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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아바 님의 서재입니다.

천만 너튜버 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고다아바
작품등록일 :
2024.04.12 23:42
최근연재일 :
2024.05.13 17:46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28,081
추천수 :
659
글자수 :
152,198

작성
24.04.1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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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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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
12쪽

제가 왜 노래를 잘할까요?

DUMMY

한마디로 일반인치고는 노래를 꽤 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개인 방송에서도 가끔 노래를 부르긴 하였다.

그러나 오늘처럼 내 노래를 많은 사람이 기대하니 왠지 모르게 부르는 것이 많이 부담스러웠다.


“노래는 어느 정도는 하는 데요, 잘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듣고 싶으시다면 들려는 드릴게요. ···할까요?”


‘hbo777’님이 달풍선 1,0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듣고 싶어요. 들려주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노래 값인 천 개의 달풍선까지 받은 마당에 더는 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기타를 들고는 어떤 곡을 부를지 고민했다.


일단 사바나 TV의 주시청자는 30대, 40대 남성이었다.

그래서 노래를 선곡하려면 그런 3, 40대 남성분들이 좋아할 만한 곡을 선곡하는 것이 좋았다.

그러나 현재 내 방은 전체 시청자 중에서 한 20% 정도밖에 안 되는 여성 시청자가 대거 몰려 있었다.

그래서 여자분들의 취향도 고려하는 것이 현명했다.


‘음··· 뭐 부르지? 아, 이 곡이 좋겠다.’


3, 40대분들이 좋아하는 노래는 2010년 전후로 히트한 노래였다.

그래서 나는 그런 노래 중 장승환의 ‘너였다면은’을 선택했다.


의외로 고음을 잘 소화하는 장승환이라서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의 고음은 제법 높았다.

그래서 조금 걱정이 되긴 하였지만, 힘들면 1절만 부르고 끊어도 되고 원곡 가수도 가장 높은 음은 가성으로 처리하였기에 나 역시 가성으로 처리하면 그만이었다.


나는 들었던 기타를 놓고 전자피아노 앞에 가서 앉았다.

이 곡은 피아노를 치면서 부르는 게 더 좋을 거 같았다.


‘악보를 보면서 쳐야 하나? 그냥 쳐도 될 거 같은데··· 그냥 가자. 왠지 모르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요 며칠 사이 부쩍 악기 연주에 자신감이 붙은 터라 그냥 악보를 보지 않고 불러보기로 하였다.


♩♪♪ ♩♪♩


‘좋아.’


역시나 오늘도 피아노가 곧 나고, 내가 바로 피아노인 것처럼 연주가 잘 되었다.

그래서 나름의 편곡 느낌까지 넣어서 전주 부분을 연주했다.

그리고 이윽고 노래를 시작했다.


♩왜 나에게만♪


‘!’


나는 첫 소절을 부르자마자 노래를 멈춰야 했다.

이유는 내 목소리에 놀랐기 때문이다.


아, 물론 내 목소리에 내가 반해서 그랬다는 등의 이상한 이유가 아니라···

어? 어떻게 보면 그것도 맞기는 한 데···

진짜 내가 ‘나르시즘’이란 이상한 병에 지독하게 걸린 자기 목소리 성애자라서 그런 게 아니라 오랜만에 들은 내 목소리가 너무나 좋았다.

그래서 깜짝 놀라 노래를 멈춘 것이다.


‘내 목소리가 아닌 것 같아.’


원래의 내 목소리는 지극히 평범한 목소리였다.

그래서 음악은 진짜 좋아했었지만, 단 한 번도 가수가 되어야겠다는 헛된 꿈을 꾼 적이 없었다.

가수라는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래의 느낌을 제대로 살릴 유니크한 목소리 톤이 중요하다는 것이 나의 평소 지론이었다.


그런데 지극히 평범했던 내 목소리가 방금은 이상하게 유니크했다.

두꺼우면서 약간의 탁성까지 들리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깜짝 놀라서 노래를 멈추고 말았는데, 그걸 모르는 시청자분들은 갑자기 노래를 멈춘 나의 행동을 오해하고 추가로 달풍선을 쏘았다.


-와, 이 집 유도 잘하네.


‘니얼굴오각형’님이 달풍선 1,0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자, 다 털었습니다. 이 정도면 그냥 불러 주세요. 제발요.


‘아니··· 그게 아닌데··· 아무튼, 달풍선 1,000개는 잘 먹겠습니다. 꿀꺽.’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불로소득까지 챙긴 나는 놀란 마음을 추스르며 다시 노래를 시작했다.


♪왜 나에게만♩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오늘따라 나의 목소리가 이상했다.

평소와 다르게 너무나 좋았다.


내가 이런 목소리를 가진 가수였으면 좋겠다는 상상은 몇 번 했었는데···

실제로 이런 목소리로 노래하게 되다니···

그래서 나는 어느새 나의 노래에 푹 빠져 노래했다.


♪너였다면은 어떻게 할 거 같아♩


♪이런 미치게 보고 싶은 날들이♩


노래는 어느새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마지막 부분의 최고 음은 3옥타브 ‘도’로서 내가 진짜로 컨디션이 좋을 때만 진성으로 지를 수 있는 높은음이었다.


쉽게 말해 삑사리가 안 나는 날이 1년에 몇 번 안 된다는 뜻이었다.

그런 음이기에 당연히 가성으로 소화하는 게 옳았다.

그런데 오늘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냥 두성으로 지르는 게 곡의 느낌을 더욱 살리는 거 같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질러버렸다.


♪부딪쳐 본다면 알게 될까♩


-와, 고음 뭐야?


-와, 이걸 지르네. 대박....


-아까 노래 실력이 보통이라고 한 사람 맞나요? 이건 거의 프로 가순데...


-지린다. 개잘행.


고음은 성공했다.

그래서 나는 곡을 표현하고 싶은 대로 제대로 표현했다는 만족감을 만끽하며 노래를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슬쩍 채팅 창을 보았다.

이번에도 역시나 칭찬 일색이었다.

아니다.

전보다 훨씬 더 칭찬이 많았다.

노래는 분명 성공이었다.


“어떠셨나요? 저 솔직히 고백할게요. 오늘 평소보다 노래 더 잘 됩니다. 그래서 나쁘지 않게 불렀습니다. 여러분이 듣기에도 괜찮았나요?”


-네, 너무 좋았어요.


-오빠, 반했어요(덜렁덜렁).

-진짜 잘한다··· 방송 왜 해요? 가수 해요.


-옳소. 이런 사람이 가수를 해야지. 노래를 이렇게 잘하는데···


이후 방송도 노래와 연주, 그리고 소통으로 꾸려나갔다.

신이 났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엔돌핀이 마구 돌았다.

그래서 나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열심히 진행했다.

그렇게 열심히 방송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렸다.


꼬르륵.


“응? 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배꼽시계 뭐임? 성능 지리네.


-사운드가 아주 굳입니다.


-배고파요?


-밥 먹으면서 방송합시다.


-오케이, 2부는 먹방이다.


먹방?

그러고 보니 점심 이후로 먹은 게 없었다.

그렇다면 한 시청자들의 채팅처럼 먹방을 할 절호의 타이밍은 맞는데···

평소에 하고 싶었던 콘텐츠인데 먹는 양이 적어서 엄두를 못 내던 방송 콘텐츠가 바로 먹방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배가 너무 고파서 라면 한 개 정도는 먹을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용기를 내보았다.


“그러고 보니 제가 밥 먹는 걸 깜박했네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여러분은 혹시 매운 라면 잘 드세요?”


한때 대한민국은 매운 음식 열풍이라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매운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그래서 라면도 그런 사람들을 겨냥하는 의미에서 매운맛을 자랑하는 라면이 새롭게 많이 나왔었는데, 나는 이러한 매운 라면 먹방을 한번 해볼 생각이었다.


-매운 라면? 난 극한면 먹고 죽을 뻔했어.


-나는 ‘불타는 닭면’도 못 먹겠던데....


-왜? 매운맛 좀 쳐? 도전할 거야?


매운 라면이라는 단어에 시청자들이 뜨겁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걸 확인한 나는 속으로 ‘다행이다.’라고 미리 생각해둔 말을 이어나갔다.


“여러분도 매운 라면 좋아하시나 보네요. 그러면 혹시 얼마 전에 출시된 ‘지옥불’ 라면 먹어보셨어요? 제가 알기론 ‘지금까지 나온 매운 라면 중에는 이게 최고로 맵다.’라고 알고 있거든요. 다른 몇몇 스트리머분들도 용기 내어서 도전했다가 콧물, 그리고 눈물까지 엄청나게 흘렸다는 소식도 이미 들었습니다.”


-미쳤다. 저거 진짜로 맵다던데···


-저거에 진짜 도전해? 내 친구는 젓가락질 한 번에 바로 울던데.


일단 시청자들의 흥미를 끄는 데는 성공한 것 같았다.


사실 내가 지금껏 중요한 순간에 써먹으려고 아껴두었던 비장의 콘텐츠가 바로 매운 음식 먹기였다.

타고난 위가 매우 작은 관계로 먹방 콘텐츠는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불쌍한 몸(?)이었지만, 의외로 매운 음식은 어느 정도 먹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중요한 순간에 매운 음식 먹방을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이 비기를 꺼낸 것이다.


나는 자신감을 찬 모습으로 라면을 끓이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여러분만 괜찮으시면, 오늘 제가 도전을 한 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제가 매운 걸 잘 먹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 맵부심 있어요.”


-도전해?


-가즈앙 지옥불.


-외쳐. 도저언!


“그러면 라면부터 가져올게요. 여기에 있네요, 지옥불 라면. 오늘 너랑 나랑 맞짱 한 번 뜨자.”


싱크대 서랍에서 고이 모셔두었던 ‘지옥불’ 라면을 찾아낸 나는 이윽고 라면 전용 냄비라고 할 수 있는 양은 냄비를 가져와 어느새 가져다 두었던 휴대용 버너 위에 올렸다.

그리고 물을 부은 다음 불을 붙였다.

물이 끓는 동안에는 파를 썰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오늘따라 칼질도 왜 이렇게 잘 되는 것인지···

진짜 최근에는 하는 것마다 다 잘되었다.


-와, 대박! 요리사냐?


-왜 저렇게 잘 썰어? 티비에 나오는 이정복 셰프같네.


유명 셰프의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나의 칼질은 능숙했다.

그리고 이런 내 모습에 내가 가장 놀라고 있었다.


‘도대체 칼질은 왜 잘 되는 건데? 도대체 왜?’


어느새 물이 끓기 시작했다.


“아, 물이 끓네요. 그러면 라면을 넣을게요. 메인 스프랑 건더기 스프 먼저 넣고, 이어서 면 들어갑니다.”


큰소리로 라면의 면까지 넣었음을 시청자들에게 알린 나는 핸드폰으로 4분 타이머를 설정한 후 기다렸다.

그리고 정확히 4분 후, 나는 드디어 불을 껐다.


이제는 먹는 일만 남은 것이다.


일단 젓가락으로 면발을 큼지막하게 집었다.

익히 알려진 정보대로 엄청나게 매운 라면이 분명한데 이상하게도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배가 고픈 나머지 생긴 자연스러운 생체반응이지만, 덕분에 보다 찰지게 먹방을 진행할 수 있었다.


-왜지? 왜 맛있게 보이지?


-저건 먹는 게 아닌데 먹고 싶어졌어. 정신차려, 이 자식아. 저건 먹으면 죽는 거야.


-표정 좋다. 이 집 의외로 먹방 잘하네.


시청자들에게 잘 익은 면발을 ‘스윽’ 한 번 보여준 후 나는 그대로 다량의 면발을 입속에 집어넣었다.


후루룩 훕.


소리만 들어도 제대로 된 면치기가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제대로 빨아들였다.

그리고 면치기는 쉬면 안 되는 거였다.


후루룩, 후루룩 후훕.


찰진 소리.

이 소리가 제대로 전달이 되었는지 어느새 채팅 창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와, 저 매운 걸 저렇게 한꺼번에 먹어? 입속에서 이제 곧 불이 날 텐데···


-나는 차마 못 보겠다.


-맛있어 보여. 제가 미친 걸까요?


-저거 지옥불 맞아? 안 매운 거 같은데···


-끓이는 모습 다 보고도 그딴 소리를 하냐··· 배고프다.


-미쳤다. 저걸 저렇게 맛있게 먹는 사람이 있다니···


‘지옥불 라면 아닌 거 아니야?’부터 ‘맛있어 보여···’ 등, 아주 다양한 댓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사실은 굉장히 매웠다.

면치기를 했던 입술은 어느새 매운 라면 국물이 묻은 탓인지 조금씩 부어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맛은 있었다.

국물에서 감칠맛이 느껴졌다.


“가짜라고요? 아니에요. 끓이는 과정 다 보셨잖아요. 그리고 제법 맵습니다. 아니요, 솔직히 괴롭습니다. 제가 다른 매운 라면도 많이 먹어봤었거든요. 그런데··· 진짜 이게 제일 매운 거는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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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특집 방송(1). +1 24.04.26 802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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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길거리 토크쇼(1). +2 24.04.23 889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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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역주행(1). +2 24.04.19 928 21 11쪽
15 슈가맨(3). +1 24.04.19 948 22 12쪽
14 슈가맨(2). +2 24.04.18 1,030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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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먹방 대결(3). +1 24.04.15 1,070 26 11쪽
9 먹방 대결(2). +2 24.04.14 1,108 27 11쪽
8 먹방 대결(1). +1 24.04.13 1,204 23 12쪽
7 제가 왜 먹방을 잘할까요? 24.04.13 1,209 28 12쪽
» 제가 왜 노래를 잘할까요? 24.04.13 1,234 26 12쪽
5 내 방송이 갑자기 왜 이래? 24.04.12 1,314 23 12쪽
4 대타 성공. +1 24.04.12 1,342 22 12쪽
3 마, 내 외계인이다(2). +1 24.04.12 1,443 24 12쪽
2 마, 내 외계인이다(1). +10 24.04.12 1,654 34 12쪽
1 하꼬 방송인. +3 24.04.12 2,026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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