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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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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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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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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37화 - Airbone(3)

DUMMY

“그러니까 기갑 부대를 동원해서 저놈들의 시선을 돌려놓는다는 말이지?”


“그렇다고 합니다.”


연신 덜컹거리는 C-47 Skytrain에 탑승한 영국군 제3공수여단 소속 보비 브라이드 대위가 눈살을 찌푸렸다.


시선을 돌려놓을 의도라면 다른 곳에 전투기나 폭격기를 띄워 두드리면 될 일이 아닌가?


임팔 전역에 일본군 항공기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 굳이 아낄 전력이 아닌데 엉뚱하게 전차를 투입하려는 것인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연합군은 임팔 근처 정글에서 버티는 일본군 2개 사단 병력의 숨통을 끊어놓기 위한 마지막 작전에 돌입했다.


이른바 ‘Operation Longbow’.


제공권을 장악하고 압도적인 기갑 전력마저 보유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글이란 곳은 그리 만만한 전장이 아니었다.


여러 차례 항공정찰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는 일본군의 모습을 가려주었고, 덕분에 연합군은 일본군의 배치와 주 병력 위치와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공수 부대 투입을 통한 후방 교란이었다.


하지만 수송기만 날려 후방으로 보낸다면 일본군 역시 이에 대한 대비를 할 것이 뻔했다.


그렇기에 연합군 수뇌부는 전방에서 대규모 기갑 전력과 보병을 동원하여 일본군의 시선을 돌려놓은 다음 제3공수여단과 빅터 부대를 적 진영 후방으로 공수 낙하하려는 작전을 시도하려고 했다.


보비 브라이드 대위가 투덜대기는 했으나 결국 전방에서 무력 시위를 할 아군이 일본군의 시선을 끌고 그들의 발을 묶어야 공수 부대가 원활히 작전을 펼칠 수 있는 것이었다.


“날씨가 분명 좋을 거라고 했는데, 대체 이 기류는 뭐야?”


기체가 마구 요동치자 보비 브라이드 대위가 잔뜩 인상을 썼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공수 낙하를 했기에 그는 이 정도로 흔들리는 것에는 큰 영향이 없었으나 다른 대원들은 달랐다.


몇몇 대원들은 격하게 흔들리는 진동을 이기지 못하고 토악질을 해대기 시작했고, 소수지만 경험이 부족한 일부 대원은 기체가 미친 듯이 흔들리자 극한의 공포를 느끼는지 식은땀을 흘리며 딱딱하게 굳어진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젠장, 이런 놈들을 데리고 작전을 수행해야 하다니...’


보비 브라이드 대위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는 이번 공수 작전에 공동으로 투입된 ‘빅터’라는 부대가 어지간히도 신경 쓰였다.


인도 전역에서 굵직한 활약을 한 그들에 대한 소문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그는 공수 작전에 있어서만큼은 빅터 뿐만 아니라 어느 부대에도 밀리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단단히 칼을 갈고 작전에 나선 마당에 동원된 대원들이 낙하하기도 전, 고작 이 정도의 난기류에 허덕이고 있다니, 보비 브라이드 대위는 불편한 심기를 감출 수 없었다.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고도계를 살폈다.


‘9천 피트(약 2,750미터)라...’


강하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전 대원, 강하 준비!”


보비 브라이드 대위의 지시에 C-47에 탑승한 대원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강하 장비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주목!”


신경질적인 보비 브라이드 대위의 목소리가 시끄러운 엔진음을 뚫고 나오자 대원들이 한껏 긴장한 얼굴로 그를 보았다.


“중대장은 너희들에게 실망했...!”


보비 브라이드 대위가 입을 떼려는 순간 굉음과 충격이 수송기를 흔들자 내부 조명이 일시에 꺼졌다.


일어서 있던 보비 브라이드는 기체가 크게 휘청이자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졌다.


“으...”


눈앞에 거미줄이라도 쳐진 듯 뿌연 시야.


뇌를 울리는 듯한 이명.


넘어지면서 머리를 어디에 부딪힌 것인지 볼을 타고 뜨뜻하고 끈적한 무언가 천천히 흘러내렸다.


한 손으로 흐르는 피를 훔치며 괴로운 듯 고개를 흔든 보비 브라이드 대위는 정신을 차리려 안간힘을 쓰며 기내를 둘러보았다.


녹색이었던 강하 신호등은 붉은 등으로 바뀌어 연신 깜빡이고 있었고, 강하 준비를 서두르던 대원 중 일부는 휴짓조각처럼 구겨져 기체 한쪽에 처박혀 있었고, 마치 정신을 잃기라도 한 듯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용을 쓰며 그들에게 손을 뻗으려던 보비 브라이드 대위는 머리카락이 미친 듯이 나부끼는 것을 느끼자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 바람?’


비행기 안에 바람이라니, 누가 창문을 열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창문을 열어? 9천 피트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의 창문이 열리기는 한다는 것인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생각이 꼬리를 물던 보비 브라이드 대위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측면으로 돌렸다가 눈 부신 빛에 그만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았다.


‘조명이라도 켜놓은 건가...’


어두운 수송기 내부를 눈부시게 비출 수 있는 것이 조명 말고 무엇이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그는 이내 보는 것만으로도 실명할 것 같은 강렬한 조명이 C-47 수송기 내부에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눈을 찡그리며 빛을 지켜보던 보비 브라이드, 불과 몇 초도 되지 않는 찰나의 시간,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것은 수송기의 조명이 아니라 구멍에서 새어 들어오는 외부의 빛이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기체를 살피던 보비 브라이드 대위는 말문이 막힌 듯한 표정으로 그곳을 응시했다.


마치 거인이 뜯어내기라도 한 듯 수송기 한쪽은 흉하게 손상되어 있었고, 그곳으로 기내의 여압된 공기가 미친 듯이 흘러나가기 시작했다.


“안 돼!”


뭔가를 본 보비 브라이드 대위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정신을 잃은 대원 하나가 뜯겨 나간 수송기 외벽 사이의 허공, 9천 피트 상공으로 튕겨 나갔기 때문이다.


“아무거나 붙잡아! 절대 놓치지 마라!”


급강하하여 당장 비행기의 고도를 낮추지 않는 이상 기압 차이로 인하여 기내에 있는 대원들이 순식간에 밖으로 튕겨 나갈 수 있음을 깨달은 보비 브라이드가 악을 쓰듯 외쳤다.


“고도 내려! 당장 하강하란 말이야!”


의자 사이에 끼인 대원 하나가 조종석으로 연결된 문을 마구 두드렸으나 조종사를 비롯한 승무원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설마...’


고도가 낮아지지도, 미친 듯이 조종석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자 보비 브라이드 대위는 조종사와 부조종사의 신변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덜컥 겁이 났다.


그들이 없다면 밖으로 튕겨 나가지 않으려 아무리 용을 쓴다고 하더라도 무용지물이었다.


- 쩌적


이런 상황에서는 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구멍이 난 곳을 기점으로 나뭇가지처럼 뻗어있던 가느다란 균열이 마치 살아있는 듯 무서운 속도로 뻗어나가며 파열음을 내기 시작하자 이를 지켜보던 보비 브라이드 대위의 얼굴에 순식간에 핏기가 사라졌다.


*


“추락했는가?”


앞서서 선도기로 날아가던 제3공수여단 대원들이 탑승한 C-47 수송기 한 대가 피격되었다는 통신병의 말에 이청천 대령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영인군 참모들은 공중 보급품 중 일부가 일본군 진영 부근에 떨어진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물품을 확인한 이청천 대령은 불안한 마음을 거둘 수 없었다.


다른 것도 아닌 3인치 M1918 대전차포 부품과 포탄 그리고 근접 신관까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잃어버린 보급품 중에는 대공포로 활용할 수 있는 마운트까지 포함되어 있었으니 유사 장비를 다루어 본 경험이 있는 이라면 대전차포를 충분히 대공포로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대공포의 설치 위치였다.


감청의 위험으로 인하여 이번 작전, ‘Operation Longbow’는 무선 통신이 아닌 감청이 불가능한 유선 통신으로만 이루어졌다.


작전이 새어나갈 위험도 없는데 저들은 대체 무슨 수로 아군의 공수 낙하 위치를 알아냈다는 것인가?


‘... 설마 항공정찰을 나섰던 정찰기의 궤적을 추적하기라도 했다는 것인가?’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었다.


작전 시행을 앞두고 연합군은 최적의 공수 낙하 위치를 찾기 위해 정찰기의 출격 횟수를 두 배 이상 늘렸다.


문제는 다수의 정찰기가 공수 낙하 위치로 선정된 곳을 반환점으로 돌았다는 것.


평소라면 이런 식으로 마치 낙하지점을 알려주는 듯한 기동을 하지 않았겠지만, 하늘의 위협과 지상에서 항공기를 격추할 만한 수단 자체가 없다고 판단한 수뇌부는 정찰기의 움직임을 딱히 제한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울창한 수풀로 인하여 하늘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판단 또한 포함되어 있었고, 심지어 일본군이 낙하지점을 파악한다고 한들 어떤 대응을 하겠느냐는 안일한 이야기까지 돌고 있었다.


‘낭패가 아닌가...’


이청천 대령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가 근심하던 것처럼 일본군은 M1918 3인치 대전차포를 대공포로 전환한 것이 틀림없었다.


소총이나 경기관총 따위로는 9천 피트 상공에 있는 항공기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아군이 파악하지 못한 병기가 적 진영에 있기라도 한 것일까요?”


전후 사정을 모르는 영국 왕립 공군 소속 통신병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조종실을 개방해주십시오. 기장과 긴히 할 말이 있습니다.”


“예?”


이청천 대령의 뜬금없는 말에 통신병의 동공이 커졌다.


“아무래도 적군이 공수 낙하 위치를 알아낸 것 같습니다. 게다가 대공포까지 배치됐으니 기존 항로를 고집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겠습니까?”


기어이 조종실까지 진입한 이청천 대령이 부조종사를 보며 말했다.


“그,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선도기가 눈앞에서 추락하는 것을 본 부조종사는 긴장한 듯 말을 더듬었으나 기장은 파일럿도 아닌 자가 함부로 조종실에 진입하자 불쾌한 기색을 얼굴에 여과없이 드러냈다.


“3-6-9 방위로 변경해야 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청천 대령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또 한 대의 C-47 수송기가 왼쪽 엔진에서 시커먼 연기를 내뿜더니 균형을 잃고 흔들리더니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기장님!”


“알았어!”


얼굴이 하얗게 질린 부조종사가 안전 수칙도 잊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조종사의 오른팔을 붙잡자 그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조종간을 틀었다.


- 갈매기 넷, 갈매기 넷, 지정 항로를 이탈한다.


- 여기는 갈매기 둥지, 작전이 변경되었다. 위치가 노출되었다. 전 갈매기는 지금 즉시 항로를 이탈하여 복귀하라!


그나마 다행이었다.


수송기의 피격 보고를 들은 본부는 기존 작전을 고집하지 않고 재빠르게 선회했다.


“휴...”


활짝 열린 조종석에서 들린 무전을 들은 엠마 중위가 맥이 풀린 듯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 갈매기 여섯, 갈매기 여섯, 피격으로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다! 비상 착륙 시도하겠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이청천 대령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갈매기 여섯이라면 김우진 대위와 크로포드 대위 그리고 26명의 빅터 대원들이 탑승해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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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153화 - 혈투 23.08.19 132 1 12쪽
153 152화 - Sleep tight, buddy 23.08.15 139 1 14쪽
152 151화 - 결사대(4) 23.08.10 148 1 11쪽
151 150화 - 결사대(3) 23.08.08 122 2 10쪽
150 149화 - 결사대(2) 23.08.07 127 2 12쪽
149 148화 - 결사대(1) 23.07.27 154 1 12쪽
148 147화 - 지평좌표계로 고정하셨습니까? 23.07.22 136 1 13쪽
147 146화 - 그림자 밟기(6) 23.07.19 126 1 11쪽
146 145화 - 그림자 밟기(5) 23.07.17 130 1 12쪽
145 144화 - 그림자 밟기(4) 23.07.13 134 1 12쪽
144 143화 - 그림자 밟기(3) 23.07.11 138 1 12쪽
143 142화 - 그림자 밟기(2) 23.07.10 133 0 11쪽
142 141화 - 그림자 밟기(1) 23.07.03 147 1 12쪽
141 140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2) 23.06.30 154 1 12쪽
140 139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1) 23.06.27 144 1 13쪽
139 138화 - Airbone(4) 23.06.26 140 1 11쪽
» 137화 - Airbone(3) 23.06.22 143 2 11쪽
137 136화 - Airbone(2) 23.06.20 155 3 13쪽
136 135화 - Airborne(1) 23.06.14 170 2 11쪽
135 134화 - 무다구치 렌야 그리고 카와베 마사카즈 23.06.13 165 3 13쪽
134 133화 - 격분한 사토 고토쿠 23.06.12 163 3 13쪽
133 132화 - 대담한 협상(2) 23.06.09 158 3 14쪽
132 131화 - 대담한 협상(1) 23.06.08 168 3 13쪽
131 130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2) 23.06.07 156 3 12쪽
130 129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1) 23.06.06 155 3 12쪽
129 128화 - 포위 섬멸전(5) 23.06.05 162 3 13쪽
128 127화 - 포위 섬멸전(4) 23.06.02 155 3 11쪽
127 126화 - 포위 섬멸전(3) 23.06.02 145 3 13쪽
126 125화 - 포위 섬멸전(2) 23.05.30 143 3 10쪽
125 124화 - 포위 섬멸전(1) 23.05.29 161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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