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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2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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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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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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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48화 - 결사대(1)

DUMMY

“흐엑!”


“뭐야? 왜 이렇게 놀라는 거야?”


화들짝 놀란 야마무로 군조가 뒤를 돌아보니 사단 참모부 소속 작전 장교였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분위기가 뒤숭숭하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작전 장교는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쓸데없는 이야기가 돌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하게.”


“아, 알겠습니다!”


야마무로 군조는 여러 가지로 묻고 싶은 것이 많았으나 잔뜩 곤두 선 작전 장교의 표정을 보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저놈들은 격리할 모양이야.... 그리고 자네만 알고 있게.”


작전 장교는 누가 듣고 있는지 살핀 다음 이곳에 자신과 야마무로 군조만 있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 목소리를 낮추어 말을 이어갔다.


“공식적으로는 격리지만 저놈들은 끌고 가서 즉결 처분할 모양이야.”


“예에?”


“쉿! 목소리를 낮추게.”


작전 장교는 행여나 말이 새어나갈까 봐 다시 한번 주변을 확인했다.


“공포는 전염병 같은 것이야. 저들을 복귀시켰다가는 사단 전체로 이상한 소문이 퍼질 것이 분명해. 그리고 이것은 사단장님의 뜻일세.”


작전 장교의 말에 야마무로 군조는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돌아온 이들을 처결하는 것으로 무성한 소문이 잠재워질지는 미지수였다.


이곳에서 웅성대는 수많은 병력의 입을 무슨 수로 통제한다는 말인가?


“그런데 자네는 여기서 혼자 뭘 하고 있던 것인가?”


“아, 정비반 병사 하나가 어슬렁거리길래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도록 단속하던 중이었습니다.”


작전 장교의 말에 야마무로 군조는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쏙 빼고 보고했다.


“정비반? 무슨 소린가? 정비반에 무슨 쓸모가 있다고 여기로 온다는 것인가?”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예? 정비반이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멋쩍은 듯 웃음으로 얼버무리던 야마무로 군조는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이 사람, 정신을 어디에다 두고 다니는 거야? 강을 건넌 다음 그놈들은 전차 정비를 위해 돌아가지 않았나. 애초에 이 지긋지긋한 정글에 발을 딛지도 않은 놈들인데, 그놈들이 여기에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 그럼 조금 전까지 여기 있던 놈은 어디에... 어?”


야마무로 군조는 조금 전까지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던 정비반 소속 상등병이 보이지 않자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그를 찾기 시작했다.


“여기 있던 놈이라니, 대체 무슨 소리야? 혼자 뭐라뭐라 중얼거리면서 내가 다가오는 것도 모르고 있더니만...!”


“으악!”


작전 장교는 야마무로 군조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자 화들짝 놀라더니 행여나 주변의 시선이 모이기라도 할까 봐 얼른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자네 미쳤나? 뭐야, 갑자기 왜 이래?”


황급히 야마무로 군조를 제지한 작전 장교는 그가 갑자기 사시나무 떨듯 떠는 것을 보자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조금 전까지 멀쩡하게 대화를 나누던 그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했고, 얼굴은 분칠하기라도 한 듯 허옇게 질려 있지 않은가.


“대체 왜 이러는 건가? 말을 해보...!”


“으악!”


작전 장교가 손을 뻗자 야마무로 군조는 다시 소리를 지르더니 그를 밀쳐내고 미친 듯이 뛰어가 버렸다.


덕분에 엉덩방아를 찧은 작전 장교는 어안이 벙벙하다는 표정으로 달려가는 야마구로 군조의 뒤꽁무니를 보고 있었다.


“저, 저런 미친놈. 군대가 아주 미쳐 돌아가는구먼...”


어이없다는 표정의 작전 장교는 몸을 일으키더니 혹시 누가 이 기가 막힐 일을 보지는 않았을까 하고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몸을 돌려 돌아가 버렸다.


짙은 어둠이 깔린 수풀 사이 그를 지켜보는 누군가의 시선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말이다.


*


“대담한 건지, 무모한 건지...”


기묘한 면갑을 쓰고 세키네 대위의 추격대에 한바탕 혼란을 유발한 다음 대담하게도 제15사단 후방 초소까지 들어갔다 온 이청천 대령을 보며 엠마 중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이 중 일본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유일하니.”


이청천 대령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다소 위험 부담이 있기는 했으나 어쨌든 작전은 성공인 것 같았다.


공포라는 씨앗을 심어놨으니 무성한 소문을 영양분 삼아 그것들은 무서운 속도로 일본군 제15사단 내부로 퍼져나갈 것이고 실체를 알 수 없는 공포를 도려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인제 얼른 노친네와 부대원을 구하러 가셔야지라.”


초조한 표정으로 말하는 이춘삼 중사를 보며 이청천 대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분간 적은 이곳으로 지원군을 밀어 넣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부터 행군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전속으로 달려 고립된 부대원을 구출하겠습니다.”


이청천 대령의 명령이 떨어지자 기다렸다는 듯 부대원들이 현재 위치와 김우진 대위의 병력이 고립되어 있을 좌표를 확인하더니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이 자식들, 언제까지 이럴 셈이지?”


병력을 몰아서 덮쳐 오려는 듯하던 일본군이 일정 간격을 유지한 채 포위망을 형성하자 다급해진 것은 오히려 김우진 대위였다.


본격적인 돌격을 감행할 듯한 태도를 취한 지 여러 번, 병력에서 열세인 김우진 대위와 빅터는 일본군이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그들의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한 견제 사격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때마다 적지 않은 탄약을 소모한 탓에 지금은 개인당 탄창 하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결국 이것을 노린 것이었나? 젠장, 포위망이 형성되기 전에 한곳을 뚫었어야 했는데...’


김우진 대위는 진작 적의 노림수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탄약이 바닥을 보이는 지금 부상자를 데리고 백병전을 벌여 한점 돌파를 감행하는 것은 목숨을 건 도박에 가까웠다.


긴급 강하 시 상당수의 대원을 잃은 마당에 김우진은 여기서 또다시 사람들을 잃을 수는 없었다.


“레너드.”


아직도 이동이 여의치 않은 크로포드 대위가 이름을 부르자 김우진 대위가 긴장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늘 ‘씨위드’라고 장난스럽게 부르는 것이 일상인 그가 이름을 부르는 일은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왜 임마.”


김우진 대위는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이대로 대치가 지속된다면 불리한 건 우리야.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지 않겠어?”


“조금만 버티면 대장이 우리를 구하러 올 거야. 아까 강하하는 걸 너도 봤잖아?”


그가 말하는 진의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다음에 나올 그의 말이 무엇인지 뻔히 알고 있는 김우진이었으나 되도록 그는 나쁜 쪽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 대장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곳으로 오겠지. 하지만 여기는 적 진지 부근이야. 이게 무슨 뜻인지는 너도 잘 알고 있잖아.”


김우진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크로포드 대위는 기어이 그가 듣고 싶지 않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꼬집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이곳은 일본군 제15사단 진지에서 불과 몇 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언제 올지 모를 이청천 대령이 이끄는 지원군은 싹싹 긁어 모아봐야 서른 명이 넘지 않을 것이지만, 위치가 발각되기라도 한다면 일본군은 언제든지 대규모 부대를 보낼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젠장, 저놈들 통신기가 모두 먹통이기만을 기원해야 한다니...’


김우진 대위는 자력으로 전장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너무도 없다는 사실에 더욱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았다.


“신호탄을 쏘자.”


김우진 대위가 갈등하는 사이 크로포드 대위가 결심을 굳힌 듯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신호탄? 너 지금...!”


크로포드의 말에 김우진 대위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척에 사단 규모의 일본군이 도사리고 있는 마당에 신호탄까지 쏜다면 이곳으로 병력을 보내라고 외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게 개미 떼처럼 몰려들 일본군 제15사단 병력을 상대하는 것, 사실 상대조차 되지 못할 것이 자명하지만, 김우진 대위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 것은 근방에 도사리고 있는, 대원들을 포위하고 있는 일본군이었다.


갑자기 신호탄이 오른다?


저들 역시 이것을 다른 의도로 해석할 리가 만무했다.


최후의 수단으로 구조 신호를 보낸 것으로 확신할 것이고 그렇다면 더는 지금과 같은 압박을 유지하는 대신 총공세를 펼칠 것이 분명했다.


‘탄약에 충분하지 않은 마당에 사방에서 일본군이 덮쳐 온다면 버틸 수 있을까...’


이청천 대령의 지원이 도착할 때까지만 시간을 벌면 된다.


하지만 그 ‘버티는 시간’이 문제였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이곳에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부대의 탄약이 떨어졌다는 것을 눈치채면 저들은 언제 달려들지 몰랐다.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쉬운 길은 없었으나 김우진은 어떤 방식으로든 결단을 해야만 했다.


“좋아, 네 말대로 신호탄을 쏘자. 그리고 신호탄이 오르면 짧은 시간이지만 분명 이곳을 둘러싼 저놈들에게 혼란이 생길 거야. 그 틈에 능선을 따라 이동하면 포위를 벗어날 수 있어.”


“혼돈이 길어지면 좋겠지만, 저놈들 대응을 봐서는 길지 않을 것 같아. 덜미를 잡히면 공연히 위치만 알려주는 꼴이 될 수도 있어.”


“그러니까 빨리 움직여야지!”


“위험 부담이 너무 커... 누군가는 남아서 저들을 붙들어야 해.”


크로포드 대위는 그 ‘누군가’를 당연히 알고 있겠느냐는 듯한 표정으로 김우진 대위를 보았다.


강하한 대원들 모두 작은 부상을 입고 있기는 했으나 움직이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다리를 다친 크로포드 대위는 사정이 달랐다.


그렇기에 그는 추격대를 붙들어 놓을 임무를 수행할 적임자가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뭐, 그런 건 당연히 이 몸이 해야지. 달려드는 놈 서넛 정도 처리하면 겁나서 올 생각을 못 할걸.”


김우진 대위는 크로포드의 시선을 외면한 채 짐짓 과장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레너드, 넌 나머지 대원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어.”


“그 중엔 너도 포함되어 있어, 임마.”


“하이고, 두 분. 뭔 말씀을 나누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렇게 허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왜놈들이 점점 포위망을 좁히기 시작했습니다.”


적을 감시하던 포술장 박차돌 상사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감지한 것인지 두 사람에게 허둥지둥 다가왔다.


“어차피 난 이동하는 것도 힘들어. 내가 저놈들을 붙들어 놓는 동안 얼른 대장님하고 합류해서 나를 구하러 오면 될 거 아냐? 윽!”


걱정 놓으라는 여유 있는 표정을 지으며 일어나려던 크로포드 대위는 신음과 함께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강하 시 뒤틀린 발목, 응급처치로 접골하기는 했으나 그의 오른쪽 발목은 눈에 띄게 부어 있었다.


“어차피 이런 다리로는 멀리 가지도 못해. 내가 남아서 어떻게든 해볼 테니 탄창이나 좀 넘겨줘.”


크로포드 대위가 씩 웃자 김우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런 두 사람을 번갈아 살피던 박차돌 상사, 그는 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


영어로 대화하는 두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으나 부대가 현재 처한 상황, 침울한 김우진 대위의 표정과 일부러 밝은 척하며 과장된 몸짓을 하는 크로포드를 보며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몸도 불편한 양반이 어디 혼자서 감당하시겠습니까? 누구 하나 정도는 남아서 보조를 해줘야지.”


“포술장님까지 왜 이러는 겁니까? 안 되겠습니다. 여기는 나와 크로포드 대위가 남아서 시간을 벌어 볼 테니 포술장님께서 나머지 대원들을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가십시오.”


이번에는 김우진 대위가 고집을 피우려 했으나 박차돌 상사는 어느새 크로포드 대위 옆에 자리 잡더니 경기관총에 마지막 탄창을 ‘철컥’ 소리 나게 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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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149화 - 결사대(2) 23.08.07 127 2 12쪽
» 148화 - 결사대(1) 23.07.27 154 1 12쪽
148 147화 - 지평좌표계로 고정하셨습니까? 23.07.22 134 1 13쪽
147 146화 - 그림자 밟기(6) 23.07.19 126 1 11쪽
146 145화 - 그림자 밟기(5) 23.07.17 129 1 12쪽
145 144화 - 그림자 밟기(4) 23.07.13 134 1 12쪽
144 143화 - 그림자 밟기(3) 23.07.11 136 1 12쪽
143 142화 - 그림자 밟기(2) 23.07.10 131 0 11쪽
142 141화 - 그림자 밟기(1) 23.07.03 147 1 12쪽
141 140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2) 23.06.30 154 1 12쪽
140 139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1) 23.06.27 144 1 13쪽
139 138화 - Airbone(4) 23.06.26 138 1 11쪽
138 137화 - Airbone(3) 23.06.22 142 2 11쪽
137 136화 - Airbone(2) 23.06.20 153 3 13쪽
136 135화 - Airborne(1) 23.06.14 168 2 11쪽
135 134화 - 무다구치 렌야 그리고 카와베 마사카즈 23.06.13 165 3 13쪽
134 133화 - 격분한 사토 고토쿠 23.06.12 163 3 13쪽
133 132화 - 대담한 협상(2) 23.06.09 157 3 14쪽
132 131화 - 대담한 협상(1) 23.06.08 167 3 13쪽
131 130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2) 23.06.07 156 3 12쪽
130 129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1) 23.06.06 154 3 12쪽
129 128화 - 포위 섬멸전(5) 23.06.05 162 3 13쪽
128 127화 - 포위 섬멸전(4) 23.06.02 154 3 11쪽
127 126화 - 포위 섬멸전(3) 23.06.02 144 3 13쪽
126 125화 - 포위 섬멸전(2) 23.05.30 142 3 10쪽
125 124화 - 포위 섬멸전(1) 23.05.29 159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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