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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2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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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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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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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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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129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1)

DUMMY

“기, 기관총이다!”


- 타탕!


선견대 지휘관인 스기무라 쇼이츠 대위는 전방에 나타난 시커먼 ‘그것’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것임을 직감하고 뒤를 돌아보며 경고하듯 소리쳤으나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에 허파가 관통되더니 입에서 한 움큼의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탄약이 떨어진 상황에 빅터의 방어선을 돌파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긴 했으나, 카라사와 다이치 대좌가 그토록 줄기차게 착검 돌격을 지시했던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몇 번 전투로 겪어 본 그들은 준수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으나 카라사와 연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머릿수가 적다는 것, 그리고 대량 살상이 가능한 중화기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단 한 정으로도 수백 명을 너끈히 해치울 수 있는 기관총이 나타나자 선견대를 비롯한 카라사와 연대의 분위기는 급변했다.


“물러서지 마라! 부대장들은 전선을 유지하며 계속 돌격하시오!”


기세 좋게 달려 나가던 돌격군이 주춤하더니 물러서는 기색을 보이자 독전대를 이끄는 히로오카 중위가 이때다 싶어 나서며 호통치기 시작했다.


“기, 기관총이다! 전방에 적군의 기관총이 설치되었단 말이다!”


“그게 어쨌단 말이오? 절대 물러서지 말라는 연대장님의 명령을 듣지 못했습니까?”


우익을 맡은 대위 계급의 장교가 항변했으나 히로오카 중위는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부대 장전! 경고 사격 실시!”


히로오카 중위는 우익군 대위가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춤하는 병사들의 발밑을 향해 사격을 하도록 지시했다.


“뭘 꾸물거리나!”


아무리 독전대라고 하나 그들 역시 같은 일본군, 아군을 향해 발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들을 향해 직접 쏘는 것이 아니라 땅을 향해 경고 사격을 하는 것인데도 독전대원들은 쉽게 방아쇠를 당길 수 없었다.


“쓸모없는 자식들!”


- 탕!


이대로 흐지부지 물러섰다가는 앞으로 누구도 독전대의 통제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히로오카 중위는 거친 말을 몇 마디 쏟아내더니 권총을 장전해 후퇴하려는 병사들의 발밑을 향해 주저하지 않고 격발했다.


“자네, 미쳤나!”


히로오카 중위가 기어이 총을 쏘자 아연실색한 우익군 대위가 그에게 따지듯 삿대질까지 했다.


“연대장님께서는 적의 중화기가 없는 것을 상정하고 작전을 상정한 것이다. 상황이 바뀌었으니 유연하게 작전을 변경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대위는 핏대를 세우며 당장 후퇴할 것을 종용했으나 히로오카 중위는 듣는 체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본관에게 따질 시간이 있으면 부대를 수습해 한 발이라도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쯧쯧, 지휘관이 이렇게 허둥대고 있으니 부하들이...!”


- 짝!


히로오카 중위의 비아냥거림을 참지 못한 대위가 그의 뺨을 후려쳤다.


분노로 표정이 일그러진 히로오카 중위가 이번에는 권총을 들어 우익군 대위의 얼굴 향해 겨누었다.


“독전대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것은 곧 연대장님에 대한 항명, 당장 위치로 돌아가 돌격하시오.”


“기관총을 향해 부하들을 밀어 넣으라고? 그따위 개 같은 명령은 따를 수 없다! 내가 직접 연대장님께 상황을 보고드릴 것이다.”


히로오카 중위가 총을 들이밀건 말건 우익군 대위는 분노에 찬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다가 자리를 떠나려는 듯싶더니 걸음을 멈추고 다시 몸을 돌려 히로오카 중위를 보았다.


“그리고 이참에 네놈의 그 같잖은 독전대 놀이도 끝나도록 건의할 것이다.”


- 탕!


우익군 대위의 조소 섞인 말이 끝나자 히로오카 중위는 그를 향해 조준한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고, 지근거리에서 피격된 대위는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감히... 독전대를 이끄는 내 말을 우습게 여겨?”


창졸간에 벌어진 일에 우익군 병사들과 독전대 병사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 속에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물러서는 놈들은 이 자리에서 죽는다! 전원 전선으로 복귀해!”


공포와 분노가 섞인 눈으로 히로오카 중위를 보던 우익군을 향해 소리친 그는 이번에는 독전대로 휙 하고 몸을 돌렸다.


살벌한 표정의 그와 눈이 마주치자 독전대 병사들은 얼른 고개를 숙였다.


“두 번 기회는 없다. 내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놈은... 모두 이 꼴로 만들어 주마.”


히로오카 중위는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는 총구로 숨진 대위를 가리키며 으르렁대듯 말했다.


*


히로오카 중위가 미친 듯이 날뛰며 일반 병사도 아닌 자신보다 선임인 장교를 사살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카라사와 연대 내부로 퍼졌다.


소식을 들은 단위 부대 지휘관들은 분개했으나 연대장이라는 절대적인 인물의 권한을 업고 설치는 그를 막아설 방법은 없었다.


결국 울겨 겨자먹기식으로 다시 돌격 지시를 내릴 수밖에 없었으나, 이미 적진에 기관총이 설치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마당에 병사들은 달려 나가는 척하기만 할 뿐 적극적으로 적진 가까이 접근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기관총으로 돌격하라고? 미쳤어? 개죽음당하고 싶어 환장한 거야? 그냥 공격하는 시늉 정도만 하라고 해.”


혹시라도 독전대가 들이닥쳐 아군을 향해 발포하는 미친 짓을 할까 걱정도 됐지만, 소대와 중대를 이끄는 지휘관 대부분은 무모한 돌격으로 부대를 잃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그들은 몇 차례 공격하는 흉내만 내게 했을 뿐 오히려 지휘관들의 의견을 모아 카라사와 다이치 대좌에게 달라진 전장의 상황을 보고하면서 작전을 변경할 수 있도록 청하기에 이르렀다.


“뭐? 기관총?”


일선 부대 지휘관들의 보고를 받은 카라사와 다이치 대좌의 안색이 굳어졌다.


“이전까지는 보이지 않던 기관총이 어디에서 나왔다는 것인가? 공격을 미루려는 핑계가 아닌가?”


카라사와 대좌는 의구심이 들었다.


기관총과 같은 중화기가 있었다면 첫 착검 돌격 시 분명 사용했을 것이 아닌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무기라면 굳이 아낄 것이 무엇인가?


“저들 역시 고립되어 있으니 보급이 이루어졌을 리는 없습니다. 공중보급 또한 없었으니 가지고 있던 것을 수리해서 전장으로 투입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참모 한 사람의 말에 카라사와 대좌가 잔뜩 인상을 썼다.


이렇게 되면 계획이 완전 틀이진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카라사와 연대에게 다른 선택지가 생긴 것도 아니었다.


탄약이 바닥난 가운데 조금이나마 체력이 남아있는 지금이 백병전이라도 걸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축차 투입이 아니라 일제 돌격으로 놈들의 방어선에 구멍을 내야 해. 한쪽이라도 뚫린다면 후방으로 접근해 기관총을 무력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라사와 대좌는 이를 악물었다.


“꼬박 하루야, 하루. 기관총인지 뭔지 나타나는 바람에 하루를 날려버렸단 말이야.”


카라사와 대좌가 초조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기관총이라는 돌격에 치명적인 화기가 등장하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날 수도, 물러날 곳도 없었다.


게다가 시간을 결코 일본군의 편이 아니었다.


지체되면 지체될수록 부대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고, 종래에는 모든 전투력을 상실한 채 정글에서 산짐승의 먹이가 되거나 비참한 몰골로 생포될 수밖에 없었다.


- 와아아아


“갑자기 무슨 소리야?”


진영 후방에서 함성이 들리자 분주한 듯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카라사와 대좌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후, 후방에서 적군의 기습입니다!”


상황을 확인하러 나갔던 장교 한 명이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며 보고하자 카라사와 대좌를 비롯한 참모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벌떡 일어났다.


카라사와 대좌는 갑자기 후방에서 적이 나타났다는 뚱딴지같은 말이 믿기지 않았으나 더욱 가까워진 함성과 그보다 더 큰 섬뜩한 총성이 연이어 울리자 악몽 같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여, 연대장님, 어떻게 해야...”


전방에는 갑자기 나타난 기관총이 버티고 있고, 후방에는 정체와 규모가 확인되지 않은 적이 들이친 상황, 참모 하나가 허둥지둥하며 대처 방법을 물었으나, 창졸간에 벌어진 일에 카라사와 대좌 역시 어떻게 이 사태를 헤쳐나가야 할지 도무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악! 빌어먹을!”


코히마 전선에서 보여준 엉성한 모습과 다르게 제법 지휘관으로 올바른 판단을 하던 카라사와 다이치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연이어 직면하자 자리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이 끊어지기라도 한 듯 괴성을 지르며 머리를 마구 쥐어뜯기 시작했다.


*


“뒤통수가 얼얼하지, 이 자식들아?”


카라사와 연대 후방에서 급습한 것은 다름 아닌 김우진 대위가 이끄는 별동대였다.


마에다 켄지 소좌가 이끄는 기동대를 끌어들여 CS탄으로 무력화한 그들은 이청천 대령으로부터 접수된 새로운 작전, 주춤한 카라사와 연대를 후방에서 기습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던 것이었다.


“자, 이놈들을 쪼개서 나머지를 줘 패는 것이 우리 임무입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김우진 대위가 다시 한번 작전을 상기하자 포술장 박차돌 상사가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본격적인 착검 돌격을 펼치기도 전에 기관총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란 카라사와 연대는 때에 맞추어 후방에서 들이친 김우진 대위의 별동대에 의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돌격을 위해 전방 참호를 제외한 진영의 가운데와 후방은 개활지에 가까운 평지였으며, 빅터 별동대의 사격을 피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 나무 몇 그루와 수풀 정도가 전부였다.


“언덕으로 달아나는 놈들은 어떻게 할까요?”


무방비 상태에서 대혼란에 빠진 카라사와 연대 병력을 족족 쓰러뜨리던 빅터 대원 한 사람이 낮은 언덕으로 허겁지겁 달아나는 한 무리의 일본군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기는... 그냥 내버려 둬. 어차피 짐승들만 다니는 정글이야. 만날 것이라고는 독충이나 맹수밖에 없을 테지, 쯧쯧.”


대원이 가리키는 곳의 지형을 살피던 김우진 대위가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사람이 갈 수 있는 모든 길은 전후좌우 모두 빅터가 차단한 상태였으며, 길이 나지 않은 곳은 현지인조차 가기를 꺼리는 곳, 원시의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곳으로 달아나는 패잔병을 굳이 쫓을 이유는 없었다.


“그나저나 본대는 무슨 수로 저 왜놈들의 돌격을 주춤하게 했을까요?”


박차돌 상사는 문득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글쎄요. 이놈들이 한 번에 밀고 들어온다면 막아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흠, 내가 모르는 중화기라도 있었나?”


작전을 세울 때 걱정하던 것은 카라사와 연대의 규모였다.


압도적인 전투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에 비하면 빅터는 절반 이하의 규모에 불과했고, 대회전을 벌이기라도 한다면 빅터가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출정 시 가지고 온 것은 박격포 몇 문이 전부, 명중률이나 피아의 거리를 고려한다면 박격포는 사실상 쓸모없는 화기라고 할 수 있었다.


“흠, 저도 궁금하긴 하네요. 일단 이 왜놈들부터 두들겨 팬 다음에 대장한테 직접 물어보죠.”


별동대의 기습에 허둥대는 일본군이 대응 사격을 일절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김우진 대위는 총 대신 애용하는 전투용 대검 두 자루를 양손에 쥐더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적진으로 달려들었다.


“아니, 사격 중지 명령 정도는 하고 가셔야지, 어이구...”


달려 나간 김우진 대위를 보며 박차돌 상사는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듯 한 손으로 이마를 짚더니 부대의 사격 방향을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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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152화 - Sleep tight, buddy 23.08.15 138 1 14쪽
152 151화 - 결사대(4) 23.08.10 147 1 11쪽
151 150화 - 결사대(3) 23.08.08 121 2 10쪽
150 149화 - 결사대(2) 23.08.07 126 2 12쪽
149 148화 - 결사대(1) 23.07.27 153 1 12쪽
148 147화 - 지평좌표계로 고정하셨습니까? 23.07.22 134 1 13쪽
147 146화 - 그림자 밟기(6) 23.07.19 125 1 11쪽
146 145화 - 그림자 밟기(5) 23.07.17 129 1 12쪽
145 144화 - 그림자 밟기(4) 23.07.13 133 1 12쪽
144 143화 - 그림자 밟기(3) 23.07.11 136 1 12쪽
143 142화 - 그림자 밟기(2) 23.07.10 131 0 11쪽
142 141화 - 그림자 밟기(1) 23.07.03 147 1 12쪽
141 140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2) 23.06.30 154 1 12쪽
140 139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1) 23.06.27 143 1 13쪽
139 138화 - Airbone(4) 23.06.26 138 1 11쪽
138 137화 - Airbone(3) 23.06.22 141 2 11쪽
137 136화 - Airbone(2) 23.06.20 153 3 13쪽
136 135화 - Airborne(1) 23.06.14 168 2 11쪽
135 134화 - 무다구치 렌야 그리고 카와베 마사카즈 23.06.13 165 3 13쪽
134 133화 - 격분한 사토 고토쿠 23.06.12 163 3 13쪽
133 132화 - 대담한 협상(2) 23.06.09 157 3 14쪽
132 131화 - 대담한 협상(1) 23.06.08 166 3 13쪽
131 130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2) 23.06.07 156 3 12쪽
» 129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1) 23.06.06 154 3 12쪽
129 128화 - 포위 섬멸전(5) 23.06.05 162 3 13쪽
128 127화 - 포위 섬멸전(4) 23.06.02 154 3 11쪽
127 126화 - 포위 섬멸전(3) 23.06.02 143 3 13쪽
126 125화 - 포위 섬멸전(2) 23.05.30 141 3 10쪽
125 124화 - 포위 섬멸전(1) 23.05.29 159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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