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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9,367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1.08.23 10:13
조회
1,280
추천
12
글자
18쪽

126화. 반인족의 침략(侵略)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그래도 반인족이 쓰러지는 숫자가 계속 늘어나자 또 악을 쓰는 지휘관들.


“적은 몇 명 안 된다! 절대 뒤로 물러서지 마라! 우선 독화살을 쏘아라!”


“독화살을 쏘아라!”


후위와 뗏목에서 독화살을 쏘는데, 이미 적아(敵我)가 뒤엉켜서 반인족도 아군의 화살에 맞아 쓰러지고 있었다.


백호대 무사들은 모두 화살이 파고 들 수 없는 가벼운 방어구를 착용하였다. 천마수나 만년화리의 가죽 등으로 만든 것이고, 손과 발에도 베엘개구리의 가죽으로 만든 토시를 착용했다. 그러니 화살이 맞고도 그냥 튕겨 나갔고.


“으아아악!”


“뗏목을 공격한다! 방어하라!”


그때 갑자기 뗏목 위에서도 비명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쥬맥이 어풍비행으로 날아서 뗏목에 내려서기가 무섭게 일검에 긴 검강으로 뗏목을 박살 내 버렸고, 어떤 것은 검탄에 맞아서 폭파되었는데······.


숫자는 얼마 되지 않으나 앞뒤로 최 고수들의 공격을 당하자, 우왕좌왕하면서 벌써 오백이 넘는 반인족이 시체가 되어 강둑으로 쓰러졌다.


어디 그뿐인가? 물속에서는 뗏목을 잃고 허우적대는 사람들이 수백 명이다.


앞뒤로 공격을 받으니 후퇴하기도 어려웠다. 그러자 그중에 대장인 칭두가 나서서 악을 쓰며 명령을 내렸다.


“적이 얼마 안 되니 한곳으로 둥글게 뭉쳐서 환진을 만들고, 뗏목 위에 있는 전사들은 모두 물로 뛰어들어라! 손으로 뗏목을 잡고 밀면서 도강해! 시간이 없다, 빨리빨리 움직여!”


뿌우~ 뿌우~ 뿌우~


뿔고동 소리와 함께 명령이 전달되자 비로소 안정을 되찾으며, 반인족끼리 한쪽으로 모여서 둥글게 진을 쳤다.


그리고 강물 위에서는 모두 뗏목에서 강물로 뛰어들어 뗏목을 한 손으로 잡고, 손과 발로 물을 저어 가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반인족이 안정을 찾았을 때는, 이미 일천 명이 넘는 전사자를 낸 뒤였다. 계획대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하자 다시 길게 휘파람을 부는 쥬맥.


“휘이이이이익!”


그 소리와 함께 백호대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몇 명이 가벼운 경상을 당했을 뿐 죽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천인족 타격대가 썰물이 빠지듯이 물러가자 칭두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처음에는 오십여 명밖에 안 되니 단숨에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 별문제 없을 거라 그리 여겼건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 적을 한 명도 죽이지 못했고, 이번 한 번 공격에 반인족만 일천여 명이나 죽어 나갔다.


직접 눈으로 보고도 그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앞으로 저런 적들과 싸워야 한다면 반인족이 아무리 수가 많아도 이기기가 힘들 것이 아니겠는가?


이번 출정이 너무 무리라는 생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군령이 지엄한지라 달리 방법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군세를 추스르고 경계를 강화하며 앞으로 진군하였다.


경공술로 빠르게 후퇴하여 하루 거리 밖으로 물러난 쥬맥과 타격대는, 탁녹대평원의 앞쪽 숲에 잠복하여 반인족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반인족은 부상자까지 함께 이동하느라 속도가 떨어지자 중간에 노숙을 결정했다. 그런데 백호대가 근처에 잠복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 삼백 장 앞에 자리를 잡았으니!


그래도 나름대로 사주 경계를 강화하며 휴식에 들어갔는데···, 사방에 모닥불을 피우고 야습에 대비하여 주변에 경계병을 많이 배치했다.


그리고 밤은 점점 깊어만 간다. 그래도 아무런 적의 낌새가 없는지라 반인족은 안심하고 더욱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자시가 끝나 갈 무렵(밤1시).


전진 배치한 경계병 수십 명을 소리 없이 제거하고, 쥬맥과 타격대가 선발대의 야영지를 기습(奇襲)했다.


모두 위장을 해서 달밤에도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일체의 신호음이나 발자국 소리도 없이, 은신술(隱身術)로 그림자처럼 조용히 스며들었으니!


피로와 공포에 지쳐서 깊이 잠든 반인족 전사들을 쥬맥과 타격대가 달려들어 단칼에 죽이기 시작했다.


급소(急所)만 골라서 비수를 깊이 찔러 넣으니, 모두 비명 한 번 내지르지 못하고 졸지에 황천길로 떠난다.


그러다가 한 놈이 급소를 빗맞아서 비명을 지르자 모두 잠에서 깨어났다.


“으아아아아악!”


“적이다!”


“기습이다! 일어나라!”


“아아아악!”


그제서야 기습을 알아차리고 허둥지둥 일어나서 도검을 들고 대응하기까지, 그사이에 벌써 일천 명에 가까운 전사자를 내고 말았다.


“모두 이쪽으로 모여라!”


천인족 타격대는 모두 내공이 삼 갑자 이상이라 아무리 어두운 밤에도 가까운 주변은 훤히 볼 수 있었다.


그러니 반인족이 아무리 토납술을 익히고 훈련을 많이 받은 전사들이라고 하지만,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일천여 명을 죽인 타격대는 적이 제대로 진형을 갖추고 반격을 시작하자, 또 썰물이 빠지듯이 빠르게 사라져 버렸다.


“적을 쫓을까요?”


“쫓는다고 잡을 수나 있겠느냐?

부상자를 치료하고 주변을 정리하라. 그리고 경계병을 확인하고 재배치하라.”


“이렇게 당하기만 하고 너무 억울합니다.”


“저들은 우리가 상대할 수준이 아니다. 우리는 본대가 오기를 기다린다.”


칭두 선발대장은 자신들과 천인족 타격대의 무력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벌써 아군은 이천여 명이 죽어 나갔는데 적을 한 명도 죽이지 못했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으으~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군.”


2차 공격을 마친 타격대는 이제 오백 명의 백호대가 기다리는 탁녹 대평원의 남단(南端)에 도착했다.


백호대 오백 명이 참전하면 불필요한 사상자가 생길 수 있으므로 경신술로 하루 거리 뒤로 후퇴시키고, 다시 오십 명의 타격대가 그 자리에 매복하여 반인족을 기다렸다.


순차적으로 적의 숨통을 옥죄는 것!


쥬맥의 타격대는 푹 쉬면서 일부의 가벼운 경상을 치료했고, 운기조식으로 무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채 반인족이 다시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드넓은 대평원의 지평선(地平線)으로 해가 붉은 노을 속에 잠기기 시작하자, 반인족 전사들이 다시 야영할 자리를 찾아서 털썩 주저앉았다.


들판에는 수많은 새들이 떼 지어 날아간다. 먼 거리를 지친 몸을 이끌고 오느라고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밤에는 계속된 공격으로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고···, 낮에는 진군을 해야 하니 이제는 심신이 지쳐서 모두 사기(士氣)가 떨어졌고 말이다.


그리고 분명히 오늘 밤에도 야습이 있을 텐데 이번에는 또 몇 명이나 살아남을지 알 수 없는 일.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나 그건 헛된 희망일 뿐이다. 그러니 이제는 모두 자포자기를 했다.


겨우 저녁을 해결하고 경계병을 배치한 뒤, 불안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엎치락뒤치락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달도 뜨지 않은 초저녁에 기습을 해 왔다. 마음 편히 쉬지 못하게 계속 심리전을 펼치는 것이다.


숨죽인 적막을 뚫고 갑자기 사방에서 소고 소리가 울려 퍼졌다.


퉁퉁퉁~ 퉁퉁퉁~ 퉁퉁퉁~


작은 북소리가 저승사자의 목소리처럼 낮게 울려 퍼지자, 어느 쪽에서 적이 기습을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모두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미 상대가 안 된다고 여기는 칭두가 최대한 피해를 줄이려고 아군들을 향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


“모두 이쪽으로 모여서 둥글게 진을 쳐라!”


“모여서 원진을 쳐라!”


불이 있어 사물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둥글게 모여드니, 천인족 타격대가 비호처럼 나타나서 주변을 맴돌았다.


그러면서 마치 호랑이가 양떼를 공격하듯이 외곽에 있는 전사들을 집중적으로 격살(擊殺)했다.


특히 쥬맥이 내지르는 주먹은 위력이 대단하여 한 방에 사오 명의 전사가 피떡이 되어 날아가고 있었다.


순식간에 일백여 명이 바닥에 쓰러졌다. 겨우 오십 명이 사방을 에워싸고 날뛰는데, 이천 명이 넘은 인원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라니!


하나같이 전전긍긍하며 방어하기에 바빴다. 조금만 틈이 보여도 단숨에 목숨을 앗아가니 모두 겁을 집어먹고 몸을 움츠렸다. 이건 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인 도살이나 다름없었다.


퉁퉁퉁퉁~ 퉁퉁퉁퉁~


이미 경비병을 포함하여 일천여 명이 죽어 나가자 어느 정도 힘이 빠진 타격대가 또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그런데 도저히 쫓아가서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 남은 사람은 일천여 명밖에 되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다음 공격에 모두 전멸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


결론이 이러하니 이대로 전진을 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던 칭두는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이대로 가는 것은 전멸밖에 남지 않았으니, 차라리 징계를 받더라도 남은 부하들이나마 살려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속히 후퇴를 해야 하고.


결론을 내리자 밤을 이용하여 왔던 길을 빠르게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계속 후퇴(後退)하여 강 건너의 2차 거점까지 돌아가서, 거기에서 본대를 기다리기로 한 것.


처음에는 선발대 오천 명의 전사가 의기양양하게 출발했지만 벌써 삼천이 넘게 죽고 말았다.


쥬맥은 일단 타격대를 물리고 진지로 돌아가서, 도착할 천령대와 수행할 작전을 짜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이미 완공이 가까운 내성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되기 때문에 전장을 최대한 성에서 떨어진 곳으로 잡았다.


그리하여 이번 반인족이 도강할 때 기습했던 강 언덕을 저지선(沮止線)으로 삼기로 했고 말이다.



이튿날 정오 무렵. 본 주거지에서 천령대 일만 명이 도착했다. 그 대장으로는 어릴 때 악동이었던 비월타가 왔다.


쥬맥은 비월타와 오랜 시간 작전을 협의했다. 비월타는 어릴 때 정자에서 쥬맥의 바지를 벗겼던 그 악동이다.


비원견 부족장의 아들인데 천령대에 들어가서 시간이 흐르자 어느새 대장의 위치에 올랐다. 같은 또래인 화문수도 그 아래에 부대장으로 있었고.


“그러니까 축성에 문제가 없도록 전장을 우르강 변으로 잡자는 말이지? 좀 거리가 멀어서 보급에 문제가 없을까?”


“보급은 내가 우리 부족 무사들로 문제가 없도록 조치할 거야.”


“적의 총 군세가 얼마나 될지 파악된 것은 없나?”


“2차 거점의 크기로 봐서는 대략 사오만 명 정도가 될 거야.”


“많은 수는 아니군. 그럼 여기도 보호를 해야 하니 절반은 여기에 남겨 두고 절반만 가서 방어를 해도 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백호대 중에서 무위가 뛰어난 오천 명만 선발해서 출전시키고, 나머지는 혹시 모르니 이곳을 지키게 할 거야.”


“그러자고. 천령대도 무위가 뛰어난 오천 명만 출전하지 뭐.”


“진법은 두 부대가 각자 결정해서 펼치고, 백호대가 선공(先攻)을 할 테니 천령대가 뒤를 받쳐 줘.”


이외에도 여러 사안에 대한 협의가 끝나고, 쥬맥의 백호대가 천령대보다 하루 앞서 우르강 변을 향해 출발했다.


천령대는 어제야 도착했기 때문에 하루를 쉬면서, 출전할 인력과 축성지를 방어(防禦)할 인력으로 구분하는 등 여러 준비에 바빴다.


“모두 이 숲에 매복하라!”


마침내 백호대 초일류급 이상으로 구성된 오천의 방어군이 우르강 변에 도착하여 숲속에 매복(埋伏)을 마쳤다.


비슷한 시간에 강 건너에는 반인족의 텡베 추장이 사만오천 명의 전사들을 이끌고 2차 거점에 도착(到着)하였다.


“칭두 대장! 오천의 전사를 이끌고 진지를 구축하라고 보냈더니, 벌써 삼천의 병력을 잃고 2차 거점에 겁먹은 쥐새끼들처럼 들어앉아 있단 말인가?”


“추장님! 적의 병력이 너무 강해서 우리는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남은 전사들이라도 살려야 했기에 부득불 되돌아온 것입니다.


대신에 대군이 강을 건너는 데 필요한 뗏목을 충분히 준비했고, 여기를 완전히 진지화 하였습니다. 적의 수는 많지 않지만 모두 일당 백의 용사들이니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듣기 싫다. 전장에서 장수가 적의 사기를 올리고 우군의 기를 꺾는 그 따위 망발을 하는 것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여봐라! 당장 이놈을 끌어내어 일벌백계의 본보기를 보여라!”


“저는 죽여도 좋으나 부하들은 모두 제 지시에 따른 것이니 제발 용서하여 주십시오.”


“죽는 놈이 말이 많구나. 전사들의 명예는 전장에서 앞장서 싸우는 것이다. 이미 네놈의 수하들도 명예(名譽)를 잃었으니 전장에 앞장설 수 없다. 후방에서 진지나 지키는 뒷방 신세가 될 것이다.”


그러자 몇몇 전사가 들어오더니 칭두를 끌고 나가서 즉참(卽斬)하고, 그 머리를 효수(梟首)하였다. 긴 장대에 매달아서 진지 한가운데에······.


그걸 바라보는 전사들은 바짝 군기가 들었으나 칭두의 부하들은 모두 안보는 곳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유능하고 무능하고를 떠나서 부하들에게는 따뜻하게 잘 대해 주던 사람이라 모두가 마음 아파했다.


반인족 본대가 도착한 다음 날, 천령대 오천도 쥬맥이 잠복한 숲에 도착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두 종족이 대치하고 있으나 아직 반인족에서는 천인족의 잠복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모두 도강을 준비하라!”


하루를 푹 쉬고 장거리 이동에 따른 노독을 푼 텡베 추장의 부대는, 이튿날 오전에 도강을 하기 시작했다.


이미 칭두 선발대장이 충분한 뗏목을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2차 거점에는 칭두의 부하들로 하여금 진지를 지키며 보급을 맡도록 하고, 본대(本隊) 사만오천 명의 전사들이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먼저 오천의 병력이 강을 건너서 강변의 안전을 확보한 다음에, 벌떼처럼 일제히 강을 건너는 모습은 전쟁만 아니라면 아주 보기 드문 장관이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숲속에서는 쥬맥의 백호대와 비월타의 천령대 총 일만의 무사들이, 숨을 죽이며 기습(奇襲)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쥬맥은 오천의 백호대를 백 명씩 오십 개 조로 나누어서 내공 삼 갑자 이상으로 절정(絶頂)의 경지에 이른 고수들에게 한 조씩 수장을 맡겼다.


기본 지침을 주고 그 외는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통제권을 준 것.


그래야 그들도 전장에서의 지휘 능력을 키우고 장수로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장을 맡은 오십 명은 직접적인 공격보다는 지휘와 함께 부대원들을 살피고 위기에 처한 부하들을 구출하는 것을 주임무로 삼게 했다.


전체적인 공격과 후퇴 명령은 쥬맥이 내리지만 세부 전투는 그들에게 맡기고, 쥬맥은 단독으로 움직이며 적의 주요 위험 요소를 공략할 계획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이곳에서 가장 무위가 뛰어난 사람은 자신이니까.


“내가 나서면 수십 수백의 부하들을 살릴 수 있는데, 뒷짐을 지고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하나라도 더 살리려면······.”


가장 무력이 뛰어난 자가 자신은 지휘를 한다고, 수장(首將)이랍시고, 피 흘리며 싸우는 부하들 뒤로 빠져서 자신의 안위나 챙기고 있는 것은 큰 낭비라고 생각했다.


전장에서 장수가 앞장서지 않으면 부하들은 앞으로 나가기를 꺼리고 주춤거리기 마련이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상사나 부하나, 누구에게나 자신의 생명은 소중하니까 말이다. 그러니 스스로 앞장서서 솔선수범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전장의 미덕이다!


상사(上司)가 먼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전장에 뛰어들면, 부하들도 자연히 그 뒤를 따르기 마련이니까.


마침내 반인족의 전사들 이만 명 정도가 강을 건너서 강둑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을 때, 쥬맥이 지휘하는 백호대가 나서서 먼저 선공을 가했다.


“전원 공격하라!”


쥬맥이 진기를 실린 목소리로 공격 명령을 내리자 그 소리가 멀리까지 메아리친다.


전장의 어수선하고 소란한 소음 속에서도 마치 귓가에서 말하는 것처럼 쩌렁쩌렁하게 명령이 전달되었다. 그러자 전고 소리와 함께 오천의 초일류급 이상 무사들이 신법을 펼치며 번개처럼 앞으로 튀어 나갔다.


둥둥둥~ 둥둥둥~


“공격하라! 적을 섬멸하라!”


“모두 나를 따라라!”


“와아아아아~”


각 조의 대장들이 외치는 소리와 함께 천인족 무사들이 성난 파도처럼 밀려가자, 반인족에서도 미리 앞쪽에 방어막을 구축하고 도강(渡江)을 돕던 오천의 전사들이 먼저 반격을 해 왔다.


“적의 기습이다! 반격하라!”


뿌우~ 뿌우~ 뿌우~


“빨리 도강하라!”


“독화살을 쏘아라!”


반인족의 병력이 더 많기 때문인지 그다지 겁먹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는데, 독화살이 빗발치듯이 돌격하는 백호대를 향하여 날아들었다.


그러나 대부분 강한 가죽 갑옷을 뚫지 못하고 땅에 떨어졌고, 일부는 무사들의 도검에 잘려 떨어지니 큰 효과가 없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쌓고 있는 환시성을 부수기 위하여 만들어 온 투석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명령이 떨어진다.


“투석기로 돌을 쏘아라!”


“투석하라!”


휘이잉~ 휘잉~ ······ 꽈앙!


동시에 수백 대의 투석기에서 돌을 발사하자, 이미 근접(近接)하고 있는 백호대를 향하여 큰 돌덩이들이 하늘을 가리며 날아온다.


그러나 무위가 이미 초일류(超一流)에 이른 무인들이 날아오는 돌덩이에 맞을 리가 있겠는가? 그 파편에 작은 경상을 입거나 진로에 방해를 받을 뿐이지!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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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3화. 환시성을 건설하라 21.08.10 1,337 15 18쪽
112 112화. 환시(桓市)를 향하여 21.08.09 1,335 14 17쪽
111 111화. 부족장이 되다 21.08.08 1,320 17 18쪽
110 110화. 영천(靈泉)에 계신 아버지 21.08.07 1,330 17 18쪽
109 109화. 중계(中界) 수행 21.08.06 1,327 18 18쪽
108 108화. 힘이 있어야 평화도 이룬다 21.08.05 1,301 20 19쪽
107 107화. 생사의 기로에서 얻은 기연 21.08.04 1,313 21 18쪽
106 106화. 소리 없이 다가온 음모 21.08.03 1,299 22 18쪽
105 105화. 또 다른 재앙덩어리 천마수 21.08.02 1,326 24 18쪽
104 104화. 결혼 초야(初夜) 21.08.01 1,340 26 19쪽
103 103화. 꿈꾸던 가정을 꾸리다 +1 21.07.31 1,327 25 18쪽
102 102화. 호사다마(好事多魔) +1 21.07.30 1,311 27 18쪽
101 101화. 가정을 꿈꾸다 +1 21.07.29 1,312 28 18쪽
100 100화. 옛 상처를 지우다 +2 21.07.28 1,324 30 17쪽
99 99화. 우군(友軍)을 만들다 +1 21.07.27 1,313 28 18쪽
98 98화. 사랑은 다시 움트고 +1 21.07.26 1,323 30 20쪽
97 97화. 이기어검(以氣馭劍) +1 21.07.25 1,316 31 19쪽
96 96화. 인면(人面)의 오색요접 +1 21.07.24 1,341 31 18쪽
95 95화. 수련에 몰두하다 +1 21.07.23 1,329 33 19쪽
94 94화.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1 21.07.22 1,329 34 19쪽
93 93화. 천망과 천인족의 혈투(血鬪) +1 21.07.21 1,336 35 18쪽
92 92화. 천망! 그 대재앙의 시작 +1 21.07.20 1,337 35 20쪽
91 91화. 친구 수르의 결혼 +1 21.07.19 1,356 37 18쪽
90 90화. 동명이인(同名異人) +1 21.07.18 1,331 37 19쪽
89 89화. 수르의 애인(愛人) +1 21.07.17 1,332 38 17쪽
88 88화. 대재앙(大災殃)의 잉태 +1 21.07.16 1,342 39 18쪽
87 87화. 노무사들의 분노(忿怒) +1 21.07.15 1,332 42 19쪽
86 86화. 장기전의 묘수 +1 21.07.14 1,347 42 18쪽
85 85화. 혈전 또 혈전 +1 21.07.13 1,317 42 19쪽
84 84화. 운명을 건 전쟁 21.07.12 1,337 4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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