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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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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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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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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글자
9쪽

85

DUMMY


85


뮨족은 돌로 만든 집을 짓지 않았다. 팜 이라는 거대한 가죽으로 만든 천막에 거주했다. 과거 유랑을 하던 기마민족의 잔재 같은 것이었다. 팜이 모여 있는 마을의 한곳 가장 큰 팜의 분위기가 상당히 어두웠다.

"혼파로, 도대체 언제까지 저자를 따라다닐 것인가?"

그러나 혼파로라 불린 거한은 대답이 없었다.

"저자라니 너무하지 않은가? 그래도 대마니의 손님이신데…."

"거기에다 매년겨울 우리 몬스터 퇴치도 도와주니 고맙지 않은가?"

"흥! 자네들은 모두 잊은 것인가? 우리가 어째서 이곳에 살게 되었는지?"

"그거야 뭐…."

팜 내부의 사람들이 모두 조용 해 졌다.

라이너 후작령과 접한 이곳은 쌍둥이 요새로 남북으로 양분된 서부산맥의 남쪽 고원지대였다.

북동으로 에덜라드와 접하고 서북으로는 웨스트랜드 제국과, 그리고 서남으로는 자유무역도시 텔리아와 국경을 마주하는, 남북으로 긴 영토였지만 사실 뮨족이 에덜라드와 웨스터랜드 제국의 공격으로 갈 곳을 잃고 서부산맥의 고지대에 강제로 정착하게 된 곳이었다.

"웨스트랜드 제국과 함께 우리를 이곳으로 쫓아낸 그자의 후손이 누구인지 잊은 것은 아니겠지?"

남자가 강경 일변도로 분위기를 몰아가자 제일 나이들어 보이는 남자가 제지하고 나섰다.

"그만, 그쯤 하시게 한불 마루."

"대마루님!"

"우리는 이미 잊기로 하지 않았나?"

"하지만 저는 너무 분합니다. 보십시오! 여기에 모인 마루들을…. 12마루 중 고작 7명의 마루만이 있습니다. 광대한 평원을 마음대로 달리던 우리 뮨족이 이곳 몬스터들이 들끓는 산속에 처박히게 되었습니다. 저들 탓인데 그것이 쉽게 잊힌단 말입니까?"

"한불 마루, 우리는 대마니의 예언에 따라 이곳에 정착 한 것이네. 자네 분한 마음은 잘 알겠으나 지금은 그쯤 해 두게."

대마루라 불린 지긋한 노인이 상석에서 말하자 한불 마루는 결국 조용해졌다.


왕이 없는 뮨족은 12부족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 부족을 각각 이끄는 이들을 마루라고 불렀다.

"혼파로, 자네는 여전히 마루가 될 생각이 없는가?"

대마루가 혼파로에게 묻자 혼파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마루 후보자중 한명으로 지목됐으나 지금껏 마루가 되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흥, 혼파로는 저 에덜라드인에게 흘린 것이오! 어릴 적부터 같이 다니면서 저들에게 완전히 넘어간 것이란 말이오!"

한불 마루라 불린 사내가 혼파로를 노려보며 다시 소리쳤다. 그러자 혼파로가 벌떡 일어섰다. 그러자 한불 마루도 지지 않고 같이 일어섰다.

"해볼 테냐?"

순식간에 팜안의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마루들은 단순한 족장들이 아니었다.

"뭣하면 여기서 네 자격을 다시 검증 해 주지!"

"…."

외부인들이 말하는 엑스퍼트 상급의 실력과 함께 부족의 여러 시험을 치러야 마루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다. 그중에는 기존의 마루들과 연속 대련을 거쳐야 하는 시험도 있었다. 반드시 모두 이겨야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과 싸우면서 그들의 인정을 받아야 했다.

혼파로는 과거 마루 후보로서 그 시험을 거쳤다. 그리고 그때 한불 마루에게 이기지 못했었던 것이다.

"…관두겠소!"

그러고는 혼파로는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한불 마루가 뭐라 한마디 하려는 순간이었다. 팜의 입구가 휙 열리며 누군가 다가와 알렸다.

"대마니의 의식이 끝났답니다!"

그러자 혼파로가 다시 벌떡 일어나더니 대마루와 다른 마루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황급히 나가버렸다. 그의 뒤에 앉아있던 많은 젊은 마루 후보자들도 상당수도 따라 나갔다.

"보셨습니까, 대마루? 이대로는 부족이 양분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마루들 몇 명과 마루 후보들 상당수가 혼파로처럼 저 에덜라드 사람을 따르고 있습니다. 무슨 수를 취해야 합니다!"

그러자 대마루가 다른 나이가 지긋한 옆의 마루들을 보며 느긋하게 말했다.

"보았지? 둘 다 똑같다고 내가 그러지 않았나!"

그러자 다른 나이 지긋한 마루들이 쓴 웃음을 지었다.

"…무슨 말씀 입니까. 대마루?"

"둘이 닮았단 말일세. 자네나 젊은이들이나 힘을 원하는 거야. 자네는 부족정신을 단결한 하나 된 힘을, 혼파로와 젊은이들은 그 에덜라드인을 중심으로 강하게 뭉치는 하나 된 힘을…."

"그, 그런…."

"한불 마루, 좀 더 넓게 생각하게나. 마루인 자네마저 그렇게 강하게 나간다면 우린 결국 어느 쪽으로든 다시 저들과 전쟁을 해야 할 걸세."

"…."

"이름이 라이너였던가? 그 에덜라드인?"

"예! 대마루."

"그래, 대마니께서 어떤 계시를 내리셨는지 알아보게."

몇몇 사람들이 대마루의 말을 듣고 팜을 나섰다.


라이너 후작은 뮨족의 거주지와 숲의 경계가 되는 지역인 저 아래 쪽을 보고 있었다. 요란한 색상을 칠한 고램 한기가 숲의 경계로 이동하고 있었다.

"저걸 본다면 왕국이나 제국이나 발칵 뒤집힐 텐데…."

라이너 후작은 잠시 웃으며 바라보다 발걸음을 돌렸다.


뮨족에 대해서는 제국이나 왕국에 별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곳 고원으로 옮겨온 뮨족은 에덜라드 왕국, 웨스터랜드 제국과 평화 조약을 맺었다. 그리고 이미 오랜 기간 외부와 크게 접촉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라이너 후작은 달랐다. 에덜라드에서 이들 뮨족과 싸우는데 선봉이었던 집안인 라이너가문은 평화 조약을 맺자 역으로 서서히 이들과 친해졌다. 선대 라이너 후작은 심지어 아들을 이들 뮨족의 아이들과 같이 자라게 했다. 때문에 현재 라이너 후작은 형제처럼 같이 자란 뮨족의 같은 또래 젊은이들과 호형호제 하며 지내고 있었고 뮨족의 언어나 생활관습에도 능통했다.

"설마 뮨족이 자신들만의 고램을 가지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 과연 어느 쪽이 먼저 침략 해 올까? 에덜라드? 웨스터랜드?"

많지 않지만 뮨족은 남쪽과 동쪽의 숲 경계에 몬스터를 대비한 고램들을 배치 해 놓고 있었다. 그것도 지금 대륙에 알려진 고램과는 전혀 다른 외형의 녀석이었다. 단지 새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흠 이었다. 지금 만들어 져 있는 고램을 제외하고 수리를 하는 것도 불가능 해 보였다.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라이너 후작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대마니는 만났는가? 라이너?"

혼파로가 다가오며 라이너 후작에게 물었다.

"혼파로, 방금 대마니의 팜에서 나서는 길일세."

혼파로를 선두로 몇몇 젊은이들이 뒤따르고 있었다. 라이너 후작은 반갑게 다가가 그들 무리들과 인사를 했다. 그리곤 말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래 대마니께서 뭐라 하시던가?"

혼파로가 묻자 라이너 후작은 말에 오르며 말했다.

"예전과 같은 말씀을 하시더군."

혼파로와 다른 이들도 따라서 말에 올랐다. 뮨족이 주변나라에 유명한 한 가지는 바로 말이었다. 훌륭한 품종의 잘 훈련된 말을 키우고 기마술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했다. 주로 라이너 후작령에서 그 말을 뮨족을 대신해 다른 지역에 팔고 있었다.

"그런가? 다른 말씀은 없으셨나?"

말을타고 라이너 후작의 곁에 다가온 혼파로가 묻자 라이너 후작은 질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봐 혼파로, 나한텐 그거 하나만으로도 벅차다네. 자네들이야 마루들이 있어 잘 이해가 안 되겠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

"라이너, 자네가 그런 약한 소릴 하다니. 지나가던 망아지가 웃겠군."

"하하하!"

뒤따르던 다른 뮨족 청년들도 듣고 웃었다. 라이너와 혼파로가 말을 타고 마을을 지나가자 뮨족의 팜 곳곳에서 기마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그들은 누군가 지휘하는 사람도 딱히 없었지만 라이너와 혼파로의 뒤로 자연스럽게 참가해 대열을 만들기 시작했다.

"대마니가 왕이 된다고 하면 왕이 되는 거네! 대마니의 예언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네!"

"그러니까 그게 그리 쉬운 게 아니래도…."

말로는 부정하면서도 라이너 후작은 웃었다.

서부산맥 속의 뮨족은 방대한 지역의 몬스터가 출몰하는 숲과 접하고 있었다. 혼파로 등과 형제처럼 이곳에서 자란 라이너 후작은 조용히 지낸다는 왕국에 알려진 평판과는 달리 매년 이곳으로 몬스터 토벌에 나서고 있었다.

마을을 나서는 두 사람의 뒤를 따르는 뮨족 젊은이들의 기마행렬은 어느새 수백에 달하고 있었다. 서남쪽 숲으로 향하는 기마행렬은 마치 왕의 군새를 보는 듯 했다.




작가의말

저녁 늦게 다시 한편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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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81 +2 15.04.03 9,361 205 8쪽
81 80 +2 15.03.29 9,690 2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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