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강대한?
"아으아!"
"흐앗!"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대한.
하지만, 각박한 세상은
우리의 잉여돼마왕님께,
하루정도의 뒹굴거릴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으셨다.
아그나리아 유적에 다녀오는 동안
이럭저럭 시간이 지나버려,
어느새 다음 신마대전까지 남은 기간은
덜렁 이틀.
그 동안은 운과, 뽀록과, 요행으로
어떻게든 버텨온 대한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마계가 단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는
천사와 마왕게임.
그 괴랄한 게임이 이번 신마대전의
방식이었고,
딱 하나 이전과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여전히 대한은,
이번 신마대전에서 질 경우
모가지가 똑 하고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신계는 져도 아무 불이익이 없는데
여기는 한번만 지면, 마왕부터 죽게 된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고추같은 상황이었지만
어쩌겠는가.
살려면 이겨야지.
대한은 강남스타일의 싸이와
축구스타 박지성과, 피겨퀸 김연아를
배출한, 자유선진모범일류문화국가인
자랑스런 대한민국에 살던 시절,
차가운 모니터 액정화면 너머로
2D 미소녀쨔응들을 보던 기억을
되살리며, 이길 방법을 궁리중이었다.
돌머리 대한이
오랫동안 멧돌을 열심히 굴려가며
생각해낸 방법은 몇 가지.
그 하나는 이미 예전에
처참하게 실패했던,
천사가 몸을 360도 회전하며
옷을 갈아입는 중에 공격을 하는 것.
뭐 이건 규칙위반이랬으니 삭제.
두번째는 초장에
모든 병력을 한 번에 다 쏟아붓는 방법.
하지만 이것도 천사쨔응의
마무리 필살기 한 방에 병력이
싸그리 몰살해 버릴 위험이 있었다.
일단 보류.
다음은 적당히 부하들을 던지며(?)
간을 보다가,
천사쨔응의 필살기가 튀어나올 것 같을 때
철벽을 켜고(?) 자기가 몸빵을 하는 것.
그나마 이게 가장 그럴듯해 보였다.
그래 이거다.
필살기만 쓰면 다 이겨오던
새키가, 필살기가 막히면
당황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럼 그 때, 탁! 치면 이기는 거지.
하하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때마침 레아가 대한을 위해
먹을 것과 마실것을 들고 찾아왔고,
대한은 졸라 상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길 방법을 찾은 거 같아요."
"정말요? 잘 됐네요.
그런데, 어떤 방법인데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것때문에 못생긴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고민하던 대한을 기억하고 있는 레아는,
이길 방법을 찾았다는 말에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며 물었지만,
대한은 검지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혹시 엿듣는 녀석이 있을 수 있어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나중에 이기고 돌아오면,
꼭 이야기해 드리죠. 하하핫."
"네. 기대할게요."
신마대전에서 이길 비책(?)을 마련한
마왕 강대한은,
자신의 애인 후보(?)인 레아가 들고 온
먹거리를 음미하며,
자신의 천재성에 감탄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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