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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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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529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2.12.31 01:19
조회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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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부 마지막화 : 이어져 있는

DUMMY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키브엘이 말한 베네수엘라의 호라이마 산에서는 한참 떨어져있지만, 여길 먼저 온 이유가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에 계속 있기는 부담스럽고, 해발 3000미터의 호라이마 산 근처에 가서 연락이 오길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


당연히 볼리비아의 관광명소를 둘러보면서 기다리면 더 좋지! 지금 우리 팀은 모두 처음 오는 걸 거 아냐.


물론 이런 걸 기대하지 않은 분도 있긴 하지만...


"우기는 한참 전에 끝났다고 하네? 진협아?"


"그렇죠? 지금 6월이니까."


"아니 인터넷에 우유니 하고 치면 나오는 그거 있잖아. 그건 못 봐?"


"근데 이것도 멋지지 않아요?"


"아니... 멋지긴 하지만."


삼촌은 아쉬워해도 미라는 밝은 표정.


미라는 이 시기의 소금 사막도 좋아했었다. 학선이도 다행히 좋아하는 기색.


"어릴 때 하던 게임에 소금 사막이라는 지역이 있었는데."


아쉬운 것 한 가지는 효진이가 오지 못한 것.


이유는 다른 것 없다. 효진이의 양가 친척들이 '나대지 말 것'을 주문했다나.


뻔하지. 효진이 세대의 사촌들, 어딘가를 맡기로 정해져있는 그 후계자 나으리들께서 불편한거다. 효진이는 벌써 세계적인 유명인사고, 효진이가 아무 생각 없어도 각자 쌀 한톨만큼이나마 빼앗기는 결과로 이어질까봐 그 '타고나는 좋은 머리' 들을 열심히 굴린 거겠지.


뭐...


어릴 땐 항상 태어날 때부터 가진 게 많던 놈들이 더 손해를 무서워하는 게 이상했지만, 나이 먹고 다시 보니 자기 손으로는 절대 되찾을 수 없는 거란 걸 알고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쪽이건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어쨌거나, 효진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따라오겠다고 말했다.


그러니 믿고 기다린다. 끝까지 효진이를 못 움직이게 한다면 직접 가서 데리고 올 거니까.


삼촌은 지금 뚱해도 암보로 국립공원으로 가면 좋아하실 거다. 달의 계곡에 가면 학선이가 특히 좋아할 거고.


"그럼 이제 다른 데로 갈까요?"


미라가 갑자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 이런, 좀 더 여기 있고 싶구나.


삼촌과 학선이도 미라의 반응을 본 후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걷는다. 일부러 좀 관광객이 없는 쪽을 골라 왔고 그래서 조금 한적하다.


균열과 괴물체가 나타나지 않으니 사람들은 금방 일상으로 돌아간다. 코어를 가진 사람들은 그대로지만. 그래도 자기 안의 코어까지 사라지는 게 아닌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으니 비교적 혼란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말인데."


어,


삼촌과 학선이가 조금 떨어져 걷고 미라가 그 둘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크기로 말한다.


"너와 그 사람 둘만 남은 거잖아. 잉그리드도 없고, 페레이라도 죽었고."


"결과적으로.'


"그럼 이제 네가 이기면 어떻게 되는 거야?"


니콜로가 지구를 차지하겠지... 하지만 그에 따라 뭐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른다.


"뭐가 더 좋아지는 건 없을 것 같아."


미라는 의외라는 표정.


"네가 아니라 그 사람이 이기면?"


솔직히 말해서 그게 더 나은 결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여섯째를 모르고, 애초에 니콜로의 형제들 모두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잖아.


"알 수 있는 건 없지만... 아주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지."


"그래서 좀 독기가 빠진 거야?"


"하하, 아니 그건... 페레이라를 빨리 어떻게 해야 했으니까."


"그럼 그 사람은... 키브엘?"


"키브엘."


"어디서 유래한 이름인지는 알 것 같은데..."


"정말?"


"키이우Kyiv의 영어 표기를 그, 아시아식으로 읽으면 키브가 되니까."


"그렇네."


"둘이 좀 알게 된 거 아니었어? 서로."


"나는 그 사람을 잘 몰라서. 그쪽은 날 아는 것 같지만."


"응. 저번에 봤을 때 주변을 한참 경계했지만 네게는 그러지 않더라."


"어?"


"너는 정신없고 바빠서 못 봤겠지만, 나는 신중히 봤거든. 아무래도 다음에 네가 싸울 사람이 그 사람이 될 것 같아서. 다행히 너는 긴장 안 하고 나사가 좀 빠져서 안심했고."


"내가 지금 그렇게까지 허술해보이나..."


"페레이라를 쫓을 때만큼 예민하고 날카롭지 않다는 의미야. 좋은 뜻으로 한 말이니 마음 쓰지 말고."


삼촌과 학선이는 뭔가... 서로 열심히 말하는 척을 한다. 저 두 사람 아주 강력하게 우리는 대화하느라 너희 둘이 무슨 이야기하는지 몰라! 라고 어필하고 있네.


학선이는 그렇다쳐도 삼촌까지 이런 데는 허술한 건 재미있다니까...


"미래를 알고 있잖아?"


"조금."


"네가 아는, 아니면 겪은 미래와 지금은 다를 테고."


"그건... 많이."


"궁금한 게 있어. 지금까지의 너의 행동은, 선택과 판단은 그 미래를 피하기 위한 거야?"


"어, 아니. 그런데 그 미래를 가져오려는 것도 아니고."


"그럼?"


미라가 조금씩 육하원칙에 시동을 걸고 있다. 폭로가 되지 않는 조건 안에서 최대한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정확히는, 돌아가려고."


"음."


"그런데 그게 가능은 한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그러고 나면 어떻게 되는지는 알지 못하고."


"네 미래에서, 나는 네 연인이었어?"


"아니."


"방금 오른쪽 발 두 번 딛었네. 그랬나보네..."


"아니 그런데, 꼭 아니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전체적인 비율과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얼마 안 만나고 깨졌나보다. 저런."


이 사막이 이렇게 바닥을 밟는 소리가 컸던가.


"흐음, 그래, 그래서 그랬구나. 아니, 진정해. 응. 진정하고 말해도 괜찮아."


미라와 나...


처음 안 건 2025년. 같이 움직인 건 2026년부터... 30년까지.


나는 미라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5년 동안 계속. 하지만 미라는 그럴 수 없었다.


미라는 누가 어떤 목적을 갖고 이런 상황을 만들었고, 무엇을 얻었으며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그, 응. 내가... 여기서 지금 뭘 너와 어떻게 뭔가 더 좋은 사이가 되고 싶은 소망이 있거나 한 상황은 아니고."


"진정하라니까. 알고 있어."


알고 있다고...


미라 아버지 현우섭 실장도 같은 말을 했었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저는 댁의 따님에게 흑심 없고...'


'안다.'


드러내지 않으려했다. 성공한 걸까?


아, 남반구는 겨울인데 왜 이렇게 더운 것이냐.


머쓱하네.


"그럼 그게 맞네. 내가 너에게 뭘 부탁한 거겠지?"


이건 아니라고 해 두자.


"그런 건 아니고."


"나 아니면 너에게 뭔가 시킬 사람도 없고, 내 부탁이 아니면 네가 이렇게까지 초조해하며 매달리지 않을 것 같았는데. 아닐까?"


틀렸어...


이미 히죽이며 웃고 있다.


삼촌, 학선 두 사람. 안 들리는 척 서로 이야기하는 척 이쪽이 하는 말 한 단어라도 들으려는 거 티나거든요.


하아.


하...


"네가 말한 모든 게 맞아."


"다른 가능성은 없더라고. 그런데 이상하네. 너는 날 찾지 않았어. 내가 널 찾았거든. 왜일까?"


"그건, 어쩌다보니까?"


"정말 우연일까? 나는 널 아주 쉽게 찾아냈어. 어디 나타났다는 정보만 듣고."


그렇다.


망할 정부가 나에게 덜컥 건 현상금을 얻어내려고 했지.


"그런데 나에게 걸린 그 현상금... 정말 줬을까?"


"그러게. 그런데 그때는 생각 못 했지. 일확천금이 걸어다니고 있다는 말에 마음이 급해서 그만... 아무튼."


나는 숨을 죽이고 미라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삼촌과 학선이는 대화하는 척하는 걸 그만두고 우리 쪽의 눈치를 살피고.


"내 생각은 그래. 네가 아는 나는,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을까싶어."


잉그리드가... 분명 그렇게 말했다.


미라는 이어져있다고.


경험상으로 자신이 죽을 것이 확실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면 중요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본 사람이라면 동의할 거라 생각한다.


"그러면..."


미라는 가만히 내가 말을 다 하길 기다린다.


갑자기 여러가지를 생각하느라 머리가 복잡해. 일단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어떤 것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고, 그걸 확인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가끔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행동했는데 나중에 생각하면 좀 이상할 때가 있어. 예를 들면 나는 미국에, 이글스피릿들하고 같이 백색균열을 들어갈 걸 기대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응. 기분이 상해서 너에게 미뤘지."


그러고보면,


미라는 기분이 상했다고 할 일을 안 하지 않아...!


"생각과 행동을 유도하는 거네."


"그런 기분이 들어."


학장님이 나에게 했던 실험 비슷한 걸 미라에게 해볼 수 있을까. 아니, 할 줄도 모르지만 그걸 어지간해서 다른 사람 시키고 싶지 않아... 특히 미라에게는 더욱.


고민이네 이거. 나는 말을 멈췄지만 미라는 계속 이어나간다.


"그래서, 내 쪽에서 닿을 방법 같은 건 없을까 찾아보려고. 그 목적으로 궁금한 거 하나... 나는 어떤 사람이었어?"


"어, 아주 차갑고 냉정한 분?"


"하하하, 내가?"


미라는 웃으며 대답하다가... 무언가 다른 생각이 든 듯 조금 난처한 듯 묻는다.


"그럴 일이 있었어?"


"응."


가족을 모두 잃었다고 말할 필요까지는 없겠지.


"그렇네. 그런 일이 있었으면 나는 집요하게 그 일이 일어난 원인을 파헤쳤을 거야."


정확하다! 아, 내가 방금 고개를 끄덕였나...?


미라는 날 똑바로 보며 묻는다.


"그러면..."


"응, 그러면?"


"널 돕는 게 날 돕는 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내가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응, 원칙에 따라서는 상호관측을 할 수 있어."


만약,


세상이 좋아지면.


공부를 할 거다. 진짜다.


"따로 생각해볼게. 키브엘하고 당장 대결에 들어갈 거는 아니지?"


"아, 응. 프록시마를 통해서 서로 합의해가기로 했으니까."


"피 안 봐도 될 것 같은 건 반갑네... 좋아. 그럼 최선을 다해 봐야지."


2026년부터 그 이후 한 가지는 분명했다.


내게 미라를 좋아하지 않는 선택지 같은 건 없었다. 그건 불가능했다.


그럴 수밖에. 이런 사람인데.


"그래서, 다음은 어딜 간다고?"


"암보로 국립공원."


"기대되네."


미라가 활짝 웃는다.


나는...


가슴이 죄여오는 것 같다.


작가의말


- 공지에 있는 것과 같은 내용입니다 -


안녕하세요. 2부도 마무리하였습니다.


2부를 쓰는 동안 내용을 미리 생각하지 못하고 일단 채운다고 쓴 부분이 특히 많아 부끄럽습니다. 쓴 걸 다시 볼 때마다 다 쓰자마자 바로 고치기부터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런 중에도 꾸준히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3부를 쓰기 전에 5일 정도 정비를 좀 하고 내용을 짠 다음 써나가려 합니다.


 1월 5일까지 휴식한 후 1월 6일에 3부를 시작하겠습니다! 글의 마지막 부분이 될 예정입니다.


 하루 남은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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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3부 4화 : 최선 23.01.09 90 4 9쪽
228 3부 3화 : 게임의 전략 23.01.08 105 4 10쪽
227 3부 2화 : 규칙 +1 23.01.07 114 4 12쪽
226 3부 1화 : 현재의 상황 23.01.06 98 4 10쪽
» 2부 마지막화 : 이어져 있는 +2 22.12.31 95 4 11쪽
224 2부 92화 : 준비와 정리 22.12.29 102 4 11쪽
223 2부 91화 : 혼전 (끝) +2 22.12.27 118 4 12쪽
222 2부 90화 : 혼전 (4) 22.12.26 102 4 11쪽
221 2부 89화 : 혼전 (3) 22.12.25 103 4 9쪽
220 2부 88화 : 혼전(2) 22.12.24 102 4 10쪽
219 2부 87화 : 혼전(1) 22.12.23 102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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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2부 83화 : 출진 22.12.17 107 4 10쪽
214 2부 82화 : 통제 22.12.16 108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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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2부 74화 : 예고 +2 22.12.06 116 4 10쪽
205 2부 73화 : 소란 22.12.05 110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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