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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호 님의 서재입니다.

나무로 전생한 나는 세계에 뿌리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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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릿호
작품등록일 :
2024.05.08 12:57
최근연재일 :
2024.05.26 13:0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26
추천수 :
8
글자수 :
108,068

작성
24.05.09 07:00
조회
48
추천
1
글자
9쪽

6화 애송이

DUMMY

냉혹하고도 싸늘한 그의 한 마디를 끝으로 두 손과 함께 눈 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자신 때문에 이러한 일에 휘말리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그녀는 턱을 타고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선택의 결정은 그녀에게 주는 듯한 말임에도 그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나는....."


떨리는 입을 겨우 벌린 채 결정을 내리려는 그녀의 앞에 윌든은 미소 지으며 그 대답을 들으려는 그 순간


"저기...갑자기 들어오셔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요?"


기사들 사이에서 정적을 깨고 누군가 태연하게 말했다


"...?"


"너..."


바라보는 시선에 담긴 감정은 다름 아닌 경악


그것도 엘리샤만이 아닌 이곳에 있는 모든 자들이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듣고 있자니, 어린 여성을 상대로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이곳에 있는 자들 중 유일하게 눈치가 없는 나의 말을 어안이 벙벙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그들 사이로 나는 거침없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기사면 레이디를 지키는 것이 아닌가요?, 내가 잘못 알고 있나?"


기사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미지에 대해서는 완전 모르지 않던 나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또 다시 일어나는 정적


'나 뭐 실수했나?'


묘하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얼빵하게 있는 내게 눈 앞의 기사가 물었다


"지금 내게 말한 건가..?"


자신에게 했다고 믿지도 않는 그의 모습에 나는 자신도 모르게 조소를 품은 채 말했다


"그럼, 달리 누가 있어요?"


능청을 떨며 대답을 하는 나의 대답이 쐐기가 되었는지 그의 이마에 핏줄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제 명을 단축 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걸로 보이는군"


스르르릉


좀 전에 뻗었던 칼집을 향해 다시 손을 향하는 그의 모습에는 적의 뿐만 아니라 살의마저 느껴지고 있었다


칼날 같은 시선에 그치지 않고 풍기는 그의 기세는 그야말로 검 그 자체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소년은 그러한 무시무시한 기세에도 눈을 내리 깔지 않으며 그들을 정면에서 마주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 동안 대치가 지속되던 그 자리에 오싹 거리는 감각과 함께 다가오는 위협이 눈 앞에 닥쳐오려는 그 순간


"그만 - !"


어느새 다가선 엘리샤는 그와 나의 가운데 선 채로 두 팔을 뻗어 막아 섰다


"그만해요, 윌든경..제가 돌아갈 테니 제발....."


떠는 그 손은 여전히 떨린 채로 그를 막아선 그녀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운이 좋군"


두 눈을 질끈 감은 채로 가로막는 그녀의 뒤로 나를 바라보며 그는 칼집에 칼을 넣었다


그리곤 조용히 그녀의 귓가에 얼굴을 가져다 대며 무언가 속삭이기 시작했다


2초 정도 되는 시간 속에 윌든의 속삭임을 듣던 그녀는 두 눈을 크게 뜨며 당황한 듯한 모습을 하였다


"......"


마치 무너질 듯한 그녀에게 다가가려는 그 순간 그녀가 작게 속삭였다


들릴 듯 말 듯 작고 낮은 그 입가엔 자그만한 떨림과 무거운 사죄가 있었다


"미안해..."


마치 그렇게 말하는 듯한 그녀의 입술은 그 말을 끝으로 순식간에 고개를 돌린 덕에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를 확보한 기사들의 움직임은 그 어떤 행동보다 빠르게 이곳을 벗어났다


이 장소에 마치 오지 않았던 것처럼, 한 밤의 신기루 마냥 그렇게 그녀는 내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


*


달이 차오르는 한 밤의 언덕 아래


누구보다 자유로워진 소년은 밤하늘을 바라본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엘리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좀 전의 일들로 한 가지 만은 알 수 있었다


바로 그녀가 그들과 함께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을 말이다


그 끝엔 결국 승복한 그녀가 기사들을 따라 이곳을 떠났지만 그녀의 두 눈에서는 깊은 회한이 비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빛은 지금 자신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소년은 이제는 없는 지금껏 그녀의 모습들을 떠올렸다


귀족임에도 손에 흙 묻히기를 주저하지 않던 그녀가, 꽃을 사랑해 이곳까지 도달한 그녀가


마치 나무로서, 자연의 일부분이였던 자신보다도 더욱 아름답던 순수한 열정을 보인 그녀는 이제 이곳에 없다


그런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랐다


"그보다 무척 가기 싫어했었지..."


어떤 이유와 배경을 가졌는지 잘 모르다만 원해서 돌아간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였다


분명 그녀가 원하던 행복은 이곳에 있었을 것이기에


"하아...그렇게 보내지 말걸 그랬나.."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다


이미 지나가 버린 것에 후회를 가진 채로 오른손을 쥔 그의 손안에는 깊은 후회가 담겨있는 것 같았다


*


한편 언덕 너머의 초원 한 가운데 한 대의 마차를 중심으로 긴 일렬의 말들이 도로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마치 소규모 전쟁이라도 하는 듯한 그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용맹한 전사들로 이루워진 듯 보였으며


그들의 반짝이는 갑옷이 그들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그들 중 선두에 선 한 남성에게 누군가 말을 타고 다가왔다


"윌든 경, 썩 기분이 좋아 보이진 않네요"


살갑게 웃으며 다가오는 남자는 실실거리는 웃음과 함께 그의 관심을 받아내며 말했다


"그렇게 보이는가?"


"그거야, 뭐 한 두 번 본 사이가 아니니깐 잘 알죠"


부드러운 회갈색 머리를 흩날리는 그는 평소 철옹성 같던 그의 표정이 평소와 다름을 느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예요?"


"뭘 말이냐?"


"평상시면 좀 더 웃는 표정일텐데 오늘은 왜 이리 딱딱하나 싶어서요, 명을 완수한 것 치고 말이죠"


그의 말에 윌든은 조용히 입가로 손을 가져다 대었다


여전히 굳어있는 입가는 마치 단단한 성벽같이 놓여져 있을 뿐 이였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그 자리에 없었다는 말을 돌려서 잘도 말하는군, 그것도 자네의 상사 앞에서 말이지"


"볼일 보러 간 건데 좀 봐주시죠"


기사로서 수행을 다하지 않은 그는 한번만 봐달라며 능청 떠는 모습으로 윌든 앞에 서성였다


가벼운 언행에 건방지며 예를 모르는 그이지만 유일하게 자신에게 살갑게 다가와 주는 몇 안되는 인물이기에 그러한 태도에도 윌든은 조용히 그의 행동에 반기를 들지 않은 채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타닥타닥


말굽이 울리는 소리가 귀를 타고 들려온다


흙 길에서 벗어나 어느새 포장된 도로까지 진입에 다다른 그들 가운데 윌든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한 애송이가 있었다"


"애송이요?, 아가씨 곁에 말인가요?"


"그래, 아가씨 말로는 종자라고 하나 아가씨는 이성의 남성을 곁에 두지 않으신다"


"헤에... 엘리샤 아가씨가 말이죠...그런데 아가씨도 사춘기니 관심이 생길만한 거 아닐까요?"


"그것도 그럴 수 있겠군"


"그런데 그 애송이가 왜요?, 혹시 귀족이거나 그랬어요?"


"그럴리가 그냥 애송이였다, 아무것도 아닌 그냥 꾀죄죄한 평민 꼬맹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


낡은 넝마 하나 걸친 채로 신발도 없이 자신의 앞에 선 그 소년을 떠올렸다


"그 애송이가 뭐라고 했어요?, 감히 주제도 모른 채 그란벨 가문의 3번 부대장의 심기를 건들였다 이 말입니까?"


경악스런 눈동자를 비추며 그는 소란스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내 앞에 나서서 뭐라고 하긴 하더군"


"세상에...그래서 그 애송이 살아는 있답니까?"


"왜? 내가 죽이기라도 했을 것 같나?"


"뭐 경의 평소 행실을 보자면 충분히 그럴 수....에헤이 검 뽑지 마시고 아가씨가 봅니다?"


칼집에 손을 댄 그의 모습에 이번엔 다른 의미의 경악을 내비치는 그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냥 겁만 줬을 뿐이야"


그런 소란스러운 사이에서도 윌든은 어쩐지 엘리샤가 있던 마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겁을 준 대상은 하나만이 아니라는 듯


"그보다 그 놈도 대단하네요"


"...뭐가 말이지?"


"그 애송이 말이예요, 그래도 3번대 부대장 자리에 앉은 사람의 위협을 받고도 끝까지 자기 할 말을 다 했다는 거잖아요"


"......"


"원래 눈만 마주쳐도 오줌 지리는 애들이 수두룩 할텐데 말이죠"


눈 앞의 존재는 그야말로 평범한 이가 쉽게 다가설 존재가 아니였다


그는 젊은 나이에 가문의 3번대 부대장을 단 이로 높은 경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자였다


새어나오는 기운만 하여도 평범한 이가 마주할 경우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며 누구 할 것 없이 그를 두려워하였다


그가 굳이 위협을 내지 않으려 해도 말이다


윌든의 말을 곰곰이 듣던 기사가 잠자코 윌든에게 물었다


"그 애송이 정말로 평범한 애송이였습니까?"


있을 수 없는 일, 그리고 이미 벌여진 일에 대한 의문을 그는 숨기지 않고 물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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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화 다짐 24.05.26 12 0 9쪽
26 25화 두 개의 길 24.05.25 10 0 9쪽
25 24화 마나 24.05.23 17 0 9쪽
24 23화 형제 24.05.21 15 0 10쪽
23 22화 마법 24.05.20 18 0 9쪽
22 21화 볼터 24.05.19 19 0 11쪽
21 20화 성벽 24.05.19 18 0 10쪽
20 19화 루노 24.05.18 18 0 12쪽
19 18화 입양 24.05.18 16 0 11쪽
18 17화 만찬 24.05.17 18 0 9쪽
17 16화 로완 24.05.16 18 0 11쪽
16 15화 알프레드 24.05.15 18 0 11쪽
15 14화 대련 24.05.15 24 0 10쪽
14 13화 앨런 +1 24.05.14 29 0 9쪽
13 12화 아단 24.05.13 28 0 12쪽
12 12화 아놀드 24.05.12 31 0 10쪽
11 11화 가주 24.05.12 36 0 10쪽
10 10화 기사 24.05.11 44 0 10쪽
9 9화 가족 24.05.11 46 0 12쪽
8 8화 제안 24.05.10 50 1 9쪽
7 7화 기습 24.05.09 48 1 10쪽
» 6화 애송이 24.05.09 49 1 9쪽
5 5화 기사 24.05.08 55 1 11쪽
4 4화 만남 +1 24.05.08 66 1 9쪽
3 3화 성지 24.05.08 69 1 9쪽
2 2화 삶 24.05.08 73 1 11쪽
1 1화 죽음 24.05.08 78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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