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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님의 서재입니다.

강호 만리행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로맨스

도리검
그림/삽화
도리검
작품등록일 :
2022.08.24 22:06
최근연재일 :
2024.06.02 12:47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133,314
추천수 :
2,366
글자수 :
457,819

작성
22.09.02 08:11
조회
2,254
추천
40
글자
11쪽

한설검

DUMMY


그 사이에 독봉 당운령을 에워싼 한 무리의 젊은 무사들이 우르르 객잔으로 들어와 자리 잡는다.

얼른 거리를 내다 볼 수있는 창가의 자리에 앉으려하나, 창가의 두 자리는 이미 나와 일운이 차지하고 있다.

독봉 당운령을 창가의 자리에 모셔 앉히려고 눈치를 살피던 사내 무사 한명이 다가온다.

그 사내가 짐작하던 이야기를 한다.

“사공 가문의 사공진이요, 창가 자리가 꼭 필요한 일행이 있어 그러는데 자리를 좀 바꿔 주시면 안 될까요?”


“일운 형! 혼자라면 여기로 합석 합시다. 저 사람 일행이 창가에 앉을 수 있게..”

“좋소!”


그런데 그 곁에 서있던 놈이 염치없게 내가 앉은 나머지 자리 하나까지 바꿔 달라 요청한다.

“공자! 오늘 음식 값은 우리가 부담할 테니, 공자님 좌석도 좀 양보해 주셨으면 합니다만...보시면 짐작이 가겠지만 저들이 다 명문 세가의 자제들이오!”


이 염치없는 새끼가! 거기 밥값, 명문 세가 이런 단어가 왜 나오나.

어디가도 이런 돈 자랑, 집안 자랑 하는 쪼다가 꼭 있다.


급식 때에도 꼭 요런 놈들이 있었다.

옷 자랑, 집안자랑!

힘없는 애들이나 괴롭히고..

거기 다라 붙는 정신 가출한 여자애들도 있었고...


“돈은 나도 많네, 그 쪽에서 왜 내 음식 값을 내나, 내가 개방도로 보이오? 돈이 남아 돌면 저기 객잔 입구에 쪼그리고 앉아서 해바라기 하고 있는 저 걸개들에게 적선 좀하시오! 저기 보니 어린 애들도 두 어명 있네!”


그놈이 뭐라 하기 전에 다시 언어 초식으로 연타로 공격한다.

“우리도 창가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며 담소를 즐기고 싶소! 그런데 그 부탁에 명문세가가 왜 들어가지요, 이건 영 기분이 더럽소! 명문세가에게 좋은 자리를 양보해야하는 무슨 법이나 도덕이 있소?”


“흠, 조금 무례한 부탁인 줄은 알지만 명문가 자제들이 중요한 환담이 있어서...나는 추씨 세가의 비룡검 추광이요!”


이 새끼가, 은근히 협박 질이네...재수 없는 놈!

“추씨 세가? 추씨 세가가 어디 있나?”

추씨 세가가 언제부터 명문 세가였나, 하는 말투와 뜨악한 표정으로 그 놈에게 눈빛 공격을 한다.


얼굴을 심히 찌푸리는 것이 보인다.

새끼가 세상이 만만 하나, 내가 우스워 보이나.


“우리도 당신들 못지않은 이주 중요한 사정이 있으니...더 무례를 하지 마시오! 비밀스러운 이야기라면 골방으로 가야지, 창가 자리를 탐하다니 이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잖아!”


‘이 예쁘장하고, 장검도 차지 않고, 문약하게 생긴 놈이, 조금도 주눅 들지 않네, 보아하니 옆자리 사내도 여기서 만난 모르는 사이 인 것이 분명하네! 이 새끼 내가 좀 더 겁을 줘야겠군! 이런 놈은 으름장에 약하지!’


“이봐, 관씨 세가에 이틀 뒤에 중요한 잔치가 있어, 그것 때문에 장시간 토론해야 되니, 무인들 잔치에 끼어들어 훼방 놓지 말고, 양보 좀 해! 서생이면 서생들 자리에 끼어 놀아야지, 여긴 무림인들이 모이는 객잔이라 말이야!””


성질이 올라온다.

탁자를 주먹으로 크게 내리치며 소리쳤다.


“아, 참 되먹지 못했네. 인간이 기본 예의가 없어! 남의 생일잔치에 와 놓고 무슨 중요한 일이 있다고...무인 그게 뭐라고 참 대단한 무인 납셨네! 무공 모르는 서생이나 협박하고..”


거기다 그놈의 분노 게이지를 최대한 올릴 한마디를 보탠다.

“아, 오해는 하지 마시오, 대단하다는 말은 대가리가 단단하게 경직되어 있다는 말이오!”


이 말에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그중 한 사내가 웃음을 터뜨리면 참견했다.

“하하, 저 공자님이 보기와 달리 아주 세네! 언어 초식에서 추 공자가 졌어! 그만하게!”


청일운도 이 상황이 아주 재미있는지 므흣한 미소로 나를 바라본다.


내가 괜히 무틀 딱이냐!

상황별로 대응책과 언어 폭탄이 다 정리 되어있다.


어쩐지 바보가 된 그 놈이 분노해서 무슨 소리를 더 하려하지만 명분이 없어 머뭇거리자 일행이 제지한다.

“비룡 검! 그만해, 공연히 남의 잔치에 와서 세가 주변의 양민과 분란 일으키면, 좋지 않네! 이미 한자리 양보 받았으니, 그걸로 감사해야지.”


“소생은 사마세가의 사마 운곤 입니다. 자리를 양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객잔의 창가 자리라는 게 여러모로 아주 좋은 점이 많거든요! 하하..”


“뭘요, 한자리면 되니까 양보한 거지요...사해가 다 동도라 했으니 이 정도 배려는 서로가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머리에 입력된 강호의 문장이 술술 나온다.


사마 세가가 그래도 권위가 있는지 그 놈은 끽소리 하지 않고 자리 잡고 앉는다.

앉은 자리 배열로 은근히 권력 서열이 드러난다.

당연히 창가에 자리 잡은 독봉과 그 옆에 앉은 차가운 인상의 미모가 뛰어나고, 검을 등 뒤로 맨 여자 무사, 맞은편에는 사마 운곤, 그 곁에는, 덩치가 남다른 근육질 남자.


이름 거룩한 비룡 검은 안쪽의 자리에 찌그러져있다.

‘하여튼 말 탄 벼슬아치보다 말고삐 쥔 견마 잡이가 더 설친다니까!’


당운령은 사내들이 무얼 하든 시선을 창밖에만 두고, 신경 쓰지 않는다.


‘도도하군!’

그러면...

나도 호기심은 심호흡으로 진압한 뒤 도도하게 그 쪽은 의식하지도, 쳐다보지도 않고, 일운과 이야기를 나눈다.


사실상 중원의 오대세가 인물 더구나 사천 삼미 중 한명인 독봉은 사내라면 당연히 호기심이 동하지만...값을 튕기는 것이 먼저다.

자존심 없으면 그게 사내냐.


다음에는 저들이 하려는 화제 거리를 먼저 선점하는 김 빼기 작전!

여하튼 이 장면에서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일운 형 생각에는 독고영이 그 한설 검의 주인이 되기는 할 것 같은가요? 아, 저보다 한참 연배이시니 말은 편하게 하시면 저도 편하겠네요.”

이 한마디에 독봉 일행의 시선이 이쪽으로 쏟아진다.

자기네들끼리 대화하는 걸 잊고 다음 말을 귀를 세우고 기다리는 것이 느껴진다.


보나마나 이 인간들이 둘러앉아서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려 했을 것이다.

백면 서생과 한설 검 이야기는 요즈음 회자되는 가장 좋은 무인들의 밥상머리 먹잇감 일 것이다.


일운도 내 의도를 눈치재고 맞장구를 쳐준다.


“반대하는 다른 세가에서 합당한 이유를 대지 못한다면 독고영의 손에 한설 검이 들어 갈 확률이 높지...그들은 백면 서생을 계속 추적해 왔고, 수없이 작은 부상을 입혀 그 결과 탈진한 백면서생이 붉은 소나무 아래 기대어 숨 넘어 가기 직전 이었는데...독고 영이 그걸 발견 하고 한 칼 먹인 것 뿐 이라고 주장하고 있거든, 사실상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결국은 북망산에서 백면서생과 싸운 적 있다고 주장하는 세가들의 합의에 의해 결정되겠지”


사기꾼 놈들! 다 거짓말이니 어차피 힘센 놈들의 이합집산에 따라 결정 되겠구나.

어디서 만나지도 않은 백면을 만났다고 온갖 재료를 버무려 거짓말을 생산하고 있나!


“일운 형! 그런데 그 한설 검이라는 것이 무슨 신기한 힘이 있다는 것인가요?”


일운은 거침없이 말한다.

태생적으로 자기가 아는 것을 남과 나누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일운은 다소 말 높이를 낮추어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고추 세우게 만든다.


“한설검, 그것이 북해의 만년빙 안에서 나온 검이라는 전설 같은 말이 있지, 검 자체로도 묵철 검보다 뛰어나고...특히 말이야 빙공을 쓰는 사람에게는 그 위력이 서너 배는 족히 된다는 거야! 물론 화염 검을 쓰는 사람에게도 두 배 이상 위력이 나오고....한마디로 내력을 증폭 시켜 준다는 거지..또 그 큰 내력을 버티기도 하고...”


“흠, 빙공을 극성으로 사용하려면 그걸 견디는 검이 별로 없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요! 이건 빙공 위주의 무공을 구사하는 무인들에게는 정말 신병이라 할 수 있겠네요.”

“사실이라면 이건 세가주들이 양보하는 결정이 쉽지 않겠는데요...”


“킄킄, 북해 빙궁에서도 원래 주인이 자기들이라며 권리 주장을 한다는 소문이라네...이미 몇명의 지도급 인사들이 중원을 헤집고 다닌다는 소문이야!”


북해 빙궁이라, 그 은둔 문파가 이 먼 곳까지 와서 자기 것이라 주장하며 나선다니. 어지간히 북해 빙궁에 중요한 검인 모양이다.


“북해 빙궁이라면 빙백 신검이라는 천고 기병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북해빙궁의 주장으로는 한설 검이 원래 개파 조사가 사용하다, 빙설의 기운을 받기 위해 만년빙 위에 두고 기운을 받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빙하가 깨어지며 그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하네...그게 오백년 전이야, 그런데 이 세상이 온난화가 진행 되다 보니 빙하가 녹고 그게 다시 모습을 드러냈는데...어떤 놈이 집어 가버렸다는 거야, 그게 중원에 나타났을 때야, 알게 되었는데, 이미 초 절정의 무인들 손에서 손으로 옮겨 다니니 찾을 수 없어 절치부심 중 이었다하네......물론 자기들 말이니 그 진실은 알 수 없지!”


“오호, 형님은 정말 아는 것도 많으시오! 내 생각에는 여하튼 그건 북해 빙궁에 돌려주는 게 맞는 거 같은데요...”

이 장면에서 옆자리에 않은 자들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우리들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나 귀를 기울이고 있다.


“왜 그리 생각하나?”


“사람의 인생이든 검의 역사든 거기에 깃든 이야기가 있어야 그게 존재 가치가 있지요, 한설 검에 대한 빙궁의 이야기는 그 검의 진실 된 역사인 것 같은데요..., 거짓으로 그런 설화를 지어 낼 수는 없지요, 어딘가, 간절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그리고 그건 빙공을 사용하는 문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거고 사실 독고영의 소유로 하기에는 백면 서생을 죽인 공로가 혼자 한 것이 아니라는 소문도 있고...이건 당연히 관련 세가에서 양보해야 해요, 장차 중원이 곤란한 일을 겪을 때, 빙궁이 정사지간의 태도를 취하지 말고 정파에 협조해 주는 조건으로요.”


사실 북해 빙궁은 중원 무림이 마두세력과 싸울 때에도 항상 관여치 않고 중립을 지켜 왔다.

그러다 정사지간의 문파로 분류 되어 왔다.

일운은 손벽을 친다.


“하하, 아우님 말이 맞네! 중원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그리 하는 것이 최상이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원 무림은 북해 빙궁이라는 강력한 적을 머리통위에 만들어 두는 거야! 그런 데 문제는 북해 빙궁의 검이 한설 검 때문에 몇 단계 올라가는 것을 질시하는 세가들이 있기 마련이지. ”


여기서 저 뻐기는 놈들에게 일침을 날려야지..

거짓말 쟁이. 욕심 쟁이 새끼들.

“맞아요! 중원의 좁쌀 같은 세가들이 절대 내 놓지 않을 거 같은데요...쪼다들이 의외로 많은 곳이 여기 중원 무림이더라고요”


내 입만 쳐다보던 옆자리의 무사들 인상이 좁쌀, 쪼다라는 표현에 구겨지는 것이 보인다.

조금 과한 말이다 싶지만 어쩔거냐!

관씨 세가의 도라이 아니냐, 내가.


‘여하튼 내말이 틀린 게 있나?, 이 구라쟁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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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푸대접 +1 22.09.04 2,135 37 12쪽
16 관룡 서고 +1 22.09.03 2,226 37 13쪽
15 술먹고 환골 탈태 +2 22.09.03 2,306 41 12쪽
14 북해빙궁 +1 22.09.02 2,215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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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흑수방 양아치 참 교육 +1 22.08.29 2,556 4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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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월령 객잔 +1 22.08.27 2,812 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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