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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아바 님의 서재입니다.

천만 너튜버 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고다아바
작품등록일 :
2024.04.12 23:42
최근연재일 :
2024.05.30 21:16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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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55
추천수 :
669
글자수 :
157,473

작성
24.05.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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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안(1).

DUMMY

“편곡? 인터넷 방송에서 먹방하는 친구.”


“···네?”


“먹방하는 친구가 편곡했다고. 갑자기 귀가 잘 안 들려? 더 크게 말해줘야 해?”


“아니 그게 아니라··· 말이 안 되잖아요. 먹방을 하는 친구가 어떻게 그런 멋진 편곡을 합니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작곡하는 제 귀에는 들린다고요. 편곡자가 이 노래를 편곡할 때 얼마나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는지를요. 그리고 곡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지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다 안 다고요.”


정원석의 말을 들은 최주호는 순간 매우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네 입에서 이런 칭찬이 나오다니··· 놓친 게 조금 아깝네.”


“뭘 놓쳐요? 혹시 영입 제의하셨어요?”


“당연히 했지. 내 귀에도 감각이 남달라 보였거든. 그런데 까였어. 그 친구 너튜브가 진짜 잘 돼. 구독자 수가 벌써 70만이 넘었다고 들었는데··· 아무튼, 진짜 잘 나가는 친구야. 그래서인지 내가 너튜브랑 인터넷 방송 그만두고 진지하게 곡 작업하자고 꼬셨는데 바로 고개를 젓더라. 나 농담한 거 아냐. 데이지 노래 편곡한 친구가 진짜 인터넷 방송에서는 먹방을 한다고.”


최주호는 자신의 말을 쉽게 믿지 못하는 정원석을 위해서 직접 자신의 핸드폰으로 편곡자의 너튜브 채널까지 찾아서 보여주었다.


그러자 최주호는 자신의 말의 맞았음을 확인하고는 너무 놀라서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앉아 있는 정원석을 위해 진심이 담긴 조언까지 해주었다.


“많이 찾아봐. 그리고 이거다 싶으면 빨리 움직여. 나도 그래서 데이지 애들 잡았어. 그리고 눈도 좀 낮추고. 데이지 애들 자꾸 이야기해서 미안하네만, 내가 요번에 데이지 덕분에 진짜로 재미를 많이 봤어. 사연이 있는 애들이니까 부르는 곳이 진짜 많더라. 그래서 방송은 물론이고 행사까지 너무나 짭짤했어. 너도 그런 애들 찾아서 일단 마이너스부터 없애. 그리고 회사 경영은 목숨 걸고 해야 해. 이번에 성공 못 하면 진짜 죽는다고 생각하며 일하라고. 이 바닥이 얼마나 냉정하고 살벌한 곳인지는 자기도 누구보다 잘 알잖아. 안 그래?”


“···네. 잘 알죠, 저도···”


최주호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온 정원석.

제법 술을 마신 관계로 취했는지 이상하게 그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서 안방 천장만 바라보던 그는 문득 아까 본 영상 속의 남자가 떠올랐다.


“편곡을 잘하는 먹방러라··· 그런데 얼굴이 진짜 잘생겼었어.”


그러다 갑자기 그 영상 속의 남자가 진짜로 잘 생겼는지가 너무나 궁금해졌다.

요즘은 여러 가지 기술을 이용해서 평범하게 생긴 사람도 화면에는 엄청나게 잘 생기게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안 보고는 그 남자가 진짜로 잘생겼다는 확신이 없었다.

그 때문에 그는 곧바로 노트북을 켜서 이서준이란 남자의 너튜브 채널 속의 영상을 다 살펴봤다.


“참 맛있게 잘 먹는다. 이거 보면 무조건 야식 먹어야겠네. 먹는데 별로 관심이 없는 나도 보니까 바로 배가 고픈데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걸 보고 어떻게 버틸까?”


어느새 이서준이란 남자의 먹방은 물론이고 다른 영상까지 봤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가 유명 가수의 노래를 커버한 영상들을 클릭했다.


“응? ··· 이게 뭐야?”


남자의 노래는 자신의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었다.

너무 잘했다.

그래서 놀란 정원석은 그의 노래 영상을 모조리 들어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이서준이란 남자의 노래에 푹 빠져 있던 그는 이윽고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심봤다. 진짜 심봤다!”


마치 산삼을 발견한 심마니처럼 큰소리로 ‘심봤다!’를 외친 그는 흥분해서 다음과 같은 말을 쏟아냈다.


“노래를 너무 잘한다. 그리고 직접 곡 작업까지 하는 친구라서 그런지 몰라도, 곡에서 원하는 감성을 만들고 표현할 줄을 알아. 그리고 톤도 너무나 좋고. 이건 그냥 툭툭 던져도 다 박히는 목소리야. 그것도 귀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점점 술이 깨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이서준이란 남자가 개인방송을 송출 중인 사바나 TV에 접속해 회원가입까지 한 후 그의 예전 방송까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약 세 시간 흐른 후, 그는 잠을 못 잔 덕분에 다크서클이 얼굴의 절반을 덮은 상태에서 이서준이란 남자에게 보낼 DM를 작성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작곡가인 정원석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연락을 드리는 이유는···”


* * *


“하아, 미치겠네.”


DM는 이미 수차례 보냈다.

그러나 이서준이란 이름의 너튜버에게서는 아무런 답장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한없이 그의 연락을 기다리던 정원석은 점점 조급해지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만 겉옷을 들고서 집을 나섰다.


곧바로 자신의 고급 외제 차에 오른 그는 요즘 사바나 TV에서 음악 감독 일을 하는 자신의 옛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용석아. 나 좀 도와줘라. 누구 주소 좀 알아봐 주면 돼. 누구냐고? 이서준이라는 스트리머야. 남자고 진짜 잘생겼어. 뭐? 개인 정보라 난색을 표한다고? 야, 어떻게라도 알아봐 줘. 진짜 중요한 일이란 말이야. 내가 주소만 알려주면 일주일 안에 진짜 거하게 쏜다. 농담 아냐. 진짜야.”


그렇게 사바나 TV의 음악 감독을 협박하고 때론 회유하기도 하면서 이서준의 주소를 알아냈다.


차에 타고 있던 그는 곧바로 알아낸 주소를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후 출발했다.


망원시장 옆에 있는 허름한 5층짜리 건물.

받은 주소대로라면 여기가 바로 이서준이란 스트리머가 있는 곳이다.

그래서 그는 긴장된 마음으로 옥상을 향해 올라갔다.


옥상에 올라가자 세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일단 가장 먼저 그에게 말을 건넨 사람은 살짝 체구가 있는 남자였다.


“어? 어떻게 오셨어요?”


“이서준 씨를 좀 만나러 왔어요.”


“우리 사장님을요?”


“네.”


내 대답을 들은 남자는 작은 체구에 예쁘고 귀여운 외모가 인상적인 여자를 향해 물었다.


“피디님, 우리 사장님을 만나러 온 분이 계세요. 어떻게 할까요?”


“선배를?”


이번에는 피디라고 불린 여자가 내가 다가와 물었다.


“사장님하고는 어떤 관계이시길래···”


“아, 아직 한 번도 뵌 적은 없는 사이입니다. 사실 제가 이서준 사장님을 만나고 싶어서 연락을 많이 드렸거든요. 그런데··· 아직 답이 없으셔서 답답한 마음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진짜 중요한 이야기를 할 게 있어서요.”


내 대답에 여자의 얼굴에는 궁금해하는 표정이 등장했다.

아마 내가 자신의 사장에게 한다는 중요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그것이 궁금한 거 같았다.

그러나 당사자가 아닌 사람에게 할 말은 아니었기에 나는 참고 기다렸다.


덜컥.


그때 옥탑방 문을 열고 나오는 한 남자.

딱 봐도 엄청난 미남이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외모를 지닌 남자였다.


“누구 오셨어?”


“응. 선배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할 게 있으셔서 왔데.”


“중요한 이야기?”


나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정원석입니다. 제가 이서준 씨에게 만나고 싶다고 메시지를 계속 드렸는데, 답이 오질 않아서 답답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직접 뵈러 왔습니다.”


“아··· 그 작곡가라는 분?”


“네, 맞습니다. 그게 접니다.”


겉으로는 티를 안 내고 있었지만, 속은 조금씩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내 연락을 받았는데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금에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여기에 앉으시죠. 마실 거라도 좀 드리겠습니다. 뭐 좋아하세요?”


나는 이서준의 물음에 원하는 것을 말했다.


“물 좀 주십시오. 그리고 가능하다면 시원하게 먹도록 얼음도 좀 부탁드립니다.”


일단 차가운 얼음물로 끓어오르는 속을 다스릴 생각이었다.


“여깄습니다.”


나는 이서준이 건네는 얼음이 든 컵과 작은 생수병을 받았다.

그리고는 컵 안에 물을 한가득 따른 후 단숨에 마셨다.


“하~.”


시원한 물이 몸 안으로 들어가자 그제야 좀 살 거 같았다.


사실 평소 운동을 전혀 안 하는 나에게는 이 옥탑방까지 걸어 올라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방금 알게 된 사실에 속도 부글부글 끓고 있었으니 차가운 물이 정말로 반가웠다.


“연락을 못 드린 건 죄송합니다.”


이서준이란 남자는 다행히 먼저 사과를 해주었다.


“솔직히 연락을 보내신 건 오늘 아침에야 알았어요. 모르셨겠지만 제가 SNS를 안 하거든요. 지금 보내신 계정은 사실 팬들과의 소통 때문에 비즈니스적으로 만들고 이용하는 계정이에요. 그래서 관리도 제가 안 하고요. DM을 여러 번 보내신 것도 제 스텝인 김채영 피디가 오늘 말해줘서 알게 되었어요.”


“맞아요. 제가 알려줬어요. 오늘 아침에서야 작곡가님이 여러 차례 연락한 것을 발견했거든요.”


“아, 그렇군요. 뭐, 이제라도 이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그렇게 말한 나는 곧바로 자세와 목소리를 가다듬고 오늘 이곳을 찾아온 용건을 말하였다.


“우연한 기회에 이서준 씨가 노래하는 걸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함께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니 우리 회사와 계약합시다.”


“···”


이서준은 불안하게 내 제의에 일단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잠깐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내게 이렇게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저는 아직은 계약할 마음이 없습니다. 진짜 죄송합니다.”


“아···”


너무나 아쉬운 대답이었다.

오랜만에 진심으로 같이 작업하고 싶은 보컬을 찾았는데···

이렇게 단번에 거절을 당하다니···

정말 속상했다.


그러나 본인이 싫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겠나?

그래서 나는 힘없이 일어섰다.


“일단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생각이 바뀌시면 그때는 반드시 연락해주세요. 새벽도 상관없고 저녁 늦게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꼭 연락 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나는 미련이 한가득 담긴 명함을 건네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걷는 데 이상하게 힘이 없었다.

그리고 방금 본 이서준이란 남자의 얼굴이 계속 눈앞에 아른거렸다.


“진짜로 잘생기긴 했네. 솔직히 저 정도로 생겼으면 노래는 조금 못해도 성공할 정도야. 아니면 연기자로 먼저 데뷔해서 인기 좀 얻은 다음 그 인기에 편승해서 음반을 내도 되고··· 어쨌든 뭘 해도 될 만한 얼굴이었어.”


이런 생각을 하자 문득 ‘너무 아깝다.’라는 생각이 다시 내 머릿속에 등장하였다.

그리고 이대로 물러섰다가는 또 다른 제작자에게 그를 뺏길 것도 같았다.


“저 정도면 거의 다이아몬드 원석 아니야? 그런 존재가 진흙 속에 묻혀 있는 것도 아니고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누구에게나 보일 만한 장소에 놓여 있는 거잖아. 불안하게끔.”


결국, 제2의, 그리고 제3의 나 같은 사람이 생겨 몇 번이고 그를 찾아가 설득하면, 지금은 ‘NO’이지만 나중에는 ‘YES’라는 대답이 그의 입에서 나올 것만 같았다.


“그렇게 되면 나만 바보가 되는 거야. 가장 먼저 다이아몬드 원석을 발견하고는 결국은 남에게 뺏긴 셈이니까. 야, 정원석. 너 또 그런 바보가 될 거야? 아니, 안 될 거야. 절대 안 될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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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특집 방송(6). +1 24.05.03 546 24 12쪽
25 특집 방송(5). +1 24.05.02 574 19 11쪽
24 특집 방송(4). +1 24.04.30 658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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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특집 방송(1). +1 24.04.26 836 20 12쪽
20 길거리 토크쇼(2). +3 24.04.24 892 23 12쪽
19 길거리 토크쇼(1). +2 24.04.23 925 23 12쪽
18 역주행(3). +1 24.04.20 966 21 12쪽
17 역주행(2). +3 24.04.19 958 21 12쪽
16 역주행(1). +2 24.04.19 960 21 11쪽
15 슈가맨(3). +1 24.04.19 981 22 12쪽
14 슈가맨(2). +2 24.04.18 1,063 22 11쪽
13 슈가맨(1). +2 24.04.17 1,074 24 11쪽
12 먹방 대결(5). +1 24.04.17 1,010 22 12쪽
11 먹방 대결(4). +6 24.04.15 1,057 26 11쪽
10 먹방 대결(3). +1 24.04.15 1,103 26 11쪽
9 먹방 대결(2). +2 24.04.14 1,141 27 11쪽
8 먹방 대결(1). +1 24.04.13 1,238 23 12쪽
7 제가 왜 먹방을 잘할까요? 24.04.13 1,245 28 12쪽
6 제가 왜 노래를 잘할까요? 24.04.13 1,272 26 12쪽
5 내 방송이 갑자기 왜 이래? 24.04.12 1,355 23 12쪽
4 대타 성공. +1 24.04.12 1,384 22 12쪽
3 마, 내 외계인이다(2). +1 24.04.12 1,491 24 12쪽
2 마, 내 외계인이다(1). +10 24.04.12 1,714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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