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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아바 님의 서재입니다.

천만 너튜버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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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아바
작품등록일 :
2024.04.12 23:42
최근연재일 :
2024.05.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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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5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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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먹방 대결(4).

DUMMY

“겉으로 보기만 해도 이 짜장면이 얼마나 맛있는지 알 수 있을 거 같은 환상적인 비쥬얼의 짜장면 두 그릇이 이제 막 도착했습니다. 혹시 이것만 보고도 첫 번째 대결 미션이 뭔지 아셨나요? 네, 맞습니다. 첫 번째 대결 미션은 짜장면 빨리 먹기입니다.”


“오.”


김군의 소개가 끝나자 두 명의 출연진과 촬영 스태프가 시기적절하게 탄성을 터뜨려주었다.

그리고 오광식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짜장면을 보면서 혼자 속으로 웃었다.


‘크크, 그거 아나? 방송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친구들과 재미 삼아 도전했던 짜장면 빨리 먹기··· 이것을 실제 방송상으로 가장 많이 한 곳이 어딘지를 말이야. 정답은 바로 우리 사바나 TV야.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백, 아니 수천 번이나 짜장면 빨리 먹기 방송을 한 곳이 다름 아닌 이곳 사바나 TV란 뜻이지. 그리고 혹시 이것도 아나? 이 사바나 TV에 짜장면 빨리 먹기 비공식 세계 1등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리고 그 사람은 바로 광식이, 그러니까 나 오광식이란 말이야. 작년 이맘때쯤 짜장면 빨리 먹기 푸드파이터 대결에서 무려 1분 만에 한 그릇 뚝딱 해치웠던 도전자가 바로 이 몸이란 뜻이지. 음하하하.’


그렇게 속으로 크게 웃은 오광식은 여유만만한 모습으로 손을 들었다.


“괜찮다면 제가 먼저 도전해도 될까요?”


“오, 스트리머 광식이~ 혹시 이런 방송은 처음인 후배 스트리머를 위해 먼저 하시길 자원하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방송은 제가 많이 해봤으니까 여러 가지로 경험이 미숙한 우리 후배님께서 보고 하시라는 의미에서 제가 먼저 도전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 역시 사바나 TV 공식 먹방의 제왕 광식이다. 저것이 바로 지존의 참모습 아닐까? 전투를 앞두고도 저렇게 여유로울 수 있는 사람··· 이것이 바로 진정한 강자의 품격이지.


-자신 있다는 거지. 다른 건 몰라도 우리 광식이가 먹는 거 하나는 제대로거든.


-인정. 이 대결은 보지 않아도 끝났다. 광식이 승.


-나도 광식이 압승. 오늘도 기존의 먹방 스트리머의 벽은 높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좋게 보는 시청자들의 댓글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몰랐다.

진실은 철저한 손익 계산을 해본 후 나섰다는 것을.


‘의외로 사람들이 모르는 게 있어. 그건 바로 뒤에 하는 게 심리적으로 더욱 압박을 받는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래서 축구에서 제일 잔인한 승부라 불리는 승부차기도 먼저 차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소리가 있잖아.’


광식이의 속셈은 이거였다.

자신은 짜장면 빨리 먹기의 강자였다.

그런 자신이 처음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이런 방송이 처음인 이서준은 분명 위축이 될 것이고, 그렇다면 이후 있을 두 번째 대결에서도 제 기량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계산 과정을 보지 못한 시청자들은 먼저 나선 자신을 좋게 볼 것 분명했으니 이것은 일석이조, 그러니까 리액션을 보려고 호구 같은 시청자가 동시에 같은 개수의 달풍선을 쏴서 리액션을 한 번만 해도 되는 혜자(인터넷 신조어로 가성비가 좋다는 의미)스러운 일이었다.


“자, 선배의 넓은 아량을 제대로 보여주며 첫 도전에 나서는 스트리머 광식이. 그는 짜장면 한 그릇을 과연 몇 초 안에 먹을 수 있을까요? 제가 알기론 1분 10초 정도만 끊어줘도 진짜 빨리 먹는 겁니다. 스트리머 광식이, 혹시 준비되셨나요?”


“됐습니다.”


“자, 그러면 바로 도전에 들어갑니다. 5, 4, 3, 2, 1, 도전 스타트!”


“후룹~”


맛있게 비벼진 짜장면을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며 시작 소리를 기다리고 있던 광식이는 김군의 스타트 외침을 듣자마자 순간적으로 젓가락으로 들 수 있는 최대의 면발을 떠서 입안에 집어넣었다.


“후르룹, 후룹.”


“와~ 대박.”


‘순식간에’란 단어는 이럴 때 쓰는 단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광식이 앞에 놓인 커다란 그릇 안에 짜장면은 정말 금세 사라지고 있었다.

이것은 숫제 짜장면을 먹는 게 아니라 마신다고 해야 옳은 표현으로 보일 정도로 광식이는 빠른 속도로 짜장면을 해치우고 있었다.

그런 광식이를 보는 김군은 이 경이로운 먹방 장면을 보면서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이었다.


“와, 이게 진짜 맞나요? 진짜 이게 짜장면을 먹는 장면이 맞나요? 아, 지금 이 순간 짜장면이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들이마시는 광식이, 끝! 도전 끝! 스트리머 광식이가 짜장면 한 그릇을 다 해치우는데 걸린 시간은~ 두구두구, 헉! 와, 이게 말이 됩니까? 놀라운 기록이 나왔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55초입니다! 우리 먹방 스트리머 광식이에게는 짜장면 한 그릇을 다 먹어치우는데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그러니까 단 55초만 필요했을 뿐입니다!”


-헉, 55초? 이게 말이 돼?


-나도 화면 보면서 쟀는데, 55초가 맞아. 와, 쟤 괴물이다. 먹방 괴물.


-무슨 면을 먹는 게 아니라 마시냐? 저렇게 먹어도 몸에 문제가 안 생겨?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냐?


-모르는 소리 한다. 광식이 쟤가 맨날 하는 게 저런 거야. 쟤 위는 저런 거에 완전히 적응된 상태라고. 그런 의미에서 쟤는 괴물 인정이야. 먹방 괴물.


이처럼 스트리머 광식은 현장에 있는 스태프는 물론이고 이 방송을 보고 있는 약 7천 명의 시청자 모두를 놀라게 하며 도전을 마치었다.


이윽고 광식이가 일어난 자리에는 다음 도전자인 스트리머 이서준이 앉았다.

김군은 그런 그를 측은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서준 씨는 먹방 스트리머 같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화면으로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실제 서준 씨는 진짜 잘 생겼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만난 사람, 그러니까 유명 연예인까지 다 포함해서 서준 씨가 제일 잘 생겼습니다. 그리고 체구도 좀 보십시오. 살도 안 쪘습니다. 만져보면 와, 운동을 열심히 하는 모양입니다. 완전 돌이에요, 돌. 이런 서준 씨가 지금 먹방을 하는 게 맞나요? 그리고 방금 믿기 힘든 장면을 보여준 스트리머 광식이와 먹방 대결을 펼치는 게 맞나요?”


말하는 김군의 표정에서는 힘든 대결을 펼치게 될 이서준에 대한 안쓰러움과 이런 말도 안 되는 대결을 시킨 당사자인 본인에 대한 자책의 감정이 다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의외로 이서준은 방금의 장면을 보고도 별로 긴장한 표정이 아니었다.


“저도 먹방 스트리머는 맞죠. 다만 저는 빨리 먹는 걸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한 적은 없습니다. 평소 제가 추구하는 방송의 방향과 다르거든요.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빨리 먹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오, 긴장을 안 하네요. 혹시 본인이 이길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까?”


“쉽진 않겠죠. 다만.”


“다만?”


“이런 상대에게 이기면 그때부터 사바나 TV 최고 먹방 스트리머는 누가 됩니까?”


“오, 패기 넘치는 발언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면 최고 먹방 스트리머는 바로 당신, 스트리머 이서준이 되겠죠. 한번 거물을 쓰러뜨려 보시겠습니까?”


“좋습니다. 한번 부딪쳐 보겠습니다.”


방송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겁도 없이 도전을 외치는 이서준의 호기로운 모습을 의외로 좋게 보았다.


-그렇지. 지더라도 저렇게 해야지. 그래야 방송이 살고.


-폐기 좋다. 의외로 오늘 기적을 쓰나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의 준말)’만 해도 완전 인정.


-이서준 가즈앙.


이서준은 이런 시청자들의 댓글을 읽은 사람처럼 밝은 표정으로 도전을 준비했다.


“자, 그러면 짜장면 비벼 주시고요, 준비되셨나요?”


“준비 다 됐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바로 카운트 들어갑니다. 3, 2, 1, 도전 스따또!”


“잘 먹겠습니다.”


이서준은 시작부터 광식이와 달랐다.

그는 모두에게 인사까지 한 후 짜장면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후에도 왠지 달랐다.

분명 빨리 먹기 도전인데도 이상하게 짜장면의 맛있음을 표정으로 제대로 표현도 해주었고, 남은 양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여유도 있었다.


-맛있는가 보네. 쭈웁, 거기서 단무지 가야지. 옳지.


-저 집 짜장면 먹으면 다른 집 짜장 못 먹기는 함. 엄청 맛있음. 지더라도 저렇게 먹는 게 더 보기 좋네. 아까 광식이는 그냥 쑤셔넣는 기분이더만.


-인정. 그래서 나는 못 보겠다는 마음이 들어 다른 방송 잠깐 갔다 옴. 먹방은 저게 맞는 거 같음.


그렇게 모두가 졌다고 생각했다.

워낙 이서준이 여유로운 모습으로 먹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진행 중인 김군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이서준이 다 먹는 걸 확인하고 타이머를 누른 그는 곧 경악했다.


“헉! 여러분 잠시만요. 뭔가 문제가 생긴 거 같습니다. 제가 잠시 확인을 좀 하겠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한 김군은 그 즉시 자신의 방송을 끊었다가 다시 갔다.

이래야 방금 이서준의 먹방 장면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방금의 먹방을 재확인까지 한 김군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모두에게 공표했다.


“여러분··· 저 진짜 뭔가 잘못된 거 같아 확인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잘못된 게 아니더라고요.”


-뭐야? 뭐가 잘못됐다는 거야?


-나는 앎. 나도 방금 시간 쟀었음. 모두 놀랄거임.


-뭔데 대체?


김군의 반응에 채팅창은 난리가 났지만, 김군 역시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는지 평소와 다르게 그런 채팅창의 반응을 체크하며 시청자들을 관리하지 않았다.

결국, 진행 중인 스트리머는 물론이고 본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 모두가 혼란스러워하는 상태에서 이서준의 기록이 발표되었다.


“놀라지 마십시오, 여러분. 스트리머 이서준 님의 기록은 놀랍게도··· 48초입니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저런 기록이 나와?


-한껏 여유로워 보였는데··· 어떻게 더 좋은 기록이 나와?


-저거 맞음. 나도 보면서 기록 쟀는데, 분명 더 빨랐음. 한마디로 이서준은 괴물을 뛰어넘는 몬스터임. 최강 몬스터 먹방러, 이서준.


그렇게 모두가 경악하는 와중에 김군은 첫 번째 대결의 승자를 소개했다.


“첫 번째 빨리 먹기 대결의 승자는 떠오르는 신성 먹방 스트리머, 이서준입니다!”


“와!”


* * *


푸웁푸웁.


잠깐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온 오광식은 찬물에 세수부터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부끄러움에 낯이 너무 뜨거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거 같았다.


“···몰카인가?”


젖은 얼굴을 닦으면서 지금 모두가 자신을 속이는 방송을 진행 중인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해보았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생방송 중에, 그것도 7천 명이 넘은 시청자가 보고 있는 방송에서 시간으로 자신을 속일 수는 없었다.

만약 방금 이서준이란 자식의 기록이 48초가 아니라면 분명 많은 시청자 중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시그널이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건 진짜 그 자식이 나보다 빨리 먹었다는 건데··· 에이 잊자. 지금은 다른 생각하지 말고 이겨야 할 때야. 많이 먹기조차 지면, 그때는··· 진짜 감당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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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특집 방송(4). +1 24.04.30 626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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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특집 방송(1). +1 24.04.26 803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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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길거리 토크쇼(1). +2 24.04.23 889 23 12쪽
18 역주행(3). +1 24.04.20 933 21 12쪽
17 역주행(2). +3 24.04.19 927 21 12쪽
16 역주행(1). +2 24.04.19 928 2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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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슈가맨(2). +2 24.04.18 1,031 22 11쪽
13 슈가맨(1). +2 24.04.17 1,042 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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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방 대결(4). +6 24.04.15 1,025 26 11쪽
10 먹방 대결(3). +1 24.04.15 1,070 26 11쪽
9 먹방 대결(2). +2 24.04.14 1,108 27 11쪽
8 먹방 대결(1). +1 24.04.13 1,204 23 12쪽
7 제가 왜 먹방을 잘할까요? 24.04.13 1,209 28 12쪽
6 제가 왜 노래를 잘할까요? 24.04.13 1,235 26 12쪽
5 내 방송이 갑자기 왜 이래? 24.04.12 1,314 23 12쪽
4 대타 성공. +1 24.04.12 1,342 22 12쪽
3 마, 내 외계인이다(2). +1 24.04.12 1,444 24 12쪽
2 마, 내 외계인이다(1). +10 24.04.12 1,654 34 12쪽
1 하꼬 방송인. +3 24.04.12 2,028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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