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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귀환했는데 시스템이 이상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유오도오
작품등록일 :
2023.05.15 00:22
최근연재일 :
2023.06.01 12:2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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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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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837

작성
23.05.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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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시스템이 달라졌어요(2)

DUMMY

나는 벌떡 일어나 정자세로 앉았다.


“아니, 갑자기 일어나시면-,”


그 반동으로 뒤로 넘어진 최현호가 투덜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중요한 건 아니었다.


눈앞에 주르륵 떠오르는 메시지에 집중했다.



띠링.


[전체 알림: 시스템의 2차 업데이트가 끝났습니다.]


[현 시간부로 시스템이 정상 가동됩니다.]


[상태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킬의 봉인이 해제되었습니다!]


[(NEW!) [상점]이 추가되었습니다!]


[(NEW!) [헌터 튜브]가 추가되었습니다!]


[(NEW!) 앞으로 몬스터를 잡으면 ‘골드(G)’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띠링.


[기존의 [시스템]이 [구원자 전용 시스템]으로 변환됩니다.]


[[상점]에 [구원자 전용 상점]이 추가됩니다.]


[‘골드(G)’가 ‘구원 수치(SV)’로 대체됩니다.]



띠링.


[시스템 2차 업데이트 완료로 퀘스트가 종료됩니다.]


···



뭐가 많았다.


그 전에.


“자. 이제 가시죠. 밖에 차도 대기해뒀으니까 시아님은 몸만 가면 돼요.”


내가 일어난 게 협회의 부름에 응답한 것이라 착각한 거머리를 향해 손을 휘둘렀다.

최현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곤 곧바로 달아나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슈웅.


사방을 점거한 마나가 그의 몸을 빈틈없이 휘감았다.


“또,또 이거···!”


그리고 그를 공중으로 들어서 그대로 방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탁.


비로소 조용해졌다.


“자 그러면.”


나는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확인했다.


“상태창 오픈.”



띠링.


[시리아나 카이라스]

종족: 불명

나이: 27세

성별: 여

레벨: 101

힘: -

민첩: -

지혜: -

체력: -

마력: -

미분배 스탯: 5

비고: 측정할 수 없는 변수



“그대로구만.”


상태창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조금 기대해 봤지만 역시나 지구의 시스템은 나를 규정하지 못했다.


“응?”


그대로 상태창을 닫으려다 미묘하게 달라진 숫자 하나를 발견했다.



[레벨: 101]



“너 언제 올랐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루아샤 대륙에서 무슨 짓을 해도 100레벨을 넘지 못했던 레벨이 지구에서는 저 홀로 올라 있었다.


황급히 이전의 메시지 로그를 뒤졌다.

그리고 발견했다.



[B급 특이 던전을 클리어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지구에 온 첫날. 시스템의 사기 행각에 당해 던전 하나를 처리했는데 그때 오른 거였다.


“흐음.”


한계라던 레벨이 올라간 게 신기하긴 하다만 별다른 감흥은 들지 않았다.

왜냐.



띠링.


[미분배 스탯 5를 힘 5로 변환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요]



예를 누르고 다시 상태창을 확인했다.



[시리아나 카이라스]


종족: 불명

나이: 27세

성별: 여

레벨: 101

힘: -

민첩: -

지혜: -

체력: -

마력: -

미분배 스탯: 0

비고: 측정할 수 없는 변수



짜잔! 힘으로 분배한 미분배 스탯이 증발했습니다.


‘역시나인가.’


마왕을 죽인 이후로 능력치는 줄곧 저 상태였다.

내가 레벨에 집착하지 않는 이유였다.


이어서.


“스킬창”



띠링.


각성 스킬: ??(unknown) -> 마법(unknown)

하위 스킬: 지옥의 불(SSS)



스킬창이 오히려 변했다.


“마법이라.”


하위 스킬이 초기화됐고, 각성 스킬은 명확히 규정되어 있었다.

원래는 각성 스킬 역시 ‘-’로 알 수 없었으니까.


“어떻게 들으면 맞는 것도 같은데.”


마법. 마나로 이적을 부리는 힘.

마나를 손발처럼 다룰 수 있는 나에게 잘 들어맞는 설명인 것 같았다.


다음으로 [상점]과 [헌터 튜브]를 들어갔는데 별거 없었다.


일단 상점.


“아이템, 스킬북, 능력치 물약. 뭐 이것저것 다양하게 파네.”


당장 내게 필요한 건 없었다.

상점에서 파는 대부분이 아공간에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마족들이 참 짭짤하게 뱉었지.”


루아샤 대륙을 침공한 마왕과 그 휘하의 졸개들.

그들은 내게 좋은 공급원이 되어주었다.


하도 많아서 수를 셀 순 없으나 관성적으로 쳐 죽이다 보니까 어느새 망가진 대륙을 복구하고도 아이템이 남아돌더라.


현재는 아이들의 장난감 내지는 창고행(아공간)이었다.


“헌터 튜브는 진짜 아예 없네.”


지금 막 생겨서인지 화면이 텅 비어 있었다.

아마 헌터 개인이 영상을 올리면 그것을 시청하는 구조인 것 같았다.


“얼씨구?”


꼴에 라이브도 됐다.


“아주 잘 만들었어.”


상점이 골드를 쓰는 구조라면 헌터 튜브는 시청자들이 영상의 주인에게 실시간으로 골드를 보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혹은 영상의 주인이 입장료를 설정할 수도 있었다.


“결국 몬스터를 잡으라는 거지.”


시스템의 2차 업데이트의 핵심은 골드였다.


상점에서 아이템을 사려면 골드가 필요하고 유익한 영상을 공짜로 올리진 않을 테니 그것도 골드를 내야하고.


결국은 다 골드로 통했다.


“이젠 시스템까지 돈을 밝히네.”


그렇게 투덜거렸지만 사실 별생각은 안 들었다.


왜냐면 난.



[기존의 [시스템]이 [구원자 전용 시스템]으로 변환됩니다.]


[[상점]에 [구원자 전용 상점]이 추가됩니다.]


[‘골드(G)’가 ‘구원 수치(SV)’로 대체됩니다.]



“아놔.”


이 망할 시스템이 나만 특별 대우를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봐도 소름 끼치네.”


그때, 알림이 울렸다.



띠링.


[Tip! 구원 수치(SV)는 몬스터를 잡거나 사람을 구하거나 던전을 클리어하는 등 모든 구원의 행사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구의 헌터들이 몬스터를 죽이고 힘들게 골드 벌이를 한다면 나는 그냥 지나가다 차에 치일 뻔한 사람을 구해줘도 돈을 번다는 소리였다.


그렇다고 이게 좋다는 건 아니었다.


“나도 나지만 너도 참 무섭네.”


감정이 존재한다 해도 시스템은 시스템이었다.


감정이 마모된 인간인 나와 감정을 가진 시스템은 어떤 면에서는 비슷했다.

그렇기에 나는 시스템이 의도하는 바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인간 한 명을 구하면 1SV를 얻고, 몬스터 한 마리를 죽이면 1SV를 얻는다.


시스템이 만든 이 규칙은 언뜻 보면 나를 영웅으로 만들기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나를 전장으로 내몰고 있다는 데서 그 의도가 불순했다.


‘죽음을 보고 죽임을 행하라.’


이것이 구원자 전용 시스템의 뜻이었다.


“그래서 뭐 얼마나 대단한 걸 팔길래 이리 유난이야?”


구원 수치란 것도 그 쓰임이 있어야 가치가 있었다.

나는 별 기대 없이 [구원자 전용 상점]을 눌렀다.


[구원자 전용 상점]은 상점의 하부 카테고리에 있었다.



띠링.


1단계: 식(食)

2단계: 잠김 (필요 SV: 1,000)

3단계: 잠김 (필요 SV: 10,000)

4단계: 잠김 (필요 SV: 1,000,000)

5단계: 잠김 (필요 SV: 10,000,000)



“···정말 가지 가지하네.”


돈독이 제대로 오른 시스템이었다.


물건을 사려면 입장료까지 내라는 게 말이 되는가?


그냥 이대로 닫을까 하다가 마치 시식 코너처럼 나와 있는 ‘1단계’만 확인하고 닫기로 했다.



띠링.


[1단계: 식(食)]


1.지구

(1) 한국

라면

김치

소주

···

(2) 미국

···


2. 루아샤 대륙

(1) 카이라스 제국

(2) 유시안 왕국

···



말 그대로 음식을 팔았다.

특이한 것은 지구의 음식만이 아닌 루아샤 대륙의 음식도 팔았는데 꽤 쓸만하긴 했다.


전생에 지구인이었던 나는 지구의 음식이 당연히 입맛에 맞았지만, 토종(?) 루아샤 대륙인인 리안과 아이들은 고향의 음식이 그리워질 수도 있었으니까.


‘엄마! 더 주세요!’

‘마마! 더! 더죠!’

‘유니도오!’

‘갸갸갹!!’


“···.”


매 식사 시간마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곤 조용히 [구원자 전용 상점]을 닫았다.

[구원자 전용 상점]이라는 거창한 이름과 달리 현재로선 필요성이 전혀 안 보였기 때문이다.


“그냥 리안이나 가끔 사주자.”


그리고 대망의 하이라이트가 남아있었다.

사실 위의 과정은 다 이걸 더 특별하게 만들기 위한 징검다리에 불과했다.


지구의 시스템이 2차 업데이트로 변하건 말건 그전에도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모르는데 궁금할 리가.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선물 상자를 열었다.



[시스템 2차 업데이트 완료로 퀘스트가 종료됩니다.]


[현재까지의 퀘스트 진행도를 산출합니다.]



띠링!


[현재까지의 퀘스트 진행도: 99.9%]


[축하합니다! 퀘스트를 경이로운 성적으로 마치셨습니다!]


[보상이 강화됩니다!]



“와. 역시 주인공!”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수치였다.

정말로 내 남편은 세계를 구했던 것이다.

단 7일 만에 이룬 성과였다.


“보상이 강화까지 되다니.”


나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보상: 당신이 가장 원하는 선물이 주어집니다.]



시스템의 그 말을.


당장에 떠오르는 건 황금이었지만 솔직히 리안이 지구에서 벌어놓은 게 워낙 많아서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눈을 부릅뜨고 가장 마지막 시스템 메시지를 봤다.



[최종 퀘스트 보상: [육아의 달인]]


[시스템 메뉴에 [육아의 달인]이 추가됩니다!]


[추신: 육아가 힘드시다구요? 괴롭다구요? 걱정은 노노노! 이것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육아의 달인’이 당신에게 찾아왔어용~☆٩(。•ω<。)و]



“···.”


이게 기록이어서 다행이지 만약 알림이 울리자마자 확인했더라면 당장이라도 시스템의 멱살을 잡았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니, 스마트폰을 들어서 익숙한 번호로 전화를 걸 수밖에.


딸칵.


-왜 전-,


“퀘스트 보상 떴어?”


-너 지금 나한테 처음 전화한 건 아냐?


“빨리. 지금 급해.”


-하아. 기다려봐.


초조하게 다리를 떨면서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했는지 리안이 대답했다.


-보상은 퀘스트의 원주인만 받는다는데? 나는 공유-,


뚝. 그대로 끊었다.

그 상태로 심호흡을 길게 내뱉었다.


내가 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내 남편이 일주일 동안 노숙(?)하면서 밤낮없이 일했다.

그렇게 고생(?)하며 세계를 구했다.


“그러니까 세계를 구한 보상이 지금.”



(반짝반짝!)


[최종 퀘스트 보상: [육아의 달인]]


(반짝반짝!)



“‘육아의 달인’이라고.”


누구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유독 반짝이는 황금빛 문자열이었다.

겉으로만 블링블링하면 뭐 하는가? 그 내용물이 쓰레기,


“아냐. 혹시 몰라.”


우직. 힘 조절에 실패해 결국 손안에 있던 스마트폰이 우그러졌으나 중요한 건 아니었다.

다시 눈앞에 뜬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했다.



(반짝반짝!)


[최종 퀘스트 보상: [육아의 달인]]


(반짝반짝!)



여전히 묘하게 약 올리는 느낌이 남아있었지만, 까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거였다.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었다.


시스템은 사기는 칠지언정 거짓말은 안 한다.


내가 가장 원하는 보상이라고 했다.

그럼 나는 왜 이것을 원했을까?


우리 애들은 착해서 이런 보조 따위,


‘마마! 형아가 유리 쿠웅해쪄!’

‘아니야! 율이가 먼저 내거 건드렸단 말이야!’

‘유니는 저기 갈래! 저기다 그리믈 그릴거야!’

‘갸갸갸! 갸갸갸갹!’

‘유리는 형아껀 줄 몰라쪄!’

‘거짓말! 내거는 내거라고 써 있거든!’

‘형아 바부! 유리 글 몬일어!’

‘유니 저기! 저기 가고 싶으다고!’

‘갸갸갸갸!’


“···필요했네.”


순식간에 납득한 내가 싫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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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귀환했는데 시스템이 이상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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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A급 던전(2) 23.06.01 30 0 14쪽
18 A급 던전(1) 23.05.31 25 0 12쪽
17 세계 길드 총회(2) 23.05.30 34 1 12쪽
16 세계 길드 총회(1) 23.05.29 32 0 13쪽
15 헌터 튜브(3) 23.05.28 32 1 13쪽
14 헌터 튜브(2) 23.05.27 29 0 12쪽
13 헌터 튜브(1) +1 23.05.26 35 1 13쪽
12 한국 헌터 협회(2) 23.05.25 33 0 12쪽
11 한국 헌터 협회(1) 23.05.24 36 0 12쪽
10 시스템이 달라졌어요(3) 23.05.23 42 0 13쪽
» 시스템이 달라졌어요(2) 23.05.22 38 0 12쪽
8 시스템이 달라졌어요(1) 23.05.21 38 0 13쪽
7 시스템이 이상하다(3) 23.05.20 37 0 13쪽
6 시스템이 이상하다(2) 23.05.19 36 0 12쪽
5 시스템이 이상하다(1) 23.05.18 39 0 12쪽
4 지구가 이상하다(3) 23.05.17 47 1 13쪽
3 지구가 이상하다(2) 23.05.16 60 1 12쪽
2 지구가 이상하다(1) 23.05.15 78 1 13쪽
1 지구로 도망가다 23.05.15 12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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