하면서도 어딘가 마음의 안정이 되는, 왜 인지 모르는 익숙함에 주변을 둘러보자니 누군가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책장을 등지고 그 앞에 놓인 집무실 책상 앞에 서 있는 한 남자


그곳에 있는 그의 정체는 이 론델 성에서 단 하나의 존재


아놀드 그란벨이 미소와 함께 세 사람을 반기고 있었다



아놀드 그란벨


그란벨 가문의 가주로서 온화하고 인자한 성격으로 인해 수 많은 자들을 따르게 만드는 마덴 주요 귀족 중 하나


정치, 외교, 경제와 같은 수완에도 능하며 지금까지도 그란벨의 부흥을 이끄는 자로 왕실조차도 그를 경외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가 이룬 업적과는 별개로 그를 인정하지 못하는 자들도 있는데


그러한 자들은 모두가 입을 모아 그를 이렇게 말한다


[호가호위] 즉 호랑이가 없는 틈을 타 가주가 된 여우라고 말이다


겉보기만 보자면 검보다는 팬을 더 들었을 법한 그는 겉모습에 걸맞게 무에 대한 재능은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겉모습으로 그 모든 것을 판단해선 안되지만 정말로 그는 강자라는 아우라가 전혀 느껴지지 않은 그저 평범한 자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일반인들보다 못하는 근력과 센스를 지닌 만큼 힘이 전부인 자들에게는 멸시를


그리고 가문의 명예를 중요시하는 자들에게는 조롱을 받으며 꿋꿋이 가문을 이끌어가는 자


그것이 현재 눈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가문의 가주


아놀드 그란벨이였다


"앉게"


집무실 가운데에 놓여진 테이블 앞에 놓여진 의자에 차례대로 앉은 나는 조용히 그에게 시선을 보내었다


주름진 입가를 지닌 웃는 상


외형적인 것만 보자면 신부에 걸 맞는 인상을 지닌 그는 놓여진 찻잔에 차를 따르기 시작했다


"가주님, 그건 저희가..."


윗 사람이라고 생각지 못한 그의 행동에 윌든과 콘라드가 당황해하며 그를 만류하려 했지만 그런 그들의 행동에 그는 아무 반응을 하지도 않은 채 묵묵하게 차를 따랐다


고급스런 디자인의 찻잔 위로 새하얀 김이 모락모락 풍겨나왔다


그리고 어느새 흘려오는 향긋한 냄새에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풀리자니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아놀드와 순간 눈이 마주쳐버렸다


'아...'


이곳에 오기전 지금 만나는 자는 가문의 가장 높은 자이기에 항상 긴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윌든의 말이 떠올렸던 나는 순간 실수 했다는 생각에 사색에 빠지는 순간


아놀드는 상관없다는 듯이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권력과 힘을 지녔음에도 어쩐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그 모습을 무심코 바라보고 있던 그 순간 아놀드가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윌든 경 그리고 콘라드 경"


"예, 가주님"


"자네들이 소개하고 싶다는 아이가 바로 저 아이인가?"


아까와는 다른 냉철하고 싸늘한 시선이 순간 나를 향해 향하였다


인자한 미소와 따듯한 인상의 소유자라고는 믿기지도 않는 눈으로


그란벨의 가주이자 여우로 불리우는 자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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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화 다짐 24.05.26 11 0 9쪽
26 25화 두 개의 길 24.05.25 10 0 9쪽
25 24화 마나 24.05.23 17 0 9쪽
24 23화 형제 24.05.21 14 0 10쪽
23 22화 마법 24.05.20 17 0 9쪽
22 21화 볼터 24.05.19 18 0 11쪽
21 20화 성벽 24.05.19 18 0 10쪽
20 19화 루노 24.05.18 17 0 12쪽
19 18화 입양 24.05.18 16 0 11쪽
18 17화 만찬 24.05.17 17 0 9쪽
17 16화 로완 24.05.16 18 0 11쪽
16 15화 알프레드 24.05.15 18 0 11쪽
15 14화 대련 24.05.15 24 0 10쪽
14 13화 앨런 +1 24.05.14 29 0 9쪽
13 12화 아단 24.05.13 27 0 12쪽
12 12화 아놀드 24.05.12 31 0 10쪽
» 11화 가주 24.05.12 36 0 10쪽
10 10화 기사 24.05.11 43 0 10쪽
9 9화 가족 24.05.11 46 0 12쪽
8 8화 제안 24.05.10 49 1 9쪽
7 7화 기습 24.05.09 47 1 10쪽
6 6화 애송이 24.05.09 48 1 9쪽
5 5화 기사 24.05.08 55 1 11쪽
4 4화 만남 +1 24.05.08 66 1 9쪽
3 3화 성지 24.05.08 69 1 9쪽
2 2화 삶 24.05.08 73 1 11쪽
1 1화 죽음 24.05.08 76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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