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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귀환했는데 시스템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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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오도오
작품등록일 :
2023.05.15 00:22
최근연재일 :
2023.06.01 12:2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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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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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수 :
106,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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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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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세계 길드 총회(1)

DUMMY

조금 전.


“···하.”


집으로 바로 돌아가려던 리안의 계획은 세계 헌터 협회의 긴급 소집에 어그러졌다.

그 때문에 리안의 기분은 좋지 않은 상태였다.

본래도 서늘한 낯이 지금은 한기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원래도 다가가기 쉽지 않은 인사였는데.”

“뭔 일 있데? 엄청 살벌하구만.”


이곳에 자리한 헌터들은 모두가 A급 이상이었다.

산전수전 온갖 것을 겪어 생존 본능이 발달했다는 소리다.


“햐. 완전 그림의 떡이네.”


그들은 실리보다 목숨을 우선했다.

물론 이곳엔 헌터가 아닌 일반인들도 있었다.


“카이라스 길드 마스터가 와 있는데···.”

“지금 가봤자 역효괄세.”


바로 각 나라에서 나온 고위급 인사들이었다.

그들 또한 살벌한 정치판에서 살아남은 자들이었다.

기세를 느끼지 못할 뿐 감이란 게 있었다.


‘아. 지금 다가갔다간 x 되겠구나.’


하는.

그렇게 모두가 리안의 주변을 서성일 뿐 차마 다가오지 못하고 있던 때였다.


“오!”


사람 열이 모이면 누구 하나는 눈치가 없는 사람이 꼭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호탕한 웃음을 만면에 지은 중년의 사내가 어둠의 아우라를 뿜어내는 리안에게 접근했다.


“반갑소, 커헉?!”


그리고 바로 커트 당했다.


“쯧쯧. 내 저럴 줄 알았지.”


이걸로 다섯 번째였나?


“도대체 왜 이렇게 쓰레기들이 많은 거야?”

“나,나는 룩셈부르크의 후,”


저 광신도에게 포승줄 묶이듯 질질 끌려 나간 인간이.


그렇게 형성된 존(zone)이었다.


저 마왕(리안)이 있는 곳에 발을 들이려면 일단 목숨을 내놓고 갈 용기 내지는 눈치 없음이 필요했고, 그렇게 발을 들여서도 저 마왕 휘하의 사천왕을 상대해야 했다.

그리고.


“우선 그 쓸데없는 입부터 닥치자.”

“커,헉!”


누구도 저 실실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폭력을 행사하는 미친 인간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거였다.

그때. 과장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이게 누구야?”


이번엔 또 어떤 눈치 없는 인간인가 하고 돌아본 사람들은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건들건들한 걸음걸이로 걸어오는 남자를 보고는 서둘러 거리를 벌렸다.

그 훤히 드러난 길을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걸었다.

그는 곧장 리안에게 직진했다.


“얼굴 보기 힘든 카이라스 길드의 황제가 아니야? 난 또 어디서 뒈진 줄 알았지.”


남자의 거침없는 언사에 누군가 ‘헉!’ 숨을 들이키고, 차이성의 웃음이 짖어졌다.

제임스가 한 손으로 이마를 감싸며 나머지 한 손으로 차이성의 뒷덜미를 잡았다.


“어글리.”


리안이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어글리. 미국의 S급 헌터로 헌터 이명을 이름으로 사용하는 괴짜였다.

그러나 이름과 다르게 곱상한 얼굴로 리안이 등장하기 전까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헌터이자 최강자 중 하나였다.

물론 가장 욕먹는 헌터이기도 했다.


“너 역시 잘도 살아있군.”

“아. 안 그래도 어제 칼침 맞긴 했는데. 이 정도야.”


자신의 오른쪽 옆구리를 문지르며 낄낄 웃던 어글리가 리안이 앉은 책상에 턱 걸터앉곤 이내 웃음을 뚝 그쳤다.


“그래서. 너 왜 살아있냐? 그냥 뒈지고 내게 왕좌를 넘기지 그랬어.”

“뭣하면 지금 가져가던가.”


줄곧 무표정하던 리안의 입가가 위로 올라갔다.

기분도 안 좋았는데 마침 튼튼한 샌드백이 알아서 굴러들어왔다.


“하. 그렇게 말하면 쫄 줄 알고? 네놈이 5년 동안 칩거할 때 이 몸은 열심히 던전을 돌았다 이거,야!”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먼저 주먹을 날린 어글리였다.

그리고 그것을 리안은 가볍게 피했다.


퍽! 퍼억!


그렇게 신성한 회의장에서 싸움이 벌어졌지만, 주위의 누구도 소란을 떨지 않았다.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군.”

“어글리잖아.”


이미 수많은 전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과거. 싸움에 미친개마냥 리안에게 덤벼들어 주위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어글리를 보다 못한 세계 헌터 협회장이 마나를 제외한 순수한 본신의 능력만으로 싸움을 제한했기에 그 파장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사람들은 스포츠 경기를 직관하는 마음으로 두 최강자의 싸움을 흥미롭게 관찰했다.


“이걸로 99:0인가?”

“아니. 아마 100:0일걸?”


모두가 예상한 대로 싸움은 한쪽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이 났다.


부들부들···.


“아오, x발! 어떻게 한 대를 안 맞냐?!”


한쪽 눈에 선명한 멍이 든 어글리는 승패에서 진 대가로 승자가 원하는 1가지를 수행하는 중이었다.


“똑바로 균형 맞춰라. 한쪽으로 기울었다.”


바로 ‘인간 의자’였다.




***


“아니, x발 너 지금 능력 사용하고 있지? x나 무거워!”

“글쎄.”


미국을 대표하는 헌터, 어글리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리안의 의자가 되었다.


“하! 이 새끼가 이렇게 음흉한 걸 모든 인간이 다 알아야 하는데!”


어글리가 투덜거리고 리안이 담담하게 무시할 때였다.

그들에게 다가오는 인물이 하나 더 있었다.


“오랜만에 뵙네요, 리안님.”


잘생긴 얼굴에 선한 미소.

귀공자 같은 느낌을 풍기는 젊은 남자였다.

리안과 어글리의 경우 겉으로 풍기는 분위기 때문에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면 남자는 제 나이처럼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 등장한 남자가 평범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황태자까지.”

“자리 배치 한 번 기가 막히는군.”


안 그래도 쏠려 있던 주위의 이목이 남자의 등장으로 더욱 몰렸다.


“어글리님은. 음. 안녕하세요?”


유한혜. 세계적인 기업인 유성 그룹의 후계자이자 한국의 세 번째 S급 헌터.

두 남자만큼 유명한 인사였다.


“하. 힘들어 죽겠으니까 말 걸지 마라.”

“어글리님은 여전하시네요.”


그가 비어있는 리안의 왼편에 착석했다.

리안의 반대편 자리의 주인은 인간 의자로 전락한 어글리였다.


“악씨! 또 왜!”


어글리가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통증에 리안에게 소리쳤다.


“실수다.”

“뭐, x발?”


어글리가 뚝뚝 피가 배어 나오는 자신의 오른쪽 옆구리를 어이없다는 듯이 봤다.

리안이 손이 닿은 부위였다.

리안 역시 그것을 발견하고는 혀를 찼다.


“물러터졌기는.”

“뭐?! 이 씨%%^&*A%s-!”


리안은 어글리의 욕을 무시하며 상점을 열어 최상단에 있는 물건 하나를 구입했다.

퀘스트의 보상으로 받은 풍족한 골드 덕에 구입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아마 이 시점에서 지구의 모든 헌터가 가진 골드를 다 합쳐도 리안의 발끝에도 못 미치리라.

물론 이는 시아는 모르는 일이었다.


‘말해 봤자 배만 아플 테니까.’


리안은 손에 들린 영롱한 빛을 발하는 액체가 든 병을 그대로 쏟았다.

아직도 거세게 욕을 하는 어글리에게.


“아 x발 차가! 야! 말 좀 하고 부어, 이 새꺄!”


힐링 포션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던 얼리어답터, 어글리는 욕을 하면서도 피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옆에서 한가롭게 관찰하던 유한혜가 문득 말했다.


“두 분은 여전히 사이가 좋으시네요.”


그 말에 어글리와 리안의 시선이 동시에 유한혜에게 쏠렸다.

엎드려 뻗친 자세를 취하고 있던 어글리가 어이없단 표정을 지었다.

성의 없이 부어진 힐링 포션에 홀딱 젖은 모습이 궁상맞기까지 했다.


“넌 x발 이게 사이가 좋은 걸로 보이냐?”

“음. 저한텐 그렇게 보이는데.”

“하. 야 비켜봐.”


리안은 순순히 일어섰다.

가볍게 몸을 일으킨 어글리가 성큼성큼 유한혜에게 걸어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봐. 황태자 양반.”


‘최상급’ 힐링 포션의 영향으로 다시 본래의 청순가련한 얼굴을 되찾은 어글리가 만면에 삐뚤어진 웃음을 지었다.


“너도 나랑 사이좋아 볼래?”


그 의미를 단번에 깨달은 유한혜가 곤란한 웃음을 지었다.


“죄송하지만 저는 환자와는 싸우지 않습니다.”

“하? 이것들이 진짜 쌍으로···!”


쾅!


결국 성질을 참지 못하고 주먹을 내려친 어글리를 유한혜가 물 흐르듯이 피했다.


“그만 하세요. 저는 어글리님과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지랄. 언어도 폭력이다, 이 새꺄!”


2차전의 시작이라기엔 덤벼드는 어글리를 유한혜는 그저 피하고만 있었다.


“어글리! 이번에는 지지 마라!”

“미국 망신 좀 그만 시켜라, 어글리!”

“닥쳐! 이 새끼들아!”


어느새 둥그렇게 모인 헌터들이 응원인지 모를 소리를 한마디씩 했고, 어글 리가 주위에 눈을 부라렸다.


“이 미꾸라지 같은 새끼가···!”

“그런데 미국에도 미꾸라지가 사나요?”

“어. 산다! 이 새꺄!”


리안은 어글리를 피해 유유히 움직이는 유한혜를 물끄러미 봤다.


‘황태자.’


어떻게 보면 그는 자신과 비슷했다.

태어난 순간부터 왕좌가 정해져 있다는 것.

그것 하나가.


다른 것이 너무 많았다.

자신의 것이라 여겼던 자리가 한순간에 박탈당하는 것과.

모든 걸 다 지켜도 가장 소중한 하나를 지키지 못하는 느낌을.

과연 저 애송이는 알까?


-···그냥 죽게 놔두지 그랬어.


아무리 가진 게 많아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기분을.


‘저 새끼 봐라?’


유한혜를 쫓는 와중에도 상위 포식자를 의식하던 어글리는 유한혜를 보는 리안의 눈이 무겁게 가라앉는 것을 캐치했다.

그는 눈치를 안 보는 거지, 눈치가 없는 게 아니었다.

흑인들로 득실거리는 할렘가에서 백인인 그가 살아남은 이유 중 하나가 이 눈치였다.


‘황제랑 황태자라. 재밌겠는데?’


남의 싸움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악동의 입가가 씩 말려 올라갔다.


“야. 그만하자. 신성한 회의실에서 싸우는 거 아니다.”

“···?”


유한혜는 갑자기 태도를 싹 바꾸는 어글리를 보며 의문을 표했으나 그 말에는 동의했기에 순순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우우!”

“꼬우면 네 새끼들이 덤비든가.”


어글리는 싱겁게 끝난 결투에 야유를 보내는 헌터들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날리곤 리안의 오른편. 자신의 자리에 드러눕듯이 앉았다.

그리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작게 속삭였다.


“야. 솔직히 말해봐. 너 황태자 싫어하지?”


그러나 아무리 작게 속삭였다 한들 이곳에 깔린 게 고등급 헌터였다.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이런 속삭임은 얼마든지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니.


“하아.”


반대편에 있는 이가 못 들을 리 없단 거였다.


“어글리님. 심심하시면 나가서 던전이나,”


그렇게 유한혜가 상냥한 얼굴로 어글리를 타이르는 순간 리안이 대답했다.


“아니.”

“오?”


어글리가 의외라는 표정을 짓고, 유한혜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리안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죽이고 싶다.”


순간 대회의장에 존재하던 소음이 뚝 끊겼다.

저마다 대화하면서도 이곳에 귀를 기울이던 헌터들이 삐걱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헐.”


주머니에서 꺼낸 막대사탕의 포장지를 벗기던 어글리가 그대로 고개를 돌려 유한혜를 힐끗 봤다.

안 그래도 분유맛 날 것 같은 얼굴이 새하얗게 탈색되어 있었다.

리안이 좌중을 둘러봤다.


“흐,흠.”

“커흠.”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보곤 피식 웃었다.


“농담이야.”


보기 드문 카이라스 길드 마스터의 웃음이었지만, 그 누구도 따라 웃지 않았다.


“농담 두 번 했다간 살인 나겠네.”


한쪽이 너무 일방적이라 싸움이 성사되기도 전에 끝났다.

어글리는 흥미가 식은 얼굴로 마저 사탕 껍질을 깠다.

와그작. 조용한 가운데 사탕 씹는 소리가 유독 크게 울렸다.


잠시 망설이던 유한혜가 리안을 향해 무언가 말하려던 때 그보다 먼저 끼어든 사람이 있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안나 아세인이었다.

그녀는 리안의 양옆에 앉은 어글리와 유한혜를 힐끗 보고는 리안에게 말했다.


“확인해보셔야 할 게 있습니다.”


리안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화악.


눈에 보이지 않는 마나 막이 생겨나 주변의 소리를 차단했다.


“말해.”

“시아님께서 한국에서 헌터 등록을 하셨습니다.”


의외의 소식에 리안이 잠시 침묵하고는 말했다.


“등급은?”

“S급 이상입니다.”


시아가 던전 측정 기계를 부순 것은 노우신 협회장의 명령에 의해 기밀에 부쳐졌다.

그러나 도청이 취미인 카이라스 길드의 부마스터에게는 소용없는 일이었다.


‘무슨 생각이지?’


리안은 팔짱을 낀 채 생각했다.

놀고먹는다고 할 때는 언제고 갑자기 헌터 등록이라니.

애들을 데리고 던전이라도 돌겠다는 건지.


“···그리고.”


리안의 한쪽 눈썹이 올라갔다.

또 무슨 사고를 쳤기에 저 안나 아세인이 머뭇거리는가 해서였다.

잠시 뜸을 들이던 안나 아세인이 보고가 이어졌다.

그것을 들은 리안의 감상은.


“···미친 건가?”


였다.

5년간의 육아에 드디어 정신이 나가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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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길드 총회(1) 23.05.29 32 0 13쪽
15 헌터 튜브(3) 23.05.28 32 1 13쪽
14 헌터 튜브(2) 23.05.27 29 0 12쪽
13 헌터 튜브(1) +1 23.05.26 35 1 13쪽
12 한국 헌터 협회(2) 23.05.25 33 0 12쪽
11 한국 헌터 협회(1) 23.05.24 36 0 12쪽
10 시스템이 달라졌어요(3) 23.05.23 42 0 13쪽
9 시스템이 달라졌어요(2) 23.05.22 37 0 12쪽
8 시스템이 달라졌어요(1) 23.05.21 38 0 13쪽
7 시스템이 이상하다(3) 23.05.20 37 0 13쪽
6 시스템이 이상하다(2) 23.05.19 36 0 12쪽
5 시스템이 이상하다(1) 23.05.18 39 0 12쪽
4 지구가 이상하다(3) 23.05.17 47 1 13쪽
3 지구가 이상하다(2) 23.05.16 60 1 12쪽
2 지구가 이상하다(1) 23.05.15 78 1 13쪽
1 지구로 도망가다 23.05.15 12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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