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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똥별 타고 온 집밥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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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작품등록일 :
2023.07.17 09:39
최근연재일 :
2024.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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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36,126

작성
24.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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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레모 항기스의 유골

DUMMY

오후 해가 반절쯤 뉘였을 때 우리는 그 곳의 나무 밑에 당도한다.

덩치가 크며 곧게 자란 나무 위 큰 가지가 옆으로 휘어 뻗은 잔가지 위에 햐얀 낙하산이 걸쳐 있고 밑에 은색 우주복을 입은 사람 형태의 물체가 줄에 매달려 있다.


15년이 지났는데 그대로 매달려 있다니..

낙하산이 걸린 나무의 높이는 20여 미터가 되어 보이고 우주복의 물체는 지상 10여 미터 높이에 있다.


날짐승이나 맹수들의 먹이가 되지 않은 것은 높은 나무위에 가느다란 줄로 매달려 있고 우주복과 헬멧으로 쌓여져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육신 덕분일 것이다.


흑치 영치가 밧줄을 가지고 나무위로 오를 준비를 한다.

나는 높은 나무를 바라보고 그를 못 미더운 눈치로 바라본다.


“ 하하 염려 말아. 흑군을 들어가면 처음 훈련소에서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높은 나무나 절벽을 오르는 훈련이거든.”


흑치 영치가 빙그레 웃으며 갈고리가 달린 줄을 던져 나무 가지에 걸고 오른다.

다시 중간 가지위에서 밧줄을 던지고 또다시 이렇게 세 번을 던져서 길게 밧줄을 늘어트리고 낙하산이 걸쳐진 나무에 오른다.


흑치 영치는 마치 전문 산악인 같다.

나와 마리는 고개를 쳐들고 흑치 영치의 묘기를 바라본다.

나는 너무 오래 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고개가 아파 옴을 느끼고 고개를 숙이고 목뒤를 두드린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낙하산이 밧줄에 매달려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

지상에 내려오자 나는 곱게 받아서 낙엽위에 내려놓는다.


부검이나 시체를 만지는 것은 흑치 영치가 전문이다.

나는 흑치 영치가 내려오길 기다린다.


그는 내려와서 먼저 헬멧을 벗긴다.

얼굴은 색깔만 연한 검푸른 색으로 변하였을 뿐 형태는 그대로 이다.


“ 맞아 레모 항기스이네.. 그는 자네를 찍었잖아 ..”

“ 나는 자네를 찍었고..”

나는 흑치 영치의 말을 받아 대꾸하고 우리는 옛일을 생각하며 웃는다.

머나 면 옛일처럼 느껴진다.

130년의 우주여행 그리고 이별에서 태어나서 14년


“ 이 분이 성주님을 찍었다니요?”

옆에서 마리가 무슨 소리 이냐는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묻는다.


“ 아하! 이 분이 샌딘을 파트너로 점찍었다는 소리이지요.”

“천국에서도 둘씩 짝지여 일하나 보죠? ”

“ 아하! 천국도 사람 사는 것과 똑같아요. 보초 나 순찰 나갈 때 안전을 위해 둘이 나가잖습니까?”


흑치 영치가 입을 옆으로 길게 늘여 웃으며 말한다.

마리는 뭔가 이해가 되면서도 안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우주복을 바라보고 손으로 만져보려다가 멈칫한다.


“괜찮아요.”

흑치 영치가 마리에게 말한다.

마리는 마법사의 비밀을 탐구하듯이 조심스럽게 래모 항기스의 우주복 소매를 만진다.


“ 오! 천국의 옷은 매끄럽고 단단하네요. 성주님을 따르니 천사의 옷을 다 만져 보네!”

마리는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나는 마리의 얼굴이 눈물만 나오지 않고 모든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아롱별의 경이로운 문명을 경탄한다.


흑치 영치가 조심스럽게 우주복을 메스로 절개한다.


래모 항기스의 소지품 지갑과 십자가가 달린 목걸이가 있다.

여권도 없고 운전면허증도 없다. 단 하나 문컴퍼니의 우주조종사 자격증이 그의 조끼 안주머니에 들어 있다.


지구에서는 가장 값어치 있는 자격증이다.

우리가 문 컴퍼니에서 교육을 마치고 받은 자격증이다.


문 컴퍼니의 우주 조종사는 달과 화성등의 우주 기지에 여행하거나 거주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되여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대단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 자격증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리도 그걸 바라본다.

지구의 영어를 알 리 없다.

그리고 그 안에 사진을 본다.


“ 오! 이개 누구예요? 천사?”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 오! 천사도 사람과 똑같이 생겼네!? 창조주가 자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만드셨다고 하더니..”

이 대륙의 성경에도 그런 구절이 있다는 기억을 한다.


마리는 이어서 십자가 목걸이를 바라본다.

“ 이건 목걸이? 천사가 목걸이를 차고 있었네?!”

목걸이는 금색으로 된 줄에 호박구술이 꿰어 있고 수정으로 만든 십자가가 달려 있다..


“ 이거 저 줄 수 있나요?!”

“ 차세요. 그리고 주인이 나타나면 그분께 달라고 하세요.”

마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마리에게 앞으로 있을 장면을 저장해달라고 네피림에게 부탁하라고 했다.

마리는 무슨 말인가 하고 묻는다.

마리에게 그대로 네피림에게 말해보라고 한다.


우리는 구덩이를 파서 우주복과 함께 레모 항기스의 시체를 묻었다.

그리고 그 위에 통나무를 엮어서 십자가를 만들고 십자가에 단제국의 언어로 글자를 파서 썼다.


글씨를 새가는 것은 마리가 하였다.

그는 쉽게 통나무에 글씨를 새겼다.


비문의 내용은

지구별의 천사 레모 향기스 이곳에 잠들다.

이렇게 새겼다.


“ 마리 네피림에게 지금까지의 장면을 보여 달라고 해봐.”

마리가 네피림에게 부탁하는 것은 그저 생각만 하면 된다.

잠시 후 마리의 앞 허공에 스크린이 펼쳐지면 우리가 레모 항기스의 시신을 땅에 묻고 십자가를 만들어 비문을 새기는 장면이 그대로 허공의 모니터에 보인다.


나와 흑치 영치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마리는 엄청 놀란 듯 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 이건 누구에기 말해도 믿지 않을 거야. 세상에 .. 정말 신은 계시는데 ..”


나는 레모 항기스의 지갑과 그 속의 우주조종사 자격증을 안주머니에 고이 간직한다.


저녘에는 점심에 먹다 남은 사슴고기를 마리가 불을 지피고 군다.

마리는 고기를 먹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굽는다.


나와 흑치 영치는 마리에게 감사하며 고기를 먹는다.


잠을 청하고 다음 날 우리는 상쾌한 출발을 한다.

이젠 칼바람도 불지 않고 경사가 심한 산도 아니다.

산을 걸어서 내려온다.


레모 향기스를 묻고 내려온 지 4일째 오늘이 11월 12일 앞에 보이는 경치가 절경이다.

바람산 으로부터 내려온 물이 호수가 되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마리가 말하길 이제 2-3일만 가면 풍촌이 나온다고 한다.

호수의 둘레를 따라 발길을 옮긴다.


호수는 하루를 돌아 다음날이 되었는데도 남쪽 끝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날이 쌀쌀하지만 바람산의 거센 칼바람과 험한 칼바위에 비하면 포근하게 느껴진다.

호수의 둘레에는 갈대밭이 있고 각종 새들이 물위를 떠다닌다.


적색과 파라색 노란색이 함께 어울어진 이름 모를 새를 보고서 마리는 예쁘다고 함성을 지른다.

흑치 영치와 나는 기분이 좋아 노래를 부른다.


나와 흑치 영치가 고등학생 때쯤에 유행하던 【우주 조종사 마리아】라는 노래를 영어로 부른다.


원곡이 영어이다.


마리는 무슨 노래인지 모르지만 흥겨워 하는 우리를 보고 즐거운 듯이 따라서 흥얼거린다.

마리가 앞장서서 가다가 멈추먀 왼팔을 들어 올려 손등을 보인다.


우리는 노래를 멈추고 마리의 뒤로 웅크리고 걸어가 앞을 바라본다.


호수의 경계가 구불구불한 갈대숲 사이로 보이는 공터에 하얀 텐트가 있다.


텐트 앞에는 솥이 얹어져 있고 세 사람이 있다.

한사람은 솥 밑에 나무장작을 넣고 있고 두 사람은 요리를 하는지 조립식 나무 식탁위에서 칼질을 하고 있다.


“ 누군지 알겠소?”

흑치 영치가 마리의 귀에 소근 거린다.

마리는 고개를 흔든다.


이때 천막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나온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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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4 대승 24.03.29 19 1 8쪽
114 113 오겹살 전투 24.03.25 23 0 7쪽
113 112 망향대전 24.03.22 21 1 8쪽
112 111 우르 칸은 망향고개에서.. 24.03.20 17 1 8쪽
111 110 초원족이 배를 타고 나타나다. 24.03.18 17 1 8쪽
110 109 평평강의 기적 24.03.15 15 1 7쪽
109 108 고트족의 남하 24.03.13 15 1 8쪽
108 107 오리온주의 고립 24.03.11 15 1 8쪽
107 106 퐁촌의 준비 24.03.08 16 1 7쪽
106 105 공주의 결혼 24.03.06 13 1 8쪽
105 104 북깨비의 소식 24.03.04 13 1 7쪽
104 103 또 다른 회상 24.03.01 16 1 8쪽
103 102 전무후 좌우절흑 24.02.28 24 1 9쪽
102 101 무후와 수달들의 대결 24.02.26 17 1 7쪽
101 100 단풍도의 수달들 24.02.23 17 0 8쪽
100 99 단풍도 24.02.21 19 0 8쪽
99 98 외 할아버지의 걱정 24.02.19 17 0 10쪽
98 97 동북군영의 수군 24.02.16 19 1 9쪽
97 96 절혼검을 호위로 24.02.14 12 1 9쪽
96 95 동북군영의 전사들 24.02.12 16 0 8쪽
95 94 동북군영 24.02.12 11 0 5쪽
94 93 평평강을 따라서 24.02.09 13 0 8쪽
93 92 별의 이야기 24.02.07 14 1 10쪽
92 91 레모 향기스 24.02.05 18 1 8쪽
91 90 무무각 24.02.02 19 0 9쪽
90 89 풍선봉의 시험문제 24.01.31 18 1 7쪽
89 88 풍보각의 북 24.01.29 15 1 8쪽
88 87 풍선도인 24.01.26 23 0 9쪽
87 86 풍촌 가는 길 24.01.24 17 1 8쪽
» 85 레모 항기스의 유골 24.01.22 2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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