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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9,611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1.08.16 10:04
조회
1,311
추천
15
글자
18쪽

119화. 혼원은하무량신공 대성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주간에 성 쌓는 일과 백호대 수련을 돕는 일이 끝나면 저녁에는 잠깐 부족의 밀린 일을 보았다.


그리고 곧 홀로 수련실에 들어가서 좌정하여 운기조식을 했고······.


천둔미리신공과 혼원은하무량신공을 심법부터 시작해서 검법 및 각종 신법과 그에 딸린 보법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단련(鍛鍊)했다.


또한 심상 수련을 통해서 극의를 깨달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쏟아 부었다. 그런데 의외로 가장 큰 수련 성과는 백호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쥬맥이 호수에 빠졌을 때 가져온 셀렝게만년화리의 고기를 나누어 먹고, 일천 년 이상 묵은 아트로노래기의 고기를 많이 먹은 백호대의 내공이 비약적(飛躍的)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쥬맥이 틈나는 대로 추궁과혈을 해 주니 막혔던 혈맥들이 뚫린 것도 한 몫을 했고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깨달음을 나누어 주고 무술 지도까지 해 주니, 일취월장(日就月將)하여 일만 명 중에 오십 명이나 내공이 삼 갑자에 이르렀다.


즉 5단계 제신급으로 초절정의 경지를 넘어선 것!


그들은 임독양맥과 생사현관이 타통되어 대주천(大周天)을 이루니 검강(劍罡)을 구현하는 경지에 들어섰다.


그리고 오천 명은 내공이 일 갑자가 넘어서 그들도 대주천을 이루고 검사를 발현하니, 이형환위(以形換位)와 이화접목(移花接木), 전음(傳音)이 가능한 4단계 원신급의 경지를 이루었다.


원신급이면 초일류의 벽을 넘은 것!


나머지 무사들도 최소한 검기를 발현하니 천인족 내에서 최강의 무인 집단으로 발돋움했다.


혹시나 백호대를 떠나야 할까 봐서 모두 쉬쉬하며 스스로를 감추고 있으나 고수는 하수를 알아보는 법!


쥬맥은 수하들의 무공 수준을 그 누구보다도 훤히 꿰뚫고 있었다.


진법 훈련도 나날이 강도를 더해 가지만 이미 경지가 오른 무사들이 힘들지 않게 소화해 냈다. 내공이 받쳐 주니 장시간 훈련에도 견뎌 내는 것이다.


백호대가 아닌 부족 소속의 무사들도 이십 년 전후의 내공이 상승하고 경지가 오르자 모두 기뻐했는데······.


쥬맥은 오늘도 운기조식을 한 뒤 혼원은하무량신공(混元銀河無量神功)의 심법을 운공하는 중이다.


기가 임독맥을 순환한 뒤 회음(會陰)에서 시작하여 양 손끝의 소상혈(少商穴)에 이르기까지 쉰두 개의 혈을 타고 흐르면서 힘차게 맥동하기 시작했다.


그때 온몸에 광휘가 어리더니 주변에 산재한 오행의 기운이 나선을 이루며 몸으로 빨려 들고, 점차 온몸의 광휘가 짙어 지며 금빛으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치 폭발하듯이 전신에서 금빛이 뿜어져 나온다.


이 현상은 혼원은하무량신공을 십이 성 대성(大成)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신공에 적혀 있었다.


오랜 수련 끝에 이제야 대성에 이르니 사뭇 감회가 남달랐다. 대성을 이루니 신공(神功)의 수발이 생각하면 행동이 자연히 따라가는 경지에 이르렀다. 즉 심즉행(心卽行) 행즉심(行卽心)의 경지에 이른 것!


심공을 운기하며 혼원은하장을 펼치니 손바닥 가운데 백색 나선은하의 형상이 훨씬 커지고, 그 둘레에 묵빛 광채도 더 크고 선명해졌다.


수련실에 있는 훈련용 묵철덩이를 내려치자 묵철에 손이 한 자쯤 파고든다.


이어서 무량은하신지를 펼쳤다.


그러자 손가락 끝에서 전보다 색채가 짙은 칠채 보광 같은 지강이 쭉 뻗어 나가더니 또 묵철에 한 자쯤 구멍이 뚫렸다.


이번에는 혼원벽력권으로 바꾸어 주먹에 묵빛 권강(拳罡)을 발현하며 묵철에 내질렀다.


유성일타부터 시작해서 혼원벽력, 마라뇌격, 은하무량 네 초식을 각각 여든한 번의 변화로 내지르니···, 묵철이 짓뭉개져서 마치 진흙덩이처럼 변해 버렸다.


다음은 손이 황금빛을 띠더니 은하무량금나수를 시전하는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허상이 허공을 메우고 묵철에 수많은 손가락 자국이 생겼다.


은하무량후는 행여 수련실이 무너질까 염려되어 이 성으로 내지르는데도 천정이 들썩거리고······.


‘다음은 혼원신수를 펼쳐 볼까?’


마음을 가다듬은 뒤 이번에는 혼원신수를 펼치는데, 손을 칼처럼 펴고 수강(手罡)을 발현하여 검처럼 휘둘렀다.


묵철을 혼세일단, 혜천무량, 혜성무적의 세 초식으로 내리치는데, 묵철에 수강과 부딪친 자국이 깊게 패였다.


이어서 무량은하비와 무량혼원보를 연습하니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는 허공답보의 경지를 넘어서 몸이 떠올라 마치 새처럼 날아다니니, 어느덧 어풍비행이 가능한 수준에 이른 것!


다음은 백호제마검으로 혼원은하무량검법(混元銀河無量劍法)을 초식에 따라 순서대로 펼치는데······.


첫 번째 초식 백혼정심(魄魂正心)에서부터 천지무량(天地無量), 은하무한(銀河無限), 제요제사(制妖制邪), 제마마천(制魔魔天), 현천무류(玄天霧流) 팔천제혼 (八天制魂), 혼원무극(混元無極) 그리고 마지막 아홉 번째 초식 무극무량(無極無量)까지······.


전 초식이 부드럽게 면면부절 연계되며 막힘없이 한 초식처럼 펼쳐졌다.


특히 아홉 번째 무극무량은 그동안 깨달음이 부족하여 제대로 펼치지 못했던 것인데···, 이는 은하무상검 심검(心劍)의 경지를 배합한 것이었다.


아직은 무신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검 없이 의형검기만으로 심검을 구사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에 따라 검에서 보이지 않는 무형검기를 발사하여 심검처럼 적을 공격할 수는 있게 되었다.


또한 이기어검처럼 검결지로 진기 연결을 이용해서 검을 움직이지 않아도, 천안통과 천이통, 타심통의 이치를 깨달아 눈을 감고서도 뜻만으로 검을 움직여 적을 공격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되자 이제 한 번에 여러 개의 검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말이다.


이에 따라 자연히 천둔미리신공도 십 성의 완숙한 경지에 이르러, 천둔미리검법 두 번째 초식인 천둔은룡(天遁隱龍)을 심검 대신 무형검기를 발사하여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파바바밧!


의형검기 대신에 무형검기를 구사하여 천둔은룡을 펼쳐 보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검기가 전후좌우 사방에서 휘몰아치고···, 공중에 떠 있는 표적은 상하까지 육방에서 공격하니 같은 경지에 이르지 않고서는 막아 내기가 거의 불가능(不可能)했다.


쥬맥은 한 걸음 더 경지가 나아가자 기쁜 마음으로 수련실을 나섰다.


“이제 넓은 곳으로 나가서 해 볼까?”


비록 석조로 크고 튼튼하게 지은 수련실이지만 이제는 비좁음을 느꼈다.


‘이제는 어풍비행(御風飛行)이 가능한 경지에 이르렀으니, 여기서 수련이 어려운 것은 어릴 때 살았던 우르대협곡 근처로 날아가서 수련을 해 볼까?’


그렇게 생각하니 다른 이점도 눈에 띄었다. 즉, 오가는 길에 경신술과 보법, 어풍비행술까지 모든 이동 수단에 대한 수련을 겸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다음 날 기쁜 마음으로 부족장 집무실에 들어서는데, 또 비상이 걸렸다.


“부족장님 큰일 났습니다. 지난번엔 노래기 떼가 습격하더니, 이번에는 베엘개구리라는 거대한 개구리 떼가 농경지를 망치고 있다고 농민들이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무얼 어떻게 해? 즉시 잡아야지. 빨리 백호대 일천 명만 소집해!”


“알겠습니다.”


쥬맥이 소집된 백호1대를 지휘하여 지난번에 노래기 소탕 작전을 벌였던 농경지에 이르니, 개구리 떼가 뛰노는 모습이 아주 가관이었다.


개구리는 주로 곤충류를 많이 잡아먹는 양서류이다.


그런데 농경지의 여러 경작물에서 꽃이 피자 꽃과 나비들이 날아들어서 개구리의 먹이가 풍부해질 수밖에.


그중에는 메가네잠자리나 크기가 한 자가 넘는 변이 나비들도 있었고······.


이런 먹이를 찾아서 경작지에 뛰어들어 팔짝팔짝 뛰어다니며 농작물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바이칸대호수 주변의 습지에 서식하는 이 대형 개구리는, 몸통 두께가 두 자 전후에 길이가 자그마치 다섯 자에 가까워서 덩치가 사람만 했다.


덩치가 크다 보니 자기보다 작은 물고기나 뱀까지 먹이로 삼고 있었다.


원래는 이렇게 큰 것이 아닌데 오랜 시간 주변에 천적이 없이 살다 보니 몇백 년, 몇천 년을 산 것도 있었다.


세월의 무게만큼 좋은 영초와 영충을 먹고 영기를 많이 흡수해서 덩치도 지금처럼 커진 것이다.


오래 살아서 가죽이 부드러우면서도 무척 질기고, 그냥 일반적인 칼로는 잘 베어지지도 않았다.


사람을 접해 보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고 말이다. 심지어 긴 혀로 사람까지 공격하며 도리어 사람에게 덤벼드는 놈도 있었으니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다.


“가죽이 질겨서 그냥은 잘리지 않으니, 모두 검기를 발현하여 뒤에서 머리를 자르거나 찔러라!”


“모두 검기를 발현하여 죽여라!”


“와! 죽여라!”


곧 지시들이 전달되고 거대 개구리와 무사들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제 한층 경지가 오른 무사들의 상대가 될 수 없는 개구리 떼는, 곧 수백 마리가 죽고 도주하기 시작했으나, 계속 추적하여 습지에 이르기까지 무려 이천여 마리를 죽였다.


쥬맥이 죽은 베엘개구리를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가죽이 무척 질기면서도 부드럽고 얇아서 쓸 곳이 있을 것아 가죽을 모두 벗기게 했다.


그러자 내장과 하얀 속살이 드러나는데, 어릴 때 아리(峩理)별에서 형들이 개구리를 잡아다가 구워 먹던 생각이 났다.


자기도 옆에서 얼쩡거리다가 맛있게 한 점 얻어먹었고······.


그래서 지난번의 노래기고기처럼 다리 하나를 구워서 맛보게 했다. 겨우 나무 몇 개를 주워서 고기를 굽는데 생각보다 구수한 냄새가 퍼진다.


“대장님! 이거 개구리 고기가 생각보다 맛있는데요? 이것도 혹시 지난번 노래기고기처럼 영기가 많아서 내공 축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잘 익은 부위를 조금 떼어서 먼저 시식을 해 본 부대원이 맛있다는 듯이 입을 쩝쩝거리며 말했다.


“그래? 그럼 내장은 모두 땅에 묻어서 퇴비가 되게 하고, 고기는 백호대와 부족민들 그리고 성 건축에 동원된 인부들까지 전부 나누어 줘.”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직 점심도 못 먹었는데 우선 이놈들을 구워서 여기서 식사나 해결하고 가시죠.”


“그러지 뭐. 한번 먹어 보게 구워 봐. 작은 개구리처럼 맛이 있을지도 몰라.”


쥬맥은 근처의 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백호대원들이 점심을 준비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개구리를 굽기 위하여 근처에서 태울 나무를 찾는데 쉽지가 않았다.


마른 풀도 별로 없어서 난처해하는데, 한 무사가 근처에서 큰 초식동물들의 마른 똥을 몇 개 주워 오더니 그것에 불을 붙였다.


그러자 연기도 별로 나지 않고 냄새도 없으면서 붉은 불길이 타오른다.


‘아니, 동물의 똥으로 불을 피워?’


그것을 바라보던 쥬맥이 참 신기해서 한번 물어보았다.


“어이! 자네 지금 그건 뭘 태우는 건가? 나무가 아닌 것 같은데······.”


“예, 대장님. 이건 제가 어떤 사람에게 들은 말이 있어서 해 본 건데요. 전에 어떤 사람이 아리별에서 땔감이 별로 없는 들판에 가게 되었대요.


음식을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초식동물의 똥을 말려서 땔감으로 썼더니 제법 쓸 만하더라고 술을 마시면서 얘기를 하더라고요.


지금도 일부 가난한 사람들은 나무나 숯을 살 돈이 없어서 이걸 쓴다는데, 제가 직접 해 보니 꽤 쓸 만한데요.”


“그래? 그럼 일단 한번 그 불로 구워 봐. 직접 굽지 말고 밑에 얇은 돌판을 놓고 구워서 한번 먹어 보자구.”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며 쉬고 있는데, 대원 한 명이 구운 개구리 다리를 들고 와서 맛을 보라며 건넨다.


“그냥 구우면 찝찝해서 말씀하신 대로 얇은 돌판을 놓고 구웠습니다. 맛이 괜찮을 것이니 한번 드셔 보시죠.”


겉보기는 먹음직스럽지만 좀 꺼림칙하기도 해서 먹기 전에 이리저리 냄새를 맡아 보는데, 고기 익은 냄새 외에는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한 번 고기를 조그만 베어 물고 오물오물 씹어 보니 아주 단백하고 맛있었다. 눈을 감고 먹으면 닭고기라고 착각(錯覺)할 만큼 비슷한 맛이랄까?


그래서 그때부터 맛있게 뜯어 먹으니 부대원들도 같이 먹기 시작했다.


뒤처리를 맡기고 혼자 돌아오면서 인드리코룡의 방목장에 들렀다. 진드기들도 떼어 주고, 보살펴 주고······.


그렇게 잠시 놀아 주고 돌아서는데 사방에 널려 있는 게 인드리코룡의 똥이었다. 이 많은 것을 어떻게 처리하나?


그게 어디 크기나 작은가? 덩치가 크니 한 번 내지른 똥이 한 짐이다. 덩치에 맞게 많이 먹으니 싸는 양도 엄청날 수밖에······.


점심때 얘기가 생각나서 그중에 마른 것에 다가가서 냄새를 맡아 보니, 똥에서 풀 냄새가 약간 날 뿐 나쁜 냄새는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이거 쓰일 데가 있겠는데······.’


그때 번뜩하고 머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지금 이곳의 부족민들이 애로를 겪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땔감이 아닌가? 그걸 해결할 수 있다면?


나무를 하려고 멀리 나가기도 힘들고, 풀을 베어서 말려 사용하면 연기가 많이 나면서 그을음도 많이 생겼다.


그리고 숯은 너무 비싸고 말이다.


주방에 가 보면 사방이 그을음 천지!


그리고 지금 이곳에는 인드리코룡의 똥도 엄청나게 많아서 이제 그 뒤처리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공사에 동원되는 시원맘모스나 고대코뿔소 등도 모두 풀만 먹는 초식 동물이고 덩치가 커서, 여기저기에 널린 게 바로 그들의 배설물이다.


무릎을 치던 쥬맥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태을 선인을 찾아갔다.


“선인님 선인님! 바쁘세요?”


“아니, 왜 숨 넘어가게 나를 찾느냐? 사고라도 난 게야?”


“그게 아니구요. 땔감을 마련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나무나 풀 말고 또 다른 땔감이 있어? 그렇다면 정말 좋겠는데······.”


“사방에 널린 초식 동물의 똥을 말려서 사용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점심때 겪은 일과 들은 얘기, 인드리코룡의 배설물을 살펴본 것까지 소상히 설명했다. 선인이 그 설명을 듣더니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것들이 크고 작은 것들로 천차만별(千差萬別)인데, 한 짐이나 되는 큰 배설물 덩어리를 어떻게 땔감으로 아궁이에 넣겠다는 것이냐? 아궁이에 들어갈 만큼 작게 만들어서 말린다면 또 몰라도······.”


“그러면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작게 만들어서 말리면 되지 않을까요?”


“작게 만들어서 말린다고? 어떻게?”


“성을 쌓을 때 돌로 안 되는 부분은 진흙을 틀에 넣어 찍어서 햇볕에 말려 쓰잖아요? 우리도 초식 동물의 똥을 그것처럼 찍어서 말리면 되죠.”


“아~ 그래! 맞다 맞아! 너 머리가 아주 좋구나. 그래, 그럼 내가 아궁이에 들어갈 만큼 크기의 틀을 쇠로 만들어 줄 테니까 한번 써 봐라.”


“감사합니다. 이왕이면 만들 때 공기가 잘 통해야 탈 테니까 구멍을 몇 개 뚫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세요.”


“그것도 좋은 생각이다 적당한 높이와 구멍이 필요하겠구나.”


그로부터 사흘 뒤에 태을 선인으로부터 틀을 받았는데, 얇은 강철판으로 한 변이 일곱 치쯤 되는 정사각형이었다.


그 안에는 엄지손가락 굵기의 기둥이 아홉 개가 서 있었다.


바로 잘 타게 해 주는 공기 구멍!


위 뚜껑을 닫으면 뚜껑의 구멍과 기둥이 서로 맞아 들어가게 만들어졌다.


쥬맥은 그 틀 열 개를 들고 부족으로 돌아와서 부족민들 일을 돕는 잡부들 열 명을 불렀다. 실제로 한번 만들어서 사용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여러분들도 지금 우리 부족에 땔감이 부족한 것은 알고 계시죠?”


“예,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좋은 방법이 있나요?”


“이 틀로 인드리코룡의 똥을 찍어서 말리면 좋은 땔감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시험 삼아 이걸 사용해서 땔감을 만들어 봤으면 합니다.”


“아유~ 더러워라. 아니 똥을 틀에 찍어서 말려 쓴다고요? 땔감으로?”


“듣다 듣다 이제는 별소리를 다 듣는구먼. 어떻게 냄새나는 똥을 써서 음식을 만들어? 밥이나 음식에서 똥 냄새가 나면 어떻게 먹으라고 그러는겨? 좋으면 자기나 할 것이지.”


“아니, 그 더러운 똥을 어떻게 손으로 만지라고 그래?”


반응이 사람마다 다 가지각색이다.

쥬맥도 얘기를 들어 보니 아무리 초식 동물의 배설물이라 냄새가 별로 없다지만, 맨손으로 만지라고 하기에는 조금 미안했다. 자신도 싫은 것을 남에게 그냥 시켜서는 안 되는 법!


그렇다면 발에 버선을 신듯이 손에 뭘 끼고 하게 해 볼까? 지난번에 잡은 개구리가죽이 얇고 질기던데 그걸로?


“알겠습니다. 그러면 맨손이 아니라 손에 끼고 일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드릴 테니 그것을 손에 끼고 하세요.”


“그러든가 말든가······.”


사람들이 별로 시답지 않게 생각하는지 기분이 나쁘다는 듯 고개를 살래살래 저으며 돌아갔다.



다시 백호대로 돌아온 쥬맥.


지난번에 개구리 떼를 토벌한 1대 부대장을 찾아서, 그때 개구리가죽 손질해 놓은 것을 가져오게 했다.


“대장님! 이게 그때 개구리가죽을 무두질한 건데요. 생각보다 얇으면서도 부드럽고 무척 질겨서, 무인들의 무복을 만들거나 의복의 닳기 쉬운 팔굽 부분에 대면 아주 좋겠어요.


물속에도 드나드는 개구리의 가죽이라 그런지 물속에 넣어도 젖지를 않아서, 물속에서 일할 때나 비 올 때 쓰면 아주 제격입니다”


“그래? 그럼 그걸로 무사들의 무릎과 팔굽까지 오는 토시를 만들어 봐. 그리고 우선 손가락이 하나하나 들어가는 양손용을 열 개만 만들어 줘. 손목부위를 좀 길게. 급히 쓸데가 있어.”


“아, 그러세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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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3화. 환시성을 건설하라 21.08.10 1,337 15 18쪽
112 112화. 환시(桓市)를 향하여 21.08.09 1,335 14 17쪽
111 111화. 부족장이 되다 21.08.08 1,320 17 18쪽
110 110화. 영천(靈泉)에 계신 아버지 21.08.07 1,331 17 18쪽
109 109화. 중계(中界) 수행 21.08.06 1,327 18 18쪽
108 108화. 힘이 있어야 평화도 이룬다 21.08.05 1,301 20 19쪽
107 107화. 생사의 기로에서 얻은 기연 21.08.04 1,313 21 18쪽
106 106화. 소리 없이 다가온 음모 21.08.03 1,299 22 18쪽
105 105화. 또 다른 재앙덩어리 천마수 21.08.02 1,327 24 18쪽
104 104화. 결혼 초야(初夜) 21.08.01 1,340 26 19쪽
103 103화. 꿈꾸던 가정을 꾸리다 +1 21.07.31 1,328 25 18쪽
102 102화. 호사다마(好事多魔) +1 21.07.30 1,313 27 18쪽
101 101화. 가정을 꿈꾸다 +1 21.07.29 1,313 28 18쪽
100 100화. 옛 상처를 지우다 +2 21.07.28 1,325 30 17쪽
99 99화. 우군(友軍)을 만들다 +1 21.07.27 1,315 28 18쪽
98 98화. 사랑은 다시 움트고 +1 21.07.26 1,325 30 20쪽
97 97화. 이기어검(以氣馭劍) +1 21.07.25 1,318 31 19쪽
96 96화. 인면(人面)의 오색요접 +1 21.07.24 1,341 31 18쪽
95 95화. 수련에 몰두하다 +1 21.07.23 1,329 33 19쪽
94 94화.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1 21.07.22 1,330 34 19쪽
93 93화. 천망과 천인족의 혈투(血鬪) +1 21.07.21 1,336 35 18쪽
92 92화. 천망! 그 대재앙의 시작 +1 21.07.20 1,337 35 20쪽
91 91화. 친구 수르의 결혼 +1 21.07.19 1,356 37 18쪽
90 90화. 동명이인(同名異人) +1 21.07.18 1,332 37 19쪽
89 89화. 수르의 애인(愛人) +1 21.07.17 1,332 38 17쪽
88 88화. 대재앙(大災殃)의 잉태 +1 21.07.16 1,342 39 18쪽
87 87화. 노무사들의 분노(忿怒) +1 21.07.15 1,332 42 19쪽
86 86화. 장기전의 묘수 +1 21.07.14 1,347 42 18쪽
85 85화. 혈전 또 혈전 +1 21.07.13 1,318 42 19쪽
84 84화. 운명을 건 전쟁 21.07.12 1,338 4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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