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녀 레아?
"본론.... 이라니요?"
판타스틱한 붕어대가리의 소유자 대마왕 강대한은
지가 먼저 마리안에게
상담을 하러 온 것을 까맣게 잊었는지,
멍청한 얼굴로 그렇게 물었고
마리안은 별 것도 아니라는 듯
홍차가 든 찻잔을 입으로 가져갔다가,
다시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번 신마대전에 대한 의논을 하러 오신 것
아니었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예!? 아... 예. 그렇기는 한데
어떻게 그걸... 아셨대요?"
대한은 여전히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고
마리안은 그런 대한에게 굳이 그 물음에 대해
답하는 대신, 책장에서 미리 준비해 둔 듯한
자료를 꺼내와 책상위에 올려놓았다.
"많지는 않지만 그 게임과 관련된 이전 자료가
조금 남아있습니다. 확인해 보시지요."
"예, 예."
대한은 어리버리한 얼굴로 마리안이 펴 놓은
자료를 확인해 보았다.
역시나 자료에는 마계어가 잔뜩 쓰여 있어
문맹(?)인 대한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는 않았는데,
다행히도 글자를 모르는 까막눈
대한도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동영상이 아니라 단순히 한 컷 한 컷
그려져 있는 그림이라,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지만 그림들을 쭉 보고 난 후
감상은 아주 간단했다.
저걸 어떻게 이겨 시X.
그도 그럴것이 그림에는
신계의 인물로 보이는 천사 하나가,
수 많은 몬스터들을 그냥 쓸어버리는 모습이
담겨있는게 대부분이었고,
몇 컷 정도 몬스터들이 겨우 천사를 몰아붙이는
장면이 있기는 했지만,
갑자기 뒤쪽에서 왠 가면남(?)이 나타나더니
위기에 빠진 천사를 구해주고는,
휭하니 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옘X.
대한이 그림책(?)을 다 보고나서
썩소를 지으니,
마리안이 쓱 다가와 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보신대롭니다. 저희는 저 게임에서
한 번도 신계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누님이 계셨는데도요?"
"네. 물론 그 때의 저는 지금보다 미숙하기는 했습니다만
그 때는 저보다 뛰어난 마왕님이 계셨고,
마왕군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갖추고 있었으니, 변명할 여지없는 완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길 방법 같은 건 없는 건가요?"
대한이 좌절직전의 뭉게뭉게한 표정으로
찔찔짜며 마리안을 쳐다보자,
마리안은 홍차를 한 잔 마시고는 답했다.
"클라우드 영주의 영지내에 있는
아그나리아 유적에, 뭔가 남아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뭔가...가 뭔데요?"
대한이 궁금한 눈으로 물었지만
마리안은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말했다.
"가서 직접 보셔야 한다는 것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만,
클라우드 영주는 폐하를 마왕으로 인정하지 않는 자이니
준비 작업이 조금 필요할 듯 합니다."
"준비 작업이라뇨?"
"클라우드 영주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그 이름이 칼슨이라고 합니다.
손이 귀한 클라우드 가문의 하나뿐인 딸인지라
클라우드 영주가 꽤나 총애하는 모양입니다만."
"여잔데 이름이 칼슨이에요? 헐. 쩌네."
"헌데, 그 칼슨이라는 자는
여자이면서도 남자에게는 관심이 없고,
여색을 꽤나 밝힌다고 들었습니다.
특히나 엘프처녀를 아주 좋아한다더군요."
마리안은 거기까지 말한 뒤
대한을 보며 말을 끊었고,
잠시 멧돌굴리듯 돌머리를 열심히 굴리던 대한은
뉴 마왕성에 있는 한 엘프를 떠올렸다.
"누님... 설마...?"
대한은 그 다음을 상상하기 싫다는 듯
애원하는 표정으로 마리안을 보았지만,
마리안은 매정한 얼굴로 딱 짤라 말했다.
"그 칼슨이 레아님을 찾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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