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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호 님의 서재입니다.

나무로 전생한 나는 세계에 뿌리를 내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릿호
작품등록일 :
2024.05.08 12:57
최근연재일 :
2024.05.26 13:0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17
추천수 :
8
글자수 :
108,068

작성
24.05.21 12:40
조회
14
추천
0
글자
10쪽

23화 형제

DUMMY

"허억허억..허억.."


뜨거움 숨결을 동반한 숨소리가 들려오는 연병장


벌써 몇 바퀴인지 알 수 없는 체력 단련을 수 많은 견습생들이 하나의 줄을 이은 채로 달려가고 있었다


온 몸을 축축 적시며 동공은 풀린 채로 한계가 다다랐음에도 뛰기를 포기하지 않던 이들 가운데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에 잠겨 고민 많은 표정으로 뜀걸음을 이어가던 한 소년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루노 그란벨


벅차오른 숨을 삼키며 달리는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여유롭다는 듯이 달리던 나는 가장 뒷 열에 서서 멍을 때리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는 그때


툭 하고 누군가 내 옆구리를 가볍게 찌르며 다가왔다


"?"


"뭔 생각을 그렇게 하냐?"


인기척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선두에서 달리던 앨런이 내 곁에 섰다


"아..그냥 고민이 되어서..."


"고민?"


"응, 무엇을 선택할 지 판단이 서지 않아"


선택을 내리지 못해 머리가 아파오는 나에게 앨런은 의외라는 듯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도 고민이라는 걸 할 때가 다 있군"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냐"


"그것도 그렇나..."


견습생이 된 지도 벌써 일주일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그 일주일이란 시간 동안 꽤나 많은 것이 변하기도 하였다


우선 볼터와의 싸움 이후로 앨런의 입김이 작용해서인지 혹은 나를 인정해서인지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만


대놓고 나를 무시하거나 적대하는 인원들이 눈에 띌 정도로 줄어 났다


그럼에도 티를 내지 않는 선에서 나를 배척하는 분위기는 그대로였지만 괜한 시비가 걸리지 않은 것만 해도 루노는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과 크게 바뀐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앨런과의 관계였다


처음에는 가문의 장자, 그리고 먼저 이 길을 걸어온 선배로서 존칭을 아끼지 않았지만 그의 권유로 인해 어느 평범한 형제처럼 서로 편하게 말을 주고 받기 시작했다


마치 그가 형제에게 하였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듯이 말이다


"그래서, 우리 동생은 무엇이 그리 고민일까?"


앨런은 뛰는 와중에도 호흡을 유지하며 내게 그렇게 물어왔다


나와 다르게 엄청난 노력을 통해 얻은 체력과 의지


그리고 결국엔 자신에게 주어진 중압감을 이겨 나아가겠다고 다짐한 그는 전과는 다름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에 비해 내가 하는 고민은 시답잖은 고민이기에 나를 말하는 것을 망설이다 결국 입을 열었다


"그...우리 가문.....그란벨은 말야, 기사가문인거지?"


"그렇지?, 지금 우리가 하는 것들도 다 그거를 위하는 것이 아니겠어?"


주변을 살짝만 둘러보아도 기사를 위해 설비 된 건축과 도구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그렇지?"


"그런데 그게 왜?"


"아, 그게...사실..."


나는 전날 밤 있었던 일들을 그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뭐? 마법사?"


"쉿, 목소리가 커.."


누가 들을라 루노는 질색을 하며 그의 입가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마법사라...."


"역시 좀 그렇지...? 그라벨의 양자로서...기사가 아닌 마도사라ㄴ..."


"대단한데?"


"...어?


"내 동생이 마법사라니...정말로 로완 경이 그렇게 말씀하셨어?"


"응..."


전날 밤


로완 경의 집무실을 방문한 루노는 그녀를 통해 제안을 받게 되었다


다름 아닌 그녀의 제자가 되라는 제안을 말이다


그녀의 수식어라 할 수 있는 마법사


즉 마법을 사용하며 세상의 진리를 연구하는 그 직업은 대단하다고 불릴 만한 직업이었다


세상의 모든 흐름을 주관하는 마나


그리고 그걸 체내의 순환 시켜 자신만의 술식을 구사하여 초자연적인 현상을 일으키는 자를 세간에선 마법사 혹은 마도사라 칭한다


그럼 그것은 왜 앨런이 놀랄 정도로 대단한가를 말하자면 그것은 선택 받은 자들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모든 곳에 마나가 있는 만큼 모든 사람에게는 내제된 마나를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그 마나의 원류라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심장으로 온 몸에 혈액을 순환 시키는 것처럼 내부의 마나를 순환 시켜 일으키는 것이 바로 마법이라 불리는 기적이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그것이 가능하지 않았으니


심장에 새겨진 마나의 고리를 이용해 체내의 마나를 순환 시키려면 그것이 가능한 회로가 있어야 하는데


바로 그 회로가 마법사의 길을 선택 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었다


"이 사실을 아버지는 아셔?"


"아니..."


"왜? 말 안 했어?"


"그거야, 싫어하시지 않을까?"


"어째서?, 다름 아닌 마법사라니깐?"


"그야 우린 기사 가문이잖아..."


"아..."


그제서야 앨런은 루노가 고민하는 것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원인을 알았던 탓일까? 앨런은 눈 앞의 동생을 안타깝다는 듯이 바라보며 말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데?"


"기사 가문이라?"


"그리고?"


"무엇보다 형도 기사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고, 무엇보다 내가 이곳에 받아 들여진 이유가 그게 아닐까 해서..."


나의 답에 앨런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곤 조용히 속삭였다


"루노, 난 차기 가주이자 앞으로 가주가 될 몸이야, 마덴에서 다섯 밖에 존재하지 않는 그란벨의 장자로서 가문을 이끌어갈 그런 존재 말이야"


"..."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이 길은 내가 원한 길이기도 했어, 비록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심정도 여럿 들으면서도.."


"앨런..."


"그런데 아버지의 자식이라고 다 이 길을 가고 있니?"


에드윈, 그레이스, 엘리샤, 헤레이스


앨런을 제외한 모든 가주의 아이들은 모두 기사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기사 가문이면서 모두 자유롭게 말이다


"당장에 에드윈만 보라고, 왕실 아카데미를 일찍이 들어가 공부를 하고 있잖냐, 기사와는 정 반대의 길을 말이야"


"..."


"아버지는 너도 알다시피 자식들에게 관대하셔, 원로원의 그 늙은이들이 더 간섭을 했으면 했지 아버지는 우리들의 선택을 존중해주시는 분이야"


"...그럴까?"


"당연하지, 아무래도 내가 너보다는 더 잘 알지 않을까?"


그는 귀를 긁으며 멋 적게 웃음을 지었다


"아무튼, 너는 로완 경의 마법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어?"


"나..나는.."


"너의 솔직한 심정을 말해봐"


순간이동부터 시작하여 그녀가 행했던 마법들을 보고선 내가 느낀 감정은 설렘 그 자체였다


전생에는 없던 법칙이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과거의 자신과는 달리 그 무엇도 펼칠 수 있다는 미지의 가능성을 마주한 이상 나는 진심으로 감격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불을 만들거나


"난..."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위기를 해쳐나간다 거나


"마법을..."


어쩌면 이를 통해서 전생의 나 같은 자들을 구원할 수 있거나 하는 그런...조그만한 가능성을


"배우고 싶어"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 그거면 된 거야"


앨런은 진정 듣고 싶은 것을 들었는지 만족하는 얼굴로 웃음을 지었다


"그럼 이 고생은 더 안 해도 되겠네?"


앨런의 시선을 따라 나도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좀 전까지만 해도 달리던 수 많은 사람들이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연병장을 뛰던 견습생들은 하나 같이 떨어져 나갔고 유일하게 아직 까지 달리고 있는 자는 루노와 앨런 두 사람 뿐 이였다


체력이 다해 쓰러진 견습생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두 사람을 향해 이렇게 속삭였다


"괴...괴물 새끼들.."


지옥 단련이라고 하나 벌써 연병장을 수십 바퀴를 돈 두 사람을 견습생들을 경악을 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슬슬 그만 뛸까?"


"그래, 슬슬 식사 시간이니깐"


루노는 정리하며 연병장을 나서는 앨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정말로, 정말로 이곳에 오길 잘했다고


어쩌면 이런 대화를, 그리고 관계를 오랜 시간 동안 원했던 만큼 벅차오르는 기분을 미소로 삼으며 소년은 그의 뒷모습을 향해 달려나갔다


*


마법을 배우기로 다짐한 이후 나는 이 결심을 모두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윌든과 콘라드는 아쉬워하면서도 나의 선택을 존중하였고


아놀드와 올리비아는 기쁜 표정으로 내 결정을 응원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 제안을 한 로완은 현재 어이없단 표정을 하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 진심인게냐?"


"예, 제 결정은 굳건합니다"


"허어, 알프레드 경에게 정면으로 덤비는 또라이라고는 생각했다만 생각보다 더 심한 놈이였네?"


칭찬인지 혹은 악담인지 모를 말들을 하는 그녀는 잠 시간 고민에 빠진 듯 눈을 감기 시작했다


그러곤 눈을 번쩍 뜨더니 태평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음, 뭐 괜찮나?"


그러곤 그녀는 내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리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 시간에 보는 걸로 하자꾸나, 단 어떤 경우라도 그걸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 싶으면 난 즉시 널 포기할거다, 알겠니?


"예, 스승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말이나 못하면..."


퉁명스럽게 내뱉으면서도 내심 스승이란 소리에 그녀는 기분이 좋은 듯 작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법...'


새로운 도전이자 다양한 기적들로 이루어진 미지의 길을 나는 이제 걸으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쩐지 설레기 시작했다


그렇게 의욕이 앞서 뭐든 해낼 수 있단 믿음이 확고해지려는 그때


"아, 시작하기 앞서 커피 좀 부탁해"


"..."


"아 그리고 일어나는 김에 본관 도서관에 앙그레체의 서적도 가져다주렴, 그리고 커피는 아주 찐 하게 알겠지?"


시작하기 앞서 대학원생을 부리는 교수처럼 그녀는 온갖 심부름을 시키기 시작했다


그 모든 게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그녀를 보고 소년은 생각했다


아무래도 스승을 둬야 할 사람을 잘 못 정한 것 같다고...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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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전생한 나는 세계에 뿌리를 내린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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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화 다짐 24.05.26 11 0 9쪽
26 25화 두 개의 길 24.05.25 10 0 9쪽
25 24화 마나 24.05.23 17 0 9쪽
» 23화 형제 24.05.21 15 0 10쪽
23 22화 마법 24.05.20 17 0 9쪽
22 21화 볼터 24.05.19 18 0 11쪽
21 20화 성벽 24.05.19 18 0 10쪽
20 19화 루노 24.05.18 17 0 12쪽
19 18화 입양 24.05.18 16 0 11쪽
18 17화 만찬 24.05.17 17 0 9쪽
17 16화 로완 24.05.16 18 0 11쪽
16 15화 알프레드 24.05.15 18 0 11쪽
15 14화 대련 24.05.15 24 0 10쪽
14 13화 앨런 +1 24.05.14 29 0 9쪽
13 12화 아단 24.05.13 28 0 12쪽
12 12화 아놀드 24.05.12 31 0 10쪽
11 11화 가주 24.05.12 36 0 10쪽
10 10화 기사 24.05.11 43 0 10쪽
9 9화 가족 24.05.11 46 0 12쪽
8 8화 제안 24.05.10 49 1 9쪽
7 7화 기습 24.05.09 47 1 10쪽
6 6화 애송이 24.05.09 48 1 9쪽
5 5화 기사 24.05.08 55 1 11쪽
4 4화 만남 +1 24.05.08 66 1 9쪽
3 3화 성지 24.05.08 69 1 9쪽
2 2화 삶 24.05.08 73 1 11쪽
1 1화 죽음 24.05.08 78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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