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베이나이트님의 서재입니다.

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274 회
조회수 :
69,373
추천수 :
1,247
글자수 :
1,456,116

작성
23.05.30 22:54
조회
142
추천
3
글자
10쪽

125화 - 포위 섬멸전(2)

DUMMY

파죽지세로 중국군 제25사단 예비대를 마주치는 족족 제압하며 북상하던 카라사와 연대는 김우진 대위가 이끄는 부대의 기습에 약간의 사상자를 남긴 채 왔던 길을 거슬러 퇴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후퇴는 순조롭지 못했다.


재빠르게 우회하여 카라사와 연대가 후퇴하는 길의 요지를 장악한 빅터 부대는 퇴각하는 그들을 연신 두들겼고, 기습을 받을 때마다 피해가 누적된 카라사와 연대는 결국 이청천 대령이 이끄는 빅터 본대와 마주했다.


처음 그들을 마주칠 때만 하더라도 카라사와 다이치 대좌를 비롯한 이들은 긴장하거나 절망감에 빠지지는 않았다.


그들의 앞에 나타난 것이 대규모의 매복군이 아니라 아름다운 여인, 엠마 중위였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게 카라사와 연대를 방심하게 만든 엠마 중위, 그런 그녀를 생포하기 위해 나선 부관을 이청천 대령이 저격하는 것을 시작으로 빅터 매복군의 맹습이 시작되었다.


부관을 비롯한 카라사와 연대의 혼을 빼놓다시피 한 박격포 포격은 사실 빽빽한 나무 사이에 있던 카라사와 연대에 그리 큰 피해를 주지는 못했다.


포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으며, 기껏해야 파편에 부상을 입은 병사 몇 명이 전부였었다.


하지만 포격의 심리적 효과는 대단했다.


중도에 매복에 걸렸을 때 흔들리던 부대를 카라사와 다이치 대좌가 극단적인 방법까지 써가며 수습했으나 하늘에서 연이어 시뻘건 불덩이가 날카롭게 지면으로 곤두박질치자 일본군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응사해! 숨어 있지만 말고 응사하란 말이다!”


그렇다고 포격 몇 발에 모두가 패닉에 빠진 것은 아니었다.


일부 장교와 용감한 병사들은 혼란에 빠진 병력을 독려하며 대응 사격을 하려 했으나 이를 지켜보던 이청천 대령은 이들을 가만히 놓아두지 않았다.


- 탕!


겁에 질린 병사들을 일으켜 세우려던 대위 계급을 단 장교가 이청천 대령의 저격에 머리가 관통되더니 으깬 두부처럼 형편없이 부서지며 사방으로 피와 뇌수를 흩뿌렸다.


“으아악!”


처참한 광경, 표적을 놓치는 법이 없는 저격술.


이를 본 일부 병사들은 기겁하더니 일어나 달아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엉금엉금 기어서 산비탈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무사하지 못했다.


현지인의 협조를 받아 주변 지형을 완벽하게 파악한 이청천 대령은 작전 지역에서 달아날 수 있는 모든 길을 전부 차단한 상태였고, 사력을 다해 기어오른 일본군이 마주한 것은 차가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빅터 대원들이었다.


대기하고 있던 빅터 대원들을 보자마자 온몸에 힘이 빠진 카라사와 연대 패잔병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총을 바닥에 던진 채 얌전히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황군에게 항복이란 없다.’


무수하게 들었던 정신 교육이었으나 본능을 이길 수는 없었다.


한편, 완벽하게 매복에 당한 카라사와 연대는 빅터의 맹공격에 섬멸 직전까지 몰리는 듯했으나 일부 장교와 하사관들이 엄폐물로 부대를 이끄는 바람에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초기에 모습을 드러낸 채 맹공격을 퍼붓던 빅터는 카라사와 연대가 산개하여 은폐 엄폐하자 견제 사격만 가하여 달아나지 못하게 발만 묶어 둘 뿐 더는 집중포화를 쏟아붓지는 않았다.


카라사와 연대는 이와 같은 사격의 공백을 반격의 계기로 삼아 엄폐물에서 다시 고개를 내밀고 빅터 부대를 향해 대응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쏴! 무조건 전방을 뚫고 간다!”


반격이 이루어지자 다시 활기를 찾은 카라사와 다이치 대좌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부대원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물론 적의 저격이 두려워 바위 뒤에 철저히 몸을 숨긴 채 말이다.


“쉬지 말고 쏴! 왜 갑자기 사격을 멈춘 것인가?”


계속해서 들리던 총성이 갑자기 뜸해지자 카라사와 대좌가 좌우를 둘러보며 재촉했다.


사격이 멈추었다가는 당장이라도 저들의 반격이 이루어질까 봐 카라사와 대좌는 애가 탔다.


“탄약이 바닥났습니다.”


“뭐야? 갑자기 탄약이 왜 모자란다는 것인가? 부대별 탄약 보급도 확인하지 않고 작전에 나섰다는 말인가?”


또다시 얼굴이 달아오르며 벌컥 화를 내는 연대장을 보며 연대 소속 장교 한 사람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번 작전에서 본 연대의 임무는 전면전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위력 정찰이었습니다.”


“뭐? 그게 어쨌다는 거야? 위력 정찰이면 탄약이 떨어져도 괜찮다는...!”


삿대질하며 소리를 지르던 카라사와 대좌는 갑자기 정신이 퍼뜩 드는 듯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작전의 목적은 전면전을 통한 적진의 점령이나 적의 섬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정찰이었다.


후지모토 연대가 측 후방을 노리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방에서 시선을 끄는 것이 카라사와 연대의 목적이었다는 말이다.


‘낭패다...’


그제야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깨달은 카라사와 다이치 대좌,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사색이 되었다.


애초에 소지한 탄약의 양도 넉넉하지 않았지만, 결정적으로 카라사와 연대가 탄약 부족에 직면하게 된 이유는 중국군 제25사단 예비대를 공격하느라 탄약 대부분을 소모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얼마 남지 않은 탄약을 헤아리지도 않고 대응 사격을 한답시고 마구잡이로 쏴버렸으니 병사들은 이제 다가오는 적에게 대항하고 싶어도 대항할 수단이 없었다.


“빌어먹을... 전원 착검해.”


“... 알겠습니다.”


이청천 대령의 저격에 절명한 부관을 대신해 부관직을 수행 중인 중위 계급을 단 장교가 연대장의 지시에 침통한 어조로 대답했다.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 착검 돌격을 선택한 연대장의 판단을 나무랄 수는 없었다.


탄약이 떨어졌다는 것은 이미 적군도 알아챘을 가능성이 컸다.


무턱대고 기다려봤자 저들이 돌아갈 리도 없었고, 포위망이 더 좁혀진다면 돌격을 해보기도 전에 전멸 당할 것이 분명했다.


카라사와 대좌의 말처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퇴로를 뚫어야 했고, 남은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전원 착검! 돌격 준비한다!”


*


“탄약은 떨어진 것 같은데... 항복할 생각은 없어 보이네요.”


소강상태를 보이던 적 진영에서 함성이 일자 엠마 중위가 미간을 찌푸렸다.


혼란을 간신히 수습하고 카라사와 연대 병력이 빽빽한 나무 뒤로 숨자 이청천 대령은 견제 사격을 제외한 사격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은폐 엄폐하지 못한 채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던 적은 이미 소탕한 상태였고, 몸을 숨겼다면 숲 전체를 태워버리지 않는 이상 카라사와 연대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끝까지 착검 돌격을 고집한다면 백병전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엠마 중위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카라사와 연대가 한꺼번에 튀어 나오더라도 당장은 괜찮았다.


거리가 어느 정도 있으니 빅터의 사격에 당분간은 카라사와 연대가 일방적인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는 일본군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항복하지 않는 그들, 이른바 ‘전원 옥쇄’를 각오하고 달려든다면 거리가 좁혀지는 일정 시간 이후에는 빅터 역시 진흙탕 싸움을 각오해야만 했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무는 법, 모든 방위에서 둘러싸인 카라사와 연대는 활로를 뚫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할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빅터가 뛰어난 부대라 하더라도 수적으로 불리함을 안고 있는 마당에 그녀는 지금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원 일제 사격 후 백병전에 대비하도록 하라.”


“차라리 후방으로 부대를 물린 다음 대응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녀의 걱정과 다르게 이청천 대령은 아무래도 착검 돌격에 정면으로 맞대응할 생각인 것 같았다.


“적의 예비대가 후방에서 대기 중입니다. 완전히 퇴각해 길을 열어줄 것이 아니라면 틈을 주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리둥하이 소장이 생포되었다는 소식을 듣지 않았습니까? 그를 구명하려면 저들의 고위 장교를 생포해 교환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그의 말에 엠마 중위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전장에 합류한 중국군 제25사단, 특히 사단장인 리둥하이 소장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사건건 빅터의 작전을 방해하고 있었다.


사전 조율도 없이 공조를 깨뜨리고 강을 건너더니 어이없게도 상당수의 병력을 잃고 리둥하이 소장은 생포되지 않았는가?


그렇기에 이청천 대령은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카라사와 연대의 고위 장교를 포로로 잡아 리둥하이 소장과 맞교환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전력에 보탬이 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는 9천 명의 중국군을 이끄는 지휘관이었으며, 그들이 임팔 전선을 압박해주어야만 농성하고 있는 일본군 2개 사단을 포위 섬멸할 수 있었다.


“백병전은 아군 전력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근접 전투에서 항상 꺼내 들던 짧은 곡도를 손에 쥔 이청천 대령이 엠마 중위가 걱정하는 것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이 말했다.


“그렇다면 백병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저들의 의지를 꺾어줄 필요가 있겠지요.”


“네?”


엠마 중위는 이청천 대령의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곧바로 이해할 수 없었다.


애석하게도 빅터는 쓸만한 기관총이 없었다.


얼마 전까지 운용하던 중기관총의 총열이 잦은 전투를 버티지 못하고 파열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무슨 수로 벌떼처럼 달려들 저들을 저지한다는 것인가?


“혹시 박격포를 염두에 두는 것이라면 적군 대부분이 엄폐해있어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아군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오발 위험이 다분합니다.”


“난 박격포의 지원 포격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근접전으로도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것일 뿐이지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게... 아!”


되물으려던 엠마 중위는 무심코 이청천 대령의 손에 들려 있던 곡도를 확인하더니 불현듯 한가지 장면이 떠올랐다.


“부대를 통제해주시오. 혹시 아직 탄약이 남은 적군이 있을지 모르니 그들의 처리를 부탁합니다.”


이청천 대령은 엠마 중위의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민첩하게 나무 사이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4 153화 - 혈투 23.08.19 132 1 12쪽
153 152화 - Sleep tight, buddy 23.08.15 139 1 14쪽
152 151화 - 결사대(4) 23.08.10 148 1 11쪽
151 150화 - 결사대(3) 23.08.08 122 2 10쪽
150 149화 - 결사대(2) 23.08.07 127 2 12쪽
149 148화 - 결사대(1) 23.07.27 154 1 12쪽
148 147화 - 지평좌표계로 고정하셨습니까? 23.07.22 136 1 13쪽
147 146화 - 그림자 밟기(6) 23.07.19 126 1 11쪽
146 145화 - 그림자 밟기(5) 23.07.17 130 1 12쪽
145 144화 - 그림자 밟기(4) 23.07.13 134 1 12쪽
144 143화 - 그림자 밟기(3) 23.07.11 138 1 12쪽
143 142화 - 그림자 밟기(2) 23.07.10 132 0 11쪽
142 141화 - 그림자 밟기(1) 23.07.03 147 1 12쪽
141 140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2) 23.06.30 154 1 12쪽
140 139화 - 몰라? 모르면 맞아야지!(1) 23.06.27 144 1 13쪽
139 138화 - Airbone(4) 23.06.26 140 1 11쪽
138 137화 - Airbone(3) 23.06.22 142 2 11쪽
137 136화 - Airbone(2) 23.06.20 154 3 13쪽
136 135화 - Airborne(1) 23.06.14 170 2 11쪽
135 134화 - 무다구치 렌야 그리고 카와베 마사카즈 23.06.13 165 3 13쪽
134 133화 - 격분한 사토 고토쿠 23.06.12 163 3 13쪽
133 132화 - 대담한 협상(2) 23.06.09 158 3 14쪽
132 131화 - 대담한 협상(1) 23.06.08 168 3 13쪽
131 130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2) 23.06.07 156 3 12쪽
130 129화 - 궤멸되는 카라사와 연대(1) 23.06.06 155 3 12쪽
129 128화 - 포위 섬멸전(5) 23.06.05 162 3 13쪽
128 127화 - 포위 섬멸전(4) 23.06.02 155 3 11쪽
127 126화 - 포위 섬멸전(3) 23.06.02 145 3 13쪽
» 125화 - 포위 섬멸전(2) 23.05.30 143 3 10쪽
125 124화 - 포위 섬멸전(1) 23.05.29 161 3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