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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쿠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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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향
작품등록일 :
2012.11.05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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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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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3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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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엔쿠라스 68화-인질

DUMMY

벤하르트는 침대위에 놓인 편지지를 보았다. 가슴이 쓰라렸다. 당장이라도 레니아를 찾으러 가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자신이 이토록 답답할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는 놓여있는 편지지를 찢고 내용을 살펴 보았다.


[여자를 되찾고 싶으면 지도를 가지고 쓰레기장으로 와라]


벤하르트의 몸이 떨렸다. 이 편지는 자신에게 남긴게 아니었다. 자신은 지도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명 트레이야를 겨냥한 편지임에 틀림없었다.

1층으로 내려가 벤하르트는 트레이야에게 다가갔다. 잔잔하게 초에 불이 붙어서 주위를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트레이야의 앞에서 벤하르트가 물었다.


"지도가 뭡니까?"


그 한마디에 여유로웠던 트레이야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는것은 분명 살기 였다.


"어떻게 그걸 알았지?"


벤하르트는 편지를 그녀에게 건넸다.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고 잠시 읽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미치겠네."


"지도를 주세요. 저는 레니아를 구하러 가야 합니다."


"안됬지만 그건 무리야. 레니아가 더 소중했다면 내가 위험에 빠졌을때에도 그곳에 있었어야지. 쓸데없이 나를 구하느라고 그녀가 납치 되어 버린거잖아? 나에게 책임을 전가해 봐야 소용 없어. 나도 이번에는 나의 운명을 걸고 있으니까,"


벤하르트는 그녀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악인이 아니라는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녀보다도 레니아가 훨씬 더 중요했다.


"힘으로라도 빼앗을 겁니다."


평상시의 그라면 절대 무력시위를 하지 않았을테지만 레니아가 납치된 상황에서 그는 시간을 지체할 틈이 없었다. 그것은 분명 벤하르트 답지 않게 이성을 잃은것이다.


"그렇게 해 나는 저항 하지 않을테니까,"


"으.."


뜨겁게 달구어진 뇌가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갔다. 애초에 그녀가 지도가 어디에 있는지 말을 하지 않으면 알지도 못했고 무저항의 상대를 치는일을 벤하르트가 할리 없었다. 그런 벤하르트의 심리를 그녀는 잘 읽어내었다.


[쿵]


벤하르트는 바닥에 머리를 대고 트레이야에게 엎드렸다.


"어 어이."


"제발 부탁입니다. 지도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제발 그것을 주세요. 저는 레니아를 구해야 합니다."


"잠깐 나에게도 이건 정말 중요한 거라고, 아 미치겠네 정말."


"지도가 무엇이길래 그렇게 아끼는 겁니까?"


"이곳 대르나드는 무법의 마을이라 불리우고 모든것이 자유로워 보이지만 실상은 그 반대야. 이곳이야말로 우리를 속박하는 감옥과도 같은 존재지. 라군델은 이곳을 방패로 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으니까 이곳의 사람들이 나가는것을 원하지 않는거야. 대부분 중죄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도 받지 않는다고 하지. 나는 이곳에서 나가고 싶어."


벤하르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가고 싶으면 나가면 되는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가고 싶다고 해도 그렇게 마음대로 나갈수는 없어. 이곳의 사람들은 전부 목록에 올라와 있거든 매월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자리가 있어.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확인 하곤 하지. 따라서 한달 정도는 자유롭게 있을수 있어도 다시 꼭 이 마을로 돌아 와야 한다는 거야. 말이 한달이지 사실은 약 한달이 정확해.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만약 출석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출석하지 않으면 척살령이 떨어지게 되는거지. 그것을 각오 하더라도 이곳을 나가고 싶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지만, 살아 남을 가능성은 거의 전무해."


조심스레 벤하르트는 그녀에게 물었다.


"트레이야씨의 죄는 무엇이길래 이곳에.."


"부모님이 남긴 빚 때문이야. 원래 이곳에는 빚을 져서 들어오는 사람이 많거든. 하지만 보통은 갚을수 있을리 없지 아무리 꾸준히 돈을 벌려고 노력한다 해도 말야. 애초에 이곳에 왔다는것 자체가 갚을수 없기 때문이니까 말야. 이 지도는 나의 마지막 희망 빚을 갚기 위한 탄환이야."


"탄환?"


"아.. 아직 샤이 한에는 전파 되지 않은건가. 그런게 있어."


"빚이 얼마입니까?"


그녀의 눈이 살짝 올라갔다. 마음속으로 이미 그녀는 지도를 내주기로 마음먹었다. 레니아가 납치 당하게 된것은 다름아닌 자신때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금액을 말한 후에 벤하르트가 지을 놀란 얼굴을 안주삼아 씁쓸히 곱씹어 넘기려 했다.


"800 마크닐이야."


놀란 벤하르트의 얼굴을 기대했지만 그의 얼굴은 담담했다.


"800 입니까."


그만큼의 거금. 더는 만져 보지 못할 거금. 돈에 관심이 있는것은 아니었지만 없으면 분명 여행이 어려워 진다는것 정도는 그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건 레니아의 안위 였다. 돈이야 언제든 벌수 있는것이라고 자신을 위로 하면서 그가 말했다.


"현재 있는 돈은 650 마크닐 이것을 드리겠습니다. 나머지는 레니아에게 300 마크닐이 있을테니 150마크닐은 나중에 드리도록 하지요. 지도를 주세요. 저는 레니아를 구하러 가야겠습니다."


"무슨 소리야? 800 마크닐이라구, 앞으로 몇년은 아무것도 일하지 않아도 살수 있을 정도의 거금이야. 지금 벤하르트씨가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알고 있어?"


"돈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것과 레니아를 비교한다는것은 그야말로 바보같은 짓이지요. 비교할수가 없어요. 가치 자체가 다르니까요."


돈과 레니아 레니아를 구하는데에 돈이 들어간다고 한다면 비록 돈이 필요 한다 할지라도 이미 돈의 가치는 모래 같은 존재일 뿐이었다. 돈이 없다면 모를까 돈을 가진 지금 그에게 망설일 이유 따위는 없었다.


"지도를 주세요."


그녀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무엇인가를 꺼냈다. 꼬깃꼬깃 몇번을 접었는지 모를만큼 두툼한 종이조각을 들고 그녀는 이리 저리 펼치기 시작했다.


"가져가. 그런데 돈은 정말로 줄거야?"


"할수 없지요."


트레이야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녀도 레니아를 그냥 둘수는 없었기 때문에 아무말 안해도 지도를 주려고 했지만 상대는 자신보다 한수 위 800마크닐이라는 돈에도 꿈쩍하지 않고 손을 베풀어 주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아까 그녀석들에게 벌을 준게 다행이었을지도?'


그녀는 벤하르트가 자신에게 돈을 준것이 독한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벤하르트가 그런 이유 때문에 그녀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은 당연했다.


"아 그리고 쓰레기장이라는 곳은 어디입니까?"


"벤하르트씨는 모르겠구나. 할수 없지 내가 같이 가주는 수밖에. 지도는 내가 가지고 있을게."


번개같은 속도로 벤하르트의 손에 들려 있던 지도를 빼앗아 그녀는 정성껏 다시 접기 시작했다.


"이 마을에서 쓰레기장이라고 불리우는 곳은 하나 밖에 없거든."







"으음 여기는 어디?"


"일어 나셧나? 꼬마 아가씨."


녹슨 철 냄새와 무언가 불쾌한 냄새 희미하게 내려 오는 달빛 그리고 너무나도 냉랭한 목소리에 레니아는 자연스레 그곳이 여관이 아님을 깨달았다.


"뭐 뭐야!"


"아 너무 움직이지 않는게 좋아. 그 아름다운 몸에 상처를 내기 싫다면 말야."


레니아는 급히 일어나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곧 도망칠곳은 없다는것을 깨닺게 됬다. 산처럼 쌓아져 있는 잡동사니 그리고 그녀의 뒤에는 삐죽삐죽 솟아 나 있는 각종 녹슨 철들 그중에는 병장기도 있었다. 앞에는 정체불명의 남자 뒤에는 쓰레기더미인 상황에 레니아는 도망치기를 단념했다.


"넌 뭐야?"


"목소리도 참 곱군. 그런 녀석에게는 아까울 정도야."


"넌 뭐냐고 묻잖아!"


"나에 대해 알 필요는 없어. 단 너에 대한 자각은 하고 있는게 좋겠군. 너는 지금 내가 얻고 싶어하는 물건을 위한 인질이다."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던 청년이 살짝 움직이자 달빛에 그의 모습이 비추기 시작했다. 목까지 내려오는 상아색의 머리 곱상한 백옥같은 피부에 멋진 몸. 레니아는 그정도로 잘생긴 사람은 그 오랜 시간 속에서도 처음이었다. 물론 인간과의 조우를 한것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레니아에서 여행을 하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보아 왔던 어느 남자들 보다도 그는 잘생겼다. 잘생겼다기 보다 아름답다고 하는게 옳았다.


"뭘 그리 보지?"


그는 느긋한 목소리로 레니아에게 물었다. 레니아는 고개를 돌린채 '흥'하는 소리를 냈다. 그의 얼굴에 넋을 잃었던 자신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벤하르트에 비해서는 느긋하고 여유로웠고 경우에 따라서는 멋지다고 느낄수도 있었지만 레니아에게는 냉랭하게만 느껴졌다.


"어이 이름이 뭐지?"


"내가 왜 너한테 이름을 알려 줘야 하는거지?"


"교섭하는데 이용하기 위해서지. 인질의 이름을 모르고 있는다는것 같이 한심한 일도 없으니까 말야."


레니아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녀는 눈앞의 사내와 일절 이야기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하 좋아. 그럼 어때? 네가 이곳에서 무사히 나갈수 있는가? 어떤가 내기 해보는건?"


"그건 무슨 소리지?"


"말 그대로. 나는 그 지도가 무엇을 나타내고 있는것인지 밝힐 생각이다. 그것을 듣고도 너를 구할 생각이 드는가 안드는가 내기를 하자는 말이다."


"이봐 당신 내기라는게 뭘 뜻하는건지 알고 있어?"


청년이 레니아를 쳐다보았다.


"물론. 왜 묻지?"


"아니 웃기잖아? 이 상황에서 내기라니 무엇을 걸수 있는거지? 인질범과 인질이 할수 있는 내기가 뭐가 있는건데?"


"아아, 이렇게 하도록 하지. 내가 이긴다면 너를 포함해서 구하러 온 사람들도 놓아 주도록 하지. 즉 죽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긴다면 너를 뺀 나머지를 죽이겠다. 그리고 나는 너를 취해 주지."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게 없잖아. 그리고 너 벤을 이기겠다고 말하는거야?"


"벤? 아아 그 검은 머리의 청년인가. 나름 강하기는 하지만 아직 그정도 설사 몇명이 있다 한들 나를 이기지는 못하지. 설마 그가 나를 이길수 있다고 착각한것은 아니겠지? 주의 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단 한명 뿐이겠지. 결고 그 남자는 아냐."


"뭐라고?"


"네가 본 그의 무위는 실상 우물안 개구리라는 것이지. 내기를 안 받아 들인다 해도 좋아. 그렇다면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 그들을 죽일 뿐이니까, 아니면 자신이 없는건가?"


그 말투와 눈빛을 보고 레니아는 알수 있었다.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실제로 벤하르트보다 싸움을 잘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을수 있었다. 항상 벤하르트가 검을 연마하면서 누누히 이야기하던것도 그러한 점이었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수 있었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내기라고? 그런 내기라면 수십번을 해도 좋아. 절대 지지 않는 내기니까 그것은. "


"그런가. 결정 되었군."


눈을 낮게 내리 깔고 그는 살짝 뒤를 돌아 보기 시작했다.


"고동 소리가 느껴지는군. 다급하지만 아주 냉정해. 재미 있군."


냉정한자가 망가지는것을 상상하며 그는 미소 지었다.







대르나드의 쓰레기장이라고 불리우는 곳은 왜 그곳이 무법의 마을이라 불리우는지 알수 있게 해주었다. 그것이 단순히 쓰레기 더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벤하르트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 졌다. 그 냄새 전쟁터에서 그 급한 와중에도 뇌리에 박힌 냄새는 분명 시체의 냄새였다. 단순히 피 뿐만이 아닌 무언가가 벤하르트의 코끝을 자극했다.


"이곳이 쓰레기장입니까."


"그래. 이곳은 라군델에서 모아지는 모든 쓰레기를 모아놓는 곳. 그것에는 종류가 없지. 버리고 싶은것은 뭐든지 간에 이곳에 버릴수 있게 되는거야. 그것이 설사 시체라 할지라도, 이른바 만능 쓰레기통이라는 거지. 이곳에는 다시 오기 싫었는데,"


트레이야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부모님이 창에 찔려 죽고 이곳에 버려진 광경을 떠올린 것이다. 잔혹하다고 욕할수는 없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그녀에게는 지극히도 잔혹한일 그보다 잔혹한 일은 얼마든지 있다는것을 알고 있는 그녀에게 그보다 잔혹한 일은 존재 하지 않았다. 느끼는것은 무엇 하나 상대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짝짝짝]


박수 소리에 벤하르트는 쓰레기 더미의 위를 쳐다보았다. 아무 감정 없는 메마른 눈으로 내려다 보는 청년을 향해 벤하르트가 소리쳤다.


"네놈 레니아는 어딨냐!"


평소 초면에는 말을 높이는 벤하르트도 이때 만큼은 곱게 말하지 않았다. 그는 매서운 눈으로 청년을 노려 보았다.


"얌전히 뒤에 있다. 지도는 가지고 왔나?"


"지도라면 이것을 말하는 것이겠지?"


그녀가 주머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들었다. 그 종이의 재질의 약간을 보았을 뿐인데도 청년은 입가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띄었다. 그토록 찾아 해메던 보물 지도를 찾은 까닭이었다.


"그것이다."


"하나만 묻고 싶다. 이것은 나의 부모님이 물려 주신 마지막 유산. 나 조차도 최근에야 알았던 것을 너는 어떻게 알수 있었던 거지?"


"그 지도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나?"


트레이야의 부모님은 그것을 막연하게 보물지도라고 적어 놓았기 때문에 그녀는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수 없었다.


"한 나라 그 이상가는 것이 세상에는 뭐가 있을까? 돈 명예 그런것과는 달라. 그곳에 있는것은 나라 조차 제제할수 없는 강함이다. 한 사람으로는 절대로 오르지 못할 절대자가 되기 위한 힘. 어떤 부조리에도 끄떡 하지 않을 최강의 부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그곳은 말이지."


"그런가."


"그정도의 가치가 있는 지도이지. 네놈들 따위가 가지고 있어 봐야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는 것이라는 것이지. 그럼 받아 보도록 할까. 지도를 내놓아라."


"우선 레니아를 보여줘. 지도를 주는건 레니아의 안전이 확보된 다음이다."


"좋다. 대신 조건이 있다. 지도는 그 여자가 아닌 네가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가능하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그녀를 풀어 주도록 하겠다."


언제든지 벤하르트를 제압할수 있기에 청년은 그렇게 제안했다. 쓰레기 더미 위에서 레니아가 내려 가려 할때였다. 청년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만지고 그녀를 잡아 당겼다.


"읍!"


쿵 하고 벤하르트의 심장이 고동쳤다. 눈앞에서 그는 레니아의 입술을 빼앗았던 것이다.


"이 자식!"


레니아의 손이 그의 머리로 향했지만 그는 가볍게 그것을 잡아 내었다.


"역시 생긴 만큼 괜찮았군. 그럼 돌아가 주실까? 인질로서 갖혀 있는 고귀함은 이것으로 끝이다."


"으으"


레니아는 그 얼굴을 뭉개 버리고 싶었지만 방금전의 주먹질로 자신이 그를 때리는것이 불가능하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뭐라고 따끔하게 말하고 싶었지만 생각나는 말이 없었다. 파르르 어깨를 떨며 그녀는 내려올수밖에 없었다. 벤하르트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쓰레기 더미의 위를 향하고 있었다. 마른 웃음이 그의 입가에 걸린다.


'뭐 내가 이런 감정을 느낄 이유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


그렇게 자신을 속이면서도 마음은 솔직해서 마치 속이 새까맣게 타는듯 했다. 생각이 표출 된다면 새까맣게 타버린 재가 튀어 나올정도였다.


"어떻게 전해줄까?"


"받으러 가도록 하지. 그런데 이것을 전해 주게 되면 아마도 네가 나를 이길수 있는 일은 평생 없어져 버리겠지. 괜찮나 그래도?"


"약속은 지켜야겠지. 레니아를 보내 주었으니 나는 이 지도를 넘길 뿐이다."


"그런가. 그럼.."


쓰레기 더미에서 뛰어 내린 그가 벤하르트의 앞에 착지 했다. 거의 수 기아(:미터)에 달하는 쓰레기 더미였는데도 그는 전혀 고통스러운 얼굴이 아니었다. 그는 벤하르트의 손에서 지도를 낚아챘다.


"고맙게 받아 가도록 하지. 트레이야 네 부모님의 유산은 잘 받아 가도록 하겠다. 그리고 레니아 내기는 네가 이겼다. 지금은 곱게 물러나 주도록 하지."


"읏."


트레이야는 작게 신음성을 내었다. 돈은 벤하르트가 내어 주기로 했건만 막상 유산이라는 말을 들으니 안타깝게 느껴진 것이다. 힘을 원하거나 하는것은 아니었지만 부모님이 남겨주신 하나뿐인 물건을 빼앗겼다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라 한들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제"


벤하르트가 중얼거린다.


"이제 약속은 지킨 것이겠지!"


벤하르트는 어느샌가 검을 뽑아들어 휘둘렀다. 검에는 평소와 다르게 검은 빛이 맺혀 있었다. 검은빛은 청년은 뒤덮었지만 청년은 안개처럼 사라진다.


"한방 정도는 덤으로 받아 주지. 지도는 잘 받아 주겠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기에 벤하르트는 강함을 동경 하지 않았다. 필요 했기에 익힐 뿐이었다. 하지만 그때 만큼은 나약한 자신을 저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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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엔쿠라스 20화-일상(1) +6 08.07.16 10,462 34 15쪽
19 엔쿠라스 19화-신(神)의성지(聖地) +1 08.07.14 10,986 34 16쪽
18 엔쿠라스 18화-꿈의 끝 +2 08.07.12 10,354 29 15쪽
17 엔쿠라스 17화-균열(4) +5 08.07.11 10,388 30 11쪽
16 엔쿠라스 16화-균열(3) +9 08.07.10 10,348 32 20쪽
15 엔쿠라스 15화-균열(2) +6 08.07.09 10,324 29 19쪽
14 엔쿠라스 14화-균열(1) +2 08.07.07 10,912 35 12쪽
13 엔쿠라스 13화-연마(練磨)(2) +9 08.07.05 11,598 34 17쪽
12 엔쿠라스 12화-연마(練磨)(1) +8 08.07.04 13,252 37 15쪽
11 엔쿠라스 11화-아류(亞流) +5 08.07.03 12,548 33 10쪽
10 엔쿠라스 10화-자질(資質) +5 08.07.03 13,677 37 16쪽
9 엔쿠라스 9화-회상(2) +8 08.07.01 15,176 35 14쪽
8 엔쿠라스 8화-회상(1) +4 08.06.30 16,922 42 12쪽
7 엔쿠라스 7화-게임 +11 08.06.29 19,468 50 10쪽
6 엔쿠라스 6화-신벌(神罰) +49 08.06.28 20,913 46 16쪽
5 엔쿠라스 5화-감금 +10 08.06.28 21,161 46 11쪽
4 엔쿠라스 4화-조우 +7 08.06.28 23,360 47 15쪽
3 엔쿠라스 3화-외출 +14 08.06.27 27,142 63 15쪽
2 엔쿠라스 2화-연(緣) +30 08.06.27 34,473 79 20쪽
1 엔쿠라스 1화-프롤로그 +24 08.06.27 50,628 8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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