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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9,289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1.08.08 10:12
조회
1,319
추천
17
글자
18쪽

111화. 부족장이 되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나이 든 노인의 명령(命令)과 함께 백색의 무사들이 마주 보고 서더니, 그 뒤쪽에서 열댓 명이 활 같은 것을 들어올려 번개처럼 쏘았다.


활처럼 생겼으나 방아쇠 같은 것을 당겨서 한 번 쏘면 자동으로 다음 화살이 장전되어 연사(連射)가 가능하니, 비록 열댓 명이지만 백색의 화살이 빗발치듯이 날아왔다.


그 화살이 이르기 전에 방패와 같은 하얀빛이 영체를 가리니 화살들이 대부분 빗겨 나가거나 맞고 떨어지는데···, 바로 옆에서 쏜 몇 개는 머리 부분이 박혀서 대롱거리기도 했다.


이번에는 무인들이 땅을 박차고 공격해 왔다. 수 장을 치솟아 일격에 박살(撲殺)을 내겠다는 듯이 여러 종류의 무기로 벼락처럼 내리친다.


이들은 앞에 만났던 검은색의 무사들보다 몇 수 위였다. 동작도 빠르고 휘두르는 검에서는 새파란 빛이 번쩍였는데······.


태을 선인이 법술의 진언(眞言)을 외우며 왼손은 뒷짐을 지고 오른 손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켰다가 장으로 공격을 하듯이 앞으로 쑥 내밀었다.


“요악한 삿된 기운을 멸하노라! 백광수(白光手)!”


그러자 뛰어올라 공격하고 있는 무사들을 향하여 장풍처럼 백색의 광채가 뿜어져 부챗살처럼 퍼져 나갔다.


그 빛에 맞은 백색의 무인들은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을 쳤다.


“으아아악! 백광수다!”


비명 소리와 함께 빛에 닿은 부분은 모두 먼지로 화해 사라지고, 대여섯 명은 아예 전신이 사라지면서 존재(存在) 자체가 소멸되어 버렸다.


그러자 지켜보던 우두머리 노인이 허리춤에서 검신에 금빛이 어리고 검은 주술문이 흐르는 검을 뽑아 들었다.


“너무 손속이 악독하구려. 그럼 이 검초도 한번 받아 보시오”


금빛 나는 검을 분광검처럼 휘두르며 잽싸게 공격해 오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천사장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아니, 그것은 단혼검인데 요마인이 어찌 그것을 들고 있는 것이냐?”


“호들갑을 떨기는, 가진 사람이 임자지 물건에 임자가 따로 있던가?”


“오늘 기필코 너를 멸해서 그 검을 환수해야겠구나. 혼을 베어 내는 단혼검은 천장과 신장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있으면 어디 내 손에서 뺏어 가 보던가. 자~ 어서 덤벼라!”


그러자 천사장이 노하여 앞으로 나섰다. 영체 전신에 오색의 주술문이 흐르며 오른손이 갑자기 거대해지자 그 손바닥으로 노인을 힘껏 내리쳤는데······.


피할 수 없을 듯한 일격을 손가락 사이로 가볍게 빠져나온 노인이 검에 진기를 주입했다. 그러자 검의 표면에 검은 주술문(呪術文)이 더욱 짙어지며 길이가 일 장쯤으로 쭉 늘어났다.


그 검을 휘두르며 공격하자 위용이 대단하여 주변에 검풍(劍風)이 일고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라 황무가 앞을 가렸다.


저 검에 맞으면 방어벽이나 영체도 잘릴 수 있어 매우 위험한 무기였다.


천사장이 한 발 뒤로 물러서더니 오른손으로 영체의 왼쪽 팔뚝에서 긴 밧줄 같은 것을 꺼내 들었다.


그때 영체로부터 그 밧줄로 밝은 광채가 마치 물처럼 흘러 들어가더니 밧줄이 연검(軟劍)처럼 변했다.


“무기가 좋다고 큰소리를 땅땅 치는데, 그럼 어디 그 단혼검으로 이것을 당할 수 있는지 한번 해 보자.”


그것의 한쪽 끝을 잡고 흐느적대는 검처럼 휘두르는데 그것과 부딪친 것은 모두 무를 자르듯이 잘려 나갔다.


그러나 단혼검만은 부딪쳐도 잘리지 않았다. 그러자 그 노인이 용기백배하여 단혼검을 이기어검으로 날린 뒤 검결지로 휘저으며 맹공을 가했다.


그것을 보고 천사장이 잘되었다는 듯이 빙긋 웃더니 밧줄을 날려서 접근해 온 단혼검을 휘감고 힘껏 끌어당겼다.


그제야 노인이 아차 싶은지 모든 진기를 쏟아부어 검결지로 검을 끌어당기는데, 검이 중간에서 부르르 떨더니 다시 천사장의 밧줄에 끌려가 버렸다.


천사장이 한 손으로 단혼검을 받아 쥐고 밧줄과 함께 휘두르자, 순식간에 십여 명의 백의 무사들이 줄이나 검에 맞아서 그대로 전신이 잘려 나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전신이 잘리면 마치 흰 먼지처럼 흩어지면서 존재 자체가 소멸해 버린다.


“모두 도망쳐라!”


그 소리에 모두 사방으로 흩어져서 정신없이 달아나는데, 이미 대부분이 죽었고 살아서 도망간 자는 십여 명도 되지 않았다.


천사장이 빼앗은 단혼검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 단혼검은 천장이나 신장을 해치고 빼앗은 모양인데 회수해서 다행입니다. 조금 지쳤으니 이번에는 그만하고 돌아갑시다.”


“예, 그러시지요. 고생하셨습니다.”


두 선인을 따라서 처음에 들어갔던 입구로 돌아오니 들어갈 때 보았던 십이천장(十二天將)이 웃으며 다가왔다.


“그래 성과가 좀 있으셨습니까? 매번 도움을 받는군요.”


“유계에서 스며든 이백오십여 명의 영혼과 유마인 수십을 소멸시켰습니다. 고대 마수도 성체가 한 마리 있어서 처리를 했는데 유마인 노인이 이 단혼검으로 공격을 하더군요. 그래서 빼앗아 왔으니 한번 살펴보시지요.”


“지난번 전투 때 어떤 신장이 빼앗겨서 벌을 받았다고 하더니 되찾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것이 흘러 다니면 큰일 나지요.”


“우리는 이만 돌아갈까 합니다. 다음에 또 봅시다.”


“그럼 조심히 가시지요. 여봐라! 가시는 곳까지 안내해 드려라.”


그러면서 두 선인으로부터 무언가를 받더니 장부책 같은 것에다가 들은 내용들을 상세히 적어 넣었다.


아마 실적을 관리하거나 사후 관리까지 하는 모양이다.


천장의 지시에 옆에서 신장(神將) 한 명이 나서더니, 전에 쥬맥이 뛰어들었던 흑무에 휩싸인 동굴 같은 곳으로 안내를 했다.


쥬맥은 오면서도 계속 영천을 쳐다보며 아버지의 모습을 찾았다. 그런데 역시 싱글벙글하면서 영천에 몸을 담그고 계셔서 안심을 했다.


“이분들은 생계에서 오신 선인들이니 돌아가실 수 있게 보내 드리게.”


그러자 그 앞을 지키던 자들이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쥬맥도 두 선인을 따라서 동굴로 들어섰다. 그러자 전에 쥬맥이 겪은 그대로 끝없는 무저갱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더니 영체와 의식이 각자의 육신으로 돌아왔다.



“크헉!”


거친 숨소리를 내며 육신이 크게 한 번 들썩이더니 한숨을 몰아 쉬고 셋이 동시에 눈을 번쩍 떴다.


주변을 보니 출발했던 수행실 안이다. 처음 이계(異界) 수행을 경험한 태을 선인이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천사장님 덕분에 이제 중계(中界)는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누구나 선배를 따라서 배우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음에는 유계나 한번 다녀옵시다. 그러면 그 뒤로는 혼자서도 어디나 가능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천사장이 쥬맥을 향해서 무척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쥬맥, 너는 뭐 좀 얻은 게 있느냐?”


“이번에야 겨우 팔천계를 제대로 이해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도 혹시 원하면 다음번에 유계 수행을 갈 때도 같이 따라나서려무나.”


“감사합니다. 꼭 가 보고 싶습니다.”


“자~ 밖에서 우리를 지키느라 고생들이 많을 텐데 이만 나갑시다.”



밖으로 나오니 해가 서산으로 지고 있는데 꼭 아침에 들어갔다가 저녁에 나온 느낌이 들어서 수르를 찾았다.


그러자 수르가 비번이라 쉬고 있었는지 뒤쪽에서 나오며 반가워했다.


“맥아, 이제야 나오는 거야? 사흘 동안은 심심해서 죽는 줄 알았다.”


“뭐? 사흘이라고? 아침에 들어갔다가 밤에 나온 것 같은데······.”


“아니, 무슨 소리야? 자그마치 사흘이 꼬박 흘렀다. 아이고 삭신이야.”


“그래, 고생했다. 백호대원들도 모두 철수(撤收)시키자.”


“알았어. 그런데 너 우리들을 고생시켰으니까 멋지게 술 한잔 사라.”


“알았다. 근사하게 한잔 사지. 어서 가자.”


집으로 돌아오니 집 앞에서 쥬온이 쥬미와 놀고 있다가 아빠를 발견하고는 동생을 버려두고 혼자서 달려왔다.


“아빠! 우리 아빠다!”


쥬미는 오빠가 자신을 버리고 아빠에게 혼자 달려가 버리자 울음보가 터졌다.


“아앙! 오빠 미워! 나도 아빠한테 가고 싶단 말이야~.”


울먹이면서 아빠에게 안기고 싶어 서투른 걸음으로 아장거리며 달려온다.


쥬맥이 한 손에는 쥬온을 안고 달려가서 이번에는 다른 손에 쥬미를 안아 들었다. 그제야 쥬미가 울음을 멈추고 아빠 얼굴에 자기의 얼굴을 비비며 좋다고 뽀뽀를 해 댄다.


“아빠! 뽀뽀 뽀뽀.”


쥬맥도 이런 자식들이라면 자기도 목숨을 바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야 자신도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는 눈에 보이는 것만 알았는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집으로 들어서며 힘껏 아내를 불렀다.


“여보! 나 왔어.”


그 소리에 아내가 뛰어나오더니 아들과 딸까지 한꺼번에 끌어안으며 좋아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혹시 또 지난번처럼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얼마나 걱정한 줄 아세요?”


그러면서 애들 눈치도 안 보고 쥬맥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쥬온과 쥬미도 따라서 서로 뽀뽀를 하겠다고 나서니 얼굴에 난리가 났다.


“어이쿠!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구나! 자~ 어서들 들어가자.”


쥬맥은 저녁밥을 먹으며 이번에 겪은 일과 지난번에 호수에서 겪었던 일을 섞어서 미루에게 이야기를 해 줬다.


가슴에 넣어 두었던 신수 주작의 깃털이 사라지고 불에 탔는지 옷과 털이 모두 없어진 일.


그리고 크게 다쳤던 몸이 모두 정상으로 회복되었고, 꿈에서 중계에 갔다가 아버지가 쫓아 보냈던 일.


그런데 이번에 선인들과 중계에 갔더니 정말로 아버지의 영혼이 다쳤는데 그래도 좋아하시던 일 등등······.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자기는 꿈으로만 알았는데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졌던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자 아내도 어떻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두 손을 모아 하늘을 향해 기도를 드렸다.


“신수 주작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버님!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남편 살려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제가 아버님 기일을 잘 챙기겠습니다. 돌봐 주신 천신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늘을 행해서 감사를 드리니 쥬맥도 새삼 숙연한 기분으로 그 말을 들었다.



어느새 쥬맥의 셋째 아이가 태어났다. 아들인데 ‘쥬상’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아들이라고 하니 미루는 출산의 고통도 잊은 채 남편을 닮은 아이가 하나 더 생겼다며 기뻐했는데······.


조금 난산이라 휴유증이 있을 것 같아서 지난번에 만년화리의 내단으로 만들었던 영단을 한 알 먹이니, 다음 날 바로 팔팔해져서 돌아다니려 했다.


장모가 그것을 보더니 큰일 난다고, 뼈들이 모두 어긋나서 최소한 세이레 동안은 누워 있어야 한다며 억지로 주저앉히니 그제야 마지못해서 다시 누웠다.


셋째 쥬상이 태어나고 몇 달 지나지 않아서 쥬맥은 서른아홉 살이 되었다.


그리고 천인족의 인구도 급속히 늘어나서 벌써 오십만 명에 가까워졌고······.


그러자 대족장 산하에 부족을 나누어 부족장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이에 종족회의에서 협의한 결과 부족장을 한 명씩 더 늘리기로 했다.


특히 이번에 비 대족장 산하에서 새로 선출된 부족장은 아예 환시로 주거지를 옮겨서 환시성 건설에 주력한다는 안이 확정되었다.


지금 한울의 집무실에서는 3대 수장(한울, 천사장, 대신녀)과 대족장들 그리고 구자룬 총대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한울이 대족장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 그러면 이제 새로 부족장을 시킬 사람은 누구인지 각 대족장들이 천거를 하시오. 큰 문제가 없는 한 그대로 정하도록 합시다. 자신의 수하를 정하는 것도 여러분의 책무입니다.”


원래 소족장은 대족장이 지명하여 시킬 수 있고 부족장도 대족장이 지명(指名)하면 대부분 그대로 이루어졌다.


그래도 혹시 뇌물이나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은 없는지 전체 회의에서 거론하는 것이 통례였는데······.


그때 야율린 대족장이 먼저 나섰다.


“제 산하의 이번 신임 부족장은 안수인 소족장을 부족장으로 승격시키고자 하옵니다.”


안수인은 한울과 같은 안씨세가로 한울의 오촌 조카였다. 그래서 그런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어서 보돈타 대족장이 나섰다.


“제 산하의 신임 부족장은 야탄을 부족장으로 삼고자 하옵니다.”


야탄은 쥬맥과 비무를 했던 무사로 소족장이 아니라 무위가 뛰어나서 보 대족장이 오른팔처럼 부리던 무사였다. 조금 문제가 있기는 했으나 나서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끝으로 비율신 대족장이 나서서 조금 눈치를 보더니 말을 꺼냈다.


“제 산하의 신임 부족장은 쥬맥 소족장을 승격시키고자 하옵니다.”


그러자 야율린 대족장이 사돈인 보돈타 대족장의 얼굴을 얼른 훔쳐본 다음에 비 대족장의 말에 토를 달았다.


“쥬맥이 비록 무공은 뛰어나다고 하지만 부족장을 시키기에는 아직 마흔도 되지 않아서 너무 어린 듯합니다.”


눈치를 보던 보돈타 대족장도 나서서 그 말에 맞장구를 치며 호응했다.


“제 생각도 좀 이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벼가 익어야 고개를 숙이지요.”


뜬금없이 벼가 익어야 한다는 말에 비 대족장이 얼굴색을 바꾸고 반론(反論)에 펴며 반격에 나섰다.


“쥬맥은 그동안 우리 종족의 위기 때마다 앞장서서 싸워 왔으며 부족민과 부하들에게도 신망이 두텁습니다. 모두 잘 따르니 이것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전투 때마다 도움을 받는 구자룬 총대장도 나서서 한 손 거들었다.


“저도 개인적으로 쥬맥과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나이가 조금 어리다는 것뿐, 부족장을 맡기에 자격이 충분한 인물입니다. 업적도 충분히 쌓지 않았습니까?”


여러 사람의 얘기를 들은 천사장이 두루 둘러보며 한마디를 더 보탰다.


“어려운 때일수록 젊은 영웅들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 몸 바쳐서 종족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나서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한울이 얼굴에 웃음을 띠고 보, 야 두 대족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두 분 대족장의 신임 부족장들보다는 쥬맥이 종족을 위해서 훨씬 더 많은 공적을 쌓았고, 위아래의 신망도 두터우니 나이는 하등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니 이번에 부족장으로 승격을 시키세요.”


한울까지 나서서 두둔하자 두 대족장은 할 말을 잃었고, 비 대족장은 얼굴이 펴지며 그제야 웃음꽃이 피어났다.



쥬맥이 부족장에 오를 것이라는 소문은 금방 퍼졌다. 비율신 대족장의 부름을 받고 갔더니 반갑게 맞이한다.


“어서 오게. 이번에 부족장 자리를 대부족 단위로 하나씩 늘리기로 했는데, 지난번에는 자네가 비원견 부족장에게 양보를 해서 이번에는 자네를 부족장으로 승차시키겠다고 이미 한울님께 승낙을 받았네.


그러니 한 달 뒤에 취임식을 치를 것이니 그리 알고 준비를 하게.”


쥬맥은 승차한다는 것이 한편 기쁘고 또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 부족장의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걱정하지 말게. 위아래가 모두 인정을 하는데 뭐가 문제인가? 아무 걱정 말고 준비나 잘하게. 내 생각에는 백호대장도 그냥 겸임했으면 싶군.


이제 백호대도 1만 명까지 늘릴 것이라 자네 같은 무력의 소유자가 반드시 필요하네. 그러니 그리 알게.


그리고 이번에 부족장 취임이 끝나면 환시로 이동해서 백호대와 같이 환시성의 건설을 맡아야 한다네. 우리 종족에게는 아주 중요한 대업이지.”


“환시성을 건설한다고요? 그건 역사에 남을 큰 업무군요.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준비하겠습니다.”


“혹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내게 말하고······. 그럼 가서 그리 준비하게.”


“예,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환시성을 건설하는 것이라면 태을 선인과 함께하는 것이니 별로 어려움이 없어 보였고, 또 한편으로는 힘들 때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집무실로 돌아오니 수르가 들어와서 탁자에 앉으며 말을 붙였다. 아마 어디서 부족장 얘기를 들은 모양이다.


“맥이 네가 이번에 부족장이 되었다며? 정말 축하한다. 이러다가 대족장도 금방이겠네. 그렇다고 설마 백호대를 떠나는 것은 아니겠지?”


“녀석 싱겁기는, 수르야! 너 백호대 대장을 한번 맡아볼 생각은 없냐?”


“나는 성격이 그런 자리는 안 맞다. 내게는 참모 자리가 제격이야. 그런데 만약에 네가 백호대를 떠나면 나도 너를 따라서 갈 거야.”


“백호대도 이제 1만 명까지 늘린다고 계속 맡으라고 하시더라. 이제 참모장도 일이 엄청나게 많아질 거야.


너에게 넘기려고 했더니 싫다면 어쩔 수가 없지. 그런데 백호대랑 새로 맡은 부족은 모두 환시로 가야 한다는데 너는 벌써 아이가 넷인데 괜찮겠어?”


그 말에 수르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마치 그동안 참고 기다렸다는 것처럼······.


“정말? 정말로 환시로 간다고?”


“정말이야.”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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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3화. 환시성을 건설하라 21.08.10 1,337 15 18쪽
112 112화. 환시(桓市)를 향하여 21.08.09 1,335 14 17쪽
» 111화. 부족장이 되다 21.08.08 1,320 17 18쪽
110 110화. 영천(靈泉)에 계신 아버지 21.08.07 1,330 17 18쪽
109 109화. 중계(中界) 수행 21.08.06 1,327 18 18쪽
108 108화. 힘이 있어야 평화도 이룬다 21.08.05 1,301 20 19쪽
107 107화. 생사의 기로에서 얻은 기연 21.08.04 1,313 21 18쪽
106 106화. 소리 없이 다가온 음모 21.08.03 1,299 22 18쪽
105 105화. 또 다른 재앙덩어리 천마수 21.08.02 1,326 24 18쪽
104 104화. 결혼 초야(初夜) 21.08.01 1,340 26 19쪽
103 103화. 꿈꾸던 가정을 꾸리다 +1 21.07.31 1,326 25 18쪽
102 102화. 호사다마(好事多魔) +1 21.07.30 1,311 27 18쪽
101 101화. 가정을 꿈꾸다 +1 21.07.29 1,312 28 18쪽
100 100화. 옛 상처를 지우다 +2 21.07.28 1,324 30 17쪽
99 99화. 우군(友軍)을 만들다 +1 21.07.27 1,313 28 18쪽
98 98화. 사랑은 다시 움트고 +1 21.07.26 1,323 30 20쪽
97 97화. 이기어검(以氣馭劍) +1 21.07.25 1,314 31 19쪽
96 96화. 인면(人面)의 오색요접 +1 21.07.24 1,339 31 18쪽
95 95화. 수련에 몰두하다 +1 21.07.23 1,328 33 19쪽
94 94화.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1 21.07.22 1,329 34 19쪽
93 93화. 천망과 천인족의 혈투(血鬪) +1 21.07.21 1,336 35 18쪽
92 92화. 천망! 그 대재앙의 시작 +1 21.07.20 1,337 35 20쪽
91 91화. 친구 수르의 결혼 +1 21.07.19 1,356 37 18쪽
90 90화. 동명이인(同名異人) +1 21.07.18 1,331 37 19쪽
89 89화. 수르의 애인(愛人) +1 21.07.17 1,332 38 17쪽
88 88화. 대재앙(大災殃)의 잉태 +1 21.07.16 1,342 39 18쪽
87 87화. 노무사들의 분노(忿怒) +1 21.07.15 1,332 42 19쪽
86 86화. 장기전의 묘수 +1 21.07.14 1,347 42 18쪽
85 85화. 혈전 또 혈전 +1 21.07.13 1,317 42 19쪽
84 84화. 운명을 건 전쟁 21.07.12 1,336 4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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