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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9,283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1.08.22 10:18
조회
1,307
추천
13
글자
18쪽

125화. 아구산의 화산 폭발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그건 염려하지 말라고 달래는 야비룬.


“그들은 우리 부족장이 보호하고 있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슨 일로 위험하게 직접 온 것입니까?”


그러자 야비룬이 이때다 싶었는지 환시성 축성에 대한 정보를 흘렸다.


“사실 지금 환시성이 생각보다 매우 튼튼하고 빠르게 축성되고 있습니다. 우리 부족과 울트 대추장 간에 긴밀한 협력을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방해(妨害)할 수 있는 최적기입니다.


성이 더 견고해지기 전에 공격을 해서 지연을 시켜야 향후 두 분 간에 믿음이 더욱 공고(鞏固)해질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환시성 짓는 곳을 공격해 달라는 것입니까? 그건 우리로서도 많은 희생이 따를 텐데용?”


“그에 대한 보답은 나중에 충분히 하시겠답니다.”


“알겠습니당. 우리가 무공을 원하는 것은 아시겠지요? 그럼 우선 전서응으로 그렇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당.


그런데 환시성에 파견된 우리쪽 사람들이 전서응을 다섯 마리나 가져갔는데 네 마리가 어디로 사라졌습니당. 혹시 찾을 수 없습니까? 전서응은 우리에게도 매우 귀한 자산이라서요.”


“한번 확인은 해 보겠으나 시간이 흘러서 지금 찾기는 무리일 것 같습니다. 전서응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르니 그냥 일반적인 매로 여기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다시 한 번 찾아봐 주십시옹.”


“알겠습니다. 그럼 정보를 꼭 전해 주시고 나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들의 대화로 미루어 보면 보 대족장과 울트 대추장 간에 그동안 무언가 비밀스러운 것이 오가고 있는 모양이다.


멍청한 수하는 출세에 눈이 멀어서 종족을 팔아먹는 것이 곧 자신을 파는 것인지도 모른 채 충성을 다하고 있고.



축성지에 보 대족장이 보낸 물자(物資)들이 도착하였다.


외양은 그럴듯하게 포장이 되어서 수십 대의 마차가 많은 짐을 싣고 도착하였으나 속 알맹이는 별로 없었다.


실제로 필요한 식량이나 건설 도구들, 작업에 동원되는 시원맘모스나 고대코뿔소 등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현지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원마 사료용 건초나 땔감, 인부들의 의복과 목재 등등이 있을 뿐······.


부피는 크지만 중요도(重要度)가 떨어지는 것들이라 받고도 고마운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그 다음 날은 축성에 동원될 인부들이 도착했는데, 기술자는 하나도 없고 나이 든 노령자나 밥 짓고 청소하고 빨래나 해 주는 아줌마들이었다.


태을 선인이 그 상황을 살펴보더니 너무 어이가 없는지 ‘하하하!’ 하고 사람 좋게 웃고 말았다.


애초에 기대를 하지 않았으니 실망(失望)할 것도 없다는 모습이었다.


쥬맥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으레 그러려니 하고 이제는 기대를 접어 버렸다. 그러니 차라리 마음이 편했고.


그런 와중에도 내성 축성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제 보완과 마무리 중이라 금년 내로는 완공을 할 것 같았다.


이러한 때일수록 문제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경계 업무를 더욱 철저히 하면서 백호대의 훈련을 강화했다.


이제 내성이 완성되면 보호를 위해서도 한두 개 부족이 더 이주(移住)를 해야 할 것이니 그 준비에도 바빴고 말이다.


지금만 해도 육만이 넘는 인력이 상주하고 있으니, 부족이 추가되면 십만이나 십오만으로 상주(常住)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날 것이다.


그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살 터전을 모두 만들어 주어야 하니 손이 가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


“으휴~ 뭐가 이리 바쁘냐?”


위에서 아래까지 모두 이리저리 움직이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 * * * *


여기는 반인족 중에서 이각족이 주로 거주하는 리반 근처의 아구산.


그 높이가 천칠백 장(5,100m) 정도라 발바라 대륙에서는 그리 높은 축에 들지 못했는데, 분화한 적이 있는 휴화산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이 산에서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산에 살던 짐승들이 모두 산을 내려와서 다른 곳으로 떠난다.


심지어 개구리나 개미까지 떼를 지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니······.


이것을 발견한 사람들은 나쁜 일이 일어날 징조라며 서로 소곤댔다. 이제 여름에 접어드는 날씨임에도 산 근처는 마치 찜통처럼 더웠고.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달밤이라 그렇지 않아도 계곡이 수려한 아구산은 달빛에 더욱 정취가 묻어나는데······.


갑자기 온 산에 굉음이 울려 퍼졌다.


쿠르릉~~~


커다란 소리와 함께 산이 진저리를 치듯이 거칠게 몇 번을 떨어 댔다. 그 울림이 얼마나 큰지 리반에 사는 반인족까지 느껴질 정도였으니!


모두 지진이 났다고 생각하여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잠시 뒤에 또다시 땅이 울렸다.


콰르르르릉~~~~


이번에는 전번보다 더욱 큰 울림이 일어나서 일대를 공포로 휩쓸었다.


사람들은 이제 집이나 동굴이 무너질까 무서워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서성거리는데······, 다시 한 번 더욱 강력한 ‘콰르르르르릉~’ 하는 소리에 이어서 굉음이 들려왔다.


쿠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 소리와 함께 아구산 정상이 통째로 떠오르더니······, 산산이 부서져서 사방으로 비산하면서 화광(火光)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이어서 먹장구름 같은 진무가 꾸역꾸역 몰려나오더니 온통 하늘을 검게 뒤덮는 것이 아닌가? 마치 이 세상의 종말이 다가온 것처럼 말이다.


다음에는 정상의 분화구에서 여러 방향으로 붉은 용암(鎔巖)이 지옥의 한 장면처럼 흘러내리는데, 멀리서도 그 모습이 달빛 아래 선명히 드러났다.


악마의 눈물일까? 신의 저주일까? 죄지은 자일수록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용암이다! 용암이 흘러내린다!”


모두 겁에 질려서 손가락질을 하는데, 용암은 붉은 용처럼 꿈틀대며 서서히 흘러내리면서 산 여기저기에 불을 붙여 온 산이 불길에 휩싸였다.


그때는 멀리 있는 이각족까지도 아구산에서 화산이 폭발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너도나도 모두 대피를 서두르는데, 잠시 뒤 화산이 폭발하면서 날아오른 암석 파편들이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이에 수많은 집들이 파괴되었고 또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니, 순식간에 그 일대는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으아악! 살려 줘!”


“어서 도망쳐라!”


몇 시진이 지나자 이제는 하늘에서 눈처럼 화산재가 뿌옇게 내리기 시작했다.


그나마 남동풍(南東風)이 불어서 많은 재가 다른 곳으로 날려갔지만, 그래도 리반을 포함하여 사미르사막의 절반에 가까운 땅이 화산에서 솟구친 파편과 화산재로 뒤덮였다.


그러자 반인족은 졸지에 주거지를 잃은 사람과 가축을 잃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일부 농사(農事)나 채마밭을 가꾸던 사람들까지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길거리에 나앉았으니······.


먹을 것도 없는데 아무런 해결도 해주지 않는 권력자들을 향해서 그들의 원망(怨望)이 하늘을 찌른다.


그때, 물물 교역소에서 천인족과 접속했던 첩자들로부터 환시성의 축성을 지연시킬 수 있도록 공격을 해 주면 보답을 하겠다는 뜻이 전달되어 왔다.


그러자 마치 잘되었다는 듯이 울트 대추장이 인근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텡베라는 추장을 불러들였다.


이번에 화산 폭발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원성이 높은 곳이었다. 그래서 무언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여겼는데···, 마침 천인족에서 좋은 구실을 주었으니 부족들의 눈을 그곳으로 돌려서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나름대로 일거양득이라고 여긴 것!


“대추장님, 찾으셨습니까?”


“그래, 어서 오게. 이번 화산 폭발로 그곳이 피해가 많다지?”


“아유~ 말도 마십시오. 지금 길거리에 나앉은 사람이 수만 명입니다. 원성이 높은데 어떻게 달래야 할지 저로서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게. 지금 탁녹대평원으로 진출하게. 지금 그곳은 주인이 없는 곳 아닌가? 동물들도 많아서 식량도 구하기 쉽고, 들이 넓어서 채마밭을 일구기도 좋지 않겠는가?”


“지금 그 근처에 천인족이 성도를 짓고 있지 않나요? 충돌이 일어날 텐데요? 제가 거느린 부족민이라고 해 봐야 이만이 조금 넘는데······. 힘으로는 안 될 것 같은데요?”


텡베 추장은 힘들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지금 상황도 어려운데 전쟁이 나면 감당할 자신이 없는 것이다.


“안 되면 되게 해야지. 내가 잘 훈련된 전사들 사만 명을 내줄 테니까 거기에 자네 부족에서 싸울 수 있는 사람 일만여를 합하면 오만에 이르지 않나?


천인족을 지키는 무사가 일만여 명이라고 들었으니까 충분히 승산이 있네. 그러는 동안에 내가 여기를 모두 말끔히 정리해 놓을 테니까 자리를 잡지 못하면 다시 돌아오면 되고.”


“정말로 정착할 자리를 잡지 못하면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도 되지요?”


“그렇다니까. 내가 깨끗이 정리를 해 놓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자네는 전사들을 데리고 가서 천인족을 한번 쓸어버리고 와.


거기서 자리를 잡으면 더 좋고. 칸드란님께도 이미 말씀드렸네. 이런 때는 부족민들의 시선을 돌리는 데 전쟁만 한 것이 없는 법이야.”


“알겠습니다. 그럼 사흘 뒤에 오천의 선발대를 먼저 보내고 열흘 뒤에 본대가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내가 모든 준비와 지원은 다 해 주겠네. 걱정하지 말게.”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서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텡베 추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던 차에 대추장이 전쟁(戰爭)을 하라고 부추기자 차라리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오천 명의 선발대(先發隊)가 탁녹대평원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선발대의 대장 칭두는 사미르사막의(沙漠) 남단이 모두 화산재에 뒤덮여서 죽음의 땅이 되자, 좌측으로 돌아서 탁녹대평원(大平原)으로 향했다.


그러는 중에 화산 폭발을 감지한 천인족의 정찰 과정에서, 반인족의 대부대가 우르강을 건너는 것이 포착되었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천인족 주거지에서는 즉시 환시성 축성을 수호하는 쥬맥에게 아구산의 화산 폭발과 반인족의 대평원 방향 이동에 대하여 알리고, 본대 차원에서 대책을 협의했다.



여기는 천인족 본 주거지.


지금 대족장들과 천령대장, 한울 수호대장이 모여서 반인족의 침입에 대하여 머리를 맞대고 회의 중이다.


그런데 보 대족장이 호들갑을 떨 것 없다는 듯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아니, 본대가 얼마나 올지도 모르는데 벌써부터 겁을 집어먹고 큰 전쟁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까?”


그러자 야 대족장이 보 대족장의 의견을 지지하며 현지에 파견을 나가 있는 부대에 맡기자는 의사를 내비쳤다.


“보 대족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리고 성도 축성지에 쥬맥 백호대장을 비롯하여 그 부족 무사까지 일만이천 명이 넘는 무사가 지키고 있는데, 어지간한 침략은 그들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백호대의 무력이 대단하잖아요. 천령대를 넘어선다는 말까지 들리던데 이참에 한번 시험을 해 보죠.”


다시 말하면 이번 기회에 비 대족장의 전력을 깎아 먹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자 구자룬 총대장이 나섰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여도 한 부족에게 다른 종족의 침략을 모두 맡기는 것은 무리입니다. 우선은 만일을 위하여 천령대(天靈隊)에서 일만 명을 미리 보내어 환시를 지키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두 대족장은 보급품만 보내고 전투에서 빠지는 형상이 되었고, 얼마가 올지 모르는 적군을 이만이천여 명에게 모두 맡기게 되었다.


쥬맥과 태을 선인은 그 소식을 듣고 한숨이 절로 나왔으나,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윗사람들에게 따질 수도 없었으니······.


그래서 태을 선인은 축성에 전념하고 반인족 침략(侵略)에 대해서는 모두 쥬맥이 담당하기로 결정했다.


적이 오고 있다고 축성 공사를 중단하면 앞으로도 이런저런 일로 계속 미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보 대족장이 노리는 것도 바로 그것이라는 생각이 서로 일치하여 내린 결론이었다.


쥬맥은 계속 적의 행로에 주의를 기울이며 정보를 수집했는데······.


오천의 선발대가 이미 사미르사막의 좌측에 1차 거점을 만들고, 탁녹대평원 쪽으로 흐르는 우르강의 지류 건너편에 2차 거점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 정보를 받고 쥬맥은 백호대에서 내공이 삼 갑자가 넘는 제신급 이상의 무사들만 긴급하게 소집했다.


수르는 보급을 담당하며 본대를 지키도록 제외하고, 쥬맥까지 초고수 총 오십 명으로 기동 타격대를 만들었다.


이 인력으로 우선 적의 선발대가 우르강 지류를 넘을 때 타격을 입혀서, 강을 건너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모두 무공이 막강하여 이동도 쉽고 어지간해서는 죽거나 다치는 일이 없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을 대비해서 백호대 오백 명이 탁녹대평원 남단에 시원마(始原馬)를 지키며 대기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따라서 시원마로 일단 오백오십 명의 백호대가 출발하여 오백 명은 평원 남단에서 시원마를 지키며 대기하고, 제신(諸神)급 이상 오십 명만 경공술로 우르강을 향하여 출발했다.


“가자!”


쥬맥의 뒤를 따라 오십 명의 타격대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더니 어느새 우르강 변에 이르렀다.


지도를 꺼내어 위치(位置)를 확인하고 강 건너의 적을 살피는데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쥬맥이 눈에 진기를 실어서 혼원은하무량신공을 운용(運用)하자, 점점 시야가 좁아지며 반대로 멀리까지 뚜렷이 보이기 시작했다.


천안통을 발휘하여 적진을 살피니 사천오백여 명의 적들이 보이고, 이제 2차 거점을 거의 완성한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내일쯤 도강을 할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그 증거로는 강가에 이미 수많은 뗏목들이 매어져 있고, 적들이 모두 분주히 오가고 있음이다.


“적이 내일쯤 도강을 할 것 같으니 우리는 오늘을 푹 쉬고, 내일 적이 강을 넘을 때 일제히 공격을 개시한다.


도착도 하기 전에 공격하면 다시 후퇴를 할 수도 있으니까 적이 절반쯤 이쪽에 내렸을 때 공격하겠다.


나는 강 위에 떠 있는 뗏목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것이니, 여러분들은 이쪽 강변에 내린 적들을 공격하라.”


그러자 김선목(金善穆)이라는 부대장급 무사가 손을 들더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대장님! 공격은 개별로 각개 공격으로 할까요 아니면 오행천둔진으로 할까요? 적의 수가 백 배 가까이 많으니 진법을 쓰다가 불리하면 후퇴해서 다시 치는 방법이 좋을 것 같은데요.”


“자네가 말한 것처럼 적이 많으니 일단은 오행천둔진으로 대응한다. 그리고 유의할 사항은···, 여러분은 몇 안 되는 귀한 몸들이다. 절대 무리를 해서 죽거나 다치지 않도록 하라.


자신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해서 이번에 안 되면 다음번에 치면 된다. 혹시 후퇴하면 이미 지시한 2차 공격 지점 앞쪽으로 집결한다. 모두 알았나?”


“예! 알겠습니다.”


“자~ 그럼 모두 휴식!”


모두 근처의 숲으로 들어가 운기조식과 휴식을 취하는데, 쥬맥은 좀더 적진에 가까이 가서 살펴볼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밤이 되기를 기다려 어풍비행으로 강을 건너 적진에 다가섰다.


이미 천사장이나 태을 선인과 의식을 분리하여 중계와 유계 수행을 다녔지만, 적진 앞에서 육체를 방치해 놓고 의식만 떠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되어 직접 움직인 것이다.


이미 전신(戰神)이 되어 화경의 경지에 들어선 쥬맥을 반인족에서 발견하거나 막을 사람이 있을 리 없으니까.


오행의 기운으로 은신하여 적진에 숨어들어 살펴보았더니, 반인족 선발대는 이미 본대가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임시용 진지 구축이 끝난 상태였다.


진지의 규모로 보면 얼추 사오만 명에 가까운 대군(大軍)으로 여겨졌고.


아직 특별(特別)한 무기나 전투 장비는 보이지 않았는데, 모두 굶주린 사람처럼 좀 지쳐 보였다.


아구산의 화산이 폭발했다고 하더니 식량(食糧)이 달리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움직이는 동작은 잽싸서 나름 제대로 훈련을 받은 병사들 같았다.


일부는 사냥을 해 왔는지 여기저기에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아서, 잡아온 짐승들을 불에 구우며 시큼한 냄새가 풍기는 술을 마신다.


이 먼 전장까지도 반인족 여자들이 따라온 것인지, 수십 명의 젊은 여자들이 남자들 틈에 섞여서 노닥거리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드디어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쥬맥과 타격대 오십 명은 아침을 비상식량으로 대충 해결하고, 강변의 숲속으로 모여들었다.


반대쪽에서는 반인족의 선발대 수천 명이 뗏목을 준비하며 강을 건널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강폭이 채 오백 장이 되지 않아서 눈에 진기를 실을 수 있는 고수들은 건너편이 잘 보였다.


드디어 크고 작은 뗏목 수백 개에 전사들이 우르르 올라타서 도강을 시도하자, 여기저기서 뗏목이 강물을 따라 앞으로 밀고 나왔다.


먼저 첨병 역할로 출발한 뗏목 일부가 이쪽 강변에 도착하더니, 혹시 적이 있는지 두리번거리며 사방을 살핀다. 그래도 교육은 제대로 받은 모양이다.


그러면서 주변으로 산개하여 보초를 서는 가운데, 뒤에 출발한 전사들이 뗏목에서 내려 강물을 철벅거리며 우르르 강둑으로 올라왔다.


적들이 절반쯤 강변에 내려섰을 때!


“휘이이익!”


긴 휘파람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지며 주맥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적이다! 적이 공격한다!”


“빨리 뗏목에서 내려 적을 막아라!”


여러 소리가 전장(戰場)을 울리는 가운데, 숲속에서 다섯 명씩 조를 이룬 타격대가 적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하나같이 검강이나 도강, 창강을 발현하고 오행의 은신술로 다가서며 적들을 사정없이 베어 넘기기 시작했다.


무력으로는 대적할 사람이 없는지라 반인족은 삽시간에 수백 명이 죽어 나가자 혼비백산(魂飛魄散)했다.


그러자 지휘관들이 소리를 지른다.


“혼자 덤비지 말고 합공하라!”


“둥글게 원진을 구성하라!”


그러자 조금씩 안정을 찾으며 많은 수를 믿고 응전하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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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3화. 환시성을 건설하라 21.08.10 1,337 15 18쪽
112 112화. 환시(桓市)를 향하여 21.08.09 1,335 14 17쪽
111 111화. 부족장이 되다 21.08.08 1,319 17 18쪽
110 110화. 영천(靈泉)에 계신 아버지 21.08.07 1,329 17 18쪽
109 109화. 중계(中界) 수행 21.08.06 1,327 18 18쪽
108 108화. 힘이 있어야 평화도 이룬다 21.08.05 1,301 20 19쪽
107 107화. 생사의 기로에서 얻은 기연 21.08.04 1,313 21 18쪽
106 106화. 소리 없이 다가온 음모 21.08.03 1,299 22 18쪽
105 105화. 또 다른 재앙덩어리 천마수 21.08.02 1,326 24 18쪽
104 104화. 결혼 초야(初夜) 21.08.01 1,340 26 19쪽
103 103화. 꿈꾸던 가정을 꾸리다 +1 21.07.31 1,326 25 18쪽
102 102화. 호사다마(好事多魔) +1 21.07.30 1,311 27 18쪽
101 101화. 가정을 꿈꾸다 +1 21.07.29 1,312 28 18쪽
100 100화. 옛 상처를 지우다 +2 21.07.28 1,324 30 17쪽
99 99화. 우군(友軍)을 만들다 +1 21.07.27 1,313 28 18쪽
98 98화. 사랑은 다시 움트고 +1 21.07.26 1,323 30 20쪽
97 97화. 이기어검(以氣馭劍) +1 21.07.25 1,314 31 19쪽
96 96화. 인면(人面)의 오색요접 +1 21.07.24 1,339 31 18쪽
95 95화. 수련에 몰두하다 +1 21.07.23 1,328 33 19쪽
94 94화.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1 21.07.22 1,328 34 19쪽
93 93화. 천망과 천인족의 혈투(血鬪) +1 21.07.21 1,336 35 18쪽
92 92화. 천망! 그 대재앙의 시작 +1 21.07.20 1,337 35 20쪽
91 91화. 친구 수르의 결혼 +1 21.07.19 1,356 37 18쪽
90 90화. 동명이인(同名異人) +1 21.07.18 1,331 37 19쪽
89 89화. 수르의 애인(愛人) +1 21.07.17 1,332 38 17쪽
88 88화. 대재앙(大災殃)의 잉태 +1 21.07.16 1,342 39 18쪽
87 87화. 노무사들의 분노(忿怒) +1 21.07.15 1,332 42 19쪽
86 86화. 장기전의 묘수 +1 21.07.14 1,346 42 18쪽
85 85화. 혈전 또 혈전 +1 21.07.13 1,317 42 19쪽
84 84화. 운명을 건 전쟁 21.07.12 1,335 4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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