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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아바 님의 서재입니다.

천만 너튜버 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고다아바
작품등록일 :
2024.04.12 23:42
최근연재일 :
2024.05.13 17:46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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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4.1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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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마, 내 외계인이다(2).

DUMMY

친구의 신체 변형의 마지막은 음악적 재능이었다.

자신이 느끼기에 이서준은 노래를 정말 잘하는 친구였다.

다만 누구한테나 잘한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가 필요했다.


“일단 이 녀석은 음역대가 아쉬워. 고음이 좀 더 쭉쭉 잘 뽑혔으면 좋겠어. 음~ 남자 가수 중 이나얼이 진성으로 3옥타브 파까지 올라간다고 했으니 가볍게(?) 그 정도만 올라가도록 조정하자. 나중에 연습을 더하면 한두 음 정도는 더 높아지겠지. 그 정도면 고음 때문에 못 부를 노래는 아예 없을 거야. 그리고 목소리 톤도 너무 평범해. 요즘은 톤이 제일 중요한 시대잖아. 그러니 성대를 조금 변형해서 약간 탁한 소리가 더해지게 바꿔주자. 허스키 보이스란 소리 정도는 들어야 하잖아, 히히.”


어느새 많이 흥분한 그는 원래의 계획보다 과한 선물을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음악을 잘하려면 악기 연주도 할 줄 알아야지. 뇌에 어디를 건드려야 연주 실력이 좋아질까? 아, 여기네. 여기를 자극해서 발달시켜주고··· 아, 그 옆도 조금 건드리면 말도 잘할 거야. 방송하는 놈이 말을 맛있게 잘 잘해야지. 그리고 여기도 조금 자극해주면 감각에 민감해져서 맛도 잘 볼 거고. 그러면 추가로 요리까지 잘하게 해? 이 정도는 옵션이지. 아, 까먹을 뻔했다. 음악을 잘하면 작곡도 잘해야지. 좋은 곡 하나만 써도 지구에서는 평생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으니까 이 정도는 보험용 기능으로 장착하자. 그러니까 지구인의 뇌에서 여기가 창작의 영역이니까, 여길 제대로 활성화해주면··· 다 되었다.”


그렇게 친구의 신체를 조금(?) 고쳐주는 작업이 끝이 났다.

생각보다 조금 과했다는 자책이 살짝 들었지만, 그것은 금세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어차피 이제는 못 볼 친구였다.


이제 진짜로 헤어질 시각이 되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친구의 머릿속에 있던 자신에 관한 기억을 조작했다.

1년 전에 교통사고로 죽은 것으로 조작한 것이다.

이미 지구인 조상구를 알고 지내는 사람들의 모든 기억을 조작해 두었기에 이 작업은 이서준이 마지막으로 끝이었다.


지잉.


기억 조작까지 끝낸 그는 이윽고 캡슐 안에 있는 친구에게 진짜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넸다.


“잘 살아라, 자식아. 너 때문에 지구에서 행복했다. 나는 이제 떠나지만··· 내가 준 선물로 진짜 성공해서 행복하게 살아라, 이 관종 새끼야.”


이 말을 끝으로 캡슐 안에 누워있던 이서준의 몸에서 서서히 빛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우주선에 있던 그를 원래의 자리로 옮기기 위한 워프가 시작된 것이다.


“진짜, 안녕, 내 친구야~”


잠시 후 그가 탄 우주선은 어딘가를 향해 사라졌다.


* * *


쾅쾅쾅.


“택배입니다!”


“···응?”


잠결에 들려오는 누군가의 외침.

그 소리에 나는 잠에서 깼다.

그리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었다.


“누구세요?”


“택배 배달 왔습니다.”


“아, 네.”


나는 택배 직원이 건네는 상자를 받았다.

상자 속에 든 것은 샴푸였다.

그리고 그제야 집에 샴푸가 떨어져 자신이 대량 구매를 했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이틀 전에 시킨 것인데 지금 도착한 것이다.


“하암~”


샴푸를 정리하고 입이 째지지 않았을까 걱정될 정도로 크게 하품했다.

자고 일어났는데도 몸이 영 찌뿌둥한 걸 보니 밤잠을 좀 설친 모양이다.


“아이고, 삭신이야. 근데 나 어젯밤에 뭐 했지?”


이상하게도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윽.”


살짝 두통이 생기며 몇몇 장면이 떠올랐는데···

누군가와 술을 마신 거 같은데 이상하게 그 이상 기억나지 않았다.


“술을 마시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응?”


그때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나는 얼른 핸드폰을 찾아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선배, 저 채영이에요.]


전화한 사람은 가장 친한 여자 사람 후배인 김채영이었다.


[서준 선배, 제가 좋은 소식 하나 전하려고 하는데··· 답례로 뭐 해줄 거에요?]


대뜸 뭘 내놓으라고 하는 녀석의 말에 나는 좋은 예감이 들었다.

내가 아는 후배 김채영은 분명 내게 큰 도움이 될만한 일이 생겼을 때만 이렇게 말할 녀석이었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내가 가지고 있는 최강의 패를 꺼내었다.


“삼겹살에 소주, 그리고 2차로 노래방까지 쏜다.”


[음··· 좀 약한데···]


“야, 지금 내 통장에 얼마 있는 줄 아냐? 이 정도도 엄청나게 무리해야 가능한 거라고. 좋다! 그러면 오늘만 살고 내일은 죽을 생각으로 2차 노래방을 노래 주점으로 업그레이드할게. 이 정도면 됐냐?”


[호호, 그 정도면 저도 받을게요. 그럼 제가 우리 선배님께 전화를 드린 용건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오냐.”


나는 조금 기대하는 마음으로 녀석의 설명을 기다렸다.


[선배, 나 요즘 이수나 언니랑 일하는 거 알죠?]


“이수나? 혹시··· 뷰티 너튜버 소피아?”


[네, 그 소피아요. 오늘 스튜디오에서 봄맞이 커플룩 영상 촬영이 있는데요, 남자 친구 역할을 하기로 한 김준철 씨가 펑크를 냈지 뭐예요. 그래서 저는 그 펑크를 메울 사람으로 선배를 추천했습니다. 어때요? 바로 올 수 있겠어요?]


“와, 그거 진짜야?”


[그야 당연히 진짜죠. 제가 어떻게 하늘과 같은 선배에게 사기를 칩니까? 아, 못 믿으시겠다면 안 오셔도 돼요. 소피아 TV에 나오는 건데 오겠다는 사람 한 명 금방 못 구하겠어요? 그럼 저는 이만 빠이빠이~]


나는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끊는 척하는 김채영의 리액션에 제대로 응답해 주었다.


“아이고, 사랑스럽고 예쁜 후배 김채영 님, 오늘따라 왜 이렇게 급하십니까? 저야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지금 바로 준비해서 갈 테니까요, 절대 다른 곳에 전화하지 마세요. 아시겠죠?”


[호호, 네, 알겠습니다, 귀여운 선배님. 그럼 최대한 빨리 와주세요. 오늘 스튜디오를 3시간 빌렸는데, 벌써 공친 지 40분째거든요. 그러니 달려, 아니 날아오셔야 해요. 아셨죠?]


“네, 군대 시절 터득한 5분 만에 샤워 끝내기 신공까지 바로 사용하겠습니다. 그러니 주소나 톡으로 미리 보내 놓으세요.”


[네.]


통화를 끝낸 나는 곧바로 씻기 시작했다.

이건 좋은 기회였기에 조금도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와, 대박··· 소피아 TV 구독자가 몇 명이더라? 한 90만 정도 될 텐데, 그런 분의 영상에 내가 출연할 수 있다니··· 이건 분명 기회야. 엄청난 기회라고.”


소피아는 구독자가 거의 백 만에 가까운 유명 뷰티&패션 너튜버였다.

그런 유명 너튜버와 촬영한다는 것은 거의 소멸 직전의 내 너튜버를 인공호흡 해서 살릴 절호의 기회였다.


나는 최대한 빠르게 씻었다.

촬영이 딜레이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최대한 빨리 가는 것이 소피아가 나라는 사람을 좋게 보게 될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나는 군대를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한 사람답게 진짜 5분 만에 씻었다.

그리고는 수건으로 대충 닦은 후 옷을 입었다.

어차피 열심히 뛰다 보면 머리는 금세 마를 것이니 머리는 말리는 데 시간을 사용하지 않았다.


준비를 다 마치고 집을 나서려던 순간, 나는 현관 옆에 있는 전신 거울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오늘따라 거울에 비친 내가 너무나 잘생겨 보였다.


“어? 나 오늘따라 왜 이렇게 잘생겼지? 진짜 얼굴 및 바디 컨디션이 최상인데? 너무 잘 됐다.”


나도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답게 씻고 나온 나의 모습을 보고는 진짜로 잘생겼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그때와 분명 달랐다.

나름 객관적으로 보고 있었는데, 오늘은 분명 ‘내가 아니다.’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너무나 괜찮았다.

그래서 놀란 얼굴로 거울을 계속 보고 있던 나는 이윽고 시간이 없음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고, 서준아. 지금 네가 거울 보고 감탄하고 있을 때냐? 정신 차려고 얼른 가자. 빨리 가야 예쁨을 받는다고, 이 바보야.”


나는 나 자신을 자책한 후 서둘러 집을 나섰다.


* * *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스튜디오.

이곳은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사진작가인 최호성의 촬영 스튜디오였다.


스튜디오 안에 자리한 대기실에서는 그냥 얼핏 보기에도 엄청나게 날씬해 보이는 한 여성이 매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으로 대기실 안을 서성이고 있었다.


“김준철··· 이 나쁜 자식···”


요즘 잘 나가는 너튜버이자 모델인 김준철의 이름을 중얼거리면서 화를 내는 여성의 이름은 이수나이다.

그리고 그녀는 본명인 이수나보다는 활동명인 소피아라는 이름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아니 별 볼 일 없던 자기가 누구 덕에 이렇게 컸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지?”


이수나는 김준철 때문에 너무나 화가 났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그녀의 매니저 이영희와 같았다.


“제법 컸다고 올챙이 시절 벌써 잊은 거지. 원래 이 바닥에 그런 배은망덕한 캐릭터들 많잖아. 김준철 그 자식도 자기 그릇이 딱 그 정도인 거야. 두고 봐. 이제 곧 그 녀석 바닥 드러내고 인기 내려간다. 그러니 화 그만 내. 계속 화를 내 봤자 너한테 득 될 거 하나도 없어.”


이수나는 가족 다음으로 가까운 사람인 매니저 이영희의 만류에도 쉽게 화가 가라앉히질 못했다.

오늘 촬영을 가볍게 보고 펑크낸 김준철의 행태가 너무나 괘씸했다.


오늘 촬영은 그녀에게 있어 매우 중요했다.

그녀의 너튜브 채널인 ‘소피아 TV’에서 가장 조회 수가 잘 나오는 콘텐츠가 바로 오늘 찍을 계절별 패션 제안 코너였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은 커플 패션 제안이라 그녀와 함께 촬영할 남자 친구 역할의 모델이 필요했다.

그래서 중요한 만큼 특별하고 각별한 사이라고 할 수 있는 김준철에게 부탁한 것인데, 그만큼 믿었던 동생인 그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속이 쓰린 만큼 금전적 손해도 컸다.

중요한 촬영이라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요즘 최고로 잘 나가는 최호영 작가와 그의 스튜디오까지 빌리는 부담까지 감수했다.

시작부터 평소 촬영보다 몇 배나 많은 금액을 사용한 셈인데, 지금까지 아무것도 찍은 게 없으니 그녀의 화가 쉽게 가라앉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혹시나 말이야. 진짜로 아팠을 수도 있잖아. 그러니 마음 풀고 나중에 보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자.”


“흥, 언니는 그 놀기 좋아하는 양아치 같은 녀석의 말을 믿어? ··· 아, 아니다. 진짜 아파서 못 왔을 수도 있겠네. 어제 후배 모델들 데리고 클럽 화이트에서 진탕 마셨댔다고 들었으니··· 술병이 제대로 났을 거야. 안 그래, 언니?”


“클럽? ···진짜?”


“응. 확실해. 아까 혜정이랑 우연히 연락이 닿았는데, 어제 클럽에서 신나게 춤을 추는 그 자식을 봤데. 모델 후배 중 제법 괜찮아 보이는 여자애들 몇 명이랑 어울려서 말이야.”


“와, ··· 그 자식 진짜 나쁜 자식이구나. 걔가 어떻게 너한테···”


이수나 때문에 진실을 알게 된 이영희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는지 바로 욕을 했다.

김준철이란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는 몰라도 이수나에게는 절대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무명에 가까운 그를 7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너튜버로 만들어준 사람이 바로 이수나였다.


“펑크를 낸 것도 모자라서 거짓말까지 했다는 소리네.”

“그렇지. 그게 바로 내가 이렇게 크게 화난 이유이기도 하고.”


두 사람이 그렇게 은혜도 모르는 김준철을 잘근잘근 씹어대고 있을 때, 잠시 대타를 구해 보겠다고 전화통화를 하러 갔던 김채영이 아주 밝은 표정으로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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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특집 방송(6). +1 24.05.03 514 24 12쪽
25 특집 방송(5). +1 24.05.02 540 19 11쪽
24 특집 방송(4). +1 24.04.30 626 19 11쪽
23 특집 방송(3). +3 24.04.28 684 17 12쪽
22 특집 방송(2). +1 24.04.27 736 17 12쪽
21 특집 방송(1). +1 24.04.26 803 20 12쪽
20 길거리 토크쇼(2). +3 24.04.24 858 23 12쪽
19 길거리 토크쇼(1). +2 24.04.23 889 23 12쪽
18 역주행(3). +1 24.04.20 933 21 12쪽
17 역주행(2). +3 24.04.19 927 21 12쪽
16 역주행(1). +2 24.04.19 928 21 11쪽
15 슈가맨(3). +1 24.04.19 948 22 12쪽
14 슈가맨(2). +2 24.04.18 1,031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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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먹방 대결(4). +6 24.04.15 1,024 26 11쪽
10 먹방 대결(3). +1 24.04.15 1,070 26 11쪽
9 먹방 대결(2). +2 24.04.14 1,108 27 11쪽
8 먹방 대결(1). +1 24.04.13 1,204 23 12쪽
7 제가 왜 먹방을 잘할까요? 24.04.13 1,209 28 12쪽
6 제가 왜 노래를 잘할까요? 24.04.13 1,235 26 12쪽
5 내 방송이 갑자기 왜 이래? 24.04.12 1,314 23 12쪽
4 대타 성공. +1 24.04.12 1,342 22 12쪽
» 마, 내 외계인이다(2). +1 24.04.12 1,444 24 12쪽
2 마, 내 외계인이다(1). +10 24.04.12 1,654 34 12쪽
1 하꼬 방송인. +3 24.04.12 2,027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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