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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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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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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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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2화 - 그림자 밟기(2)

DUMMY

“뭐야? 갑자기 무슨 총소리야?”


호시노 모리미치 소좌의 선발대를 지원하러 후방에서 느긋하게 합류하던 세키네 타카히로 대위는 갑자기 총성이 울리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분명 사전에 전달받은 정보에 의하면 추락한 수송기에서 긴급 탈출한 적은 많아야 스무 명 내외였다.


그중 살아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병력은 호시노 소좌가 소탕하는 중인데, 갑작스러운 총소리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설마 파악하지 못한 적 공수 부대가 있는 것일까요?”


총검을 움켜쥔 병사 하나가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불안한 듯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저쪽에 고립된 놈들이 전부다.”


세키네 대위는 병사의 말을 강하게 부정하면서 감히 황군에게 총질을 할 수 있는 대담한 이가 주변에 누가 있을지 재빨리 떠올려 보았다.


기갑 부대와 함께 전방을 강하게 압박하는 영인군? 그들이 벌써 이곳까지 밀고 들어왔다는 것인가?


불가능하다. 만약 그들이 제15사단의 방어선을 돌파했다면 주변은 상당히 소란스러웠을 터, 하지만 이동하는 내내 들은 소리라고는 풀벌레 소리가 전부가 아니던가.


‘흐음, 그렇다면 결국 주변에 있는 민병대 놈들의 소행으로 보는 것이 맞겠지...’


제15사단을 비롯한 일본군의 식량 약탈이 극심해지자 인근 마을의 주민들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소총으로 무장하기 시작했으며, 흔한 일은 아니었으나 종종 나름의 반격을 가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총을 들었다고는 하나 결국 그들은 제대로 된 훈련 한 번 받지 못한 민간인에 불과했다.


정글에서 굶주리고 보급품이 떨어진 일본군이라고는 하지만 민간인을 두려워할 수준은 아니었다.


“부대 사상자는 없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총소리가 났으나 죽은 병사도, 심지어 찰과상을 입은 병력도 없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숨어서 지나가는 일본군을 향해 총을 쐈음에도 맞히지 못할 만큼 형편없는 전투력을 가진 자들이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부근에 황군에 저항하는 미개인들이 있는 모양이군. 하지만 수준이 이 정도니 두려워할 필요는 없겠어.”


긴장감이 완전히 사라진 세키네 타카히로 대위는 저런 민병대는 1개 사단 정도가 와도 문제가 없다는 듯 껄껄대며 웃었다.


“그래도 총을 가진 놈들이 아닙니까?”


일본군 병사 하나는 안심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총을 가지기는 했지. 그런데 쏠 수 있는 총이 있어도 맞힐 수 없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차라리 잘됐어.”


잘됐다니? 총 든 무장 세력을 만났는데 대체 뭐가 잘됐다는 것인가?


병사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득의양양한 얼굴을 한 세키네 타카히로 대위를 보았다.


“쯧쯧, 이렇게 전술의 이해도가 떨어져서야, 원. 우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가장 시급한 것이 탄약과 식량이 아닌가?”


세키네 대위의 말에 병사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놈들은 필경 이 부근에서 활동하는 무리일 것이다. 추격해 근거지를 발견할 수 있다면 조달할 수 있는 물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세키네 타카히로 대위의 말에 그제야 병사들이 이해했다는 표정으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민병대로 추정되는 저들을 추격해 섬멸한다고 해도 얻을 수 있는 탄약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민병대가 출몰했다는 것은 부근에 사람이 사는 마을이 있다는 뜻, 그곳에는 며칠을 버틸 수 있는 식량이 있다는 뜻이기도 했고, 세키네 대위가 저들의 출현을 반가워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저쪽입니다!”


병사 하나가 다급한 목소리로 한곳을 보며 외치자 세키네 타카히로 대위가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수풀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누군가 다급하게 달아난 흔적이 틀림없었다.


“쫓아가! 절대 놓치면 안 된다!”


자신의 헤아림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확신한 세키네 대위가 들뜬 목소리로 추격을 지시했다.


어차피 전방에 포진한 소수의 잔적은 호시노 모리미치 소좌가 정리할 것이다.


후발대로 합류한 그의 부대가 할 일은 없을 터, 굳이 호시노 소좌의 부대와 합류해 기운을 빼는 것보다 보급품을 현지 조달하는 것이 더 값어치 있는 일일 것이다.


“오하라!”


뭔가 생각난 듯한 세키네 대위는 다급하게 오하라 마사미 소위를 불렀다.


“인근 주민이 무장한 것이라면 이곳 지리에 훤할 것이다. 뒤꽁무니만 쫓다가는 놓칠 것이 뻔하니 그대는 일군을 이끌고 우회하여 저놈들을 앞질러 길목을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이곳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무리라면 익숙한 길을 이용해 세키네 타카히로 부대의 추격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컸다.


이를 짐작한 세키네 타카히로는 나름의 복안을 가지고 작전을 펼치려 했다.


“알겠습니다!”


그의 명령을 받은 오하라 마사미 소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열 명 남짓한 병력을 이끌고 수풀을 헤치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두고 봐라. 이번 작전의 가장 으뜸가는 공은 바로 이 몸의 차지가 될 것이다... 어서 움직여!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세키네 대위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병력을 몰아 달아난 적의 그림자를 쫓기 시작했다.


*


“쳇, 쥐새끼 같은 놈들! 내빼는 솜씨 하나는 일품이군.”


벌써 30분째던가?


세키네 타카히로 대위는 흐르는 땀을 닦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설프게 기습을 감행했던 적 민병대는 세키네 대위의 추격에 부리나케 달아나는 중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쫓아도 그들의 덜미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예 꽁무니를 빼고 자취를 감춘 것이라면, 차라리 추격을 포기하겠지만, 그들은 이상하게도 닿을 듯한 거리에서 세키네 대위의 부대와 마치 술래잡기하듯 달아나고 있었다.


“평소에 기동 훈련을 더 해야 했던 것인가?”


세키네 타카히로 대위는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지친 듯한 부대원들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숨이 차는 것은 그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훈련한다고 한들 이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인근 지리에 익숙한 놈들이기에 저런 몸놀림을 보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하사관 한 사람이 변명하듯 둘러댔다.


사실 불만을 토로하기는 했으나 세키네 대위는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는 감질나게 달아나는 적에 대해 화풀이를 할 대상이 필요했던 것이다.


‘젠장, 정면 대결이라면 아쉬울 것이 없으련만. 이런 식으로 쫓기만 하다가는...’


추격을 시작하기만 하면 금방 덜미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낙관했던 세키네 타키히로 대위는 적의 근거지는커녕 민병들을 소탕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 않자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2시 방향 수풀에서 인기척입니다!”


선두에 섰던 병사의 보고에 세키네 대위는 재빨리 오른손을 들어 부대의 이동을 멈추게 했다.


- 사사삭


분명 누군가 움직이는 소리였다.


‘대담하게 이쪽으로 다가온 것인가? 건방진...’


세키네 타카히로 대위는 자신의 부대가 잠시 추격을 멈추자 줄곧 달아나던 적이 거꾸로 다가와 기습의 기회를 노리는 것이라 확신했다.


‘그 오만한 선택의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이를 부득 갈던 세키네 타카히로 대위는 오른손의 손가락 세 개를 폈다가 다시 검지로 소리가 들린 쪽을 가리켰다.


사전에 약속된 공격 신호였다.


- 와아아


세키네 타카히로 대위의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 숨어 있던 일본군 병사들이 일제히 소리가 난 수풀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얼핏 보기에는 아무런 질서 없이 마구잡이로 달려드는 것 같지만, 철저하게 사전에 약속된 위치를 유지한 채 백병전에 돌입한 것이었다.


“정지! 정지!”


아무리 쫓아도 잡을 수 없던 적, 그런 그들을 기습 돌격 한 번에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 장담했던 세키네 대위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공격 중지, 전원 원위치!”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차린 세키네 타카히로가 잔뜩 날이 선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자네가 왜 여기에 있나? 우회하여 놈들을 앞질러 가라고 하지 않았나?”


불쾌한 표정으로 빠르게 말을 쏟아내는 세키네 대위 앞에 서 있는 것은 당황한 얼굴을 한 오하라 마사미 소위였다.


“우회 기동하여 적을 쫓던 중이었습니다. 추격 중 갑자기 측면에서 인기척이 들려 왔더니...”


오하라 마사미 소위는 너야말로 엉뚱한 길로 온 주제에 왜 역정을 내느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무슨 소린가! 조금 전까지 놈들을 추격하고 있었는데. 우측에서 놈들의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는가?”


“예? 우측이라면 대위님의 부대가 움직이던 방향이 아니었습니까?”


“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지도 가져와!”


오하라 소위의 엉뚱한 말에 화가 치민 세키네 타카히로는 병사가 가져온 지도를 거칠게 낚아채더니 인상을 쓰며 현 위치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이어진 침묵, 세키네 타카히로 대위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무리 지도를 들여다봐도 지금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도에서 위치를 찾는 것을 포기한 그는 고개를 들어 사방을 둘러보았다.


마치 같은 그림을 좌우 방향만 다르게 하여 붙여 놓은 듯한, 온통 초록 천지인 정글.


위치를 특정할 만한 구조물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정글 한복판에 문명이 지어놓은 건물 따위가 있을 리 만무했다.


“여, 여기가 대체 어디일까요?”


당황한 것은 세키네 대위만이 아니었다.


오하라 마사미 소위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도를 들여다보았다가 주위를 둘러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 나는 저 능선이 보이는 곳으로 이동할 것이다. 자네는 다시 우측으로 기동하여 적을 추격하도록 하라.”


“우측이라면 어디를...!”


“내가 그것까지 일일이 짚어주어야 하는가!”


방위도, 측량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우측으로 이동하라는 것이 어디 가당키나 한 지시인가?


오하라 마사미 소위는 당연한 의문을 품고 질문하려 했으나 당황한 세키네 대위는 벌컥 화를 내며 그의 입을 막았다.


이제 막 임관한 새까만 후배 장교에게 여기가 어딘지 도통 모르겠으니 알아서 이동하라는 말을 차마 꺼낼 수 없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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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149화 - 결사대(2) 23.08.07 127 2 12쪽
149 148화 - 결사대(1) 23.07.27 154 1 12쪽
148 147화 - 지평좌표계로 고정하셨습니까? 23.07.22 136 1 13쪽
147 146화 - 그림자 밟기(6) 23.07.19 126 1 11쪽
146 145화 - 그림자 밟기(5) 23.07.17 130 1 12쪽
145 144화 - 그림자 밟기(4) 23.07.13 134 1 12쪽
144 143화 - 그림자 밟기(3) 23.07.11 138 1 12쪽
» 142화 - 그림자 밟기(2) 23.07.10 133 0 11쪽
142 141화 - 그림자 밟기(1) 23.07.03 147 1 12쪽
141 140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2) 23.06.30 154 1 12쪽
140 139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1) 23.06.27 144 1 13쪽
139 138화 - Airbone(4) 23.06.26 140 1 11쪽
138 137화 - Airbone(3) 23.06.22 142 2 11쪽
137 136화 - Airbone(2) 23.06.20 155 3 13쪽
136 135화 - Airborne(1) 23.06.14 170 2 11쪽
135 134화 - 무다구치 렌야 그리고 카와베 마사카즈 23.06.13 165 3 13쪽
134 133화 - 격분한 사토 고토쿠 23.06.12 163 3 13쪽
133 132화 - 대담한 협상(2) 23.06.09 158 3 14쪽
132 131화 - 대담한 협상(1) 23.06.08 168 3 13쪽
131 130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2) 23.06.07 156 3 12쪽
130 129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1) 23.06.06 155 3 12쪽
129 128화 - 포위 섬멸전(5) 23.06.05 162 3 13쪽
128 127화 - 포위 섬멸전(4) 23.06.02 155 3 11쪽
127 126화 - 포위 섬멸전(3) 23.06.02 145 3 13쪽
126 125화 - 포위 섬멸전(2) 23.05.30 143 3 10쪽
125 124화 - 포위 섬멸전(1) 23.05.29 161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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