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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귀환했는데 시스템이 이상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유오도오
작품등록일 :
2023.05.15 00:22
최근연재일 :
2023.06.0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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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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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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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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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지구가 이상하다(3)

DUMMY

27년 전. 지구에 거대한 변화가 생겼다.


전 세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거대한 구멍이 뚫렸고 그 구멍을 통해 몬스터가 쏟아졌다.

그날을 세계인들은 ‘대격변의 날’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몬스터는 현대의 화기가 통하지 않았다. 세계인은 절망했다.

그러나 절망이 있다면 희망도 있는 법.

그와 동시에 등장한 시스템 덕에 인류는 어떻게든 몬스터의 위협을 이겨내고 적응하게 되었다.


-헌터와 몬스터가 공존하는 세계.


그것이 바로 변화된 지구였다.


“너무 줄이지 않았어?”

“눈치 챙겨, 여보.”


어느새 옆에 와있는 리안을 눈으로 흘기고는 생각했다.


‘헌터라.’


드디어 지루한 역사 수업이 끝났지만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었다.

명칭(루아샤는 각성자로 불린다.)만 달라졌을 뿐이지 결국 이곳도 루아샤 대륙과 다름없는 세계가 됐다는 소리다.


“에휴. 내 팔자야.”


평온하고 안온한 몬스터 청정 구역인 지구를 꿈꾸었다.

그러나 현실은 웰컴투 몬스터 랜드였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몬스터가 보충되는 미친 세계라니.”


몬스터와 던전. 헌터와 길드. 또 뭐가 있더라?


“아. 몰랑”


나는 지구에서 쉴 것이다.

그리고 놀 것이다.

그렇게 땅땅 결론을 내렸다.


그런 의미에서.


“내놔.”

“뭘?”


의문을 표하는 리안에게 씩 웃어 주었다.

다른 건 다 대충 들어도 남편이 꿍쳐 논(?) 재산에 대해서는 머리에 입력한 나다.


“차 키. 카드. 현금.”


네가 그렇게 돈이 많다며?


그가 어이없는 얼굴을 하면서도 주섬주섬 내용물을 꺼냈다.

당연히 그 출처는 그의 아공간이었다.


“어맛!”


번쩍번쩍한 키들과 휘황찬란한 카드들에 눈이 머는 줄 알았다.

후두둑. 보물들이 내 손안으로 쏟아졌다.


“응?”


그러다 익숙한 키 하나를 발견했다. 맥라렌 xxxx. 몬스터가 어쩌구 지구가 망하니, 마니, 하더니 이 회사는 망하지 않고 여전히 잘 나가는 모양이었다.

이 까다로운 남자의 수중에 있는 걸 보면.


“그럼 나는 쇼핑하고 올 테니까 애들 잘 보고 있어.”

“···.”

“대답?”

“예에. 마마.”


누가 봐도 불퉁한 얼굴이었지만 무시했다.


“시아님.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운전면허가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안나 아세인에게 차 키를 넘겼다.


부웅.


잠시 기다리고 있자니 잘 빠진 스포츠카 하나가 바로 앞에 매끄럽게 정차했다.

나는 운전석에 올라타며 리안에게 마지막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러니까 애들 씻기고 밥 먹이고 또-,”

“알겠으니까 그만 가라.”


귀찮다는 듯이 휘휘 손을 젓는 형태가 썩 마음에 차진 않았으나 그도 잠시였다.


“얏호! 해방이다!”


뚱한 표정이 바로 날아왔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 뭉치들! 아빠 말 잘 듣고 있어요!”


언제 친해졌는지 은근히 낯가림이 있는 율이와 윤이가 제임스 한의 어깨에 올라타 있었다.

물론, ‘낯가림 뭐야? 그거 먹는 거야?’ 하는 혼이와 운이는 차이성의 양쪽 다리에 촵촵 매달려 있었다.


그런 가운데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꼬질꼬질~


우리 집 막내의 몰골이 심상치 않았다.

나는 리안에게 황급히 눈짓했다.


‘쟤는 꼭 씻겨라.’

‘하아. 알겠다니까.’


흙 인형이 친구 하자고 덤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운이였다.


“안뇽!”

“마마 바바!”

“빠빠!”

“빠!”


아이들의 배웅을 끝으로 차가 출발했다.


부왕-


비싼 차라서 그런지 속도감이 남달랐다.

커다란 저택이 점처럼 보이는 것은 금방이었다.


“언니 차 뽑았다~ 널 데리러 가~”


하늘도 내 육아 해방을 축복하듯이 화창했다.




라고 생각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빵빵-

빵-


하늘은 화창했고, 도로에는 자동차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내가 탄 차는 몇십 분 동안 한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


잠시 잊고 있었다.

이 한국이란 작은 땅덩어리에서 스포츠카를 몬다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이었는지.

그건 27년이 지나도 별만 다르지 않은 모양이었다.


“에잇! 거북이도 이보다는 빠르겠다!”


그렇게 투덜거리고 있자니 운전석에 앉은 안나 아세인의 표정이 뭔가 심상치 않았다.


“왜 그래요, 안나?”

“···아무래도 앞쪽에 일이 생긴 듯합니다.”

“?”


잠시. 하며 안나 아세인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나는 창밖의 여전히 움직일 기미조차 안 보이는 차들을 보며 기다렸다.


“시아님.”


통화가 끝났는지 좀 전보다 굳은 얼굴로 안나 아세인이 나를 불렀다.


“넹.”

“쇼핑은 다음에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네엥?!”


따분하게 창밖을 보고 있던 내게 청천벽력 같은 말이 들려왔다.


휙!


“왜 때문에 그런 거죠?!”

“갑작스러운 시스템 중단에 발생할 위험성을 상정하지 못한 제 실수입니다. 죄송합니다.”


당장이라도 원흉을 찾아 없앨 기세였던 나는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는 안나 아세인의 모습에 슬쩍 손에서 힘을 풀었다.


“흠흠. 뭐 그럴 수도 있죠.”


좋아. 자연스러웠다.

시스템 업데이트의 원인 제공자가 나인 것만 들키지만 않으면 됐다.


“근데 시스템이 쓰레기가 된 거랑 지금의 상황이 무슨 상관인데요?”


‘..쓰레기.’ 안나 아세인이 잠시 그렇게 곱씹고는 말했다.


“앞에 던전이 발생했습니다.”

“음? 그런데요?”


루아샤 대륙에는 던전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그러나 몬스터는 많았다. 길 가다가 만나는 것쯤은 흔한 일이었다.


안나 아세인이 내 표정을 살피고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아실지 모르겠으나 지구의 헌터는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시스템은 인간의 몸에 잠재된 능력을 각성시키는 일종의 도우미였다.

당연히 한번 각성한 능력은 어디 가는 것이 아니었기에 시스템이 없어져도 사용하는데 문제없었다.


단, 자신이 각성한 능력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개발은 필수였다.

그것이 루아샤 대륙에서는 당연했다.

그러나 지구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쉽게 주어진 만큼 누구도 어려운 길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각성 능력. 지구의 헌터들은 그것을 시스템이 준 일종의 ‘스킬’로 인식했다.


-스킬명을 외치면 스킬을 쓸 수 있다.


이것은 시스템이 인간의 적응을 돕기 위해 준 예시에 불과했지만, 그들은 그 편리함에 빠져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지 않았다.


즉, 지구의 헌터들은 시스템에 저장된 스킬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저장 매체인 시스템이 없으면 능력(스킬)을 사용하지 못했다.


“···진짜 멍청하네.”

“네. 한 치 앞도 모르는 멍청이들이죠.”


안나 아세인이 차게 냉소했다.

현 상황을 비난하고 있는 거였다.

던전이 발생했지만, 현재 능력이 무용지물이 된 헌터들이 나설 리가 없었으니까.


“다행히 저희는 그런 멍청이들과는 다릅니다. 곧 있으면 그들이 와서 던전을 처리할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저희’는 카이라스 길드에 속한 구성원 모두를 말했다.


‘또 리안이 리안했겠지.’


듣지 않아도 그들이 다른 헌터와 왜 다른지 알 수 있었다.


“고생이 많아요.”

“그,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잠시 우리가 서로를 훈훈하게 볼 때였다.


빵빵!


경적이 울렸다.


“···.”


빵빵빵!


그새 수가 불어났다.


싱긋.


나는 그리웠던 고향의 소리를 감상하며 속으로 참을 인을 그렸다.


하나, 둘,


빵빵빠앙-!


“왜 이렇게 빵빵되는 거야? 클랙슨 고장 났냐?!”


본래 성격 남 못 준다고 아이를 넷이나 낳아도 변하지 않았다.

나는 완벽한 임전무퇴의 자세로 창문을 확 내렸다.


쿵! 콰지직!

히이힝-!

꺄아악!


“···늦었군요.”


그리고 그대로 굳었다.




***


일명 던전 브레이크.


대격변 이후 던전이 우후죽순 생겼다.

던전 안에는 수많은 몬스터가 존재했고, 그 몬스터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던전은 포화 상태에 이른다.

그러면 ‘펑!’하고 던전이 브레이크를 일으켰다.

안에 있던 몬스터를 모조리 지구로 쏟아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끔 생겨나자마자 몬스터를 쏟아내는 ‘특이 던전’이란 게 있었다.


“하필.”


안나 아세인이 혀를 찼다.

우리가 보고 있는 저 현상이 바로 후자에 속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익숙한 발소리가 아스팔트 도로에서 들려왔다.


히이힝-!


“아니이.”


나는 어이없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너네가 왜 거기서 나오는데요?”


말의 하체와 인간의 상체를 가진 몬스터, 켄타로우스가 바로 앞에 보였다.

안나 아세인의 설명대로라면 대부분의 헌터는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나타난 특이 던전의 존재는 분명 위험했다.


빠직.


그러나 내가 화가 나는 것은 그런 것과 관계없었다.


“이것들이.”

“시아님?”


옆에서 안나 아세인이 흠칫했다.


“아, 놔 봐요! 저것들이 감히!”

“···안 잡았는데.”


나는 지금 몬스터가 도로에 나타났다고 해서 화를 내는 것이 아니었다.

루아샤 대륙에서는 길 가다가도 만나는 게 몬스터라는 종이었다.

저것들은 잡초와 같아서 뽑아도 뽑아도 어디선가 자꾸만 기어 나왔다.

지구라고 해서 특별한 감흥은 들지 않았다.

그러니 내가 지금 화가 난 이유는 다름 아니었다.


눈앞으로 과거의 장면이 주르륵 스쳐 지나갔다.


‘프리덤을 외치며 지구에 발을 디딘 나.’


‘꿈과 희망에 가득 찼던 내 앞에 나타난 시스템 알림창.’


마지막으로.


‘숨 막히는 도로와 그걸 하염없이 기다리는 나.’


쇼핑도 물 건너갔겠다. 화는 순식간에 차올랐다.


“아무리 한국의 도로가 x 같아도 그렇지!”

“···.”

“몬스터 주제에 역주행을 해?!”


그렇다. 나는 지금 감히 제국의 황후도 지키는 교통 법규를 떨거지들 주제에 어기니 화가 난 것이었다.


“누군 시간이 많아서 인내한 줄 아냐! 결국 너네 때문에 쇼핑도 못 하고!”


사,사람 살려!!

으아아


콰직! 콰직!

히이잉!


“저,저!”


도로의 무법자들이 이제는 차까지 날려 버리고 있었다.

나는 뒷목을 잡았다.


“저게 다 얼마짜린데?!”

“···.”


값비싼 차들이 실시간으로 고철 덩어리로 변해가고 있었다.

내 것도 아닌데 괜히 속이 쓰려왔다.


덥석.


“나가시면 안 됩니다.”


내게서 무얼 봤는지 안나 아세인이 내 팔을 붙잡았다.


“···후우.”


그 덕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마터면 내 평온하고 안온한 욜로 라이프를 스스로 꺾을 뻔했다.


“고마워요, 안나.”

“아닙니다. 오히려 지구에 오신 첫날부터 이런 일을 겪게 해드려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안나 아세인이 내게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그것을 물끄러미 봤다.

오늘 나를 처음 본 주제에 퍽 헌신적인 태도가 아닌가?


마치.


‘아가씨. 부디···.’

‘성군이 되셔···.’

‘저희를 잊···.’


그들과 같이.


‘···.’


손을 들어 입가를 매만졌다.

위로 올라가 있었다.

가면은 완벽했다.


“괜찮아요.”

“그럼, 이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안나 아세인이 말을 이었다.


“마스터께서 소유하신 모든 차종은 몬스터의 공격에 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 잔잔한 목소리를 배경으로 창밖을 봤다.

이제 미소를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불쑥 들었던 상념을 익숙하게 지우고 시야에 들어온 한편의 그림이나 구경했다.


‘친숙하네.’


아스팔트 도로 위에 펼쳐진 건 내게 친숙한 그림이었다.

그들이 입은 옷과 주변에 널브러진 차만 아니었다면 나는 아직도 내가 지구에 온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띠링.


“현재 카이라스 길드원들을 이곳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조금만 이곳에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안나 아세인의 목소리 바로 뒤에.


“시발! 헌터 새끼들은 왜 안 오는데!”


한 남자의 절규가 방탄보다 단단한 최상급 몬스터 소재를 뚫고 들어온 것은 과연 우연일까?


“제발···!”

“여기 사람 있어요!! 문 좀 열어주세요···!”

“여기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제발 누구든 도와주세요!!”


팔짱을 낀 채 시시각각으로 들려오는 절규를 차 안에서 조용히 지켜봤다.


“시아님.”

“···.”

“5분만 있으면 처리될 겁니다.”


내 시선을 따라 밖을 확인한 안나 아세인이 말했다.


“이곳은 안전합니다.”


그래. 안전하지.


그 순간.


띠링.


‘또’ 한 번 알림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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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귀환했는데 시스템이 이상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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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휴재 23.07.01 11 0 -
19 A급 던전(2) 23.06.01 30 0 14쪽
18 A급 던전(1) 23.05.31 25 0 12쪽
17 세계 길드 총회(2) 23.05.30 34 1 12쪽
16 세계 길드 총회(1) 23.05.29 32 0 13쪽
15 헌터 튜브(3) 23.05.28 33 1 13쪽
14 헌터 튜브(2) 23.05.27 29 0 12쪽
13 헌터 튜브(1) +1 23.05.26 35 1 13쪽
12 한국 헌터 협회(2) 23.05.25 34 0 12쪽
11 한국 헌터 협회(1) 23.05.24 37 0 12쪽
10 시스템이 달라졌어요(3) 23.05.23 42 0 13쪽
9 시스템이 달라졌어요(2) 23.05.22 38 0 12쪽
8 시스템이 달라졌어요(1) 23.05.21 39 0 13쪽
7 시스템이 이상하다(3) 23.05.20 38 0 13쪽
6 시스템이 이상하다(2) 23.05.19 36 0 12쪽
5 시스템이 이상하다(1) 23.05.18 39 0 12쪽
» 지구가 이상하다(3) 23.05.17 48 1 13쪽
3 지구가 이상하다(2) 23.05.16 60 1 12쪽
2 지구가 이상하다(1) 23.05.15 78 1 13쪽
1 지구로 도망가다 23.05.15 1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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