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537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2.12.06 23:55
조회
116
추천
4
글자
10쪽

2부 74화 : 예고

DUMMY

볼리비아의 일을 마치고 브라질로 이동한다. 페레이라의 '가르침'을 따르는 놈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가 볼리비아에서 잘 포장해 온 머리를 던져 준다. 다들 놀라 주춤거리고... 겁에 질린 사람들에겐 말을 짧게 하면 잘 먹힌다.


"집에 가라. 보이면 죽인다."


브라질 안에서 계속 움직여 두 곳에서 비슷한 걸 하고 내 동선이 파악되겠다 싶을 때쯤 도시로 가 암시장에서 금괴를 하나 팔아 숙소를 잡고 드러누워 생각한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지. 있다면 어떨지.


특별히 볼리비아에 모여있던 추종자들이 브라질에 비해 더 잔학했거나 덜 나쁜 놈을 죽였거나 한 건 아니다. 그저 그 곳이 상징성이 있고 많이 모여있었으니 죽인 것뿐.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해선 여러 번 다짐했었지. 처음 사람을 죽일 땐 벌벌 떨고 울었던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방금 죽인 시체 위에 앉아 간식을 꺼내 먹는 걸 보고 나서.


아무리 다른 선택지가 없어도 익숙해지면 안 되고, 망설여선 안 된다는 이유로 무감각해져도 안 되고,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이라고 쉽게 결정하면 안 된다.


그렇게 여러 번 되새겼어도, 결국 익숙해지고 무감각하고 쉽게 실행한다, 나는.


간신히 하나 지키고 있는 선이 있다면 무슨 숭고한 목적과 큰 뜻이 아니라 내 필요와 선택에 따라 죽이는 거라고 자각하려는 것 정도뿐.


큰 뜻... 그런 거에 대해 아는 건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더라.


무언가에 이상한 상황에 큰 뜻이 있어서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은 전부 틀린 말이다. 내게 큰 뜻은 약간 집단최면과 비슷한 단어라니까.


사람들은 사람들을 잘 속인다... 특히 자기 자신을 가장 자주.


시간이 충분히 지났으니 TV를 켠다. 어느 뉴스건 세 시간 전에 내가 볼리비아에서 벌인 일을 다루고 있다.


하하...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지만 철저히, 혹시라도 살아나지 못하도록 죽여놓았다는 걸 알 수 있는 화면이다.


이제 페레이라가 움직이겠지.


페레이라가 무얼 원하는지 모르지만 분노한 채 코어로 무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들을 아끼지도 않고, 그들을 직접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러니 내가 거기에 동참하면 죽는다는 메시지만 유지하면 날 처리하려 할거다. 혼자 움직인다는 걸 확인하면.


뭘 목적으로 하고 어떻게 움직일 지는 예상이 되지만 날 찾아내는 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어. 그 놈 입장에선 최대한 기척을 숨기고 들어와 잉그리드에게서 빼앗은 <군세>로 무력화하는 게 안전할텐데.


얼마 전이라면 아무 대책 없었겠지만... 정말로 마르틴이 기술을 쓰며 덤벼왔었다. 이걸로 방어할 방법을 짜야 돼.


실제로 막아낼 수 있을 지 사전에 검증할 수단은 없으니 이론 단계에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하하, 이렇게 말하니 미라 같네.


삼촌에게 슬슬 연락할 때가 되었다. 모처럼 인터넷이 되는 곳이니 음성 통화 기능을 써서...


"잘 살아있습니다."


"야, 너..."


"좀 끔찍하죠. 예."


"이유가 있는 거야?"


"이유가 있다고 용납될 일은 아니긴 하죠. 다들 많이 놀랐을까요?"


"미라 말고는 다. 그... 그거 진짜냐? 네가 누구는 다섯 조각을 내놨다는데?"


"미라는 어째서... 네 번 베었으니까 그렇게 되네요."


"뭐 특이한 능력자였어?"


"그냥 우두머리였어요. 그래서."


삼촌은 한참 말이 없다가 묻는다.


"나쁜 놈들이었냐?"


우리 중에서 삼촌이 가장 거리낌없이 사람을 죽이는 편이었는데 이거 참 입장이 반대네. 예전의 삼촌 이제야 삼촌을 이해합니다.


"그러는 게 저에게 필요했어요."


"그래."


"무서워서 인터넷은 못 들어가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안 들어갔냐? 잘 했다. 한동안 핸드폰 비행기 모드로 해놓고 절대 풀지 마."


나는 삼촌과 이야기를 더 나눈다. 삼촌 말대로면 놀란 사람은 학선이 효진이 킬리 누님 셋. 말은 안 했지만 삼촌 본인도.


지나번 체코에서 바르콜락들을 죽일 때에도 도망가는 놈들은 건드리지 않았다. 그건 전투였다. 서로 죽이려하고 이탈할 수 있는.


이번에는 분명 나보다 약한 놈들을 하나하나 찾아가 죽였다. 결이 다르지.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임효진 이사 근처에 있나요?"


"지금은 없어. 그래도 두세 시간 안에는 볼 것 같으니 연락하라고 한다."


"예, 저는 여기서 24시간은 있을 겁니다."


자, 그리고...


데이비드가 경질되었다고 했지? 명함에 있던 핸드폰은 반납했을 것 같지만 그래도 모르니 내려가서 전화기를 쓰기로 했다.


의외로 신호는 가고... 어디, 지금 워싱턴 시간이 아침 7시니까 좀 이르긴 하다.


어디서 전화하는지는 뜰 테고, 브라질의 한 호텔이면 충분히 나라고 유추할 수 있을 텐데...


받았다.


"작전보좌관입니다. 설마 사서?"


"반갑네요, 마르티네즈. 별 일 없어요?"


"안전한 곳에서 전화하는 게 아니군요."


"이번 일에 대해 뭘 생각하던 그게 맞을 거란 말만 할게요."


"담당에게 그렇게 말하죠. 끊겠습니다."


"고마워요. 고생시켜서 미안하고요."


"번호 유지할테니 다시 연락 주시죠."


끊겼다. 몇 초 전화했다고 카드에 충전해놓은 금액이 반토막이 났네...


자, 미국에 너네 전략핵무기 덕분에 안전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달했고...


이제는 상황을 볼 차례.


일어날 수 있는 일 중 가장 나쁜 건 복수하겠다고 우리나라에 직접 나타나 사람들을 죽이거나 큰 지진을 일으키는 거겠지. 분명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지 않아도 무슨 말이 오가는지는 알 수 있다. 왜 페레이라를 자극하냐고, 페레이라가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이면 어떻게 할 거냐고 날 성토하고 있겠지 뭐.


글쎄, 그게 내가 그러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일 순 있지만 페레이라를 따르는 폭력배 무리가 늘어서 좋을 건 없으니까.


페레이라는 아주 단순한 명제를 제시했다. '사람이 아주 많다. 줄여야한다.'


명제가 단순할수록 실행하는 사람들은 할 수 있는 게 많아진다. 신에게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사명이 있으면 구호활동부터 전쟁까지 인간에게 가능한 거의 모든 것에 붙일 이유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남아메리카를 기반으로 삼고 다른 지역으로 퍼지기 전에 싹을 잘라야한다고 생각했고, 할 수 있어서 했다. 키브엘의 요청에도 맞고. 준비될 때까지 이목을 끌어달라는.


페레이라가 보복이랍시고 나를 궁지로 몰기 위해 큰일을 벌일 가능성은 분명 있지만...


나는 오늘 흔적을 남기며 움직였고 하늘을 날지 않았다. 그리고 밤이 오면 내가 동선을 숨기고 <비행>으로 도망갈 수 있단 말이지.


나를 찾고 싶지 않을까? 사람들을 풀어서. 그리고 날 찾으라는 말을 듣고 움직이는 놈이면 어지간히 멍청한 놈 아니면 자기 실력에 자신이 있는 놈.


페레이라가 직접 나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미국은 브라질에 천문학적 배상을 하는 한이 있어도 페레이라의 머리 위에 핵을 떨어트릴 거고, 나는 조금 전 내 위치를 미국에 알리고 그쪽의 핵무기가 도움이 된다는 암시를 줬다.


자, 페레이라가 나타날 경우를 생각해 여길 계속 주시하겠지. 페레이라는 그걸 감안하고 여기 올 만큼 도박수를 던지는 놈이 아니었다.


일단 금괴 바꾸고 남은 돈을 여기 금고 안에 넣어두고... 메모라도 해 둘까? 호텔 망가지면 이걸로 변상할게요 같은.


가만히 기다려본다. 앉아 있다가 누웠다가. 깜빡 잠들었다가 일어나 폰을 충전기에 꽂고 다시 잔다. 잔뜩 긴장한 채로 자는 거라 오래 잠들지 않고 곧 눈을 뜨지만.


뉴스가 나오는 채널을 찾아 보고, 숨을 크게 쉰 다음 긴장한 채 인터넷도 들어가본다.


아무래도 페레이라가 지금 다른 행동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이러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는데...


최소한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을까.


짐을 챙긴다. 금고에 넣어두었던 지폐는 그냥 두기로 한다.


그리고 이제 로비로 내려가려는 찰나... 켜놓은 TV에서 앵커가 속보를 알린다.


"지금 들어온 속보입니다. 후안 알프레도 페레이라가 다음 공격을 예고했습니다."


예고...


"페레이라는 조금 전 유튜브를 통해 LA와 도쿄에 동시에 대지진을 일으키겠다고 알리고, 이 공격은 어떤 수로도 막을 수 없을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영상은 곧 삭제되고 계정이 차단되었지만, 유튜브는 이 영상이 페레이라 본인이 올린 것이 맞다고 확인했습니다."


그 놈 성격이라면 분명...


"페레이라는 단 하나, 사서 이진협을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데리고오면 지진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말하며 영상을 마무리했습니다."


이건 급하군. 비행기 모드를 풀고 음성 통화.


"네, 삼촌. 뉴스 보셨나요?"


"무슨 뉴스?"


"페레이라 지진 예고로 검색하시면..."


"뉴스엔 아무것도 안 나오는데? 잠깐, 소셜 미디어는 난리다. 이거 진짜야?"


"예, 진짜일 거예요. 싱 학장님 한국으로 가셨죠?"


"그 영감님 여기 오는 비행기에 탔다는 이야긴 들었다."


"저는 한국으로 못 가니 이걸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네요. 학장님하고 마주치는 대로 저에게 연락해달라고 해주세요. 가능하면 효진이와 같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4 3부 9화 : 관심이 집중되는 곳 23.01.16 100 4 11쪽
233 3부 8화 : 준비 +2 23.01.14 121 4 10쪽
232 3부 7화 : 걸작 23.01.12 100 5 10쪽
231 3부 6화 : 우스꽝스러운 23.01.11 103 4 11쪽
230 3부 5화 : 공유하지 않는 기억 +2 23.01.10 103 4 11쪽
229 3부 4화 : 최선 23.01.09 90 4 9쪽
228 3부 3화 : 게임의 전략 23.01.08 106 4 10쪽
227 3부 2화 : 규칙 +1 23.01.07 114 4 12쪽
226 3부 1화 : 현재의 상황 23.01.06 98 4 10쪽
225 2부 마지막화 : 이어져 있는 +2 22.12.31 96 4 11쪽
224 2부 92화 : 준비와 정리 22.12.29 102 4 11쪽
223 2부 91화 : 혼전 (끝) +2 22.12.27 118 4 12쪽
222 2부 90화 : 혼전 (4) 22.12.26 102 4 11쪽
221 2부 89화 : 혼전 (3) 22.12.25 104 4 9쪽
220 2부 88화 : 혼전(2) 22.12.24 102 4 10쪽
219 2부 87화 : 혼전(1) 22.12.23 102 4 10쪽
218 2부 86화 : 음악은 전파를 타고 22.12.22 108 4 11쪽
217 2부 85화 : 내몰리다 22.12.20 104 4 10쪽
216 2부 84화 : 끈질기고 집요한 +2 22.12.19 121 4 11쪽
215 2부 83화 : 출진 22.12.17 107 4 10쪽
214 2부 82화 : 통제 22.12.16 109 4 10쪽
213 2부 81화 : 일어나지 않은 것이 된 일들 22.12.15 109 4 11쪽
212 2부 80화 : 회의 22.12.14 115 4 10쪽
211 2부 79화 : 모두에게 평등한 고난 22.12.12 113 4 11쪽
210 2부 78화 : 지독한 싸움 22.12.10 106 4 15쪽
209 2부 77화 : 예고의 날 22.12.10 129 4 15쪽
208 2부 76화 : 냉소 22.12.08 112 4 10쪽
207 2부 75화 : 수집 22.12.07 115 4 11쪽
» 2부 74화 : 예고 +2 22.12.06 117 4 10쪽
205 2부 73화 : 소란 22.12.05 110 4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