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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귀환했는데 시스템이 이상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유오도오
작품등록일 :
2023.05.15 00:22
최근연재일 :
2023.06.01 12:2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832
추천수 :
7
글자수 :
106,837

작성
23.05.28 12:20
조회
32
추천
1
글자
13쪽

헌터 튜브(3)

DUMMY

-아이템??!!

-저게 뭐야?!!!

-저런 아이템이 있다고?!!

-아니 저거 몬스터 아니냐고?

-근데 무해해.

-근데 귀여워.

-세상에 귀여운 몬스터는 있다.


마치 데자뷔를 보는 듯했다.

세 뭉치들과 빙글빙글 도는 켄타로우스 3남매를 보며 카이라스 길드원들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댓글 창에 손을 휘저었다.


“이거 안 볼 수 없나?”


슬슬 거슬렸다.

시스템이 응답했다.



띠링!


[[헌터 튜브[Live]]의 생명은 소통입니다!]



“···돈 아니었어?”



띠링!


[$#%^&ㅎㅎ! 소통입니다! 。^‿^。]



“방금 너 욕했지?”


···


대답이 없었다.

댓글 창도 안 치워졌다.

대신에 시야 옆으로 조금 옮길 순 있었지만, 빠르게 올라오는 댓글들에 하나 마나였다.


-저 아이템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

-뒤에 보이는 건 던전인가요??

-애기들 이름 알려주세요!

-여신좌는 어디나라 혼혈이에요?


뭐가 그리 궁금한지 질문이 쏟아졌다.


“소통이라.”


잠시 생각한 나는 최현호를 불렀다.


“대충 설명해줘.”


소통하랬지 누가 하라곤 말 안 했다.

내가 그가 들고 있는 태블릿을 가리키자 내 의도를 파악한 최현호가 한숨을 쉬더니 화면 안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아님의 노ㅇ, 아니 비서인 최현호입니다.”


-방가방가!

-와! 정말 훈남이네!

-방금 노예라고 하지 않았음?ㅋㅋㅋㅋ

-시아님?? 여신좌 이름이 시아예요??

-이름도 예쁜 여신좌.


“그럼 질문받겠습니다.”


-드뎌!!

-아이템!! 저거 아이템 맞나요??

-애기들 이름!!

-오늘 던전 가나요?!


“여기는 A급 던전 앞-···, 아이들 이름은 차례대로-···, 저 켄타로우-···,”


그렇게 최현호가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사이 나는 운이의 마나를 움직여 막내 켄타로우스, 수까지 변신시켰다.


펑!

힝!


“갸갸!”


한 손으로 젖병을 잡은 운이가 자연스럽게 그 위로 드러누웠다.

두 손이 자유로워진 나는 세 뭉치들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켄이랑 타야랑 로우는 아직 아가라 형들이랑 언니가 옆에서 잘 지켜줘야 해. 알았지?”


즉, 옆에서 떨어지지 말란 소리였다.


“응! 형아가 다 부셔줄게!”

“웅! 유리가 지켜!”

“유니 언니야! 로우 지킬뚜이떠!”


야무지게 대답하는 아이들 모르게 켄타로우스 4남매와 눈빛을 교환했다.


‘잘해라?’


‘히,히이힝!’

‘히,히히힝···.’

‘히힝!’

‘힝!’


-신기하다 표정이 다 보여;;

-사람 눈치 보는 몬스터가 있다? 뿌슝빠슝!

-아가 켄타로우스 지켜줘여···.

-애기들은 해맑다는 게 웃프다ㅠㅠㅋ


빠르게 화제가 변하는 댓글들에 최현호가 진땀을 흘리곤 말했다.


“그럼 다녀오세요.”

“무슨 소리야?”

“네?”


최현호가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을 지었다.

그에 내가 가볍게 대답했다.


“당연히 너도 가야지.”

“예···?”


한 박자 후.

내 말의 의미를 파악한 최현호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게 무슨 개소ㄹ, 아니 시아님. 혹시 제가 일반인인 걸 잊으신 건 아니죠?”


당연히 알았다.

그리고 중간에 욕하려는 것도 알았다.


“악!”


-S급한테 개소맄ㅋㅋㅋㅋㅋㅋ

-딱 걸렸쥬?ㅋㅋㅋㅋㅋ

-혀노 오늘만 사는 남자구낰ㅋㅋㅋ


버릇없는 비서를 참교육시킨 후 말했다.


“일반인도 던전에 들어갈 수 있잖아?”


-그치. 킹반인도 들어갈 수 있지.

-까비. 상사 보내고 쉴 수 있었는데.

-혀노야 이참에 킹반인 대표로 던전 함 들가자!

-내가 가봤는데 던전 별거 없더라.

-아닠ㅋㅋㅋㅋ다들 미쳤냐곸ㅋㅋㅋㅋ


장난으로 받아들이는 시청자들과 달리 최현호는 내가 빈말이 아닌 걸 눈치채고서 뒷걸음질 쳤다.


“저, 저는 밖에서 애들을 봐야,”

“우리 애들도 들어갈 거야.”

“예에?! 드디어 미치신 거예요?!”


그래서 의견을 물었다.


“엄마랑 소풍 갈래? 여기 있을래?”

“질문이 너무 편파적,”

“엄마랑 갈래!”

“소풍! 소풍!”


최현호의 항변은 아이들의 씩씩한 목소리에 묻혔다.


“빤니빤니!”


-가방(간식) on!

-인형칭구(켄타로우스) on!

-소풍 준비 완료!

-ㅋㅋㅋㅋㅋㅋㅋ


세 아이들은 이미 켄타로우스 남매와 함께 던전 입구에 모여 있었다.

누구를 닮았는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귀신같은 눈치였다.

내가 거보라는 듯 최현호를 봤다.


“아니, 저는 정말로 평범한 인간이라고요. A급 몬스터에 스치기만 해도 사망이라고요!”


그렇게 항변하기에 아공간을 열었다.


“그게 어디 있을 텐데.”

“뭐 하세요···?”


-아공간 ㄷㄷ

-아 마따 여신좌 S급 헌터였지;;

-아 마따 여기 헌터 튜브였지. 육아 브이로그 줄 알았지 모야.

-ㅋㅋㅋㅋㅋㅋ


당황하는 최현호를 뒤로하고 아공간을 뒤적였다.




***


과거. 마족과의 전쟁이 끝을 향해 다가가고 있던 때였다.


콰앙!


-헛?!


마족의 침공 초기. 마족들의 공세에 멸망한 왕국에 자신만의 성을 짓고 살던 마족은 갑작스럽게 문을 부수고 등장한 내 모습에 화들짝 놀라 제 왕좌 뒤로 숨었다.


-자,잠깐!


내가 그 말대로 멈추자 그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짐은, 짐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노라!

-응. 나도 알아.


피와 살육을 탐하는 마족 중에서도 높은 계급에 위치한 이라곤 믿기지 않게도 그는 꽤 얌전했다.

아니, 얌전한 걸 떠나서 쥐 죽은 듯이 제 성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인간과 마족 간의 전쟁에서 마족이 유리할 때도 모습을 보이지 않더니 전쟁이 끝을 향해가는 이 시점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이렇게 직접 발걸음하고 와서야 대면하게 되었다.


-그,그러면 이대로 짐을 보내주는 것이 어떻겠느냐?


마족답게 보라색 피부였지만 인간의 기준으로 봐도 꽤 수려한 외모였다.


-다시는, 다시는 이 세계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이 ‘크라우스’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겠노라!


마족이 절박하게 외쳤다.

생각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나는 멈칫했다.


처음. 뾰족한 첨탑에 거무죽죽한 성을 올려다보며 나는 이곳에 또 다른 마왕이 살 거라 예상했다.

그만큼 외관의 무게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족이란 게 워낙에 음흉해서 뒤로 어떤 수작을 부릴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선빵을 날렸는데.


-그러니 제발 살려다오. 짐은 살고 싶다.


지금 보니까 단지 겁이 많아서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런 주제에 침공해 온 게 어이가 없었다.

나는 내게 절박하게 매달리는 어린 낯을 보며 물었다.


-너 몇 살이냐?


겉으로만 보면 20살은 넘었나 싶을 만큼 어려 보였지만 마족이란 종족은 겉가죽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됐다.

저래 봬도 몇천 살은 먹은 노괴일 수도 있었다.


-짐 말인가? 짐은 조금 있으면 어엿한 성인이 되노라.


그렇게 뿌듯하게 말하는 어린 얼굴을 보며 나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알기로 마족의 성인 기준은 200세였다.

즉, 저 마족은 겉으로 보는 것 만큼 어린 게 맞았다.


-하.


투지가 한순간에 식었다.


-그래. 그냥 가라. 가.

-진짠가?! 고,고맙다! 이 은혜는 짐이 결코 잊지 않겠노라!


그를 살려준 이유는 별 게 아니었다.

죄 없는 어린 생명을 헤치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이미 그 시점의 나에게 도덕적인 관념이란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단지 ‘그들’과 같은 괴물이 되기 싫었을 뿐이다.

구하진 못해도 죄 없는 이를 죽이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곤 있었으니까.

단지 그뿐인 이유였다.


그렇게 두 손으로 악수까지 해가며 감사 인사를 전하곤 제 세계로 돌아간 어린놈이었다.

내가 찾는 건 그놈이 살려준 은혜랍시고 준 아이템이었다.


‘마족 주제에 은혜는 무슨.’


참 웃기지도 않은 놈이었다.


곧 손에 무언가 잡혔다.


“이건가?”


아공간에서 빠져나온 손에 들린 건 영롱한 보라색 빛을 뿜는 팔찌였다.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크라우스의 수호 팔찌]


*등급: 레전드

*분류: 방어형, 충전형

*마나 배터리: ❚❚❚❚❚


-마계 공작, 크라우스 실버리움이 은인을 위해 자신의 심장에서 뽑은 피로 만든 팔찌다. 위험에 반응해 자동으로 방어막을 형성한다. 마나가 존재하는 한 부서지지 않는다.



“맞네.”


획득한 이후로 한 번도 쓰지 않아서 충전할 필요가 없었다.

그것을 최현호에게 던졌다.


“이게 뭡니까···?”

“그거 껴. 방어형 아이템이니까.”


헌터가 아닌 평범한 인간은 아이템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척 봐도 범상치 않은 팔찌의 모습에 최현호의 두 손이 자연히 공손해졌다.


-ㄷㄷ;; 아이템을 공짜로 주는 여신좌.

-이거 설마 각인가···?


“그, 황송하긴 한데. 그냥 안 받고 안 들어가면 안 될까요?”

“응. 안 돼.”


이건 절대로 아까 전의 복수 같은 게 아니었다.

힘으로 팔찌를 채워준 후 최현호를 곧장 던전 입구로 밀었다.



띠링.


[스킬: 마나의 손(S)을 사용합니다.]



“자,잠시···! 으앗!”


내가 활기차게 말했다.


“자. 가자!”

“갸갸갸!”

“꺄하!”


히이힝!


두근두근 던전 체험학습 출발이었다.


-지,진짜 갔어?!

-미친!! 정말로 들어갔어!!

-애기야 안돼에!!


떨거지들도.




***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 한 가운데. 마치 피렌체 대성당을 보는 듯한 웅장한 건축물이 하나 있었다.

바로 세계 헌터 협회였다.


웅성웅성.


세계 헌터 협회의 대회의장 안에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헌터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바로 세계 헌터 협회의 긴급 소집 때문이었다.


이름하여 세계 길드 총회.


눈에 띄는 변화가 없던 1차와 달리 이번 시스템 2차 업데이트는 너무 많은 것이 달라졌다.

골드(G)와 상점의 등장. 그리고 던전의 변화까지.

그것은 분명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터였다.

그랬기에 이곳에 자리한 이들의 면면들이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세계 수위에 드는 길드 마스터들은 물론이고 개인으로서도 이름을 날린 헌터들.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까지. 온갖 거물들이 이 자리에 총출동해 있었다.


그러나 모든 이의 시선은 단연 한곳에 쏠려 있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계 최강의 헌터.

단시간 내에, 세계에 카이라스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남자.


바로 카이라스 길드 마스터, 리안이었다.

그가 5년간의 잠적을 끝내고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정말 왔군.”

“역시 소문은 믿을 게 못 돼.”


그동안 그에게 따라붙던 수많은 소문이 있었다.

다수의 S급 헌터에게 기습당해 죽었다던가, 강력한 몬스터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던가 하는.

근거 없는 소문이 판을 치며 그를 깎아내렸으나 당사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은 그 소문을 진실로 받아들였다.


‘그분이요? 그분은 저 역시 존경합니다만. 이제는 저 역시 그 못지않게 강하다고 자부합니다.’

‘하! 언제 적 리안이냐? 내가 5년만 빨리 각성했어도 그런 놈은 기도 못 폈어!’


그렇게 한때나마 세계 최강이었던 남자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잊히고 새로운 S급 헌터들이 탄생하며 그의 강력함도 따라잡혔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이번 ‘2차 셧다운’으로 명명된 기간 동안 그는 자신의 건재함을 세계에 과시했다.


-리안. 독일의 S급 던전 브레이크를 단신으로 막다!

-클리어! 클리어! 클리어! 리안의 광폭한 행보!

-터지기 일보 직전의 S급 던전을 단 1시간 만에 홀로 클리어한 리안!


아니, 오히려 더 강해졌다.

내심으로 카이라스 길드 마스터를 경쟁상대로 여기던 헌터들은 벽을 느꼈고.

동시에 그를 존경하고 찬양하는 헌터 역시 늘었다.


그는 여전히 최강이었으며, 이번 사태로 그 영향력은 더욱 드높아졌다.

그들이 속에 품고 있는 생각이 무엇이든 그와 친분을 다질 수 있다면 반드시 남는 장사였다.


그러나.

이 대회의장 안에서 현재 리안에게 접근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왜냐하면.


부들부들.


“아씨! 야 마나까지 사용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누구도 저와 같이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바닥에 머리를 박은 채 기합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게. 누가 덤비랬나.”


남자의 등에 올라탄 리안이 다리를 꼰 채 평온하게 대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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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귀환했는데 시스템이 이상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23.07.01 11 0 -
19 A급 던전(2) 23.06.01 30 0 14쪽
18 A급 던전(1) 23.05.31 25 0 12쪽
17 세계 길드 총회(2) 23.05.30 34 1 12쪽
16 세계 길드 총회(1) 23.05.29 32 0 13쪽
» 헌터 튜브(3) 23.05.28 33 1 13쪽
14 헌터 튜브(2) 23.05.27 29 0 12쪽
13 헌터 튜브(1) +1 23.05.26 35 1 13쪽
12 한국 헌터 협회(2) 23.05.25 34 0 12쪽
11 한국 헌터 협회(1) 23.05.24 36 0 12쪽
10 시스템이 달라졌어요(3) 23.05.23 42 0 13쪽
9 시스템이 달라졌어요(2) 23.05.22 38 0 12쪽
8 시스템이 달라졌어요(1) 23.05.21 39 0 13쪽
7 시스템이 이상하다(3) 23.05.20 38 0 13쪽
6 시스템이 이상하다(2) 23.05.19 36 0 12쪽
5 시스템이 이상하다(1) 23.05.18 39 0 12쪽
4 지구가 이상하다(3) 23.05.17 47 1 13쪽
3 지구가 이상하다(2) 23.05.16 60 1 12쪽
2 지구가 이상하다(1) 23.05.15 78 1 13쪽
1 지구로 도망가다 23.05.15 12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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