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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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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116

작성
23.06.2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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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38화 - Airbone(4)

DUMMY

“적기 2기 격추 확인!”


마에다 켄지 소좌는 오랜만에 활짝 핀 얼굴 그리고 들뜬 음성으로 보고했다.


영국군 정찰기의 소티가 늘어나자 이를 대규모 전면 공격의 전조로 확신한 일본군 제15사단과 제33사단은 전 병력을 전방 배치하여 대비했으나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는 이들과는 상이한 결론을 내렸다.


- 혹시 있을지 모를 적의 기습적인 후방 낙하에 대비하라!


후지모토 대좌의 명령이 떨어지자 제56독립연대 장교 대부분은 그의 판단에 의구심을 가졌다.


게다가 어렵게 공수한 대전차포마저 대공 마운트를 장착해 용도를 전환하라니!


전방에 배치한다면 적 전차 서너 대는 너끈히 잡아낼 수 있는 요긴한 화기를 엉뚱한 곳에 배치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퍼질 무렵 전방 고지대에 배치한 견시병으로부터 보고가 접수되었다.


- 호위기를 동반하지 않은 적군 수송기 편대가 접근하는 중.


처음에는 견시병이 정찰기나 전투기를 수송기로 착각한 것쯤으로 여겼다.


견시병이 배치된 곳이 중국으로 가는 미국의 수송기 편대가 다니는 항로이기는 했으나 일본군이 자리 잡은 이후 통과하는 수송기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차례 확인 절차에서 견시병이 C-47의 상세한 형상을 말하자 그제야 연대 병력은 실제 수송기가 접근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전방에서 적군의 대규모 기갑 병력이 공격을 개시한 가운데 수송기가 나타났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의 예상처럼 후방 공수 부대를 낙하하기 위한 것.


그제야 정신이 퍼뜩 든 연대 병력은 대공포에 달라붙어 다가오는 적의 수송기를 향해 포화를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공포를 발사할 때만 하더라도 제56독립연대는 항공기 격추에 대한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았다.


‘대공포로 항공기 1대를 격추하려면 항공기 1대 가격의 서너 배에 육박하는 포탄을 퍼부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일본이 운용하는 대공 화기로는 그만큼 극악에 가까운 격추 확률이었다.


하지만 노획한 보급품 상자에는 있던 특이한 신관은 가히 경이로운 성능을 보였다.


대충 리드를 계산하고 발사했을 뿐인데 적 수송기 근처에 다다르자 포탄은 폭발했고, 그 여파로 무려 2대의 수송기를 격추한 것이 아닌가.


태평양에서 일본의 항공기를 무수히 격추한 근접 신관이 이제는 거꾸로 연합군의 항공기를 떨구고 있는 셈이었다.


“저놈들 깜짝 놀랐는지 황급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포탄만 더 있었더라면...”


적 수송기가 긴급 선회하여 달아나는 것을 본 스가이 중좌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전방을 지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스가이 중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팔짱을 긴 채 골똘히 생각에 잠긴 연대장을 보며 물었다.


“격추된 수송기의 위치는 어디인가?”


뜬금없는 후지모토 대좌의 말에 스가이 다케오가 황급히 지도를 살폈다.


“15사단 부근이라... 뭐, 저 정도 높이라면 떨어졌다고 한들 살아남을 수는 없겠지.”


“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후지모토 대좌를 보며 물었으나 그는 설명하는 대신 거센 공격을 받고 있는 아군을 지원하기 위한 부대의 배치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


“안 됩니다! 적 진영과 너무 가깝습니다.”


부조종사는 강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적의 대공 화기로 연달아 아군의 C-47 수송기가 격추되자 본부에서는 서둘러 수송기들을 불러들였다.


대공 화기까지 배치한 마당이라면 예정된 공수 낙하지점에 적 병력이 깔려 있으리라는 것이 그들의 분석이었다.


“해당 지점까지 가자는 것이 아니오! 적 대공 화기가 닿지 않는 곳에 낙하를 하겠다는 것이오.”


“이미 추락했습니다. 탑승 인원...!”


탑승한 인원은 사망했을 것이라는 말을 꺼내려던 부조종사는 이글거리는 듯한 이청천 대령의 눈과 마주치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시신이라도 확인해야겠습니다. 거부한다면 강제 개방할 것이오. 모든 책임은 내가 질 것이니 강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오.”


협박인 듯, 또 한편으로는 간절한 부탁인 듯한 그의 말에 기장과 부조종사는 마땅히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공수 놈들 고집을 무슨 재주로 꺾겠는가? 작전이 변경되기 전 낙하를 전개했다고 보고할 수밖에.’


생각을 마친 기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부조종사가 한숨을 쉬며 고도계를 확인했다.


“9천 피트 이하로 내려가면 점멸등이 켜질 것이니 강하를 시작하십시오.”


겨우 기장과 부조종사의 마음을 돌린 이청천 대령은 다시 자리로 돌아오더니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예정에 없던 강하다. 적 진영과 매우 가까운 곳에 떨어질 확률이 높고 살아서 돌아온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이청천 대령이 잠시 말을 끊자 탑승한 대원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강하를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수송기를 타고 그대로 복귀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으며 누구도 그 선택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돌아갈 수가 없을 것 같구나.”


말을 마친 이청천 대령이 다시 한번 탑승한 대원들을 둘러보았다.


어떤 누구도 그를 따라나서겠다거나 수송기에 남겠다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덜컹거리는 수송기의 엔진음이 유난히 크게 들리는 가운데, 붉은색이었던 점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다.


“엠마 중위, 대원들을...!”


엠마에게 후일을 부탁하려던 이청천 대령은 갑자기 그녀가 벌떡 일어나자 말을 맺지 못한 채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뭘 그런 표정을 지어요? 준비 안 해요?”


태연한 그녀의 말에 이청천 대령이 대꾸하지 못하고 있을 때 또 한 사람이 몸을 일으켰다.


“가긴 어딜 간다고 그러요? 우리 노친네 나가 없으면 거동도 못할 것인디.”


이춘삼 중사가 씩 웃었다


그가 말하는 ‘노친네’는 필경 포술장인 박차돌 상사를 의미하는 것이리라.


“자자, 내릴 준비나 합시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가나요?”


“역시! 우리 중위님이 시원시원해서 좋구만!”


“사모합니다! 중위님! 휘익!


”사모는 염병! 넘볼 걸 넘봐야지!“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며 대원들이 강하 준비를 서두르자 그 모습을 본 엠마 중위가 씩 웃었다.


“봤죠? 어서 앞장서서 강하 준비나 하시죠.”


멍한 표정으로 대원들을 보고 있는 이청천 대령을 이끌며 엠마 중위가 말했다.


만감이 교차한 듯한 표정을 짓던 이청천 대령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비장한 표정으로 부조종사에게 다가가더니 몇 마디 말을 남기고 카고 도어(cargo door)로 다가갔다.


- 쿠릉


이윽고 수송기의 카고 도어가 육중한 기계음과 함께 개방되며, 기체 내부를 빨아들일 듯한 엄청난 압력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포인트 로미오-8(R-8)!”


“포인트 로미오-8!”


이청천 대령의 말에 대원들이 복창했다.


그는 뒤에 선 엠마 중위부터 대열의 마지막에 있는 대원들의 얼굴을 한 사람씩 천천히 살폈다.


“한 사람 낙오자도 허락하지 않겠다. 모두... 아래에서 만나자!”


비장한 표정으로 말을 마친 이청천 대령이 등을 돌리더니 9천 피트 아래를 향해 주저하지 않고 몸을 던졌다.


*


“겨우 이게 전부라고...”


김우진 대위가 침통한 표정으로 대원들을 살폈다.


엔진 피격으로 추락하던 수송기에서 김우진 대위는 긴급 강하를 지시했다.


예정되지 않은 일이었으나 비행기가 추락하는 마당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강하 조건은 그리 좋지 못했다.


기류의 영향으로 절반이 넘는 대원들이 흩어져 생사를 알 수 없는 가운데 겨우 규합한 대원이 열 명 남짓이었다.


“걸을 수 있겠어?”


김우진 대위는 절뚝이는 크로포드 대위를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강하 시 낙하산이 나무에 걸렸던 크로포드는 낙하산 줄을 자르면서 내려오는 도중에 떨어져 오른쪽 발목이 뒤틀리는 부상을 입었다.


“끄떡없다구! 근데 레너드,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크로포드 대위는 근심 가득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쩌긴 뭘 어째! 적당한 곳으로 이동해서 지원을 기다려야지.”


“지원? 누가 우리를 구하러 온단 말이야? 적진 한가운데 있는 우리를?”


크로포드 대위의 눈동자가 커지자 김우진 대위가 일부러 활짝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당연히 우리 대장이 애들 잔뜩 데리고 오지, 우리를 두고 어딜 가겠냐! 우리 대장 의리 하나는 끝내주니까 걱정 붙들어 매셔!”


큰 소리로 말하긴 했으나 걱정이 되는 것은 김우진 대위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확한 위치를 알 수는 없으나 확실한 것은 이곳은 아군 진영보다 일본군의 진영이 가깝다는 것이었다.


제아무리 이청천이라고 해도 이곳으로 오려면 적 진영을 정면으로 돌파해야 했다.


진입하려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것, 크로포드를 비롯한 대원들을 안심시키기는 했으나 이청천 대령을 비롯한 지원군이 오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젠장, 온다고 한들 그때까지 버틸 수는 있으려나...’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던 김우진 대위는 서둘러 대원들의 장비를 살피기 시작했다.


낙하 시 개인 소총이나 경기관총을 잃은 대원이 넷, 절반 정도가 비무장 상태였다.


지원군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일본군을 만났을 때 버틸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이곳을 벗어나도록 한다. 낙하산이 펼쳐지는 것을 봤으니 곧 일본군이 들이닥칠 거야.”


“개인화기가 없는 대원이 절반입니다.”


“알아, 적당한 곳에 숨어서 기다렸다 기습해서 저놈들의 장비를 노획해서 쓰는 수밖에 없겠지.”


대원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봐 김우진 대위는 내색하지 않았으나 절망적인 현실에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평소라면 일본군이 얼마가 몰려오던 조금도 겁낼 그가 아니었으나 지금은 부상병에 무기까지 없는 상태였다.


1개 소대만 달려오더라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레너드! 저, 저기를 봐!”


깜짝 놀란 듯한 크로포드 대위가 말을 더듬으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그가 가리킨 곳에는 복귀하려던 수송기 한 대가 방향을 틀더니 후방에서 검은 무언가가 일정 간격을 두고 줄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대장님이다!”


“우리를 구하러 오셨어!”


“와아아!”


침울하던 빅터 대원들은 종단속도로 빠르게 자유낙하 하는 사람들을 보더니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아득히 먼 거리라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그들은 강하하는 저들이 누구인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됐어! 이제 대장이랑 만나기만 하면 되는 거야!”


지옥에서 구원의 천사를 만났다면 이런 기분일까?


일정 고도에서 펼쳐지는 낙하산을 보며 김우진 대위는 하마터면 눈물을 쏟을 뻔했다.


“근데... 운 좋게 대장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마흔도 안 되는 병력으로 이곳을 탈출할 수 있을까요?”


환호하던 대원 가운데 한 사람이 다시 우울한 표정으로 돌아오며 중얼거리듯 말하자 김우진 대위가 그의 뒤통수를 ‘딱’ 소리 나게 갈겼다.


“이 새끼 분위기 좋은 데 초 치고 있어! 일단 접선부터 하고 생각하자고!”


“알겠습...!”


- 탕!


김우진 대위의 말에 다시 표정을 고치던 대원이 총성과 함께 빙그르르 돌더니 풀썩 쓰러졌다.


“적군이다! 전원 엄폐물을 찾아 산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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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152화 - Sleep tight, buddy 23.08.15 138 1 14쪽
152 151화 - 결사대(4) 23.08.10 147 1 11쪽
151 150화 - 결사대(3) 23.08.08 121 2 10쪽
150 149화 - 결사대(2) 23.08.07 127 2 12쪽
149 148화 - 결사대(1) 23.07.27 154 1 12쪽
148 147화 - 지평좌표계로 고정하셨습니까? 23.07.22 135 1 13쪽
147 146화 - 그림자 밟기(6) 23.07.19 126 1 11쪽
146 145화 - 그림자 밟기(5) 23.07.17 129 1 12쪽
145 144화 - 그림자 밟기(4) 23.07.13 134 1 12쪽
144 143화 - 그림자 밟기(3) 23.07.11 137 1 12쪽
143 142화 - 그림자 밟기(2) 23.07.10 132 0 11쪽
142 141화 - 그림자 밟기(1) 23.07.03 147 1 12쪽
141 140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2) 23.06.30 154 1 12쪽
140 139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1) 23.06.27 144 1 13쪽
» 138화 - Airbone(4) 23.06.26 138 1 11쪽
138 137화 - Airbone(3) 23.06.22 142 2 11쪽
137 136화 - Airbone(2) 23.06.20 154 3 13쪽
136 135화 - Airborne(1) 23.06.14 169 2 11쪽
135 134화 - 무다구치 렌야 그리고 카와베 마사카즈 23.06.13 165 3 13쪽
134 133화 - 격분한 사토 고토쿠 23.06.12 163 3 13쪽
133 132화 - 대담한 협상(2) 23.06.09 157 3 14쪽
132 131화 - 대담한 협상(1) 23.06.08 167 3 13쪽
131 130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2) 23.06.07 156 3 12쪽
130 129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1) 23.06.06 154 3 12쪽
129 128화 - 포위 섬멸전(5) 23.06.05 162 3 13쪽
128 127화 - 포위 섬멸전(4) 23.06.02 155 3 11쪽
127 126화 - 포위 섬멸전(3) 23.06.02 144 3 13쪽
126 125화 - 포위 섬멸전(2) 23.05.30 142 3 10쪽
125 124화 - 포위 섬멸전(1) 23.05.29 159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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