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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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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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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35화 - Airborne(1)

DUMMY

1944년 6월 임팔 영인군 기지


“아무래도 협상은 실패한 모양이군.”


작전 회의를 다녀온 이청천 대령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재보급을 위해 임팔 영인군 기지로 들어선 이청천 대령은 일본군 2개 사단과 대치 중인 연합군 수뇌부가 정글에서 버티고 있는 그들에게 투항을 권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보급품이 떨어지고 극심한 비전투 손실을 겪고 있기에 인도-버마 전선 연합군 참모들은 당연히 일본 원정군이 안전을 보장한 투항 권유를 받아들일 줄 알았으나 그들은 ‘전원 옥쇄’를 각오한 항전을 이어가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고 했다.


“허, 미친놈들. 가만히 있으면 굶어죽을 텐데, 꼴에 자존심이라도 세우고 싶은 건지, 쯧쯧.”


“잘 알지 않나. 퇴각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없었다는 것이 이유라는 것을.”


이청천 대령이 씁쓸하게 웃자 김우진 대위가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표정으로 이마를 짚었다.


한때 야전 지휘관에게 권한을 위임하여 상황에 맞게 유기적인 판단으로 전장을 휩쓸던 나치 독일군은 동부 전선, 소련과의 전쟁에서 밀리기 시작하자 히틀러가 사소한 부대의 이동까지 보고하고 재가를 받도록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물론 모든 부대의 움직임을 제한한 것은 아니지만, 선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조차 히틀러는 자신에게 모든 작전을 보고할 것을 고집했고, 나치 독일군이 자랑하던 기동성과 창의성은 묶인 채 붉은 군대에 의해 폴란드까지 내주며 이제는 베를린까지 위협당하고 있었다.


독소전쟁 초기, 스탈린이 저질렀던 실수를 이제는 히틀러가 답습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나치 독일과 독소전쟁 초기 붉은 군대의 고지식함을 가뿐히 뛰어넘는 것이 바로 일본군이었다.


일부 전장에서는 강경파들이 육군성과 대본영의 지시를 무시한 채 독단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야전 지휘관은 철저히 사령관의 지시에 의해 움직였다.


군의 기강을 확립하고 체계를 일원화하는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장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에는 약점이 있었고, 특히 임팔 전선에 고립된 일본군의 야전 지휘관들은 무능력한 무다구치 렌야와 그의 참모들이 구상한 작전을 변동 사항 없이 이행해야 했기 때문에 그 어려움이 더 컸다.


“어쩌면 그들 역시 퇴각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 하지만 전면 철수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그들은 절대 뒤를 보이지 않을 거야. 물론 1개 사단이 단독 철수를 결행했다고는 하지만 이례적인 일이라 남은 2개 사단이 같은 선택을 한다고 기대할 수는 없겠지.”


“그러면 결국 정글에서 진흙탕 싸움이 될 수밖에 없겠네! 어휴.”


김우진 대위는 진절머리가 난다는 표정이었다.


수세에 몰리기는 했으나 그들이 작정하고 정글에서 버틴다면 지금 연합군 전력으로는 완벽한 승리를 보장할 수 없었다.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공격할 수도 있지만, 저 넓은 아라칸 산맥 곳곳에 일본군이 숨어들어 간다면 이들을 소탕하려는 연합군도 상당한 손실을 감내해야만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면 양측 모두 출혈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야. 그래서 공수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더군.”


“공수 작전 말이오? 아예 후방을 장악해버리자? 그거 괜찮은 생각 같소!”


김우진 대위가 손바닥을 소리 나게 마주치며 반색했다.


스장군이 이끄는 군단급의 중국군이 남하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글을 돌파해 작전 지역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아마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일본군의 진격을 방해하던 정글이 이제는 아군의 작전을 지연시키는 셈이었다.


하지만 적진 후방으로 공수 부대를 떨어뜨린다면 굳이 정글을 헤쳐 오는 중국군을 기다릴 필요 없이 전방위 압박이 가능해진다.


퇴로가 차단되고 후방이 흔들리면 일본군 역시 동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어쩌면 저들의 지휘관 중 항전을 포기하려는 이가 나올 수도 있었다.


아직은 희망 사항이지만 그렇게만 된다면 이번 전쟁도 마무리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문제는 적 진영에 대공 화기가 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청천 대령도 후방 공수 낙하를 찬성했지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바로 대공 화기의 존재 여부, 물론 대공포와 대공 기관총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명중률 자체가 형편없기 때문에 전투기에 그리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사실 전투기를 상대로 지상에서 발사하는 대공포와 대공 기관총의 명중률이란 것은 극악에 가까웠다.


고속으로, 그것도 직선 형태가 아닌 3차원으로 움직이는 항공기에 아무리 대공포를 쏴봤자 유효한 타격을 주는 것이 어디 가능한 일이기나 할까?


- 아니, 글쎄 저기다 대공포를 쏘고 있는데 갑자기 항공기가 날아와서 맞았다니까요.


그야말로 소가 뒷걸음치다 쥐를 잡은 격, 지상군이 적 항공 전력에 대항하기 위해 운용하는 병과에서조차 큰 기대가 없는 것이 바로 대공포와 대공 기관총이었다.


하지만 저속, 저공으로 비행하는 수송기에게 대공 화기는 꽤 위협적인 존재였으며, 대공 화기의 유무가 항공기 파일럿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으니 까다로운 존재인 것은 분명했다.


“참모부 정보에 의하면 제15사단 그리고 제33사단에는 중구경 이상의 대공포가 없는 것이 확실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공 기관총 정도는 있을지도 모를 일이죠.”


참보부가 제공한 일본군 2개 사단 화기 정보를 살펴본 엠마 중위가 말했다.


“어차피 수송기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니 전투기가 화력 지원을 해준다면 대공 기관총 정도는 그리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공수 작전은 누가 투입되는 거요? 설마 우리만?”


“영국군 제3공수여단이 함께 투입될 예정이라고 하는군. 우리는 에코-3(E-3), 공수여단은 2km 정도 떨어진 골프-6(G-6). 작전대로만 된다면 일본군 2개 사단은 완전히 갇힌 것이나 다름없어.”


이청천 대령이 작전 지도에 빅터와 영국군 공수여단이 낙하할 위치를 표기하며 인근 지형을 함께 살피고 있을 무렵, 정보부로 갔던 크로포드 대위가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하며 나타났다.


“왜? 누가 먹을 거라도 뺏었어?”


김우진 대위는 여느 때처럼 그에게 농담 섞인 말을 건넸으나 그는 여전히 심각한 표정으로 김우진의 장난에 반응하지 않았다.


“중국으로 가는 수송기 편대 일부가 이상 기류로 인하여 추락했다고 합니다. 물자는 아직 회수하지 못한 상태이며, 워낙 적진 깊숙한 곳이라 물자 회수보다는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습니다.”


“저놈들 진영이라면... 젠장, 왜놈들 신났겠네.”


중국의 연안 도시가 일본군에 의해 점령되면서 해상과 육상 운송 루트가 막히자 미국은 상당량의 물자를 공중 보급에 의해 중국 내부로 전달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 작전을 속행하려는 시점에 미군의 수송 물자가 엉뚱하게도 일본군 진영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보급품이 바닥난 일본군으로서는 그야말로 하늘이 주는 선물이 아닐 수 없었다.


“문제는 그 안에 든 물건들이야. 확인된 정보로는 3인치 M1918 포신과 부품이 있다고 하더군.”


“3인치 M1918? 그거 대전차포잖아?”


“주포 상승각을 확보할 수 있는 마운트까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져. 얼마든지 대공포로 활용될 수 있을 거야.”


대수롭게 여기는 김우진 대위와 달리 이청천 대령은 일본군 손에 넘어간 대전차포가 상당히 신경 쓰이는 듯했다.


“혹시 넘어간 물건 중에 근접 신관도 있다고 하던가?”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미 육군 역시 대공포로 겸용할 수 있도록 염두에 둔 모양입니다.”


대전차포로 사용할 목적이었다면 충격 신관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근접 신관(VT-fuze, Promaximity fuze)을 제공한 이유는 달리 생각할 수 없었다.


주 목적은 대전차용이지만, 때에 따라 대공 화기 마운트로 변경한 후 대공포로 활용하는 것, 제공권을 빼앗긴 중국군이 일본 육군 항공대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공수 작전을 재검토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사령부에서는 별다른 소식이 없던가요?”


걱정스러운 듯한 엠마 중위의 말에 크로포드 대위가 고개를 저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제3공수여단장인 앨버트 바튼 소장의 작전 속행 의지가 대단하더군요.”


“일본군이 지쳤고 전투 의지를 상실했다고 판단한 것이 틀림없어. 너무 적을 가볍게 보는 것 아닌지 걱정이군.”


연전연패를 거듭하는 일본 원정군이기에 바튼 소장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이해는 갔으나 공수 작전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가 나타났음에도 경계하지 않는 것이 이청천 대령은 마음에 걸렸다.


*


후방 교란 작전에 실패한 후 포로 신세가 되었다가 겨우 풀려난 마에다 켄지 소좌는 기가 죽어 있었다.


후지모토 시게루 대좌는 이기고 지는 것은 늘 있는 일이라며 마에다 소좌의 책임을 묻지 않았으나 그는 중국군 제25사단과의 전투를 완벽하게 승리로 이끌지 못한 것이 꼭 자신의 책임인 것 같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그는 하급 장교나 하는 정찰까지 자원하기에 이르렀고, 제56독립연대 진영 북쪽 1km 지점에 추락한 적 수송기의 보급품을 수습하기 위해 거친 길을 마다하지 않고 나섰다.


“전방에 추락한 항공기의 잔해가 보입니다.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보급품을 미끼로 매복군이 있을지도 모른다. 주변 경계를 철저히 하며, 수색 범위를 확대하도록 한다.”


마에다 켄지 소좌는 경로를 이탈한 공중 보급품 주변에 미리 숨어 있다가 이를 노획하러 온 일본군을 ‘사냥’했다는 적군의 대응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다.


“보급품 확인해.”


경계를 늦추지 않던 마에다 소좌는 일부 병력에게 육중한 보급품 상자를 해체하도록 지시했다.


대여섯 명이 달라붙어 한참을 낑낑대며 용케도 불에 타지 않은 보급품 상자를 해체하여 내용물을 확인한 순간, 그들의 얼굴에 실망의 빛이 스쳐갔다.


지금 일본군에게 가장 필요한 보급품은 역시 식량,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이 해체한 첫 번째 보급품 상자에서는 식량이 아닌 분해된 포신과 부품이 잔뜩 들어있었다.


“우와! 먹을 것입니다!”


애써 실망감을 감추고 다른 상자들을 해체하기 시작한 마에다 소좌의 수색대는 하나의 상자에서 통조림 캔과 하드택(hardtack, 건빵) 등이 발견되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보급품을 수습해 신속히 이곳을 벗어난다. 어서 준비해.”


“이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딱히 쓸모도 없어 보이는데...”


지고 온 군장에 식량을 한 아름 쑤셔넣은 상등병 하나가 마에다 소좌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제발 두고 갔으면...’


대충 보더라도 부품 하나당 20kg은 족히 넘어 보였다.


그는 마에다 켄지의 입에서 제발 식량만 챙겨 돌아가자는 명령이 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했으나 이 고지식한 장교는 포신부터 부품 그리고 탄약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수습해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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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151화 - 결사대(4) 23.08.10 14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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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148화 - 결사대(1) 23.07.27 154 1 12쪽
148 147화 - 지평좌표계로 고정하셨습니까? 23.07.22 134 1 13쪽
147 146화 - 그림자 밟기(6) 23.07.19 126 1 11쪽
146 145화 - 그림자 밟기(5) 23.07.17 129 1 12쪽
145 144화 - 그림자 밟기(4) 23.07.13 134 1 12쪽
144 143화 - 그림자 밟기(3) 23.07.11 136 1 12쪽
143 142화 - 그림자 밟기(2) 23.07.10 131 0 11쪽
142 141화 - 그림자 밟기(1) 23.07.03 147 1 12쪽
141 140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2) 23.06.30 154 1 12쪽
140 139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1) 23.06.27 144 1 13쪽
139 138화 - Airbone(4) 23.06.26 138 1 11쪽
138 137화 - Airbone(3) 23.06.22 142 2 11쪽
137 136화 - Airbone(2) 23.06.20 153 3 13쪽
» 135화 - Airborne(1) 23.06.14 169 2 11쪽
135 134화 - 무다구치 렌야 그리고 카와베 마사카즈 23.06.13 165 3 13쪽
134 133화 - 격분한 사토 고토쿠 23.06.12 163 3 13쪽
133 132화 - 대담한 협상(2) 23.06.09 157 3 14쪽
132 131화 - 대담한 협상(1) 23.06.08 167 3 13쪽
131 130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2) 23.06.07 156 3 12쪽
130 129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1) 23.06.06 154 3 12쪽
129 128화 - 포위 섬멸전(5) 23.06.05 162 3 13쪽
128 127화 - 포위 섬멸전(4) 23.06.02 154 3 11쪽
127 126화 - 포위 섬멸전(3) 23.06.02 144 3 13쪽
126 125화 - 포위 섬멸전(2) 23.05.30 142 3 10쪽
125 124화 - 포위 섬멸전(1) 23.05.29 159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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