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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귀환했는데 시스템이 이상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유오도오
작품등록일 :
2023.05.15 00:22
최근연재일 :
2023.06.01 12:2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839
추천수 :
7
글자수 :
106,837

작성
23.05.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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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시스템이 이상하다(2)

DUMMY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알림이 울렸다.



띠링.


[16SV를 획득합니다.]


[1SV를 획득합니다.]


[총 17SV를 획득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업데이트가 끝난 후 확인해 주세요.]



“···아.”


나를 멍하니 보는 남자를 묘한 눈으로 봤다.

대충 예상하기로 저 16SV는 몬스터 16마리를 뜻하고, 1SV는 저 인간일 것이다.


‘아까는 156명과 52마리였지.’


3대 1과 1대 16. 비율만 봐도 말이 안 되는 수치였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알 수 있었다.

이 부근의 몬스터는 모두 이 남자 주변에 몰려 있었다.

이 넓은 곳에 한 명만 있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으니 답은 하나였다.


-미끼.


스스로 했든 타인에 의해 강요받았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인간의 수많은 욕망과 죽음으로 무뎌진 내가 그를 구한 건 다름이 아니었으니까.


-저 일도 잘하고 잠도 별로 없어서 죽어라 일할 자신 있습니다.


마침 지구에서도 보모가 필요하던 참이었다.

눈만 떼면 여기저기서 사고를 치는 사고뭉치 넷을 감당할 참한 보모 하나가.


그리고 여기 그 인재가 있었다.


“...나는 천국에 왔구나.”


멀끔하니 착하게 생긴 게 딱 우리 애들이 좋아할 만한 인상이었다.

지금은 비록 흐리멍텅한 눈빛을 하고 있지만 위에서 관찰한 결과 제법 또렷한 눈을 가진 인간이었다.

나는 이미 마음속으로 그에게 합격을 내렸다.


“정신 차려.”


짝짝. 눈앞에서 몇 번 박수 쳐 주니 화들짝 놀라선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그,그 천사님이 아니신가요?!”

“헛소리 말고. 이름이 뭐야?”


살포시 그 손가락을 접어주며 싱긋 웃었다.

그가 흠칫하며 더욱 멀어졌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최,최현호입니다. 근데 그건 왜···?”

“왜긴 왜야. 오늘부터 네가 우리 집 보ㅁ, 아니 비서니까 그렇지.”

“···? 제가요?”

“응. 네가요.”


내가 주위를 둘러보라고 손짓하자 그를 따라 고개를 돌린 최현호의 입이 떡 벌어졌다.


휘잉~


바람만이 을씨년스럽게 부는 부서진 거리에 서 있는 건 오직 그와 나뿐이었다.

바닥에 나동그라진 코어들을 멍하니 보던 최현호가 곧 정신을 차리곤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그래그래. 그 은혜는 내 비서로 일하는 걸로 퉁 치자.”


내가 그렇게 말하자 고개를 든 그가 곤란한 기색을 띠었다.


“저, 제가 지금 하는 일이 있는-,”

“와. 너 그렇게 안 생겼는데 구해주니까 입 싹 닫는구나?”

“! 아,아니, 제 말은 그게 아니고 그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뜻이었습니다!”


됐다. 나는 씩 웃고는 안나 아세인에게 받은 명함을 그대로 전해줬다.


“여기로 연락하면 잘 처리해 줄 거야.”

“아. 네.”


주니까 받는다는 표정으로 명함을 받은 최현호가 곧 휘황찬란한 명함을 제대로 확인하곤 눈을 화등잔만 하게 뜨는 게 보였다.


나는 저 마음을 이해했다.

저거 금이다. 진짜 금이다.

즉 저것만 팔아도 몇십은 나왔다.

솔직히 주기 아까웠지만 내가 지금 가진 게 저것밖에 없었다.


그렇게 아쉬움에 명함을 보는데 최현호가 소리쳤다.


“카,카이라스 길드셨습니까?!!”


뭔데.

기대한 바와 사뭇 다른 반응에 대충 대답했다.


“아니. 그냥 아는 지인이 거기 주인이야. 그러니까 마음 편히 이용해.”

“주,주인이라면 서,설마···?”


안나 아세인의 역사 수업을 대부분 흘려들었기에 나는 이 지구에서 가지는 카이라스 길드의 위상을 잘 모른다.

그저 돈이 많다는 사실만 알았다.

그런데 이 반응을 보니 꽤 큰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건 내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히이힝!


멀리서 기척이 하나둘 다시 느껴졌다.

특이 던전이란 게 제거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몬스터를 쏟아내는 구조인 것 같았다.


‘쯧.’


“어,어떻게. 아니 무,무슨 사이신···?”


여전히 횡설수설하는 최현호에게 대충 대답하며 빠르게 하늘을 날았다.


“아무튼 나는 지금 가 봐야 되니까, 거기로 꼭 연락해!”

“자,잠깐만요···!”


밑에서 허망한 표정을 짓는 남자를 흘낏 보고는 피식 웃었다.


“닮았네.”


데세로프 바티샨.

카이라스 제국의 현 재상이자 나와 리안의 소꿉친구.


-이건 잘못됐어. 단 두 명에게 의지하는 세계라니. 이럴 거면 차라리 마족의 지배를 받는 게 나았어.


그 냉소적인 얼굴이 저 어벙한 얼굴 위로 겹쳐 보였다.

입으로는 신랄한 비판을 일삼는 주제에 누구보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넘치던 그 남자가.


“지금쯤 눈치챘겠지?”


아무렴. 눈치도 빨라서 나와 리안이 재상 자리에 앉힌 게 아니던가?


“헹. 백날 찾아봐라. 우리가 잡히나.”


원하는 대로 들어줬으니 알아서 잘하리라 믿었다.


나는 밑을 보며 말했다.


“환영한다. 보모야.”


지구에 온 첫날 쓸만한 보모를 주웠다.




***


빠르게 날아와 다시 몬스터를 쏟아내기 시작하는 특이 던전 앞에 내렸다.


히이힝-?!

히이힝-!!


갑작스러운 내 등장에 켄타로우스들이 위협적으로 울음을 토해냈지만 대충 손을 저었다.


사아아-

툭. 툭. 데구르르.


나는 희미하게 일렁이는 균열을 빤히 봤다.

아무 색도 존재하지 않는 이것이 바로 특이 던전이였다.


“희한하네.”


던전이란 것을 지금 처음 봤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고개를 한 번 갸웃하고는 그 무채색의 균열 속으로 들어갔다.



띠링.


[B급 특이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Tip! 던전에 존재하는 ‘던전 코어’는 소유하거나 파괴할 수 있습니다.]



“친절도 하셔라. 음?”


던전에 들어온 순간 이질감을 느꼈다.


“이건.”


나는 마나를 눈으로 볼 수 있는 특이체질을 가졌다.

어느 정도로 경지에 이르는 존재들은 마나를 느낄 수 있지만, 그건 나처럼 선명히 보는 것과는 달랐다.


나도 내가 왜 이런 ‘눈’을 가지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저 환생하고 나니까 볼 수 있었다.


아무튼.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에는 마나가 존재했고, 나는 그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여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마나를 보게 되었다.


“죽은 마나인가···?”


생명체마다 가진 마나의 양은 다르나 공통점은 같았다.

하나같이 밝게 빛나서 딱 보기에도 생동감이 넘쳐났다.

그런데 이 던전이란 곳을 채우고 있는 마나는 생동감은커녕 그저 존재했다.


다 타다 남은 재를 아는가?

마치 그것과 같았다.


존재하나 더 이상 어떠한 쓸모도 없는 것.


그것이 내가 이 던전 안에 존재하는 마나가 죽어 있다고 표현한 이유였다.




***


특이 던전 안의 마나가 이상하든 말든 내가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싹 다 죽이면 된다는 거지?”


정확히는 던전을 구성하는 에너지원인 던전 코어를 찾아서 소유하거나 파괴하라고 했지만 그걸 일일이 찾아 나서는 것은 귀찮은 일이었다.

내게는 파괴가 더 쉬웠다.


“어디 보자.”


기감을 넓혔다.

숲을 지나 숲. 그리고 숲밖에 없었다.


“과연.”


켄타로우스들이 넘어온 곳답게 이 B급 특이 던전은 온통 푸르른 숲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숲엔 쓰기 좋은 게 딱 하나 있었다.



띠링.


[스킬: ??(unknown)에 ‘지옥의 불(SSS)’이 추가됩니다.]


[지옥의 불(SSS): 지옥에서 소환된 불이다. 등급 이하의 것들은 남김없이 먹어 치운다.]



화악!


내 손에서 비롯한 작은 불씨 하나가 눈 깜짝할 새 부피를 키웠다.

시뻘건 화염이 순식간에 영역을 넓혀서 눈앞의 푸르른 숲을 탐욕스럽게 먹어 치웠다.


“역시 숲 하면 불놀이지!”


그러고 보면 마족들이 활개를 쳤던 시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때는 아무 눈치도 안 보고 숲도 태우고 바다도 태우고 스트레스도 태울 수 있었다.


“옳지, 옳지.”


한번으론 아쉬워서 한 번 더 던져 주었다.

그러자 ‘화아악!’ 하고 끔찍한 열기가 순간 일어났다.


“호오?”


지옥 불의 주인인 나에게는 영향이 없었지만, 확실히 속도가 붙는 게 눈으로도 보였다.

그래서 계속해서 더해줬다.


툭.

화아악-! 활활!


한 번.


툭.

화아악-! 활활활!


두 번.


툭.

화아악-! 활활활활!


세 번.


이글이글.


지옥의 불에 먹이를 주는 재미로 작은 불똥들을 계속해서 던져 주다 보니 어느새 불꽃이 하늘까지 삼킬 기세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우지끈-쾅.

콰가-쾅!!


“휘익~”


평화로웠던 숲에 불의 지옥이 강림했다.

그것을 보며 나는 환하게 웃었다.

누군가 본다면 지옥의 악마를 연상케 할 테지만 아무렴 어떤가?

지금 내 스트레스가 펑펑 해소되고 있는데.


히이힝-!!

캬아악-!!


멀리서 켄타로우스로 추측되는 몬스터들의 울부짖음이 들으며 유일하게 불이 번지지 않은 공간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내가 단지 스트레스 해소로 불놀이를 즐긴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건 아주 큰 오산이었다.


“보스 몬스터야. 어서 와라.”


보스 몬스터는 던전 코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무릇 던전의 보스라면 자기 영역에서 소란을 일으킨 주범을 찾아 나서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때 나는 알아서 굴러오는 던전 코어를 줍줍 하기만 하면 됐다.


나는 다 계획이 있었다.


“잘 타네.”


그렇게 배송을 기다리며 하늘 끝까지 치솟는 불을 평화로이 감상했다.


활활.

뭉게뭉게.


그리고 시간이 지났다.


“···.”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이건 더워서 나는 게 아니었다.


“설마. 죽었나···?”


힐끔.


이제는 몬스터들의 비명도 안 들렸고, 숲도 없었다.

완전한 허허벌판이었다.

저 수평선 너머까지 꺼먼 재밖에 안 남았다.

물론 장작이 없어도 홀로 잘 타는 지옥의 불은 여전히 기세를 높이며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IC!”


완전히 상황을 깨달은 나는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뭐 이런 글러 먹은 근성의 보스 몬스터가 다 있어!”


안나 아세인이 하도 특이 던전은 위험하다고 경고해서 이 정도는 버텨줄 줄 알았더니 5분도 못 갔다.


‘하기야.’


B급 특이 던전의 보스 몬스터라 봤자 A급 정도일 텐데 거기에 시스템 공인 SSS급 스킬을 썼으니 어떻게 보면 이것이 맞는 결말일지도 몰랐다.


이 모든 게 다 깊이 생각지 않은 내 잘못이었다.


“에구구.”


나는 스스로가 만든 재앙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이었다.



띠링.


[B급 특이 던전을 클리어했습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구로 귀환합니다.]



띠링.


[912SV를 획득합니다.]


[10,000SV를 획득합니다.]


[총 10,912SV를 획득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업데이트가 끝난 후 확인해 주세요.]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업데이트가 끝난 후 확인해 주세요.]



상황 종료를 알리는 시스템 알림에 두 팔을 번쩍 들었다.


“살았다!”


다행히도 저 화염지옥에 걸어 들어갈 일은 없었다.

별 영향은 없지만 이건 기분의 문제였다.


그래서 이상한 점을 또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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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A급 던전(2) 23.06.01 30 0 14쪽
18 A급 던전(1) 23.05.31 25 0 12쪽
17 세계 길드 총회(2) 23.05.30 34 1 12쪽
16 세계 길드 총회(1) 23.05.29 3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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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헌터 튜브(2) 23.05.27 30 0 12쪽
13 헌터 튜브(1) +1 23.05.26 35 1 13쪽
12 한국 헌터 협회(2) 23.05.25 34 0 12쪽
11 한국 헌터 협회(1) 23.05.24 37 0 12쪽
10 시스템이 달라졌어요(3) 23.05.23 43 0 13쪽
9 시스템이 달라졌어요(2) 23.05.22 3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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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시스템이 이상하다(3) 23.05.20 38 0 13쪽
» 시스템이 이상하다(2) 23.05.19 37 0 12쪽
5 시스템이 이상하다(1) 23.05.18 40 0 12쪽
4 지구가 이상하다(3) 23.05.17 48 1 13쪽
3 지구가 이상하다(2) 23.05.16 60 1 12쪽
2 지구가 이상하다(1) 23.05.15 78 1 13쪽
1 지구로 도망가다 23.05.15 1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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