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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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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13,839

작성
15.04.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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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글자
11쪽

89. 3학년 신학기

DUMMY



89


"으음…. 백작님?"

반라의 페트리시아는 잠결에 세비안의 상체로 파고들었다.

"아직 안 주무세요?"

"음, 잠시 생각할게 있어서…."

세비안은 뒷머리로 손을 모은 체 누워 고민 중이었다.

겨울, 페트리시아에게 얹혀 숨어 지낸지 벌써 2번째 겨울이었다. 한해는 용케도 참아준 페트리시아였지만 올 겨울 세비안은 완전히 기둥서방 처지가 되어버렸다. 때문에 페트리시아의 눈치를 보느라 힘든 겨울을 보내야 했다. 돈이 떨어진 것이다. 씀씀이 헤픈 세비안에겐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다행이 봄이 왔다. 새 학기가 시작 되는 것이었다. 기숙사로 돌아가게 되면 이제 이 생활도 끝이 날 것이다.

얼마 전엔 스튜어트 교장이 찾아왔었다. 드디어 자리가 날 것 같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세비안의 진짜 고민은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휴~! 어쩐다?"

세비안은 아래 속옷만 걸친 체 자신에게 안겨있는 페트리시아를 바라봤다.

자신을 이 상황에 빠지게 만든 그 물건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중이었다. 군으로 가져갈 수는 없었다. 가기 전에 어떻게든 처분을 해야 했다. 문제는 믿고 맡길만한 사람이 없었다.

자칫하면 물건을 맡긴 사람이 자신처럼 위험 해 질 것이다. 그러니 친구들에게 맡길 수는 없었다. 이미 가문의 서자인 에릭의 생사를 알지 못한지 오래였다. 그렇다고 배후를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에게 건네자니 자신의 목숨이 위험 해 질 것이었다.

스튜어트 교장이 가져온 소식 중에는 프레드릭 백작영지가 외부에서 정체모를 집단에게 철저하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던 것이다.

"이미 예상은 했었지만, 휴~! 어쩐다?"

세비안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페트리시아는 한숨을 쉬는 세비안의 가슴으로 더 깊이 파고들고 있었다.


"걱정 마시라니까요."

펠릭스는 장원을 나서며 어머니와 가족들을 안심 시키고 있었다.

세실리아는 여느 때보다 울상이었다.

"하아~! 이게 다 두 사람의 극성 때문이라니까…."

펠릭스는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겨울, 언제나처럼 헨리와 대련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원으로 볼거가 찾아왔다. 볼거는 펠릭스를 여느 때보다 험하게 밀어 붙였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 겨울 페로우 기사단장 마저 가끔 장원을 찾아와 펠릭스를 훈련시킨 것이었다. 페로우 기사단장이 펠릭스와 대련을 한 것은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모두다 일명 '펠릭스 엑스퍼트 되다만 사건'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해 겨울 펠릭스는 페로우 기사단장과 볼거 부단장의 극성스러운 훈련으로 힘들게 지내야 했다. 그 때문에 지켜보던 세실리아와 가족들이 더더욱 저렇게 걱정인 것이었다.

"펠릭스! 절대로 위험한곳엔 가지 말고 몸조심해야 한다!"

"예 할아버지."

페어필드 할아버지의 말을 들으며 펠릭스는 장원을 떠났다. 겨울 고블린 사건도 있었고 가족들을 너무 걱정 시킨 건 아닌지 자신도 죄송스러웠다. 거기다 말은 못했지만 자신의 암살 미수사건도 있었으니….

"어떻게 엑스퍼트로의 길은 감을 좀 잡았습니까?"

헨리가 묻자 펠릭스는 고개를 저었다. 펠릭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전혀 감이 오지 않는걸."

"아무래도 고블린 둥지에 다시 한 번 던져 넣어야 하겠는걸요?"

"헨리경 그것만은 참아줘!"

펠릭스는 질겁하며 손사래를 쳤다.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하하하! 제 말이 아니라 볼거경과 페로우경이 하는 말을 들었을 뿐입니다. 올해 지나도록 엑스퍼트가 되지 못하면 다시 쳐 넣자 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끙! 두 사람은 적당히 라는 걸 모른다니까 정말!"

올 겨울 내내 두 사람에게 시달림을 당한 펠렉스에게는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말이었다. 일행은 어느새 일리아드 저택에 도착하고 있었다. 길옆으로 아직 남아있는 눈 틈새에 어느새 봄꽃 새싹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저기 레온, 알렉시스, 진짜 방법이 없을까?"

베릴은 불안하게 마차에서 물었다. 유난히 짧게 머리를 깍은 레온은 관심 없다는 듯 대답 없이 창밖을 보고 있었다.

"알렉시스, 자작님은 널 정말 보낼 생각이래?"

"…칫!"

알렉시스도 베릴의 물음에 말없이 차창으로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아~ 어쩌지?"

베릴은 머리를 싸매고 고개를 숙였다.


올해 동부의 세 귀족 소년은 모두 죽을 뻔 한 고비를 넘겨야 했다.

레온은 폴머의 도움으로 살아남았다. 그러나 레온뿐만 아니라 알렉시스와 베릴도 위험한 경험을 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드웨인가는 고램 보급을 잘 해 주지 않는 콜마르 공작령 내에서도 10기가 넘는 고램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었다. 물론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과거 동쪽 이스테로드 제국과 통하는 동부산맥의 협로가 지금의 드웨인 자작가 영지와 통해있었다.

협로는 오래전 10여기의 동부 제국 고램의 침략전쟁 이후로 북쪽 사면이 무너져 지금은 사람이 다니지 못하게 변했지만 몬스터들은 달랐다. 오히려 몬스터들에게는 모여들기 편한 지형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콜마르령 북쪽을 제외하고는 매년 쳐들어오는 몬스터의 숫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었다.

라스타드 당주의 명령으로 몬스터 토벌에 참가한 알렉시스였지만 그래도 드웨인 자작은 아들을 참관 수준으로 하라는 밀명을 자신의 기사단장에게 내려둔 참이었다. 그러나 알렉시스의 성격에 그냥 넘어갈리 만무했다. 고램을 앞세운 일방적인 토벌에 몬스터들을 얕잡아본 알렉시스가 레온처럼 혼자서 오크 네임드를 잡겠다고 뛰어들었다가 죽을 뻔 한 것이다.


베릴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한스 남작이 참관 수준으로 하라는 명령을 이미 기사단장에게 내린 상태였다. 베릴은 소심한 성격이라 레온이나 알렉시스 같이 달려드는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베릴의 경우 말이 문제였다.

전투마가 아닌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경주마를 타고나온 베릴은 멍하니 몬스터 토벌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날아온 오크의 창에 말이 놀라버린 것이다. 마구 달려 나간 베릴의 말은 결국 오크들의 무리에 포위되어 버렸다.

다행이 한스 남작가의 영지는 몬스터가 많은 지역은 아니었다. 그리고 아무리 실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나름 오러 유저인 베릴 이었다.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미친 듯이 오러를 주입한 검을 휘두른 베릴은 겨우 목숨을 건진 것이다.


"아우~ 정말 이대로 군대에 가는 건가?"

목숨을 건 실전을 처음 겪어본 베릴은 군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설마 했는데 3학년이었다. 이대로 정말로 군대로 가게 될 생각을 하니 참을 수 없었다.

"흥! 어디 두고 보라지…. 그렇게 마음대로 되진 않을 겁니다! 아버지."

말없이 베릴의 겁에 질린 소리를 듣고 있던 레온이 창밖을 바라보며 나즈막이 중얼거렸다.

세 소년을 태운 마차는 와이번 언덕 앞의 경계인 더블락 마을로 들어서고 있었다.


"이게 다 뭐람?"

더블락으로 향하는 마차에서 펠릭스는 형 에이드리안이 건네준 새 목록을 보고 있었다.

"약초학? 동부 산맥의 희귀 영초? 이런 책도 있나?"

새로 건네받은 도서 목록은 대부분 약초와 의학에 관한 것이었다.

"저도 비슷한 걸 받았습니다."

챨스 집사도 짧은 목록을 꺼냈다.

"에… '서부 산맥 주변의 식물', 이건 웨스터랜드 제국에 직접 가서 구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겨우 리스트를 끝내 간다고 생각했는데…."

펠릭스는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많지는 않았지만 보내야 할 목록이 느는 것이 반갑지는 않은 펠릭스였다. 더욱이 이번 목록의 도서들은 대부분 도판 있음이라는 글이 첨부 되어 있었다. 그림이 있는 도서는 필사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렸다.

"약초학이나 의학은 이미 대륙에서 사라진지 오래인데…. 에이드리안 형님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모르겠군."

"글쎄요? 혹시 그 다리를 직접 고쳐 보시려는 게 아닐까요?"

"설마? 자신의 몸을 스스로 고친다라…. 하하, 그렇게 되면 형님을 앞으로 현자라 불러야겠군."

현자들은 스스로의 병을 고친다는 옛 속담이 있었던 것이다.

의학이나 약초학은 마법의 등장으로 이미 사장된 학문이었다. 일부 서민들에게 경험에 의한 민간 처방은 남아있었지만 학문으로서는 이미 사장되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것에 관한 책을 구해달라니 펠릭스도 챨스 집사도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펠릭스야 도서관에 있는 책들만 필사 하면 되겠지만 챨스 집사는 어쩌면 또 먼 여행을 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인 것이다.

"그나저나 펠릭스 도련님, 잊지 않으셨겠지요? 올해도 학교에 도착하시면…."

"그만! 챨스, 그만해요!"

예의 챨스 집사의 훈육이 시작되려하자 펠릭스는 양손으로 귀를 막고 소리쳤다. 올해도 더블락에 도착하면 알리시아를 이용해 챨스를 용병들 마차에 쳐 넣어 버려야겠다고 펠릭스는 속으로 굳게 다짐하고 있었다.


"봤어?"

"응!"

"저건 저것 나름대로 소름 돋는데?"

소년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졸업생을 보내고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이었다. 이미 베릴과 알렉시스가 겨울 험한 꼴을 당할 뻔 했다는 소문은 알리시아와 동부 소년들에 의해 퍼져 있었다. 레온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소년들이 지금 수군대고 있는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바로 레온의 머리 때문이었다.

처음 레온을 발견한 것은 알리시아와 에드였다.

더블락 마을에서 펠릭스를 기다리던 두 사람은 마차에서 내리는 세 동부 귀족 소년을 보다가 머리를 짧게 자른 레온을 발견한 것이다.


"이봐 에드, 알리시아, 펠릭스, 누구라도 왜 레온이 머릴 자른 건지 아는 사람은 없는 거야?"

에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도 전혀."

펠릭스도 고개를 젓자 소년들의 시선이 알리시아에게 향했다.

"너희들, 설마 나보고 알렉시스에게 이유를 물어보라는 건 아니겠지?"

알리시아가 손을 허리에 얹고는 무서운 표정으로 소년들을 노려보자 소년들은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웬만해선 머리를 자르지 않는 귀족이 그것도 레온이 머리를 짧게 깍은 것에 대해 여러 소문이 돌았다. 그중에는 복수 때문 이라는 섬뜩한 소문도 돌았다.

"칼, 너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작년 사건 때문에 조심스럽게 칼에게 소년들이 묻자 칼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나를? 설마!"

"하긴 칼이 당할 리야 없겠지만…."

그렇게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의 작은 소란이 끝나는가했더니 입학식에서 진짜 소동이 벌어졌다.


3학년은 입학식에 바쁠 일이 없었다. 맥티어넨과 교무위원들 몇 명만이 교문에서 안내를 보느라 바쁠 뿐이었다.

"올해는 특이한 신입생이 없나?"

3학년들이 학교건물 창가에서 모여드는 신입생들을 바라보며 뭐 재미있는 일 없나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얘들아! 큰일이야! 좀 나와 봐!"

"왜?"

"무슨 일인데?"

허겁지겁 3학년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달려온 소년은 맥티어넨과 함께 정문에서 신입생들의 안내를 맡고 있던 또 다른 3학년 교무위원이었다.

"도움이 필요해! 교관님도 지금 교문으로 가고 있어!"

소년들이 창밖을 바라보자 제시 교관과 심지어 스튜어트 교장까지 황급히 교문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뭐지? 무슨 일이야?"

"빨리!"

다급한 교무위원 소년이 3학년 소년들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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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84. 2년째 겨울의 끝. +10 15.04.05 10,024 22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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