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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귀환했는데 시스템이 이상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유오도오
작품등록일 :
2023.05.15 00:22
최근연재일 :
2023.06.01 12:2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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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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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수 :
106,837

작성
23.05.2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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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한국 헌터 협회(1)

DUMMY

새하얀 리무진 안.


“그러니까 던전을 가려면 헌터 등록을 먼저 해야 한다는 말이지?”

“네에. 그렇다니깐요.”


나는 지금 최현호와 함께 한국 헌터 협회로 가는 중이었다.

낮잠으로 에너지를 완충한 아이들도 함께였다.


“우앙! 빠르다!”

“빠방이 마나!”

“유니는 로우가 더 조아!”

“갸갸!”


네 아이들은 넓은 창에 다닥다닥 붙어서 바깥 풍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각자 맨 간식 가방에 달린 말 인형들이 달랑거렸다.

그 모습을 팔짱을 낀 채 구경하는데 앞에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왜.”

“가끔가다 보면 시아님은 대격변 이전에서 살다 온 사람 같아요. 상식이 전혀 없어요.”


그는 그냥 푸념처럼 하는 말이겠지만 나는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네.’


27년 전과 너무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대격변이라고.’


아직도 변한 지구가 믿기지 않았다.

이름만 같은 다른 차원에 온 게 아닐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으나.


[유성 그룹의 회장, 2-30대가 존경하는 기업인 1위에 선정!]


선명한 과거의 흔적을 보고는 같은 지구라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내가 죽고 나서 ‘대격변’이 일어난 게 과연 우연일까?

과도한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으나 왠지 모르게 이 모든 일이 나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강렬한 직감이 들었다.


“또 왜.”


최현호가 내 눈치를 살피는 게 보였다.

방에서 내쫓은 걸로 줄곧 삐져 있더니.


“그, 이제 와서 묻기는 좀 그렇긴 한데.”


무슨 말을 꺼내길래 이리 조심스러운 기색인지.

나는 시트에 편히 몸을 기대곤 최현호를 빤히 봤다.


“정말로 한국에서 헌터 등록하셔도 괜찮겠어요?”


그것은 과거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이번 시스템의 갑작스러운 중단에도 세계에 혼란이 적은 것은 이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5년 전. 시스템은 업데이트라는 갑작스러운 알림과 함께 먹통이 되었다.

그 결과 스킬의 형태로 능력을 사용하던 헌터들은 제대로 된 힘을 쓰지 못했으며 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그런 가운데 한 남자가 등장했다.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나타난 그는 일거에 혼란을 정리하며 세력을 넓혀갔다.


문제는 그가 최초에 나타났던 장소가 한국이었다는 데서 발생했다.

한국 정부는 그가 무국적자인 것을 알자마자 그를 한국인으로 만들기 위해 갖은 수를 썼다.

그리고 결과는 파멸이었다. 그들은 한 번도 겪지 못한 폭군의 행사에 쓸려나갔으며, 폭군은 나타났던 것처럼 하늘로 증발했다.

그로 인해 그로부터 구함을 받은 세계의 모두가 한국 정부를 규탄했으며, 직접적으로 그에게 은혜를 입은 한국인들은 일어나 정부의 수뇌를 탄핵했다.

그러나 증발한 그는 돌아오지 않았고 그렇게 5년이 흘렀다.


커뮤니티를 조금만 돌아다녀도 알 수 있는 이야기였다.


‘한참 웃었지.’


분명 당사자는 기억도 안 하고 있을 거였다.

파리가 왱왱거렸다고 그것을 몇 년 후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그러나 리안에게 환상을 품고 있는 최현호에겐 한국 헌터 협회의 실소유자가 한국 정부라는 데서 찜찜한 것 같았다.

한국 헌터 협회에 등록하면 내 정보가 당연히 정부에 알려질 테니까.


“실컷 협회 가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거야 뭐. 진짜로 가실 줄은 몰랐죠.”

“하.”


최현호는 정말로 나를 잘 알았다.

그리고 나를 잘 아는 건 그만이 아니었다.


‘그놈의 돈이 뭔지.’


“시스템이 장사를 너무 잘함.”

“예?”

“아니. 혼잣말.”


내가 별로 과거를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니자 최현호가 얼른 덧붙였다.


“그래도 이번 협회장님은 좀 다르실 거예요.”

“오. 아는 사람이야?”


그렇게 물어보자 최현호가 정말로 한심하다는 눈으로 나를 봤다.


“눈 제대로 안 뜨면 제대로 뜨게 해주는 수가 있어.”

“저 원래 눈이 이럽니다. 진짜로요.”


이어서 최현호가 설명한 내용은 이랬다.


협회장 노우신. 한국의 S급 헌터이자 대격변의 영웅.

한국의 모든 헌터가 존경하는 인물이자 5년 전 ‘그 일’로 협회장 자리에 앉은 인물이었다.


“좋은 분이세요. 정말로.”


‘글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봤다.

평화로운 도시의 전경이 보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평화로움을 위해 흘린 피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대격변. 그리고 영웅.

영웅은 단지 선해서만 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네가 그렇게 느꼈다 해서 나도 그러리란 법은 없지.”

“그,”

“엄마!”


무언가 말하려던 최현호의 말은 우렁찬 우리 집 장남에 의해 가로막혔다.

나는 피식 웃고는 말했다.


“그래. 나가자.”


드디어 헌터 협회에 도착했다.




***


웅성웅성.


협회의 로비로 들어가자마자 시선이 쏟아졌다.


“우앙! 사람 마나!”

“마마 아나! 안아됴!!”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율이가 졸랐지만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안 돼.”


“히잉.”

“유리는 이제 형아야. 혼자 걸을 수 이떠.”

“유니 미어.”

“갸갸?”


한국에서 보기 드문 머리 색과 눈동자 색. 그것만으로도 이목을 받기 충분한데 우리 애들이 워낙에 귀여워야 말이지.

나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최현호를 돌아봤다.


‘봤냐? 우리 애들이 세상에서 제일 귀여워.’

‘···.’


운이를 안아 든 최현호가 슬쩍 운이를 제 얼굴께까지 드는 모습에 나는 코웃음 쳤다.


“물어나 보고 와. 운이는 이리 주고.”

“네에.”


실상 일주일 전만 해도 헌터와는 관련 없는 일을 했던 최현호와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나였기에 우리 둘 다 헌터를 어떻게 등록해야 하는지 몰랐다.

최현호가 안내데스크로 향하는 동안 주위를 살폈다.


“맞지? 맞는 것 같은데?”

“은발이 딱 그 사진에 나오는-,”

“꺅! 너무 귀여워! 우주 뿌셔!”

“야! 대박 사건! 나 지금 협회 왔는데-,”


역시나. 일주일은 너무 짧았다.


‘망할 시스템.’


나는 주위에서 호기심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한 명이라도 엄마 옆에서 열 발자국 떨어지면 오늘 킹더 초코 없다.”

““···!!””


틈만 나면 사고 칠 준비를 하던 뭉치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입이 함박만 하게 벌어졌다.

킹더 초코. 그것은 요즘 아이들이 한창 달고 사는 간식이자 고삐였다.


“엄마는 분명히 말했다?”


“흐,흥!”

“마마 미어!”

“히잉!”


어떻게 엄마가 그럴 수 있냐는 듯이 눈들이 울망울망하게 변했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주위를 살폈다.


‘C, C, 일반인, 저건 B 정도인가?’


10레벨마다 등급을 나누는 기준에 맞춰 주위에 퍼진 힘들을 가늠했다.


‘위험은 없, 있네?’


나는 고개를 돌려 묵직한 기운을 풍기며 이곳으로 다가오는 한 노인을 주시했다.


‘S급.’


내 바로 앞에 멈춰 선 노인이 말했다.


“만나서 반갑네. 노우신이라고 하네.”


헌터 협회장이 직접 마중을 나왔다.




***


우리는 협회장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렇게 보는 건 처음이네만. 하도 영상으로 봐서 그런가? 왠지 익숙한 느낌이야.”

“그런가요.”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내 영상에 관한 말이었다.

달칵. 나는 내 앞으로 손수 탄 차를 내려놓는 노우신 협회장을 흘낏 보고는 말했다.


“시리아나입니다. 편하게 시아라고 부르셔도 돼요.”


옆에서 의외라는 눈빛이 날아왔는데 저놈은 내가 어른 공경도 모르는 줄 안 모양이었다.


“그럼 사양하지 않고 시아양이라고 부르겠네. 아까도 말했지만 노우신일세. 과분하게도 협회장을 맡고 있지. 이름이나 협회장이나 편할 대로 불러주게나.”

“그럼 저는 협회장님이라고 부를게요.”

“좋을 대로 하게나.”


그렇게 서로의 소개가 끝나자 노우신 협회장이 이번에는 내 옆에 앉아 있는 최현호를 돌아봤다.


“여기는 정말로 아는 얼굴이군. 오랜만일세. 현호군.”

“네. 그간 격조했습니다.”

“아니네. 내가 먼저 연락했어야 하는데 최근에 일이 바빠서 하지 못했어. 미안하네.”

“아,아닙니다! 협회장님 바쁜 걸 온 국민이 다 아는데요! 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나는 아는 사이인 듯한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차를 음미했다.

제법 향이 좋아서 그것을 마시며 귀로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눈으로는 아이들을 살폈다.

아이들은 널따란 창을 정면으로 둔 소파 위에 얌전히 앉아 있었다.


“여기는 어~엄청 높아! 저기 바바. 사람이 진짜 작지?”

“형아형아 저건 모야?”

“유니가 알아! 저거는 소방차래써! 물이 어~엄청 많데!”

“우와와아! 그러케 마나?”

“웅!”


‘역시 킹더 초코.’


아까 전 협박이 잘 먹혀들었는지 옹기종기 모여서 저들끼리 속닥거리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노우신 협회장이 아이들이 있는 창가 자리를 보고는 말했다.


“아이들이 참 귀여워. 부럽구만. 그래도 다음부터는 부디 연락하고 오게나.”


‘글쎄.’


나를 알아본 다수의 소란을 걱정하는 것 같은데 아마 그가 오지 않았더라도 소란은 벌어지지 않았을 거다.


‘절대 그렇게는 안 두지.’


쓸데없는 걱정에 한 번 어깨를 으쓱임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래. 시아양이 이렇게 협회에 온 것은 헌터 등록을 하기 위함이겠지?”

“그렇죠.”

“혹 현호군도 그런가?”


노우신 협회장의 눈에 순간 이채가 스쳤다.

그것을 보며 나는 다리를 꼬고는 말했다.


“아뇨. 이쪽은 제 비서로 온 겁니다.”

“···아. 그런가.”


그 아쉬운 탄성에 내가 최현호를 바라보자 그가 뺨을 긁적였다.


‘무슨 사인데?’

‘그,그게.’


내가 최현호를 추궁하는 기색이자 노우신 협회장이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이런. 내가 실수했군. 반가워서 그만 자네의 비밀을 들춘 셈이 됐어.”

“아뇨! 별로 대단한 비밀도 아닌걸요! 어차피 말하려고 했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비밀이기에 노우신 협회장이 손수 내게 알려주려 그런 건지 모르겠다.

최현호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지만 내게는 뻔히 보였다.


‘능구렁이네.’


최현호가 팔짱을 낀 나를 보고는 흠칫하더니 곧 결심한 얼굴로 진실을 털어놓았다.


“그 저희 어머니가 예전에 헌터셨습니다.”

“대격변 때 돌아가셨다는?”

“네에.”


아무런 대비도 되어 있지 않았던 지구의 인류가 오늘날 멀쩡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수많은 헌터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의 하나가 최현호의 어머니였다.

그녀는 노우신 협회장과 같은 1세대 헌터이자 한국 최초의 S급 헌터였다.

그리고 수많은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 한국의 대영웅이었다.


나는 그것을 묵묵히 설명하는 최현호를 묘한 눈으로 봤다.


‘그래서인가?’


처음 그를 발견했을 때의 상황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


“그, 숨기려고 했던 건 아니고. 말할 기회가,”

“됐어.”


뭔가 죄를 지은 듯한 기색이기에 나는 별거 아닌 것처럼 손을 저었다.


“그래도 변하는 건 없어. 네 어머니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건 너는 너니까.”

“···네!”


그렇게 대화가 일단락되고 앞을 보자 우리를 보며 흐뭇한 얼굴을 한 노우신 협회장을 볼 수 있었다.


‘이 노인네.’


오지랖이 넓었다.

나는 속으로 혀를 차곤 본론을 꺼냈다.


“그래서 저를 찾으신 이유는 뭡니까?”


대충 예상이 가기는 하다만 예의상 물었다.


“혹 협회 소속이 되어 일해볼 생각은 없는가?”

“예. 없는데요.”

“그럴 줄 알았네.”


일주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연락한 것치곤 다소 싱거운 끝이었다.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눈치챘네.’


“내 한 가지만 물어도 되겠나?”

“말씀하세요.”


역시나.


노우신 협회장은 창문에 붙어서 밑을 내려다보는 혼이의 검푸른 머리와 최현호에게 안겨 있는 운이의 황금색 눈동자를 한 번씩 돌아보곤 나를 물끄러미 봤다.


“혹 카이라스 길드 마스터와는 무슨 사인지 물어봐도 되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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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한국 헌터 협회(2) 23.05.25 3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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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시스템이 달라졌어요(1) 23.05.21 39 0 13쪽
7 시스템이 이상하다(3) 23.05.20 38 0 13쪽
6 시스템이 이상하다(2) 23.05.19 36 0 12쪽
5 시스템이 이상하다(1) 23.05.18 39 0 12쪽
4 지구가 이상하다(3) 23.05.17 47 1 13쪽
3 지구가 이상하다(2) 23.05.16 60 1 12쪽
2 지구가 이상하다(1) 23.05.15 78 1 13쪽
1 지구로 도망가다 23.05.15 1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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